← Back to characters

후지타 카나 — 후지타 카나
후지타 카나 — 계약
후지타 카나 —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후지타 카나 — 흑야의 법칙
후지타 카나 — 해변의 휴식
후지타 카나 — 축복의 메아리
후지타 카나 — 너를 향한 응원!

후지타 카나

원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지만, 귀여운 외모 덕에 아키하바라의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다가 스카웃 제의를 받은 것을 계기로 아이돌이 되었다. 게임 오타쿠이지만, 선배 나데시코 덕에 마작을 접하게 되었다. "선배는 어떤 게임이건 저보다 잘하지만, 운빨 게임인 마작이라면 저도 안 져요!" 라는 이야기대로, 운이 매우 좋은 편이다.

Profile

Stature
159cm
Birth
4월 27일
Age
17세
Blood Type
B
CV
우치다 마아야
Hobby
게임

Skins

후지타 카나의 기본 스킨.

후지타 카나와 계약을 맺었을 때 획득 가능한 스킨. "다음에 우리 같이 쇼핑하러 가자." 소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초대장을 보내는데, 받아줘야 할까?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한정 스킨. "미나상~ 카나의 크리스마스 이브 콘서트에 와줘서 고마워. 다음 곡은 오늘 밤 가장 중요한 당신에게 들려줄 거야~"

흑야의 법칙 한정 스킨. "와우~ 몰래 숲에 침입한 사람이 바로 너였구나. 마녀 숲에 용감하게 침입하다니, 분명 특별한 재능이 있겠지. 그렇다면, 내가 널 잘 연구해 볼게~"

해변의 휴식 한정 스킨. "얼른 성공적인 콘서트 마무리를 축하하자! 아이스크림, 코코넛 워터, 그리고 카나도 있지! 먹기 전에 일단 사진부터 좀 찍을게…에? 사, 살찐다고? {name}, 데이트 할 때는 그런 무서운 말 좀 하지 마~ 어차피 콘서트도 다 끝났는데, 이제 살짝 풀어져도 괜찮잖아?"

축복의 메아리 한정 스킨 "응? 이렇게 빨리 왔어? 나 아직 화장하고 있는데, 헤헤… 그렇지만 새해에 카나가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이 당신이라니, 카나는 이 서프라이즈가 마음에 들어! 새해 복 많이 받아! 저기, 비녀 좀 꽂아줄래? 응응, 이렇게 살살… 여자아이의 머리카락은 소중히 다뤄야 해, 물론… 마음도!"

너를 향한 응원! 한정 스킨. "무대가 긴장될 때마다, {name}도 옆에서 나를 응원해줬어, 오늘은 카나가 빛나는 당신을 응원할 차례야. Cheer! Go! Go!"

Emotes

후지타 카나 emote 0 후지타 카나 emote 1 후지타 카나 emote 2 후지타 카나 emote 3 후지타 카나 emote 4 후지타 카나 emote 5 후지타 카나 emote 6 후지타 카나 emote 7 후지타 카나 emote 8 후지타 카나 emote 10 후지타 카나 emote 11 후지타 카나 emote 12 후지타 카나 emote 888 후지타 카나 emote 999 후지타 카나 emote 979 후지타 카나 emote 959 후지타 카나 emote 943 후지타 카나 emote 927
  • 선물-일반

    열화와 같은 응원! 정말 고마워요!

  • 선물-기쁨

    와아!!! 이거 완전 멋져♪ 고마워!!

  • 인연 레벨업5

    다음에도 카나의 라이브! 꼭 보러 와줘. 무대에서 노래할 때 객석에 팬들이 보이면 평소보다 훨씬 기운이 날 것 같아! 왜냐고? 아이 참~ 팬은 정말 눈치가 없다니까… 그 이유는~ 직접 알아맞혀 봐! 알겠지?

  • 인연 레벨업1

    카나! 오늘도 열심히 할게요!

  • 인연 레벨업2

    카나가 힘들어할 때마다 팬들이 늘 격려해 주잖아…? 나도! 응원해 줄게!

  • 인연 레벨업3

    있지… 만약 카나가 아이돌을 그만둬도 계속 응원해 줄 거야…? 하하… 그냥 해본 소리야~!

  • 인연 레벨업4

    오늘부터 카나는 당신의 팬이야! 그러니까 당신도 카나를 생각해서 건강하고 행복해야 해!

  • 히든-새해

    쉿-! 카나! 대기실에서 몰래 빠져나왔으니까 조용해! 새해 복 많이 받아! 자~ 새해 인사도 했으니까 이제 무대로 돌아갈게! 끝나면 함께 신사에 가보는 거다?

  • 히든-발렌타인데이

    카나가 아이돌이라서 모처럼 밸런타인데이인데 데이트도 못 하고 미안해… 하지만 카나는 이렇게 둘이서 오붓하게 있는 것도 좋더라. 왜냐하면… 쪽… 이렇게 둘만의 비밀도 만들 수 있고 로맨틱하잖아. 후훗…

  • 로비 상호작용1

    으으… 역은 뭐고 남은 뭐야! 머리 아파. 됐어! 난 탕야오만으로 충분해.

  • 로비 상호작용2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네! 방콕하기 좋은… 이 아니라 일 하러 가기 딱 좋은 날씨야!

  • 로비 상호작용3

    … 오늘 이벤트 있지… 아직 안 끝났어? 얼른 집에 가고 싶어…

  • 로비 상호작용4

    아이돌의 고민? 글쎄~ 일 때문에 게임할 시간이 없다는 정도?

  • 로비 상호작용5

    사인과 사진을 받고 싶으면 다음 사인회에도 와주세요♪

  • 로비 상호작용6

    가끔은 쉬고 싶어~ 있잖아! 우리 같이 노래방 가자! 노래방~!

  • 로비 상호작용7

    마작하는 팬들을 보면 너무 멋있더라~ 카나도 살짝 반해버린 것 같아~ 물론! 잠깐만 그랬다는 거야! 순간적으로… 하하하.

  • 로비 상호작용8

    카나가 재워드릴게요♪ 자~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네 마리… 새근… 쿨쿨쿨.

  • 로그인-일반

    안녕! 여러분! 오늘도 카나를 응원해줘!

  • 로그인-최고 인연

    드디어 왔네! 오늘은 뭘하고 놀까?

  • 계약

    "카나가 아이돌을 졸업하면" 같은 일은 평생 없을 거야. 카나가 모두의 아이돌을 그만둘지라도 팬들에겐 계속 아이돌로 있을 거야. 그러니까 팬들도 계속 카나만을 봐줘야 해?

  • 특수-친선전 입장 시

    야호~ 카나도 끼워줘~!

  • 특수-친선전 준비 시

    거기 자리 비었어~

  • 획득 음성

    날 선택해줘서 고마워! 앞으로 열심히 할게!

  • 북

    북 뺄게.

  • 치

    치.

  • 더블 리치

    더블 리치!

  • 깡

    깡.

  • 퐁

    퐁.

  • 리치

    리치야!

  • 론

    론♪

  • 쯔모

    쯔모~

  • 백

    백.

  • 북

    북.

  • 준찬타

    준찬타.

  • 순정구련보등

    순정구련보등.

  • 대삼원

    대삼원.

  • 대사희

    대사희.

  • 지화

    지화.

  • 더블 리치

    더블 리치.

  • 동

    동.

  • 도라

    도라.

  • 도라10

    도라10.

  • 도라11

    도라11.

  • 도라12

    도라12.

  • 도라 13이상

    도라로 가득하네.

  • 도라2

    도라2.

  • 도라3

    도라3.

  • 도라4

    도라4.

  • 도라5

    도라5.

  • 도라6

    도라6.

  • 도라7

    도라7.

  • 도라8

    도라8.

  • 도라9

    도라9.

  • 더블 북

    더블 북.

  • 더블 동

    더블 동.

  • 더블 남

    더블 남.

  • 더블 서

    더블 서.

  • 탕야오

    탕야오.

  • 또이또이

    또이또이.

  • 량페코

    량페코.

  • 발

    발.

  • 국사무쌍 13면 대기

    국사무쌍 13면 대기.

  • 국사무쌍

    국사무쌍.

  • 해저로월

    해저로월.

  • 하저로어

    하저로어.

  • 혼노두

    혼노두.

  • 찬타

    찬타.

  • 혼일색

    혼이쯔.

  • 구련보등

    구련보등.

  • 영상개화

    영상개화.

  • 리치

    리치!

  • 유국만관

    유국만관.

  • 녹일색

    녹일색.

  • 남

    남.

  • 핑후

    핑후.

  • 창깡

    창깡.

  • 치또이쯔

    치또이쯔.

  • 청노두

    청노두.

  • 청일색

    청일색.

  • 산안커

    산안커.

  • 산깡쯔

    산깡쯔.

  • 삼색동각

    삼색동각.

  • 삼색동순

    삼색동순.

  • 스안커

    스안커.

  • 스안커 단기

    스안커 단기.

  • 스깡쯔

    스깡쯔.

  • 천화

    천화.

  • 서

    서.

  • 소삼원

    소삼원.

  • 소사희

    소사희.

  • 이페코

    이페코.

  • 일발

    일발.

  • 일기통관

    일기통관.

  • 중

    중.

  • 쯔모

    쯔모.

  • 자일색

    자일색.

  • 1위

    안녕~! 톱 아이돌인 카나에요!

  • 1위-높은 점수로 승리

    내가 바로 스테이지의 히로인이야!

  • 1위-론으로 승리

    화려하게 론이예요~!

  • 배만

    배만.

  • 구종구패

    구종구패야.

  • 역만

    헤아림 역만.

  • 만관

    만관.

  • 노텐

    으으… 노텐이야.

  • 삼배만

    삼배만.

  • 사풍연타

    사풍연타야.

  • 사깡유국

    사깡유국이네.

  • 사가리치

    카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 하네만

    하네만.

  • 텐파이

    텐파이야.

  • 역만

    역만.

  • 더블 역만

    더블 역만.

  • 트리플 역만

    트리플 역만.

  • 사배 역만

    사배 역만.

  • 오배 역만

    오배 역만.

  • 육배 역만

    육배 역만.

  • 특수-도라를 버릴 때

    카나가 혹시 실수한 거야…?

  • 특수-배만/삼배만 텐파이

    헤헤헤~ 운이 붙으면 이제 멈출 수 없어~

  • 특수-연속으로 같은 패를 버릴 때

    진짜… 짜증나~

  • 특수-남은 패가 10장 이하일 때

    좋아 좋아! 마지막까지 정신 집중!

  • 대국 시작

    쇼 타임!

  • 특수-역만 텐파이

    카나의 운을 무시하면 안 되지~

  • 대요구

    대요구.

  • 루트

    루트.

  • 장또이

    장또이.

  • 금구조

    금구조.

  • 영상방총

    영상방총.

  • 용치또이

    용치또이.

  • 청또이

    청또이.

  • 청금구조

    청금구조.

  • 청룡치또이

    청룡치또이.

  • 청치또이

    청치또이.

  • 청십팔라한

    청십팔라한.

  • 청요구

    청요구.

  • 십팔라한

    십팔라한.

Spot Voices

  • Spot Voice 1

    惊讶

  • Spot Voice 2

    肯定

  • Spot Voice 3

    否定

  • Spot Voice 4

    打招呼-早晨

  • Spot Voice 5

    打招呼-白天

  • Spot Voice 6

    打招呼-夜晚

  • Spot Voice 7

    告别

  • Spot Voice 8

    承接

  • Spot Voice 9

    叹气

  • Spot Voice 10

    高兴

  • Spot Voice 11

    生气

  • Spot Voice 12

    递进

  • Spot Voice 13

    转折

  • Spot Voice 14

    疑惑

TOP1 아이돌 되기

인연 Lv.1 오픈

"계약서를 봤는데 문제가 좀 있네요." 계약서를 정독한 후지타 카나는 앞에 있는 삼십 대로 보이는 프로페셔널한 차림의 여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제가 전에 속해 있던 아이돌 그룹은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회사가 인수되기도 전에 그룹이 해체되는 바람에 몇 개월 동안 트레이닝에도 참여하지 못했고……" "그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도 이미 고려한 사안이구요." 매니저라 불리는 그 사람은 웃으며 답했다. "이제 후지타 카나씨는 스스로에게만 물어보시면 됩니다, 여전히 아이돌이 되고 싶은가요?" 그 한마디가, 카나를 다시 일 년 전 무더운 여름으로 되돌려 보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었던 그 시절, 오락실에는 아케이드 음악 게임인 <Lovely Life>가 유행하고 있었다. 게임 마니아였던 카나는 당연히 그 게임을 즐겨했고, 번화가의 오락실은 그녀가 매일같이 들르는 장소였다. 밝고 귀여운 게임 캐릭터가 무대에 올라 파워풀한 춤을 선보였다. 매 순간 관객들의 즐거움과 응원을 이끌어 내는 그녀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카나는 그 소녀들과 한 팀이 되어, 눈부신 조명 아래 마음껏 춤추는 자신의 모습을 자주 상상하곤 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그 나이대 여자아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카나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애써 감추는 성격도 아니었기 때문에 'Memory 엔터테인먼트'가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한 것은 그렇게 놀랄 만한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그녀는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sweet heart'의 다섯 번째 멤버가 되기로 결정했다. 그 후 카나는 곧바로 그룹의 트레이닝에 합류하였고, 콘서트 무대 중앙에 서는 날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게임과는 달리, 리듬에 맞는 컨트롤로 perfect를 만들어 낸다고 모든 게 클리어되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회사의 능력 부족으로 'sweet heart'는 홍보에 실패했고, 머지않아 주말이면 무대에서 유행곡을 커버하는 “행사장 가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도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되지 않았다. 그저 더욱 훌륭한 아이돌이 될 거라 믿으며, 눈앞의 곤경을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는 훈련만을 할 뿐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한 사람의 노력으로 바꾸기란 역부족이었다. 멤버들은 끝내 이런 냉대를 견뎌 낼 수 없었고, 회사에 대한 다른 멤버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정기 공연에 참여하는 멤버는 다섯에서 넷, 이어서 셋, 둘… 점점 줄어만 갔다. 그리고 끝내 마지막 멤버를 떠나보내며 sweet heart는 정식으로 해체되었다. 당시의 아이돌 활동은 카나를 캐스팅했던 스카우터의 설명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생활이었다. 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린 아이돌은 실업자와 다를 바 없었다. 카나는 아이돌 가수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도 알지 못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며, 그녀는 아이돌에 대한 자신감을 점차 잃어갔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매니저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상대방은 조심스럽게 카나의 소속사가 샘 그룹에 의해 인수되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샘 그룹의 대표와 시니어 프로듀서들은 카나의 녹화 영상을 보고 만족해하였으며, 카나를 중심으로 한 'W.I.N'이라는 새로운 그룹을 만들기로 했다. 휴대전화를 쥐고 있던 카나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꼈다. 이내 머릿속에는 화려한 무대가 펼쳐지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드디어 깨달을 수 있었다. 아이돌이 되겠다는 꿈은 이제껏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아이돌이 되고 싶다.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 다시 한번 도전한다면, 결과는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있었기에, 이번 만남도 이뤄지게 된 것이다. "후지타 씨?" 카나가 계속 답이 없자, 매니저는 카나의 마음을 조금 더 동요하게 만들고자 했다. “만일 괜찮으시다면, 저와 함께 새로운 연습실을 둘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팀이 해체되었던 이유 중 하나는 회사가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경험으로 회사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된 카나의 입장에서 새로운 회사의 실력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매니저의 뒤를 따라 사무실 문을 나섰다. 밝고 넓은 연습실, 첨단 장비를 보유한 녹음실, 엄청난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들…… 모두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녀가 손만 뻗으면 닿을 위치에 있었으니, 이는 카나의 내면에 남아있던 마지막 망설임을 녹였다. 그녀는 계약서를 건네받는 동시에 보컬, 댄스, 무대 매너 등등 수업 스케줄이 빼곡한 시간표도 같이 전달받게 되었다. 매니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잊을 뻔했네요, 대표님께서는 만일 계약을 수락하신다면, 이제부터는 결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인이 이 지원과 투자를 받을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요. 음, 순화해서 말씀드린 것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그런 뜻입니다." 보아하니, 대표님은 상당히 엄격하신 분인 듯하다. "걱정하지 마세요, 노력할게요!" 카나의 눈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정상에 서는 아이돌이 될 테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매니저 언니!"

세계 제일의 선배

인연 Lv.2 오픈

아사바 고등학교 입학 첫날, 카나는 '나데시코'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동아리 신고식에서였다. 새로 입부한 동기들과 함께 졸업생 선배가 남긴 게임 기록을 감상하며 그녀의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다양한 액션 게임에서 트로피를 보유한 기록이 가득했다. 그중엔 믿기 어려운 기록도 있었다. 예를 들어: <어둠의 제왕>최초 클리어, <니드 드래곤> 싱글 플레이 최단 시간 클리어, <광폭의 투라>하드코어 모드 클리어 등이었다. 카나는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친척 오빠의 영향으로 게임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타고난 운으로 유저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행운의 손"이 되었고, 그렇게 그녀는 전장을 휩쓸고 다녔다. 하지만 자신이 도전하였다가 실패한, 심지어 클리어 할 수 없다고 여겼던 업적들이 조용히 게임부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자, 그녀는 자신이 아직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깊이 느끼게 되었다. 운도 실력의 일부라고 하지만, 운이 실력을 전부 대변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실력 차이는 게임에서 막힘이 없었던 카나에게 있어 패배감을 안겨 주었고, "나데시코"라는 이름은 족쇄처럼, 그녀가 곤경에 빠질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나데시코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카나는 종종 나데시코라는 선배는 어떤 사람일지 상상하곤 했다. 숏컷에 보이시한 느낌일지, 아니면 귀여운 소녀 타입일지 여러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하늘의 뜻이었을까.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혼천신사에서 우연히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그 선배를 만나게 된다. 선배는 학교의 보건 선생님인 키사라기 아야네와 함께 마작을 즐기러 와 있었다. 마작 테이블 옆에 앉아있는 나데시코에게서는 빛이 나는듯했으며, 자신감이 넘치고, 쿨하면서도 대범해 보였다. 나데시코는 카나의 상상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도 않았고, 마치 원래 그래야만 했던 사람인 것처럼까지 느껴졌다. "좀 놀아 보는 게 어때?" 카나의 강렬한 시선을 눈치챘는지, 나데시코는 반장전이 끝나자 카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마작이란 건, 옆에서 보기만 하면 별로 재미가 없어. 직접 놀아야 재밌지." "하지만……" "할 줄 모르는 건가…… 그럼 내가 알려 주지." 나데시코는 바로 그녀의 고민을 알아챘는지, 즉시 몸을 일으켜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이걸로 나데시코는 게임의 고수일 뿐만 아니라, 마작에서도 고수임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카나는 그녀의 지도 하에 금세 게임을 익혔고, 운이 더해져 500점의 격차로 아슬아슬하게 일등까지 할 수 있었다. "잘했어." 나데시코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카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카나는 놀라워하며 눈앞의 패를 바라보았다.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내가…… 이겼다고?" "그래, 아주 멋지게 이겼어. 내 말이 맞지? 마작은 재밌는 게임이라고." "게임부의 기록에서 나데시코 선배의 이름을 봤어요, 불가능해 보이던 도전들을 클리어하셨었죠. 그건 제가 도저히 이뤄 낼 수 없었던 일들이었어요. 그래서 마작에 있어서도, 선배처럼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마작에서의 승리가 카나의 족쇄를 곧바로 풀어 주지는 못하였다. 그녀는 생각만큼 그렇게 기뻐 하지는 않았다. "게임부? 확실히 고등학생 때 그런 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었지." 나데시코는 놀라워하다가 바로 웃음을 지었다. "그 기록들은 벌써 삭제됐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니." 그 말을 들은 카나는 눈을 크게 떴다. "선배는 설마 잊고 버리고 계셨던 건가요? 제가 그렇게 대단한 업적을 이뤘다면 분명 그 순간들을 평생 기억하고 있었을 거예요." "과거는 과거일 뿐, 중요한 건 눈앞의 미래 아니겠어?" 곁에 앉아 있던 나데시코는 털털하게 웃어보였다, 그 무엇도 미래로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다는 듯이. 그리고 이날 혼천신사를 나서던 순간, 나데시코와 키사라기 아야네가 웃으며 신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며 카나는 마음속으로 작은 목표 하나를 세웠다. "게임부 안에 있던 트로피에 대한 도전은 선배의 과거를 쫓는 것일 뿐, 결국은 미래의 마작 테이블 위에서 승리해야만 진정으로 선배를 넘어섰다고 할 수 있을 거야." "이번에야말로, 카나는 절대, 절대, 절대 지지 않을 거야. 더군다나 마작처럼 운이 따라 줘야 하는 게임이라면 더욱더."

말할 수 없는 비밀

인연 Lv.3 오픈

새로운 소속사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소속 아티스트들은 무대안팎에서 언행에 항상 주의하라는 규정이었다. 이 규정은 온라인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함부로 좋아요를 누르거나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릴 경우, 회사는 상황에 따라 페널티를 줄 수 있었다. 매니저는 카나가 실수하지 않도록 강하게 타일렀다. 그리고 카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말만 벌써 세 번째라구요! 걱정 마세요, 이미 부계정을 만들었으니까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과연 누가 이 귀여운 소녀에게 감히 무섭게 으름장을 놓을 수 있을까. 매니저는 캣챗의 '뭐 심은 데 뭐 난다'라는 계정이 카나를 연상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는 확인을 하고서야 마지못해 허락해 주기로 하였다. 그렇게 "비장의 패"를 얻은 카나는 커뮤니티의 최전방을 떠돌며 팝콘각을 즐겼고, 그녀의 부계정은 각종 커뮤니티의 익명 토론방에 늘 상주하고 있었다. 그녀가 접하는 연예계 루머는 올해 영화제 인기상의 내막부터 어떤 걸그룹의 공연 도중 속눈썹이 빠졌던 이야기까지 매우 다양했다. 나데시코의 표현을 빌리자면 팝콘각의 루머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썩은 팝콘을 먹기도 하고, 사건에 대해 중립기어를 놓지 않을 때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 거짓 스캔들로 피해를 봤던 아이돌로서, 카나에게도 원칙은 있었다. 고의로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거짓을 만드는 언론을 보면, 그녀 역시 부계정으로 진실을 밝히는 데 일조했다. "이 언니들은 사적인 자리에선 사이가 정말 좋아, 절대 서로를 헐뜯지 않는걸. 다들 가짜 계정에 속지 말라구." "저건 극단 회식 자리에서 찍힌 사진이야. 두 사람은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고!" "그건 콘서트 시작 전에 메인 보컬이 실수로 발을 접질렸는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무리해서까지 앉아서 투혼을 했던 거라고, 결코 성의가 없었던 게 아냐." …… 그리고 매니저가 카나의 부계정을 발견했을 땐, 그 계정은 이미 캣챗에서 상당한 팔로워를 확보한 상태였다. 게다가 팔로워들은 이미 '뭐 심은 데 뭐 난다'가 업계의 관계자임을 철저하게 믿고 있었고, 그녀의 계정에서 무언가가 터지기를 기대하며 주시하는 중이었다. 물론 이 신비한 팝콘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모두가 궁금해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매니저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외쳤다. "후! 지! 타! 카나!" "잠깐, 매니저 언니, 내 변명을 들어…… 아니, 설명을 들어 주세요……" "무슨 설명? 만약…… 매일같이 온라인 광고에 나오는 네가, 지하철 광고판에 자리잡은 네가, 빌딩에 걸려 있는 LED 화면에 나오는 인기 아이돌인 네가, 캣챗에서 뭐 심은 데 이상한 게 나오는 그 계정의 주인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안다면, 팬들도 결국 다 떨어져 나가고 말 거라고!" 눈치가 빠른 카나는, 연습실 소파에 쪼그려 앉아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해결 방법은 대표님과 상의할 거야, 하지만 분명한 건!" 매니저는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건, 절대로, 절대로, 네가 '뭐 심은 데 뭐 난다'라는 걸 들켜선 안 된다는 거야!" 이날 이후로, 아이돌 카나에겐 말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비밀이 늘어나게 되었다.

다이어트 대작전

인연 Lv.4 오픈

Possible Endings

End1. 아이돌의 의미
용기의 보옥 ×1
End2. 살…쪘어
코인 ×8000

Scenario Script

Spots 9, Scenes 267, Choices 3, Endings 0

#0 Spot 1

평일 오후, 이 동네에는 바깥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아직 퇴근 때가 되지 않아서 인지 단지는 더욱 조용했다. 이런 고요한 분위기 속 도착을 알리는 엘리베이터의 소리는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

#0 Spot 1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와 카나의 집 현관문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곤 가방의 속주머니까지 하나하나 열어보며 소지품을 체크해보기 시작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감자칩 없고, 사탕 없고, 캔 음료 없고…… 후…… 이상 없군.

#0 Spot 1

축 처진 가방, 진지한 표정, 이상한 혼잣말…… 이런 이상해 보이는 행동은 모두 오늘 내가 카나를 찾아온 이유와 관련이 있었다. 이야기는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0 Spot 1

길가에 매미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매미는 생명으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노래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뽐내었다.

#0 Spot 1

평소 시끌벅적했던 상점가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손님이 점점 줄어들었다. 길가의 사람들은 모두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으며, 가끔 보이는 손님들도 그저 에어컨이 틀어진 시원한 가게에서 천천히 구경할 뿐이었다.

#0 Spot 1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길모퉁이의 밀크티 카페는 더욱 특별해 보였다. 사람들은 내리쬐는 태양을 견뎌서라도 소문난 시그니처 아이스 밀크티를 마시고자 했다.

#0 Spot 1

구경거리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본능이다. 나는 마음속의 자신과 치열한 사투를 수차례 치렀지만, 결국 호기심에게 패배하여 그 줄의 끝자락에 서게 됐다.

#0 Spot 1
???

{character:? ? ?}{var:player_nickname}, 맞나요?

#0 Spot 1

줄을 선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거대한 양산을 손에 들고 머리에 선글라스를 걸친채 구부러진 수염을 붙이고 있는 소녀가 보였다.

#0 Spot 1

하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분홍색 머리를 보고는 그녀가 누구인지 아주 쉽게 알 수 있었다. 동시에 그 괴상한 차림 덕분에 웃음도 함께 터져 나왔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그 차림은…… 하하하, 스타일리스트한테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쉿… 목소리가 너무 커…! 그런 거 아냐, 스타일리스트 언니는 카나를 좋아하는걸.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뭐때문에 이런 차림을 하고 있는 거야?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잘나가는 인기 아이돌이 외출할 때 정체를 숨기는 건 당연한 거지. 그것보다, 우리 차례가 오려면 아직 20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이쪽으로 와서 카나랑 같이 양산이라도 같이 쓰는 건 어때?

#0 Spot 1

카나는 그렇게 선글라스를 벗곤 날 향해 윙크를 날렸다. 옷차림만 빼고 보면 더 완벽한 그림이었을텐데.

#0 Spot 1

카나가 애써 화제를 돌리려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차림을 하는 건 역시, 아이돌에게 있어선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0 Spot 1

그렇게 난 카나의 뜻대로 그녀의 옆에 섰고, 양산이 만들어준 그림자가 우리 두 사람을 가둬 두었다.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감싸돈다. 소녀에게서 흩날리는 상쾌한 향이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이 시간엔 원래 댄스 수업이 있지 않아? 며칠 전엔 그 댄스 수업 때문에 오후에 시간이 없다면서 하소연 했던 것 같은데.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우선 말해 둘 건, 카나는 땡땡이를 친 게 아냐. 어떤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매니저 언니가 임시로 댄스 수업을 다른 수업으로 변경했는데, 장소가 바로 이 밀크티 가게 근처라서, 휴식 시간동안 잠깐 밀크티를 사러 나왔을 뿐이라고.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불가피한…… 사정?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아직은 비밀 단계인걸.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니까, 미리 소식을 좀 흘려줄게. 카나는 이제 곧 이한시에서…… 앗, 들켰다!

#0 Spot 1

방금 전만 해도 덤덤했던 소녀는 순간 어떤 공포와 마주치기라도 한 듯, 당황하며 한걸음 물러섰다. 마치 자신을 완전히 감추려는 듯이.

#0 Spot 1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멀지 않은 곳에 서른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부릅 뜬 눈으로 카나를 바라보며 우릴 향해 험악하게 다가왔다.

#0 Spot 1

상대방은 어딘가 낯이 익었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당장에 떠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카나의 직업과 온라인에서 본 안티팬들의 행태를 떠올리곤, 저 사람이 혹시라도 과격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난 본능적으로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몸으로 그녀와 카나 사이를 가로막았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당신은……

#0 Spot 1
???

{character:? ? ?}이리와!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

#0 Spot 1

어리둥절하는 사이, 뒤에 있던 카나가 한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카나는 기가 죽은 듯이 고개를 숙인 채 상대를 따라 인적이 드문 옆길로 들어섰다.

#0 Spot 1

그리고 나와 어깨를 스치던 순간, 카나는 상대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날 향해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0 Spot 1

나의 착각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카나는 마치 선생님에게 숙제를 안한 걸 걸려 버린 초등학생의 모습과 같아 보였다.

#0 Spot 1

하지만…… 지금은 궁금한 걸 물어볼 타이밍이 아니었다. 난 카나에 대한 걱정으로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두 사람의 뒤를 쫓아갔다.

#0 Spot 1

여자는 주위를 살핀 후,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검지를 내밀곤 카나의 이마를 가리켰다.

#0 Spot 1
???

{character:? ? ?}후! 지! 타! 카나! 감히 밀크티를 사러 가!!!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으음, 만일 제가 그냥 친구를 만나서 얘기를 좀 나누려고 했을 뿐이라고 한다면…… 믿어 주실 수 있을까요?

#0 Spot 1
???

{character:? ? ?}……하하!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보아하니…… 안 믿는 눈치로군요.

#0 Spot 1

다행히 우려했던 위험한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대화로 미루어 보아, 아무래도 그녀들은 단순히 아는 사이를 넘어 매우 가까운 사이 같았다.

#0 Spot 1

순간 불현듯 눈앞의 여성이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당신은 샘 그룹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퀸메이커, W.I.N의 매니저!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빙고, 정답이야. 매니저 언니,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이쪽은 제 친구이자 열성 팬인 {var:player_nickname}입니다.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그분이셨군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 {var:player_nickname}. 반가워요.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절 아시나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당연하죠. 카나가 자주 얘기해요. 그래서 이 아이가 그쪽과 함께 있을 때 즐거워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죠. 마작을 아주 잘하신다고 들었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겨뤄 봐요.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하하, 좋죠. 방금 전엔 매니저님을 카나의 안티로 오해해서 카나를 데리고 도망이라도 갈 뻔했네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저도 이렇게 거칠어지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떤 조그만 아이돌 하나가 다이어트 기간에 자꾸 몰래 밀크티를 마시러 도망을 나가는지라.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다이어트?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네, W.I.N은 삼 개월 후에 이한시에서 콘서트를 할 예정이에요. 회사에서는 이미 준비에 들어갔고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카나는 살이 쉽게 찌는 타입이라,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콘서트 전에 다이어트를 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이 기간 동안 밀크티 같은 디저트류는 철저히 금지거든요.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아, 매니저 언니. {var:player_nickname}한테 서프라이즈로 말해 주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밝혀 버리면……

#0 Spot 1

매니저는 손사래를 치며 옆에 있던 카나의 항의를 무시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전혀 몰랐던 소식인데, 제가 팬들 중에 첫 번째로 알게 된 건가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콘서트 준비가 완료되면 정식으로 발표할 거라, 아직은 비밀로 부탁드려요.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문제없습니다. 지금부터 티켓팅 연습을 해야겠네요. 꼭 티켓팅에 성공해서 공연 보러 갈 거예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하하, 카나의 다이어트도 그쪽처럼 이렇게 열정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소속사에서 헬스 트레이너까지 고용해서 다이어트를 돕고 있는데, 카나는 제가 조금만 한눈팔아도 게으름을 피워대니 참.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다음 주엔 그룹의 다른 멤버들을 데리고 옆 도시에 가서 공연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카나의 감시역을 누구한테 맡길지 고민이에요.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매니저 언니. 저에게 어설프지만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오? 말해 봐.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잖아요, {var:player_nickname}한테 제 감독을 맡기는 거예요.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에…… 나?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맞아. 카나의 친구니까 집에 와서 감독해 줄 수도 있고, 이번 일에 대한 비밀도 보장되니까 다이어트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어. 이 일에 아주 딱 맞는 적임자인걸.

#0 Spot 1

갑자기 지목당한 나는 당황스럽다는 얼굴로 매니저를 바라봤지만, 그녀는 턱을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무래도 이 일에 대한 가능성을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괜찮은 생각인데. {var:player_nickname} 씨, 도와주시겠어요?

#0 Spot 1
단칼에 수락 → Spot 2
완곡히 거절 → Spot 3
#0 Spot 2

누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과 장시간 함께할 기회를 거절할 수 있을까? 물론 누군가는 거절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아니다. 결국 난 매니저의 생각이 바뀌기 전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이 일을 수락했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당연히 도와야죠, 매우 돕고 싶습니다.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하하, 맨입으로 부탁하는 건 아니에요. 카나의 팬이라고 하니까, 그럼…… 카나의 콘서트 티켓으로 보수를 대신하는 건 어때요?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이보다 더 좋은 보상은 없죠! 매니저님,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카나의 다이어트를 제대로 감시하도록 하겠습니다.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그럼 부탁해요.

#0 Spot 3

좋아하는 아이돌과 장시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지만, 그 아이돌의 애교를 버텨내며 '도움'을 준다는 것 역시 불가능한 난관에 가깝다. 그래서 난 깊은 고민 끝에 이 일을 거절하기로 했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죄송하지만, 저는……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크흠흠!

#0 Spot 3

난 거절의 의사를 밝히려 했지만, 카나의 기침 소리로 인해 흐름이 끊겨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소녀는 과장된 걸음으로 내 곁으로 다가와 소곤거리며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var:player_nickname}, 최근에 듣자 하니 잭스가 널 숲에 데려가서 수련할 계획이라던데, 내 생각엔 이 한창 더운 날씨에 '생존훈련'을 하는 것보단, 이한시에서 나랑 같이 있는 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크흠, 어떻게 안 거야?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8G 속도로 인터넷 서핑을 하는 소녀의 정보 수집 능력을 얕보지 말라구. 어때? 그럼 매니저 언니한테 들려줄 대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푸훗, 이게 협박인가?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흐흥, 뭐가 더 필요한가 보네? {var:player_nickname}, 욕심이 너무 커. 그래…… 좋아, 날 돕는다면 카나가 콘서트 티켓을 줄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콘서트 티켓 따윈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제 마음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죠. 타인의 곤경을 두고 볼 수는 없어요! ……매니저님, 이 일은 부디 제게 맡겨 주시죠.

#0 Spot 3

매니저의 눈빛은 나와 카나의 사이를 몇 번씩 오갔고, 결국 우리 둘의 비밀을 알아챈 듯했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우움, 매니저 언니……

#0 Spot 3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카나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좋아요…… 그럼 이 일을 좀 부탁드릴게요.

#0 Spot 4

여기까지의 스토리가 바로 내가 평일임에도 카나의 집에 방문하게 된 이유다. 그리고 가방을 자세히 검사한 이유는, 요 며칠간 그녀의 다이어트를 감시하며 그녀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인 끝에 얻어 낸 경험 때문이었다.

#0 Spot 4

나는 고칼로리 식품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카나의 집 현관문을 살살 두드렸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갑니다 가요~ {var:player_nickname}, 어서와!

#0 Spot 4

문 저편에서 카나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곧바로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이어지는 걸 봐서는, 아마 꽤 많은 물건들과 부딪힌 모양이다. 하지만 다행히 금세 문이 열리며 얼굴에 미소를 띤 카나의 얼굴이 드러났다.

#0 Spot 4

나의 시선은 소녀의 이마로 향했다. 몽글하게 맺힌 땀방울이 하얗고 여린 얼굴선을 따라 밑으로 흘러내리며 바닥에 젖은 흔적을 만들었다. 나는 그 풋풋하고 귀여운 모습에, 앞으로 다가가 땀을 닦아주고 싶어졌다.

#0 Spot 4

무대 위에서의 완벽한 모습과 달리, 사적인 공간에서의 카나는 말괄량이 소녀와 같은 인상이 더해져 있었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좋음 점심이야, 카나. 벌써 운동 중이야? 칼로리는 얼마나 태웠어? 제대로 기록은 해 뒀어?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으음, 내 노력을 먼저 칭찬해줘야지! {var:player_nickname}, 네가 이렇게 엄격할 줄 알았다면 매니저 언니한테 널 추천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야.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느낌이야……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 매니저님한테 이미 2.5kg은 빼 주기로 장담했다고. 게다가 성공하면 티켓을 VIP석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준다고 하셨고.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건 매니저 언니한테 부탁할 필요 없어, 나도 해 줄 수 있는걸.

#0 Spot 4

소녀는 눈을 찡긋하며 내게 윙크를 보냈다. 하지만 왠지…… 이런 귀여운 모습은 평소처럼 의심 없이 마냥 예쁘게만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내게 경계심을 품게 했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봐봐, 이제 곧 점심시간이야. 나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점심 메뉴는 조금 변화를 줘도 괜찮지 않을까?

#0 Spot 4

어제는 몰래 탄산음료를 마시고, 그 전날은 몰래 초코 비스킷을 먹고, 그 전전날은 몰래 라면을 사러 갔던 카나를 곱씹어 보며, 난 한 치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그녀의 말에 '역시'라며 감탄했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예를 들면…… 야채 샐러드를 건물 1층에 있는 허니 치킨으로 바꾼다던가?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역시 우린 게임에서만 마음이 통하는 게 아니라, 음식 취향까지 통하는 모양이야. 하하, 난 이미 생각을 다 해놨지. 패밀리 치킨에 바삭한 텐더를 추가하면 엄청 가성비 좋은 세트가 완성된다구.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내가 준비한 점심은 이거거든.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에엣?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매니저님이 떠나기 전에 이미 네 일주일 식단을 정해 주셨어. 어디 보자, 오늘은…… 이거다, 망고 쉬림프 샐러드 세트.

#0 Spot 4

한껏 들떠 점심 메뉴에 대해 떠들던 카나는 이 얘기를 듣자 바로 항의를 표시했다. 그리고 이내 불쌍한 표정을 짓더니 나의 소매를 붙잡곤 없는 눈물을 닦는 시늉을 보였다. 곧바로 성냥팔이 소녀 모드에 돌입한 카나였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흑흑, 2주라고. 내가 2주 동안 어떻게 지내 왔는지 알아? 매일 샐러드만, 종류만 바꾸면서 계속 먹어 왔어. 온몸에서 참깨 드레싱 냄새가 날 정도야.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오후엔 4시간짜리 헬스 수업도 있고…… 그저 고기로 단백질 좀 보충하려는 것뿐인데, 이것조차 용납 안 되는 거냐구……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듣다 보니 꽤 합리적인 요구 같기도 하고……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헤헤, 역시 카나를 가장 아껴 주는 사람은 너였어. 그럼 우리 이제 치킨을 시켜 볼까나?

#0 Spot 4

아무래도 애교를 부리는 카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결국 정신을 차렸을 땐, 감정이 이성에 한발 앞서서 그녀의 부탁을 들어 주기 일보 직전이었다.

#0 Spot 4

소녀는 기뻐하며 휴대폰을 들고선 또다시 자신이 구성한 세트 메뉴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잠시 뒤…… 그녀가 주문 확인 버튼을 누르기 바로 직전, 책임감이 나의 이성을 다시 되찾아왔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player}응?

#0 Spot 4

하지만 카나의 믿음, 기쁨, 그리고 약간의 우려가 섞인 눈빛 공세에, 나의 마음속에선 “악마”와 “천사”의 대치가 시작되었다.

#0 Spot 4
카나의 요구를 들어 준다 → Spot 5
다이어트 계획을 엄격하게 실행한다 → Spot 6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조금만 먹는 거라면 괜찮겠지?

#0 Spot 5

카나의 실망한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 나의 마음속 “천사”가 결국 승리해버렸다. 그렇게 소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손가락은 주문 확인 버튼을 살포시 눌렀다.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와아~! {var:player_nickname}, 이제부턴 바로 네가 내 아이돌이야!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윽, 매니저님이 알게 되면 분명 날 팬클럽에서 쫓아낼 거야.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걱정 말라구, 비밀은 지켜 줄 테니까 말이야. 이번 일은 우리 둘만의 작은 비밀인 거야.

#0 Spot 5

치킨 덕분인지, 카나의 기분은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트레이닝을 독촉 당하면서도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는 카나였다.

#0 Spot 5

됐다. 이렇게나 즐거워하는데, 한 번 정도는 눈감아 주면 어때?

#0 Spot 5

배달은 금세 도착했다. 알맞게 튀겨진 바삭한 텐더의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닭다리 역시 먹음직한 황금빛을 뽐낸다. 겉바속촉 그 자체의 치킨을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이 배로 늘어난 기분이다.

#0 Spot 5

이내 카나는 눈을 살짝 감고는, 분홍빛이 감도는 혓바닥을 내밀어 손가락에 묻은 소스를 할짝댔다. 그 모습은 마치 게으름을 피우는 고양이와 같았다.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꿀 와사비 소스하고 허니 치킨은 정말 최고의 조합이라니까. {var:player_nickname}, 빨리 와서 먹어 봐.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자, 잠깐…… 카나, 너 이미 세 조각이나 먹었어! 하루에 정해진 칼로리 양을 거의 다 채웠다고, 더 먹었다간 기준 초과야.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흑, 그렇지만 더 먹고 싶은걸……

#0 Spot 5

소녀는 방금 쥐어 든 닭고기를 내려놓질 못했다. 그녀가 애원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이런 상황에선 비록 내가 마음먹고 그녀를 저지하려 한들, 차마 모질게는 못할 것 같았다.

#0 Spot 5

나는 남모르게 한숨을 쉬며, 또 한 번 규칙을 지키지 못하고 카나를 위해 치킨을 배달시켜 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있었다. 몇 조각 먹고 식욕을 채우면 멈추리라 생각했지만, 상태를 보니 카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0 Spot 5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매콤 닭날개도 너무 맛있어. 하나 더 먹을 수 있겠는걸…… 아니, 두 개!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매콤 닭날개는 하나당 196칼로리, 러닝머신 22분을 뛰어야 간신히 칼로리를 태울 수 있지.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리고 이 팝콘 치킨은 엄청 바삭바삭해, 스위트 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니까 환상이야!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팝콘 치킨은 390칼로리, 기름이 많아서 러닝머신 44.3분을 뛰어야 완전히 다 소모할 수 있지.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에…… 그리고 감자튀김도……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감자튀김 라지는 421칼로리, 러닝 47분 권장.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후라이드 한 조각은 문제 없겠……지?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후라이드 치킨 100g당 346칼로리!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치킨버거 한입만……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384칼로리!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더 먹고 싶은 거 있어?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안 먹어, 안 먹는다구. 흑흑. {var:player_nickname}, 이 칼로리 귀신, 이제 한입 먹을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

#0 Spot 5

실내의 에어컨은 청량한 바람을 내뿜고, 여름의 혹독한 더위를 날려 버리는 동시에 치킨의 향긋한 냄새를 집 안 구석구석에 전달했다. 이로써 카나의 다이어트 계획은 한층 더 어려워졌고, 그녀는 입을 삐쭉거리며 아쉬움이 담긴 눈빛을 식탁으로부터 거둬들였다.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콘서트까지 아직 삼 개월이나 남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버티냐구……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아…… 안 돼!

#0 Spot 6

마음속의 악마가 마음씨 여린 천사를 때려눕히고 우세를 점했다, 그리고 난 어렵사리 거절의 말을 내뱉었다.

#0 Spot 6

콘서트 VIP 좌석을 위해, 나는 큰 결단을 한번 해야만 한다. 나는 소녀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고 매니저 님이 미리 준비해 둔 2인분의 식사를 식탁 위에 올렸다.

#0 Spot 6

도시락 속의 망고 쉬림프 샐러드는 마치 갓 땅속에서 튀어나온 듯 신선해 보였다. 통통한 흰색의 새우 살이 그 속에 섞여 전체적인 색감을 조화롭게 만들었다. 물론 이 또한 맛과 향을 고루 갖춘 미식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제는…… 그 옆에 호화롭고 매혹적인 치킨 덮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0 Spot 6

이 처참한 시각적 대비는 나의 마음을 더욱 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밥을 먹으면서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없애고자 노력했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에휴……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혹시 내가 불편하게 했어? 먼저 거실로 가 있을까?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당연히 아니지. 맛있는 치킨 덮밥을 못 먹는 것만으로도 카나는 이미 괴로운걸. 이런 밥을 먹는데 {var:player_nickname}까지 안 보이면, 음식이 안 넘어갈 거야.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이제 콘서트가 끝나고 너한테 어떤 선물을 줘야 할지 알 것 같은걸. 닭다리 튀김 꽃다발, 꼭 네 이름까지 달아서.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하하, 나는 괜찮은데 매니저 언니가 분명 안 된다고 할 거야. 에휴…… 먹고 싶은 걸 먹으려면 삼 개월 뒤에 있는 콘서트가 끝나야만 한다고 생각하니까 더 괴로워졌어.

#0 Spot 6

소녀는 부드럽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리고 손에 들려 있던 포크로 그릇을 휘적거렸지만,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지는 않았다.

#0 Spot 6

카나가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니, 결국 내 마음속의 “천사”가 슬그머니 일어서서 다시 지팡이를 휘두르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녀의 기분을 가라앉혀야 했던 나는, 손쉽게 그의 마법진 속으로 떨어졌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괜찮으면 여기 있는 치킨도 한번 먹어 봐.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에에? 정말?!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응, 하지만 칼로리가 걱정되니까 조금만 먹어. 그리고 오후에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말해서 추가 트레이닝을 해달라고 할거야……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문제없어. 한입만이라도 먹을 수만 있다면 추가 트레이닝 쯤이야 하루종일 해도 상관없어! ……우움. 고마워, {var:player_nickname}. 역시 상상했던 대로 맛있어!

#0 Spot 6

카나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치 언제 속상했냐는 듯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이어서 그녀는 곧바로 젓가락을 들고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금세 양 볼이 빵빵해진 카나는 행복해 하며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었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잠깐, 카나, 그건 내가 쓰던 젓가락……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에엣?

#0 Spot 6

소녀의 얼굴은 귓불까지 빨개지더니 쥐고 있던 젓가락을 금세 내 손에 들려주었다. 그리고 방금 전의 샐러드 도시락을 집어들었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버림받고 있던 채소들이 마치 진귀한 음식으로 변한 듯했고, 그것이 그녀의 모든 이목을 집중시켰다.

#0 Spot 6

카나의 행동은 캣챗에서 보았던 귀여운 다람쥐 영상 모음집을 떠올리게 했다. 내심 기쁨과 약간의 자부심이 차올랐다. 이렇게 생생한 그녀의 모습을,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다니.

#0 Spot 6

다만…… 나는 손을 들어 자신의 볼을 만져보았다. 보아하니 영향을 받은 건 카나 혼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0 Spot 7

점심 식사 후 잠깐의 휴식을 갖던 중, 운동 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가 울렸다. 보통 이 시간이면 매니저 님이 모셔 온 트레이너 선생님이 이미 와 있었겠지만, 오늘은 특수한 상황이 벌어졌다.

#0 Spot 7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트레이너 선생님이…… 휴가를 냈다고?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응, 방금 메시지를 받았어. 집안에 일이 생겨서 오늘 수업을 못하게 됐다네.

#0 Spot 7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분명 하늘이 내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특별히 하루의 휴식을 주신 거야. 오후엔 아예 이치히메 쪽에 찾아가서 마작이나 할까? 최근엔 매일 훈련만 하느라 남풍국 안 한지도 오래됐는걸.

#0 Spot 7

하지만 카나가 벌써부터 오후의 여유를 즐길 생각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난 체중계를 꺼내들어 냉혹하게 그녀의 환상을 깨 버릴 수밖에 없었다.

#0 Spot 7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var:player_nickname}, 갑자기 그런 무서운 물건은 왜 꺼내는 거야!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네가 목표 체중에 도달할 때까지는 절대 쉬도록 할 수 없어.

#0 Spot 7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그냥 농담했을 뿐이야. 제대로 운동할 거라구. 체중계는 집어넣어…… 그렇게 강하게 나올 거라면, 차라리 네가 카나의 트레이너를 해!

#0 Spot 7
player

{character:후지타 카나}에엣?

#0 Spot 7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왜 그렇게 놀라? 우리 집에 며칠 동안 와서 감독을 했었으니까 트레이너 선생님이 가르친 동작도 잘 알고 있을 텐데. 그리고 전에 매니저 언니가 녹화해 둔 트레이닝 영상들도 있으니까, 네가 해도 문제없어.

#0 Spot 7

나의 본능적인 거절 심리는 카나에 의해 차단되었다. 그녀의 설명을 듣다보니 나도 점점 이 방법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현재로써 이 방법이 시간 절약과 다이어트를 둘 다 잡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계획으로 보였다.

#0 Spot 7
괜찮은 생각 같아 → Spot 8
전문적인 건 전문가에게 → Spot 9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괜찮은 생각 같아. 하지만…… 설마 내가 운동하다가 숨 차서 헐떡이는 걸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겠지?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크흠, 그럴 리가. 운동은 곧 건강! 난 단지 이런 건강한 라이프를 너랑 공유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럼 바로 시작할까?

#0 Spot 8

내 마음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자 카나는 다급히 예전에 저장해 둔 영상을 찾았고, 심지어 매트까지 적극적으로 깔아 주었다.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교묘한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았다.

#0 Spot 8

어차피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이미 늦었다. 카나의 무한한 기대 속에, 나는 몸을 일으켜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

#0 Spot 8

따라하기 1분, 아직은 괜찮다…… 그리고 5분 뒤, 조금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10분 뒤, 몸에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온몸이 물에 잠긴 것만 같다.

#0 Spot 8

영상 속에 등장한 대부분의 동작들은 보기엔 쉬워 보였지만, 막상 직접 해보니 상당히 어려웠다. 나처럼 이런 걸 처음 접해 보는 초보자들에겐 거의 지구 멸망급 재난에 가까웠다.

#0 Spot 8

손발이 말을 안 듣기 시작하는 게 느껴지고, 무거운 호흡 소리가 점차 영상의 BGM을 뒤덮었다. 카나의 앞만 아니었다면 난 아마 진작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리고 휴식 타임이 주어지자, 난 곧바로 소파를 향해 몸을 던졌다. 단 1초도 더 서 있고 싶지 않았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후우…… 후우…… 후우……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괜찮아? 먼저 물 좀 마실래? 여기 물 준비해놨어.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괜찮아…… 후우…… 조금 쉬면 나아질 거야. 후우……. 이렇게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도 움직일 수 있다니, 카나의 체력은 대단하네.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하하, 익숙한 말인걸. 전에 미야도 그런 말을 했어.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미야도 매니저님의 다이어트 계획에 걸려들었어?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냐, 예전에 W.I.N이 막 데뷔했을 때였어. 모두 같이 새로운 안무를 연습하고 있었는데, 미야하고 아카네가 힘들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을 때 난 계속 음악에 맞춰 춤을 췄었거든, 그래서 그렇게 말했던 거야.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겜순이가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체력을 갖고 있는 거야?"라고 말했었지. 큭큭.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대표님의 기준이 높아서 그때는 12시간씩 매일 연습했었어…… 지금 생각하니 조금 그립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무대 위에서의 몇 분을 위해, 아이돌은 뒤에서 엄청난 희생을 해야만 하지.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바로 지금처럼, 매니저 님이 다이어트를 하라고 했지만 카나는 사실 뚱뚱하지 않아. 오히려 날씬하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한입도 더 먹을 수 없잖아. 이렇게 생각해 보면, 아이돌이란 것도 정말 고생하는 직업인 것 같아.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하하, 너한테 칭찬을 듣는 건 기쁘지만 네 말엔 마냥 동의할 수 없겠는걸.

#0 Spot 8

카나는 흐트러진 머리를 뒤로 넘기며 미지근한 물을 들고선 내 옆에 앉았다. 그녀는 그렇게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후의 햇살이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며 구석구석 여름의 느낌을 전달하고 있었다, 마치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을 메꾸려는 듯이.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이돌이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건,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이 원하는 모양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야.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모두 아이돌처럼 화려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해.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돌의 뒤를 쫓게 되고, 또 그들을 신앙처럼 여기게 되는 거지.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자화자찬하는 느낌이지만…… 난 운이 좋아서 타인의 삶에서 한줄기 빛이 되어 줄 수 있었으니까, 그들을 실망시키는 행동을 하면 안 되겠지?

#0 Spot 8

어쩌면 카나가 처음 아이돌이 되고자 했던 건, 그저 화려한 무대에 서고자 하는 간단한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꿈은 더 이상 무대에 국한되지 않게 되었다.

#0 Spot 8

팬들이 그녀를 사랑하듯, 카나 역시 그들의 사랑에 적극적으로 보답하고 있는 것이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네 팬들은 정말 행복할 거야.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헤헤, 그럼 축하해. 너도 그중 한 명이잖아……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하하, 그럼… 휴식 시간도 끝났으니까 이제 다시 시작해 볼까.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후…! 따듯했던 장면을 이렇게 한번에 부숴 버리다니, {var:player_nickname}, 너무 짓궂어.

#0 Spot 8

말은 그렇게 했지만, 팬을 아끼는 카나는 내가 일어서려는 것을 제지하고 홀로 매트 위에 섰다.

#0 Spot 8

모든 팬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는, 평소보다 더욱 진지하고 더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매…… 매니저님! 어째서 여기에!? 공연이 끝나기까지 아직 이틀이나 남지 않았나요?!

#0 Spot 8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다른 사람을 시켜서 미야를 케어하라고 했어요, 급히 돌아온 건 다이어트의 진척을 확인하기 위해서죠. 카나, 멍 때리지 말고 어서 체중계에 올라가 봐.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도살장에 끌려가는 느낌인걸.

#0 Spot 8

카나가 표정으로 아무리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어도, 매니저 님의 강한 요구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디지털 체중계의 숫자가 오락가락 요동치다 이내 한 숫자에서 멈춰 섰다.

#0 Spot 8
매니저

{character:매니저}합격이군, 정말 의외야. 그럼 기록을 해 볼까. 오늘의 체중은……

#0 Spot 8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후후. 매니저 언니, {var:player_nickname}, 알면 됐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크게 말할 필요는 없다구요.

#0 Spot 8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못말려 정말. 아무튼…… {var:player_nickname} 씨, 요 며칠 고생했어요. 약속대로 VIP석 티켓을 준비해 드릴 테니까, 콘서트 때 뵙도록 해요.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네네!

#0 Spot 8

역시, 카나의 팬이 되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야!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역시 관두자.

#0 Spot 9

갑자기 누군가 말했던 '진리'와도 같은 말이 떠올랐다. “전문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라”. 나는 나의 체력이 절대로 트레이너를 대신할 만큼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단칼에 카나의 의견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0 Spot 9

카나가 농땡이 피울 생각을 아예 할 수 없도록, 그녀가 다시 의견을 말하기 전에 나는 매니저 님께 메시지를 보내서 오후 스케줄을 어떻게 할지 물었다.

#0 Spot 9
매니저

{character:매니저}플랜 B를 발동해야겠군요.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응?

#0 Spot 9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근처에 소속사와 계약한 헬스장이 있어요. 저희 소속 연예인들에게 적절한 트레이닝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줄 겁니다.

#0 Spot 9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제가 바로 헬스장 담당자한테 전화해 둘 테니, 30분 뒤에 카나를 데리고 그쪽으로 가세요. 주소는 제가 보내드린 대로입니다. →위치 링크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문제없습니다.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역시 모든 매니저 님들은 자신만의 플랜 B를 가지고 있군요. 근데 이 주소는 어째서 이렇게 익숙한 걸까요?

#0 Spot 9

난 카나를 데리고 헬스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진한… 운동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0 Spot 9

이미 기구들은 다른 사람들의 차지가 되어있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힘의 한계치에 도전하거나, 멋진 몸매들 만들고 싶어 했다. 목적이 무엇이든 이들이 가진 하나의 목표는 바로 땀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것이었다.

#0 Spot 9

매니저가 연락한 트레이너는 이미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문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엄격해 보이는 그는 헬스장을 둘러보는 과정은 생략하고, 바로 카나를 개인 트레이닝 룸으로 데려갔다.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힘내!

#0 Spot 9

그리고 나는 소녀의 원망을 무시한 채 적당히 쾌적한 곳을 찾아 앉았다. 모바일 마작으로 오후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계획 대로라면, 카나의 트레이닝은 네 시간 정도는 지나야 끝날 테니까…… 이 틈에 빨리 승급을 해 보자!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음…… 이 패는 퐁을 해야 하나?

#0 Spot 9
헬스 트레이너

{character:헬스 트레이너}당연히 퐁이죠, 이 패를 가지고 안 지른다고요?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그렇다면…… 응? 잠깐, 트레이너님……

#0 Spot 9
헬스 트레이너

{character:헬스 트레이너}시간이 끝나가니까 일단 빨리 퐁 하시죠! 아, 마침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카나 씨 어디 갔는지 아시나요?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트레이닝 룸에 없나요?

#0 Spot 9
헬스 트레이너

{character:헬스 트레이너}없어요. 물 한 모금 마시러 나왔더니, 갑자기 사라진 모양이에요. 다른 선생님들이랑도 계속 찾아봤지만 아직 못 찾았어요.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네?!

#0 Spot 9

소식을 들은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황급히 수색 행렬에 합류했다.

#0 Spot 9
헬스 트레이너

{character:헬스 트레이너}잠깐만요!! 일단 퐁부터 해요!!!

#0 Spot 9

익숙한 거리, 익숙한 사람들, 익숙한 밀크티 냄새…… 한 모퉁이를 지나자, 이 헬스장이 어째서 그렇게 눈에 익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유는 바로 그 유명한 밀크티 카페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0 Spot 9

일주일 전에 난 이곳에서 카나와 매니저님을 만났고, 그로 인해 아이돌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까지 얻게 되었다. 나는 걸음걸이를 늦추곤 다시 그때의 기쁨을 회상하며 다시 이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0 Spot 9

그리고…… 밀크티를 사기 위해 줄을 서던 중, 거대한 양산과 선글라스를 쓰고 괴상한 수염을 붙이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나의 시선을 느끼자, 상대방은 갑자기 제 발 저리듯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var:player_nickname}, 우연이네……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이번엔 친구랑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는 변명은 할 수 없겠지?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어쩌면 카나의 발이 혼자서 다른 생각이라도 했던 걸까나?

#0 Spot 9

난 그제서야 매니저 님이 왜 그렇게 자주 한숨을 쉬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난 결국 눈살을 찌푸린 채, 손을 뻗어 카나를 밀크티 행렬에서 끄집어내곤 그대로 트레이너 선생님의 앞으로 다시 데려다 놓았다.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이번엔 트레이닝 룸 입구에서 지키고 있을 거야, 더 이상 밀크티를 사러 갈 기회 따윈 없어. 매니저 님이 정해 두신 목표까진 아직 멀었으니까, 열심히 하도록!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에휴…… 네 VIP 좌석을 위해서 카나가 희생해야 하는 게 너무 큰걸.

#0 Spot 9
헬스 트레이너

{character:헬스 트레이너}카나 씨, 밀크티는 다이어트 기간엔 절대 건드려서도 안되는 음료예요. 방금 전의 일도 있고, 무료로 추가 트레이닝을 해 드리겠습니다. 이렇게라도 저라는 트레이너를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흑흑, 그럴 필요까지야.

#0 Spot 9
헬스 트레이너

{character:헬스 트레이너}하지만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var:player_nickname} 씨, 그 패…… 퐁 했나요?

#0 Spot 9
player

{character:후지타 카나}……

#0 Spot 9

여기에도 마작 애호가가 있었다니. 하지만 그것보다, 지금은 카나의 다이어트에 더 집중해야 되는 거 아닌가? 난 부디 매니저님이 이한시로 돌아오시기 전에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랄 뿐이었다.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매…… 매니저님! 어째서 여기에!? 공연이 끝나기까지 아직 이틀이나 남지 않았나요?!

#0 Spot 9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다른 사람을 시켜서 미야를 케어하라고 했어요, 급히 돌아온 건 다이어트의 진척을 확인하기 위해서죠. 카나, 멍 때리지 말고 어서 체중계에 올라가 봐.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도살장에 끌려가는 느낌인걸.

#0 Spot 9

카나가 표정으로 아무리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어도, 매니저 님의 강한 요구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디지털 체중계의 숫자가 오락가락 요동치다 이내 한 숫자에서 멈춰 섰다.

#0 Spot 9
매니저

{character:후지타 카나}……

#0 Spot 9
player

{character:후지타 카나}……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

#0 Spot 9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비록 "다이어트 계획 실패"라는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카나의 체중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놀랍네요.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하지만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분명히 어제 카나한테 두 시간 추가 트레이닝을 시켜 줬을 텐데, 어떻게……

#0 Spot 9

싸늘하다. 비수가 가슴에 날아와 꽂힌 기분이었다. 그리고 카나가 나와 매니저 님 사이의 어리둥절한 눈빛에 스스로 양심에 찔렸는지 고개를 숙이고 헛기침을 했다.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어제 추가 트레이닝으로 너무 힘들었는지, 밤에 배가 고파서 잠이 안 오더라고…… 근데 마침…… 치킨집의 광고를 보게 돼 버려서…… 그래서……

#0 Spot 9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이어서 매니저 님과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0 Spot 9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일찍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그럼 지금이라도 지난 과오를 돌이킬 기회를 주도록 해야겠어요. 카나, 그럼 오늘부터는 내가 직접 트레이닝을 감독할게. 트레이너에게 훈련량을 배로 늘려달라고 할 거야, 빠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길 바라.

#0 Spot 9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앗, 매니저 언니, 안돼요!

#0 Spot 9

하지만 울부짖는 건 카나 뿐만이 아닌, 바로 옆에서 억울하게 당해 버린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VIP석 티켓은, 그렇게 하룻밤의 야식으로 멀리 날아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0 Spot 9

그러나 다행히도 매니저 님께서는 나에 대해선 따로 죄를 묻지 않으셨고, 그래도 티켓은 전달해 주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타들어간 나의 마음은, 그렇게 약간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조금의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었다.

연애설

인연 Lv.5 오픈

Possible Endings

End3. 루머 해명
희망의 보옥 ×1
End4. 자체 발광
월광의 복주머니 ×1 코인 ×12000

Scenario Script

Spots 6, Scenes 248, Choices 2, Endings 0

#0 Spot 1

마작, 그것은 이한시 시민들이 가장 즐겨 하는 오락 활동이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친구들끼리 모여 탁탁 마작을 치다보면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0 Spot 1

그렇기에 마작장은 언제나 이한시에서 가장 환영받는 장소이다. 이곳에서는 고령의 어르신부터 세 살 어린이까지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막 다이어트를 끝내고,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활기찬 아이돌, 후지타 카나까지도 말이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콘서트까지 겨우 2주 남았는데 마작을 하려고 외출하다니, 정말 괜찮은 거야?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var:player_nickname}, 날 만나는 게 기쁘지 않은 거야?

#0 Spot 1

앞에 앉아 있는 소녀는 이번에는 기이한 변장을 하지 않았다. 칠흑의 눈동자와 주홍빛 입술. 아무렇게나 뒤로 쓸어넘긴 분홍색 장발. 눈가에는 그 나이대 특유의 발랄함이 돋보였다. 거기에 화난 표정을 짓겠다고 양쪽 볼을 부풀린 모습이 귀여움을 더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그럴 리가. 네가 착각한거야. 콘서트 전까지는 널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매니저님이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널 마작장에 보낼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거든.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흥흥, 정말 억울해. 이번에 카나가 여기 온 건 다 너 때문인데.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나 때문이라고?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래. 네 캣챗을 보고 주말에 마작장에 올 줄 알았어. 그래서 특별히 VIP 티켓을 전달해 주러 온 거라구…… 짜잔, 바로 이거야! 어때, 어때? 예상 못했지? 대표님을 제외하면 네가 카나한테 직접 티켓을 전달받은 유일한 사람이라구.

#0 Spot 1

난 카나에게 티켓을 건네받은 뒤, 티켓을 앞뒤로 뒤집어 가며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감출 수 없을 정도로 피어난 나의 미소는 나의 기쁜 마음을 여과없이 대변하고 있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고마워! 그래도 앞으론 전화 한 통만 주면 내가 직접 회사로 가지러 갈게, 힘들게 네가 오고 갈 필요없어.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어떻게 그래? 그러면 매니저 언니한테 핑계대고 나와서 마작 칠 기회가 사라지잖아.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그게 아니라……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결국은 마작 하러 뛰쳐나온 거였구만!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쉿── 목소리 낮춰!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지나가던 소속사 직원이 우리 대화를 듣고 매니저 언니한테 일러바치기라도 하면…… 카나는 앞으로 외출하기가 더 힘들어질 거라구.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냐, 아냐. 이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자. 그러고 보니 우리 저번 다이어트 이후로 거의 두 달 동안 못 만났네. 카나랑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

#0 Spot 1

카나는 나한테 속내를 들킨 게 부끄러웠는지, 내게 다가와선 팔을 껴안으며 좌우로 흔들어대었다. 바로 수긍을 하려고 하던 그때, 갑작스러게 울린 휴대폰 벨소리에 흐름이 끊기게 되었다.

#0 Spot 1

벨소리는 카나가 메고 있던 가방으로부터 흘러나왔다. 그녀는 미안하다는 눈짓과 함께 몸을 일으켜 전화를 받았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매니저 언니? 네, {var:player_nickname} 하고 만났어요…… 네? 일이요? ……주변엔 {var:player_nickname}밖에 없어요, 얘기해도 괜찮…… 에에?! 뭐라구요?!

#0 Spot 1

카나는 매니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아한 표정과 함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자 마작장 로비에 있던 사람들이 목소리에 이끌려 이곳을 쳐다보기 시작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키곤 그녀에게 향하는 시선들을 차단하며 죄송하다면서 손짓했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믿을 사람이 있을까요…… 음, 저흰 지금 마작장에 있어요. 전화 끊고 위치 보내드릴게요…… 응응, 알겠어요…… 걱정 마세요, 안전엔 신경 쓰고 있으니까.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무슨 일이야? 내가 도울 일이라도 있어?

#0 Spot 1

매니저와 대화하는 카나의 말투가 굉장히 다급해진 걸 보니, 아마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었다. 그녀가 전화를 끊자, 난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매니저 언니가…… 누군가 캣챗에서 내가 연애를 하고 있다면서 관련된 대화 내용 캡쳐들을 올렸대. 그리고 마치 자신이 버림이라도 받았다는 듯이 글을 썼다는 거야. 이미 인터넷에 소식이 많이 퍼져서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하고.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엥? 딱 봐도 가짜 같은 소식인데 믿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하하, 역시 {var:player_nickname}. 우리 둘 다 똑같은 말을 했네. 모든 팬들이 너처럼 날 굳게 믿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대부분의 팬들은 이성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영향을 받는 팬들도 꽤 있으니까 말이지.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래도 회사에선 이미 최초 유포자랑 적극적으로 연락을 시도하고 있대. 그쪽에서도 좀 협조적으로 나와줘야 할 텐데…… 그리고 매니저 언니가 그 소식에 영향을 받은 팬들이 과격한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고 해서, 우리를 회사로 데려다 주겠대.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안전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일이지. 잠깐, 너 방금 우리……라고 했어?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응, 카나가 방금 말 안 했나? 매니저 언니가 우리를 데려갈 거라고 했어. 구체적인 건 만나서 얘기해 준대.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내 직감이 말해 주고 있다. 분명 회사에 인력이 모자라니까, 날 데려다가 부려먹을 속셈인 거야.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훗, {var:player_nickname}, 그럼 그냥 '도망'갈 거야?

#0 Spot 1

카나는 그러면서 '친절하게도' 손가락으로 출구를 가리켰다. 하지만 날 째려보는 그녀의 눈빛에서 '티켓을 회수하겠어'라는 무언의 압박이 전해져 왔다.

#0 Spot 1

분위기 파악을 잘 하는 것도 능력이라 했던가…… 난 결국 즉시 카나의 옆에 앉아 그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그럴 리가?! 난 그냥, 매니저님께서 도착하기 전에 같이 캣챗에서 정보를 수집해 보자는 거였어. 그럼 시간도 절약될 테니까 말이지.

#0 Spot 1

카나는 이런 나의 해명에 매우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들면서 내 옆으로 붙어 앉아 캣챗을 열곤, 로그인 되어 있는 자신의 계정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뭐 심은 데 뭐 난다' ……? 부계정 이름이 독특하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지금은 그런 일에 신경 쓸 때가 아냐. 어디 보자…… #후지타카나_연애폭로 … 역시, 이미 검색어 순위에 올라갔어. 응? 실시간 피드에 있는 사진은…… 마작장?!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나도 보여 줘 봐!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30분이나 지났는데 입장 발표가 없네, 거의 사실인듯. 이제 합리화 하지 말고 그냥 사실을 받아들이자."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연예인 걱정이 제일 쓸데없다고는 하지만 불난 집 구경하는 건 재밌지."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래서 후지타 카나의 연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데? 말투를 보니까 나이가 많아 보이진 않는데… 채팅 기록 말고 다른 건 하나도 없는 거 보면 그냥 쓰레기 기사라고 생각됨."

#0 Spot 1

카나는 낮은 음성으로 온라인 댓글들을 서서히 읽어 내려갔다. 대부분은 그녀에게 매우 불리한 여론이었고, 우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의식하게 되었다. 카나의 위치가 노출되면 그녀를 걱정하는 팬들도 모여들겠지만, 감정이 격해져 과격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0 Spot 1

이런 상황에서, 카나를 팬들과 직접 만나게 하는 건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다.

#0 Spot 1
카나에게 매니저님의 뜻을 따르자고 한다 → Spot 2
카나에게 잠시 다른 곳에 가서 피해 있자고 한다 → Spot 3
#0 Spot 2

마음 같아선 카나를 데리고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이성이 날 불러 세웠다. 매니저님은 이런 일을 처음 겪어 본 나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속사에서는 이미 직원들이 사태를 진정시키고 있을 것이다.

#0 Spot 2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냉정을 되찾고 다시 한번 현재 상황을 분석해 봤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지금 마작장 로비에 계속 있는 건 좋지 않아. 만일 과격한 팬이 나타나면 마찰이 생길 수도 있어. 이 마작장엔 단독 룸이 있을 테니까, 거기로 가서 조금 더 안전하게 매니저님을 기다리자.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와, {var:player_nickname}, 엄청 침착하구나. 방금 매니저 언니의 또 다른 버전을 보는 것 같았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그 '매니저'가 지금 룸으로 가기를 '명령'할게. 대중들로부터 최대한 모습을 감추자.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알았어. 충성, '매니저'님!

#0 Spot 2

마작장의 룸은 간소했다. 마작 테이블, 의자들, 그리고 벽에 걸린 몇 가지 그림. 고상하지만 따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 처한 게 아니었다면, 분명 이곳에서 오후 시간 전체를 쏟아붓고 싶었을 것이다.

#0 Spot 2

하지만 긴장한 나에 비해, 옆에 있는 카나의 모습은 매우 가벼워 보였다. 소녀는 팔을 펴곤 나른한 듯 기지개를 켰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매니저 언니, 늦네에…… 빨리 안 오려나. 일단 이 창문으로 바깥이 보이니까, 우선 여기로 바깥 상황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아.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마작장 사장님이 여긴 아직 정식으로 오픈한 곳이 아니여서 단골들도 모르는 장소라고 했어, 우리한테만 예외적으로 빌려준 거야. 그래서 깨끗해 보이긴 해도 아직 소독이나 방역 작업은 안해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있을지도 몰라.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꺄아아아아!

#0 Spot 2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나가 날 향해 달려와선 팔을 꼭 붙잡으며 머리를 내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왜 그래?

#0 Spot 2

소녀는 갑작스레 내 품속으로 파고들어 호흡을 가파르게 내쉬기 시작했다. 복숭아 같은 눈에 나의 모습이 비쳐 보였고, 그렇게 카나의 모든 것이 나의 세상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녀와 알게 된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렇게 가깝고 허물없는 순간은 처음이었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차…… 창문 쪽에 벌레가 있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엥?!

#0 Spot 2

고개를 들어 카나가 가리킨 방향을 보니, 카나를 놀라게 한 그 벌레가 더듬이를 흔들며 유유히 떠나고 있었다.

#0 Spot 2

이런 작은 해프닝을 겪고나니 나도 긴장이 풀렸는지, 몸 전체가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후…… 드디어 웃었다. 계속 너무 긴장한 것 같길래 그러다 스트레스 받아서 쓰러지는 건 아닐까 엄청 걱정했다니까.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방금은 일부러 나한테 다가왔던 거야?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꼭 그렇지만은 않은걸. 나도 조금은 무서웠다구. 하지만 껴안은 건, 뭐랄까……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팬에게 주는 보상 같은 건가?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회사에서 준비해준 공식 입장 같은 답변이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여긴 기자 발표회가 아닌걸. {var:player_nickname}, 조금 더 과감하게 생각해봐~ 예를 들어, 방금 껴안은 건 우정을 뛰어넘어서 다음 단계를 향해 가기 위한 무언가라던가.

#0 Spot 2

카나와 룸에 틀어박힌 채 휴대폰으로 동풍국을 두 판정도 끝냈을 때였다. 매니저님이 드디어 도착했고, 두 사람이 무사한 걸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우리를 카나의 '유모차'로 데려왔다.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일이 복잡하니까 간단하게 설명할게.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30분 전에 우리 쪽에서 이미 카나의 연애 사실은 악질 루머라는 소식을 발표했어. 법적 대응도 진행하기로 했고, 팬들도 대부분 긍정하는 분위기야.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근데 바로 방금 전에, 누군가가 온라인에 흐릿한 사진을 한 장 올렸어, 카나와 새로운 애인의 나들이 사진이라면서 말이지. 그 사진 때문에 안티들이 열 올리면서 다시 소식을 퍼뜨리는 중이야.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이대로 두고 보기만 한다면, 2주 뒤에 열릴 콘서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야. 심지어 W.I.N의 앞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0 Spot 2

매니저님은 여기까지 얘기한 뒤 말을 멈추곤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어 우리에게 건냈다. 그리곤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이것이 이번 일의 시작이라는 듯한 의사를 전해 왔다.

#0 Spot 2

사진 속 평범한 옷을 입은 여성은 무대에 서 있지 않아도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흐릿한 모습조차도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다.

#0 Spot 2

그리고 그녀의 옆에 있는, 그녀와 굉장히 깊은 관계처럼 보이면서, 손을 뻗어 카나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 이 사람은……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이건…… 나?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빙고, 잘 맞추셨네요.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크흠, 이건…… 매니저님, 제 말 좀 들어 보세요. 이때 상황은 사실……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상황이 어쨌든, 지금은 딱히 중요하지 않아요. 아무튼, 지금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이 캣챗의 주인을 찾는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람이 나타나서 해명을 해 준다면 더 좋겠죠.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냉철한 사랑꾼 이대추'…… 이 아이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이대추는 최근 업계에서 뜨기 시작한 파파라치야. 너도 가십 커뮤니티 어딘가에서 봤겠지. 업계 친구의 말로는, 이대추가 지금 번화가의 영화관 근처에 있다는 모양이야.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루머 수습은 시간이 관건이야. 안전띠 꽉 메. 바로 출발한다!

#0 Spot 2

하지만 영화관이 A와 B 구역으로 나뉘어져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린 가급적 빠르게 타깃을 찾아내기 위해 팀을 나눠 수색에 들어가기로 했다.

#0 Spot 3

매니저님은 우리한테 그대로 기다리라고 했지만… 격분한 팬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매니저님이 우리를 먼저 찾아내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0 Spot 3

마작장 로비에서는 이미 소식통이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단지 단골들의 정을 생각해서 당장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조금 난감한걸……

#0 Spot 3

진퇴양난의 순간, 등 뒤에서 뻗어온 손이 나의 손가락에 깍지를 걸어와 이유도 모른 채로 나를 끌곤 갑작스레 밖으로 달려 나갔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자, 잠깐…… 카나?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응? 두리번거리던 게 날 데리고 떠나려는 거 아니었어?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그런 뜻은 있었지만, 매니저님이……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매니저 언니랑 전에 같이 외부 공연을 다니는 동안 회사에서 별의별 전화가 다 걸려왔었지. 당시에 매니저 언니는 날 데리고 다니면서도 계속 업무를 처리했는데, 회사에서 온 요청을 거절할 때도 있었어.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지. "장수가 전장에서는 왕의 명령을 꼭 따르지 않아도 되는 법."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나도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넌 분명 나한테 있어서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해 줄 거라고 믿어.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러니까 {var:player_nickname}, 날 데리고 여길 떠나 줄 거지?

#0 Spot 3

눈앞의 소녀가 배시시 웃는다. 날 붙잡은 손은 전혀 풀어 줄 의사가 없어 보였다. 이미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잘 알고 있다는 듯이.

#0 Spot 3

한 사람에게 온전한 신뢰를 받는다는 건 얼마나 행운인 일일까. 나는 더 이상의 고민을 그만두고 카나에게 미소를 보였다. 내 마음은 이미 그녀와 함께 마작장을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가자, 그럼 사람이 적은 곳을 찾은 다음에 매니저님이랑 다시 연락해 보자.

#0 Spot 3

그렇게 카나와 나는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사람이 적은 골목을 골라 다녔지만, 카나의 아름다운 미모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으지 않을 수 없었다.

#0 Spot 3

어디를 가든 캣챗에 우리의 이동경로가 노출되었고, 때문에 우린 같은 곳에 오랫동안 머물 수 없었다.

#0 Spot 3

그리고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는 시간이 길어지자, 체력이 좋은 카나 역시 지친 모습을 보였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하아…… 하아…… 맹세하겠어, 앞으로 외출할 땐 절대 변장 세트를 놓고 다니지 않을 거야. 뒤에서 꿍꿍이를 꾸민 사람이 누군지 걸리기만 해봐! 똑같이 쫓겨 다니는 신세로 만들어주겠어!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매니저님 연락이 늦으시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야. 보아하니 당분간은 우리 스스로밖에 믿을 구석이 없겠는걸.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여길 봐봐, 방금 찾아낸 건데…… 안티들한테 찍힌 '애인과의 나들이 사진'.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이 사진에 나온, 내 옆에서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다듬어 주고 있는 사람…… 이거 너 아냐?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말한 '애인'은……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흠흠, 그것도 나겠지.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응…… 그렇다면, 이건……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응?

#0 Spot 3

나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카나를 향해 귀를 갖다 대었다. 그러자 언제나 발랄했던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화제를 돌렸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내 생각이 맞다면 이 사진은 몇 개월 전에 우리가 같이 외출했을 때 찍힌 거야. 뒤에 있는 이 가게에선 당시 W.I.N의 데뷔곡을 틀어놨던 게 기억이 나.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멀지 않은 곳에 이 가게가 있는데, 한번 살펴보러 가 볼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그래, 이렇게 피해 다니기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지. 매니저님이 오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두자.

#0 Spot 3

카나의 기억과 현장 대비 검증을 반복한 후, 번화가의 한 운동기구 판매점이 우리를 몰래 촬영한 위치인 것을 확인했다.

#0 Spot 3

이 발견은 우리를 격동하게 했다. 곧장 사장님께 소식을 물으러 갔지만 결과는 모두에게 실망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아잇, 손님. 오늘 가게에 사람이 없는 건 평일이라 그래요, 아직 다들 퇴근시간 전이잖아요.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그리고 이 거리가 이한시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아니지만, 특색 있는 곳으로 호평을 많이 받아요. 매일 오고 가는 손님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요.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오늘 오전에 왔던 손님의 특징이라면 어느정도는 대답할 수 있겠지만, 몇 개월 전 손님이라면 정말 기억이 안 나네요.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그렇군요, 실례했습니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이제 어떡하지?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이제 매니저님이 와서 해결해 주시길 기다리는 수밖에.

#0 Spot 3

나는 고개를 저으며 카나에게 미안한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가려 하던 그때, 가게 사장님이 돌연 카나의 이름을 외쳤다.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카나쨩?!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여기 들어오고 나서 계속 뒤만 돌아 보고 있었는데, 딱 한 마디 했다고 바로 알아채다니?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카나의 매력은 도저히 감출 수 없다는 게 설명됐네.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카나, 저, 전 당신의 팬이에요! 모든 앨범을 다 샀다구요, 홍보 모델로 있었던 모든 제품도 다 갖고 있구요! 후…… 좋아하던 아이돌을 만나게 되다니, 진짜 대박이네요! 어릴 때부터 카나의 노래를 들으며 커왔을 정도라구요!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훗……

#0 Spot 3

가게 사장은 아무리 적게 봐도 서른이 넘어 보이는데, 카나의 노래를 들으며 컸다는 건 확실히 과장인 듯 싶었다. 한눈에 봐도 그는 흥분한 나머지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0 Spot 3

그리고 상대가 자신의 팬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카나는 밀려오는 피로를 뒤로하고 바로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그럼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의 응원에 감사해요, 앞으로 더욱 노력할게요!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여기에 온 건, 연애 사진 때문이죠? 분명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하지만 방금……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그건…… 확실히 당시 가게에 있던 손님의 특징은 기억이 안 나지만, 가게에는 고화질 CCTV가 있어요. 자료는 6개월 동안 보존되거든요.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카나쨩이 필요하다면 바로 자료를 가져올게요, 마음껏 보세요.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별 거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카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영광이죠!

#0 Spot 3

가게 사장님의 도움으로 우린 영상 자료를 통해 빠르게 의심이 가는 인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0 Spot 3

그 사람은 운동복 차림에 썬캡을 쓰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여름에 입을 스타일과는 아무래도 동떨어진 복장이었다. 게다가 망원렌즈 카메라를 든 채 점원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유리창 너머로 셔터를 누르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0 Spot 3

나는 휴대폰으로 그 CCTV 영상을 찍어 카나와 매니저님에게 전송했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이 사람이 바로 이번 스캔들 사건의 최초 유포자겠군.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근데 이 사람…… 어딘가 낯이 익은데.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사장님, 이 사람을 아시나요? 혹시 단골인가요?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아뇨아뇨, 제가 어떻게 카나쨩에게 위해를 가하는 인간을 알고 있겠습니까!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단지…… 이 녹화 영상과 비슷한 차림을 한 사람이 그쪽이 오기 전에 가게에 들르긴 했었어요. 영화관 근처에서 누굴 만난다는 듯한 통화 내용도 들었고, 굉장히 건들거리는 말투였죠.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물건을 구매할 것 같지도 않아서 신경을 안 썼어요, 그래서 녹화 영상 속의 저 사람이라고 확실히 단정하긴 힘들겠네요.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괜찮아요, 카나를 도와주려고 해 주신 것만 해도 굉장히 감사한걸요.

#0 Spot 3
사장님

{character:사장님}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0 Spot 3

"띠링". 그 순간 알림음과 함께 휴대폰이 진동하며 아이돌과 팬 사이의 인사치레를 끊어냈다. 이어서 매니저님에게서 온 메시지를 열어보자 장문의 내용이 눈앞에 펼쳐졌다.

#0 Spot 3

[매니저] 이건 어디서 찍은 건가요?

#0 Spot 3

[매니저] 이 사람은 업계에서 나타난 지 얼마 안 된 신인 파파라치예요, 이대추라고 하죠. 최근 연예인 몇몇 스캔들을 연속으로 터뜨렸고, 진위 여부는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에요. 그리고 그 점이 오히려 팔로워를 늘리는 계기가 되었죠.

#0 Spot 3

[매니저] 캣챗을 살펴본 결과, 어떤 피드에서 그가 댓글을 남긴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자신이 번화가에 있는 영화관에서 누구를 만나기로 했다는 글이 있던데, 아마 거기서 그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0 Spot 3

[매니저] 스캔들을 잠재우는 건 결국 시간 싸움이에요, 그 파파라치가 우리에게 협조해 주면 좋겠네요. 그럼 바로 영화관으로 가보죠, 이 녀석을 반드시 찾아야만 해요!

#0 Spot 3

하지만 뜻밖에도, 영화관은 A, B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다.그래서 우린 가급적 빠르게 타깃을 찾아내기 위해 일단 매니저님과 만난 뒤, 두 팀으로 나뉘어서 수색하기로 결정했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우리가 찾는 게 저 녀석이지?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쉿,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면 안 돼, 그럼 쉽게 눈치채고 말거야. 일단 같이 영화를 보러 온 것처럼 변장을 하자, 그래야 기습할 수 있어.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흥미진진하다고 느끼는 것 처럼 보이는걸……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그럴 리가. {var:player_nickname}, 그건 착각이야!

#0 Spot 4

그렇게 나와 카나는 구석진 어두운 곳을 찾아 상황을 살폈다. 그리고 상대방의 신분을 확인한 뒤 매니저에게 소식을 전달했다.

#0 Spot 4

파파라치 이대추는 어쩌면 자신의 승리를 예감한 듯이, 자신을 감추기는 커녕 대놓고 로비 중앙에 앉아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0 Spot 4

약 10분 뒤, 마스크를 쓴 사람이 이대추의 맞은편에 앉아 가방에서 파일을 꺼낸 뒤 그에게 건넸다.

#0 Spot 4

두 사람의 동작은 과격해 보였고, 아무래도 소통에 문제가 있는 듯했다. 어쩌면…… 저 둘은 한패가 아닐지도 모른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잘 안 들리는걸. 더 가까이 가 볼까?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방금 누가 쉽게 눈치챌 수도 있다고 걱정했더라?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대화 내용이 궁금하지 않아? 직감이 말해 주고 있어, 이 사건에는 분명 반전이 있다고.

#0 Spot 4

가십을 즐기는 카나의 심리를 알고 있던 나는, 로비를 훑어본 뒤 그녀에게 다른 구석진 곳을 찾아 도청을 해 보라며 손짓했다.

#0 Spot 4

그러던 중 카나가 실수로 영화관의 홍보용 입간판을 넘어뜨렸고, 넘어지는 소리에 티격태격하던 파파라치들의 시선은 곧바로 카나를 향했다. 그리고 그들은 카나를 발견하자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0 Spot 4
? ? ?

{character:? ? ?}!!!

#0 Spot 4
이대추

{character:이대추}튀어!!

#0 Spot 4

쓰러진 입간판에 나의 추격은 저지되었고, 당장 붙잡을 수 있는 건 한 명 뿐이었다.

#0 Spot 4
좌측의 파파라치를 쫓는다 → Spot 5
우측의 복면 마스크를 쫓는다 → Spot 6
#0 Spot 5

파파라치 이대추는 현재 우리의 목표다. 때문에 나는 고민 없이 왼쪽으로 손을 뻗어 그를 붙잡았다.

#0 Spot 5
이대추

{character:이대추}아야, 살살해요. 교양있게 좀 다뤄줘요. 성격이 뭐가 이리 급합니까.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교양을 논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몰래 찍고 다니지 않아.

#0 Spot 5
이대추

{character:이대추}이건…… 약간의 오해가 있어요, 내 카메라를 걸고 맹세할게요. 내 사진에는 절대 한 줌의 거짓도 없다고.

#0 Spot 5
이대추

{character:이대추}후지타 씨, 어서 이 친구 좀 말려봐요. 손 좀 놔 달라고요. 안 그러면……

#0 Spot 5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안 그러면?

#0 Spot 5

매니저님이 급하게 쫓아와 때 마침 파파라치의 말을 이어갔다.

#0 Spot 5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카나, {var:player_nickname} 씨를 데리고 밖에서 기다려, 내가 이 분이랑 얘기 좀 해 볼게.

#0 Spot 5
이대추

{character:? ? ?}……

#0 Spot 5

역시 엔터계에서 스타 메이커로 불리는 매니저였다. 심각한 현장 분위기에 상대방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했고, 결국 이 대화의 결말은 오직 하나로 끝맺어질 것이다.

#0 Spot 5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사건 해결.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이렇게 빨리요?

#0 Spot 5
매니저

{character:매니저}10분이나 낭비했어요, 빠르지는 못했죠. 그는 오늘 중으로 자기가 올린 사진이 이슈몰이를 해서 조회수를 올리려던 수작이었다고 해명할 거예요.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절대 본인한테 이득이 생기는 일은 아닐 텐데, 음…… 그 사람은 어째서 동의한 거죠?

#0 Spot 5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대표님이 거부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했을 뿐이죠.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훗, 안심하라구. 매니저 언니가 나서서 해결 못하는 일 따위는 없다고.

#0 Spot 5

소녀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분위기를 유쾌하게 환기시켰다. 그리고 매니저님이 손을 뻗곤 카나의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0 Spot 5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너는 정말 답이 없구나……

#0 Spot 5

난 익숙한 장면이 펼쳐지는 바람에 순간 실소를 터뜨렸다. 일전에 카나가 몰래 밀크티를 마시러 나온 걸 발견했을 때도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었다. 보아하니 카나는 평소에 비슷한 일을 많이 벌여왔던 모양이다.

#0 Spot 5

이번엔 무엇이 다르냐고 묻는다면, 아마…… 매니저님에게 혼나는 사람이 나까지 한 명 늘었다는 것이다.

#0 Spot 5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두! 사! 람! 앞으로 외출할 땐 조심하고, 오해 살 만한 행동은 삼가도록 해요, 알겠나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가만두지 않겠어요.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흠흠, 알겠다구요……

#0 Spot 5

카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매니저님께서 돌아서는 순간, 카나가 날 향해 갑자기 윙크를 날렸다. 비록 말은 없었지만 난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챌 수 있었다.

#0 Spot 5

'알겠습니다, 다음에도 그런 일 있도록 하겠습니다.'

#0 Spot 5

매니저님께서 너무 크게 화내시지 않기를 바란다. 어쨌든…… 나와 카나의 생각은 같으니 말이다. 우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서로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0 Spot 6

복면 마스크는 아무래도 업보가 많았던 모양이다. 도망치는 과정에서 발이 미끄러지며 넘어질 뻔한 덕분에 내게 그를 붙잡을 기회가 생겼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당신 누구야? 파파라치의 동료야?

#0 Spot 6
? ? ?

{character:? ? ?}……

#0 Spot 6

어째서인지, 복면 마스크는 나의 질문을 받더니 다시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좌우로 버둥대던 중, 매니저님이 급하게 쫓아와 그를 간신히 제압했다.

#0 Spot 6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이 친구는……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잠깐만요, 매니저 언니.

#0 Spot 6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응? 카나, 무슨 일이야?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니에요. 이 사람, 계속 떨고 있길래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역시 제가 물어볼게요.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안녕하세요, 악의는 없어요. 단지…… 으아앗, 왜 우는 거예요?!

#0 Spot 6

카나가 입을 열자마자, 구석에 몰려 있던 복면 마스크는 갑자기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자포자기 상태로 바닥에 주저앉은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0 Spot 6
? ? ?

{character:? ? ?}흑흑흑, 카나…… 카나쨩…… 미안해…… 흑흑흑……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만 그만, 울지 마요. 얼굴까지 다 부었네요, 어서 눈물 닦아요. 더 이상 울었다간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구요.

#0 Spot 6

소녀의 배려심 깊은 위로의 목소리에 복면 마스크는 드디어 울음을 그쳤다. 그리고 서서히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이 복면 마스크의 정체는 바로 중학생이었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에……?

#0 Spot 6
중학생

{character:중학생}이 일은 친구와의 장난에서부터 시작됐어요, 그때……

#0 Spot 6

중학생이 한바탕 설명을 마친 끝에, 나는 드디어 이 이야기의 퍼즐 조각을 맞출 수 있었다.

#0 Spot 6

중학생과 그의 친구는 카나의 팬이었고, 두 사람은 같이 카나인척 하는 계정을 만들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이로써 ‘아이돌’과 직접 대화한다는 꿈을 이룬 것이다.

#0 Spot 6

그리고 장난삼아 채팅 기록을 공개했는데, 그게 마침 카나의 안티들에게 걸려들었다. 사건이 점점 커지자 파파라치가 장난으로 만든 모방 계정을 진짜 카나의 부계정으로 착각하고, 사진으로 거액의 금전을 요구한 것이다.

#0 Spot 6

중학생은 직접 만나 설명을 하려 했지만, 그와 만나자마자 진짜 후지타 카나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친 사실에 대해 미안한 마음에 결국 도망을 선택했다.

#0 Spot 6
중학생

{character:중학생}죄송해요, 카나쨩…… 나, 나는……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괜찮아.

#0 Spot 6
중학생

{character:player}엥?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넌 카나한테 해를 끼치려던 게 아니잖아, 사진이 유출된 뒤로 오해를 막기 위해서 캣챗 계정도 삭제했고, 네가 다른 사람한테 해명하려던 것도 이미 봤고 말이야. 그리고 일이 이렇게 커진 것도 네가 원한 바는 아니었겠지.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모든 게 오해였으니까, 당연히 용서해야지. 게다가 넌 나의 팬인걸, 아이돌로서 조금 관대할 필요가 있지.

#0 Spot 6
중학생

{character:중학생}하지만…… 파파라치를 잡지 못했잖아요. 정말 못된 인간이에요. 저한테 카나랑 관련된 조작 사진도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만약 제가 말을 안 들으면 고의로 조작된 사진을 더 많이 유포해서 스캔들을 계속 터뜨린 다음 카나를……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건 걱정 마, 매니저 언니가 잘 처리해 주실 거야. 그렇죠?

#0 Spot 6

소녀가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이자 매니저님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0 Spot 6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넌 정말 답이 없구나. 어쨌든, 학생. 학생은 나랑 같이 우리 회사에 한번 들러야겠어요, 공식 발표에 협조해 주세요.

#0 Spot 6
중학생

{character:중학생}네네, 당연하죠.

#0 Spot 6

이후 영화관의 문을 나서고 나서야 저녁이 다가온 것을 깨달았다. 마치 우리의 사건 해결을 축하하듯, 저 멀리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구름이 눈에 들어왔다.

#0 Spot 6

카나를 데리고 돌아가는 길. 하지만 항상 쾌활했던 소녀는 고개를 숙인 채로 침묵하고 있었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무슨 일 있어?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var:player_nickname}, 혹시 나한테 또 잘못된 부분이 있었는지 생각하고 있었어.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응?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오늘 일은 비록 오해였다지만, 결국 간단한 사건이 모두가 다 알게 될 정도로 퍼지게 된 건 최초에 나쁜 마음을 먹고 퍼뜨린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잖아.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모든 아이돌에겐 '안티'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건 우리가 반드시 겪어야 하고, 또 짊어져야만 하는 거잖아. 그래도 괴로운 걸 참을 순 없어…… 어째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카나를 미워하는 걸까?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처음 무대에 올랐을 땐, 그저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싶어서였어.

#0 Spot 6

카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나를 바라보았다. 목소리에선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0 Spot 6

여고생 아이돌이란 타이틀이 그녀에게 가져다 준 것은 빛나는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말 못할 고뇌들 또한 분명히 존재했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이 세상에선, 네가 아무리 잘 해도 결국 누군가는 불만을 품게 될 거야.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네가 아무리 착하다 해도, 누군가는 네가 그다지 따뜻한 사람이 아니라고 여기겠지. 그리고 누군가는 네가 따뜻한 사람이긴 하지만 별로 쾌활하진 않다고 여길 수도 있을 거야.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모든 것을 쏟아부어 환심을 사려 해도, 아무리 따듯하게 사람을 대해도, 누군가는 너를 눈엣가시 대하듯 대할 수도 있어. 심지어 너를 질투해서 헐뜯고, 끌어내리려는 사람도 있겠지.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왜냐면 누군가에 대한 좋고 싫음은 사실 네 자신과는 별 관계가 없는 법이거든. 그런 건 단지 타인의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야. 그러니 네가 해야 할 일은 오직 자신을 더 빛나는 진주가 되게 가꿔서 모든 사람이 너의 아름다움을 무시할 수 없도록 만드는 거야.

#0 Spot 6

태양이 지평선 밑으로 떨어지며 거리의 불빛이 들어왔지만, 완전히 햇빛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 석양 아래, 후지타 카나의 눈은 무척이나 빛나 보였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더욱 빛나는 진주가 된다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다른 사람의 평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대하다 보면, 모두들 언젠가 나의 빛나는 부분을 보게 될 거야.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바로 그거야, 카나. 좋은 자세인걸.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럼…… 지금 바로 연습실로 돌아가서 콘서트 안무를 더 연습해야겠어!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엥?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이번 콘서트는 더 완벽하게 하고 싶어. 그건 팬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너 때문이기도 해. 매번 지치고 힘들 때마다 네가 옆에서 날 격려해 줬잖아. 그러니까, 나는 널 위해서 더 노력할게!

#0 Spot 6

하늘 끝의 노을이, 아름답게 피어난 장미꽃처럼 소녀의 얼굴을 붉게 비췄다.

#0 Spot 6

그 순간 나는 무심코 주머니 속의 티켓을 짚어 보았다. 이건 더 이상 아이돌과 팬의 단순한 만남이 아니었다, 더욱 깊어진 나와 카나 사이의 약속이었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응, 나도 믿고 있어. 카나는 반드시 해내고 말 거야!

레인보우 콘서트

계약 오픈

Possible Endings

End5. 함께하는 미래
일광의 복주머니 ×1
End6. 네가 있어 참 좋다
기원의 두루마리 ×1

Scenario Script

Spots 6, Scenes 308, Choices 2, Endings 0

#0 Spot 1
미야

{character:미야}{var:player_nickname}, 여기야, 여기!

#0 Spot 1

카나 덕분에 소속사를 자주 들락거리던 나는 그곳 사람들과 제법 친분을 쌓게 되었다. 어떨 때는 직원들이나 W.I.N의 다른 두 멤버들에게 도움을 받는 일도 있었다.

#0 Spot 1

바로 지금처럼 스태프를 따라 주최 측 통로를 통해 콘서트장에 입장한 나는, 다른 팬들에 비해 몇 시간 앞서 '레인보우 콘서트'의 준비 현장을 볼 수 있었다.

#0 Spot 1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은 이미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분홍색, 빨간색, 파란색. 각기 다른 세 명의 멤버를 상징하는 응원 컬러가 겹쳐지며, 아이돌만의 활력과 넘치는 열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0 Spot 1

나는 손을 흔들며 미야에게 인사한 뒤, 발밑에 어지럽게 얽힌 케이블들을 조심스럽게 피해가며 VIP 관중석의 가장 앞줄로 가 그녀 옆에 앉았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지금 마지막 리허설 중이라고 들었는데, 왜 카나 혼자 무대에 있는 거야? 너하고 아카네는 안 올라가?

#0 Spot 1
미야

{character:미야}이 곡은 리더의 솔로곡이니까. 그래서 카나가 매니저 언니와 상의해서 동작을 한번 더 맞춰보겠다고 했어. 조금 더 일찍 왔다면 우리 리허설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 그래도…… 가장 화려한 무대를 마지막에 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음, 그 말을 들으니 더 궁금해지는걸.

#0 Spot 1
미야

{character:미야}히히, 리더 말로는 네가 전에 엄청 맛있는 치킨을 사줬다고 하던데, 나한테도 사 주면 정보를 조금 유출하는 것 정도는 가능할지도…… 아앗!

#0 Spot 1

미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반대편에 앉아있던 아카네가 이마를 가볍게 쳤다. 그녀는 미야의 공허한 시선을 무시한 채로 무대로 눈길을 돌렸다.

#0 Spot 1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쉿! 카나의 리허설이 이제 곧 시작해.

#0 Spot 1

난 허리를 곧게 펴곤 음악에 따라 움직이는 무대 위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치 실수로 인간 세계에 내려온 요정 같았다.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흔들어 놓고, 가장 충성스러운 자에게 축복을 내려줄 것만 같은 그런 요정 말이다.

#0 Spot 1

난 카나가 춤으로 만들어 낸 세계에 금세 빠져들었다. 귓가에 박수 소리가 들려오고 나서야 겨우 무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0 Spot 1
미야

{character:미야}유후, 화려하네! 리더에게 박수~~!

#0 Spot 1

이윽고 관중석의 갈채가 카나의 주의를 이끌었다. 그리고 그녀는 무대 밑에 서 있는 날 보며 미안하다는 듯이 손짓했다. 이제 곧 매니저에게 가서 모니터링을 해야하기 때문에 지금은 나에게 인사를 하러 갈 수 없다는 의미 같았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괜찮아, 지금은 당연히 콘서트가 더 중요하지. 다 끝내고 와.

#0 Spot 1
아카네

{character:아카네}같이 가자.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응?

#0 Spot 1
아카네

{character:아카네}무대 위 퍼포먼스라면 카나는 분명 우리 그룹에서 최고의 아이돌이야. 그러니 나랑 미야도 카나를 보면서 배울 필요가 있겠지. 그리고… 너도 좀 더 카나랑 가까이 있고 싶잖아?

#0 Spot 1

턱을 받치고 있던 아카네는 무의식중에 카나의 발끝을 쫓고 있던 나의 눈빛을 캐치하고선, 날 위해 핑계를 찾아 주는 동시에 옆에서 짓궂게 웃고 있던 미야에게 무언의 압박을 했다.

#0 Spot 1

그리고 난 조금 민망하다는 듯이 헛기침을 하고는, 두 사람의 짓궂은 눈빛을 피해 황급히 도망쳤다. 이어서 등 뒤로 사이 좋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매니저 언니, 이 포즈를 취할 땐 카메라 감독님께 풀샷으로 찍어 달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그러네, 무대 조명이 있어서 동작이 더 시원해 보일 것 같아. 피디님, 이 부분 체크 부탁드려요.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그리고 여긴 제가 포지션을 조금 벗어났네요…… 주의할게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인이어 볼륨은 괜찮아?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지금 딱 좋긴 한데, 그래도 현장에서는 관중들 소리도 들릴 테니까 좀 더 높여도 괜찮겠어요.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그럼 관객들이 입장하면 상황에 맞춰서 다시 조정하자. 아카네, 미야. 너희들도 주의해.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네. 그리고 매니저 언니, 제 생각엔……

#0 Spot 1

나는 리허설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스태프들 뒤에 숨어 있었다. 그리고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대화를 통해 모두가 이번 콘서트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0 Spot 1

카나는 녹화된 한 장면 한 장면을 자세히 관찰하며, 매니저, 촬영 감독과 함께 더 나은 방안이 있을지 논의했다. 이번 투어의 첫 공연인 만큼 더욱 신경 써서 모든 면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 주기 위함인 것 같았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럼 이렇게 하는 걸로 하죠, 전 이제 준비됐어요.

#0 Spot 1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와르르 쏟아지던 전문 용어 '폭격'이 마무리되고 드디어 내가 기다리던 이야기가 들려왔다.

#0 Spot 1

하지만 그것이 나와 카나의 여유로운 만남을 허락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소녀는 간단하게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쳐내곤, 바로 고개를 돌려 그룹 멤버들을 무대 위로 올려 보냈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미야, 아카네. 이제 너희들이 리허설할 차례야. 미야는 무빙할 때 타이밍에 주의하고, 컷에 너무 욕심내진 마. 아카네는 카메라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줘, 특히 카메라 감독님이 클로즈업으로 전환할 때 말이야.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맞다, 이 곡에선 승강기를 사용할 거야. 안무 선생님한테 지도받은 게 우리가 마지막에 확정한 안무 맞지? 그리고 설비도 다시 점검해 봐야겠다……

#0 Spot 1

내가 봐오던 카나는 항상 애교가 가득하고, 해맑게 웃던 활발하고 귀여운 모습이었다. 이렇게 진지한 모습의 카나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심지어 옆에 있는 매니저와도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0 Spot 1

공연을 위해 이렇게 많은 것들을 확인해야 하는 줄은 몰랐다, 그리고 소녀의 계속되는 요구에 나까지도 긴장되기 시작했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 맞다. 그리고 팬들한테 나눠 줄 응원봉, 이것도 점검해 봐야지! 지금 바로……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잠깐만, 카나.

#0 Spot 1

매니저가 카나의 팔을 잡으며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카나. 콘서트 감독이나 스태프들의 일을 돕는 것보다도, 일단은 휴식을 취하는 게 더 중요해.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미야랑 아카네의 리허설은 내가 계속 지켜볼 거야. 무대 설비 쪽도 엔지니어들이랑 같이 점검할 거고.

#0 Spot 1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너 지금 너무 긴장하고 있어. 이 상태로 무대에 오르면 오히려 불안만 커질 뿐이니까 대기실에서 좀 쉬도록 하자.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줘야지.

#0 Spot 1

역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전설적인 매니저다웠다. 그녀는 한눈에 오늘 카나의 컨디션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0 Spot 1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하지만……

#0 Spot 1
카나에게 대기실에서 쉬도록 건의한다 → Spot 2
카나와 함께 시설을 점검한다 → Spot 3
#0 Spot 2

콘서트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서 카나는 잠시 뒤 무대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쏟아낼 것이다. 때문에 휴식은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나도 매니저의 말을 거들기 시작했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아직 콘서트 시작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일단 휴식을 좀 취해 보는 건 어떨까?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var:player_nickname}? 언제 오신 거죠?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음, 대략…… 매니저님이 한창 바쁠 때였을 거예요.

#0 Spot 2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그럼 카나를 데리고 대기실로 가 주세요, 당신이 있으면 카나도 마음이 좀 편해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var:player_nickname}…… 매니저 언니, 정말 '치사'해요.

#0 Spot 2

하지만 무대 위의 긴박함과 더불어, 무대 뒤 분위기 역시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분주한 모습으로 뛰어다녔고, 가끔 무대 조경을 들고 대기실 입구를 지나다니는 스태프들도 보였다.

#0 Spot 2

그리고 난 카나가 그런 것들에 더 이상 방해받지 않도록 대기실의 문을 닫아 버렸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어 보였다. 카나는 여전히 초긴장 상태였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미야하고 아카네의 리허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번엔 무대 승강기 말고 와이어 장치도 있는데, 이따가 다시 점검해 봐야겠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매니저님이 다 처리하실 거야, 카나는 이제 쉬는 것만 생각해.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 줘야지.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무대…… 맞다, 오프닝 안무의 밸런스를 맞춰 봐야 해, 꼭……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잠깐, 잠깐!

#0 Spot 2

이제 막 자리에 앉았던 카나가 다시 몸을 일으키려 하자, 나는 매너같은 건 생각할 틈도 없이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아 눌렀다. 그녀를 다시 자리에 앉히기 위해서였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카나, 네가 이번 콘서트를 엄청 신경 쓰고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매니저님의 말도 맞아, 지금 너한테 가장 필요한 건 휴식이야.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하지만 아직 못 끝낸 일들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W.I.N이 데뷔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미 수많은 콘서트를 해 왔잖아. 하지만 한 번도 무대 사고가 일어난 적은 없었지. 카나, 네 멤버들이랑 스태프들을 조금만 더 믿어 봐. 모두의 목표는 똑같아,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잖아.

#0 Spot 2

긴장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카나의 체력을 더욱 빠르게 소모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저지를 막아 낼 힘이 없다는 걸 깨닫자, 결국 잠시 침묵한 뒤 자리에 누웠다.

#0 Spot 2

이어서 잠들었다고 생각될 때쯤, 카나는 방금 전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대답을 던졌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믿지 못하는 게 아냐, 그냥 단지……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에?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카네는 재능 있는 뮤지션이야, 우리 그룹의 곡은 대부분 아카네가 만들었어. 미야도 재능이 넘치는 아이돌이고. 비록 학교 때문에 트레이닝에 참가할 수 있는 시간은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랑 격차가 벌어진 적은 없었어.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리고 그 둘에 비해서 내 재능은 보잘것없는걸.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도, 모두 팬들이 보내 준 지지와 격려 덕분이야.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노력으로 보답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더 잘 하고 싶어……

#0 Spot 2

리클라이너에 누워 있던 카나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웅크렸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갔다. 25도로 설정해 놓은 방의 온도가 그녀에겐 조금 추운 듯했다.

#0 Spot 2

평소엔 활력이 가득했던 카나가 이렇게나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일 줄은 몰랐다. 무기력한 그녀의 모습은 마치 길을 잃은 작은 새와 같았다, 누구라도 보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한 모습이었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사실 내 마음속에서 카나는 이미 대단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넌 아카네랑 미야의 재능만 봤지, 모두를 위해서 춤을 만들고 동선을 짜준 사람이 누구인지 잊은 버린 것 같아. 그룹에 대한 공헌을 따져보면, 너희들 중 그 누구도 부족한 사람은 없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카나쨩은 최고의 아이돌”이잖아, 난 그 말을 의심하지 않아. 스스로한테 더 믿음을 가져 줘.

#0 Spot 2

카나는 나의 위로에 점점 안정되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어진 다음 말에는 확신을 갈구하는 간절함이 실려 있었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만약…… 음, 만약에 말이야. 만약 어느 날 카나가 아이돌을 관두면, 그래도 예전처럼 날 응원해 줄 거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당연하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것밖에 없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난 카나가 좋아, 그리고 그건 네가 아이돌인 후지타 카나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내가 널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바로 네가 카나이기 때문이야.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풋, 걱정 마. 물론 내가 아이돌을 관두는 일은 평생 없을 거니까.

#0 Spot 2

카나는 아무래도 나의 대답에 매우 만족한 듯했다. 이어서 카나는 아까보다 조금 더 편안한 자세로 돌아서 누웠다. 모든 피로를 소파에 던져 버리듯,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처럼 보였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어쨌든…… 고마워, {var:player_nickname}. 속에 있던 말들을 꺼냈더니 훨씬 후련해진 느낌이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하하, 고마울 거 없어. 난 그냥 내 솔직한 마음을 얘기했을 뿐이야.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으흥, 널 콘서트에 불러 버려서 평소보다 좀 더 긴장되긴 하지만, 옳은 선택이었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음? 내가…… 카나를 긴장하게 해?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훗, 왜냐면 넌 내 최고의 팬이니까. 그러니까 팬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더 잘 해내야지.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이렇게나 확실하게 말했는데도 아직도 왜인지 모르겠다면, 역시 너무 둔. 한. 걸. 까. 나.

#0 Spot 2

소녀가 갑자기 내게로 가까이 다가온다. 입술 끝에 은은한 미소를 머금곤, 코 끝은 이미 내 뺨에 거의 닿을 정도까지 와 있었다. 그녀는 마치 재미있는 무언가를 찾기라도 했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0 Spot 2

하지만 카나가 나를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자 부끄러워진 나는,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기 위해 카나의 눈을 피했다.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저기, 내 말 좀 들어봐 {var:player_nickname}. 언제까지 그렇게 내 손을 잡고 있을 거야?

#0 Spot 2

청초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자, 난 방금 전에 억눌렀던 카나의 손을 아직도 놓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얗고 부드러웠던 소녀의 피부가 빨갛게 변해 있었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우앗…… 미, 미안!

#0 Spot 2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풋.

#0 Spot 2

그녀의 웃음소리가 방울처럼 대기실을 울렸다. 소녀의 눈이 보기 좋은 반달 모양을 만들며, 앞선 망설임들을 떨쳐내고 다시 활기를 띠었다.

#0 Spot 2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매니저가 요구한 '휴식'의 조건에 어느정도 맞춘게 아닐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매니저님, 카나가 스태프들이랑 같이 설비 점검을 할 수 있게 보내 주세요.

#0 Spot 3

한참동안 움직임이 없는 카나를 보며 그녀의 생각을 깨달았다. 때문에 난 그녀를 도와 매니저님을 설득하기로 했다.

#0 Spot 3
매니저

{character:매니저}{var:player_nickname}? 언제 오신 거죠?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음, 대략…… 매니저님이 한창 바쁠 때였을 거예요.

#0 Spot 3
매니저

{character:매니저}당신도 카나의 오래된 팬이니까 잘 알겠죠, 콘서트에 얼마나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지. 카나는 지금 휴식이 절실히 필요해요.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이건 투어의 첫 공연이잖아요, 카나가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죠. 그러니까 강제로 휴식을 시키기 보다는 그냥 가서 확인해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직접 모든 게 순조롭다는 걸 확인하면, 오히려 마음이 놓여서 긴장을 푸는 데에도 더 도움이 될 거예요.

#0 Spot 3
미야

{character:미야}최고로 아름다운 매니저 언니, 그냥 허락해 주세요. 어차피 대기실로 돌려보낸다고 해도, 리더의 마음은 다시 무대로 돌아오고 말 거예요.

#0 Spot 3
아카네

{character:아카네}동감.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응응, 바로 그거예요!

#0 Spot 3

내 말이 끝나자 미야와 아카네도 같이 내 의견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나는 누군가가 목소리를 내어 도와주자, 연신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하면 더욱 신뢰도가 올라가는 모양이다.

#0 Spot 3
매니저

{character:매니저}그래, 못 이기겠네. 그럼 {var:player_nickname} 씨, 카나랑 함께 무대 설비를 점검해 주세요, 부탁해요.

#0 Spot 3
매니저

{character:매니저}하지만 만약 중간에 카나의 체력에 문제가 생기면, 최우선으로 반드시 이 아이를 대기실로 '압송'해 주세요.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문제없습니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승강기하고 와이어 그네는 검사했고, 응원봉 제어 장치도 문제없고, 이제 이것들을 자리마다 놔두기만 하면 돼.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보조 스태프 언니의 말대로, 좌석 번호를 기준으로 구역마다 사람을 나누자. 우리 둘은 무대랑 가장 가까운 A3 구역이야.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하하, 좋네. 그럼 미야랑 아카네의 리허설도 지켜볼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야.

#0 Spot 3

매니저의 부탁에 따라 나는 카나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그제서야 콘서트에 이렇게나 많은 설비가 동원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어떤 것들은 '하이테크'에 가까웠다. 깜짝 놀랄 수준의 설비들 덕분에, 지루할 줄 알았던 점검은 다행히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0 Spot 3

그리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나와 카나는 A3 구역의 양쪽 끝에서부터 응원봉을 분배했다. 이 구역은 그렇게 크지 않았고, 우리는 금방 중간에서 만날 수 있었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var:player_nickname}, 고마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응? 갑자기 왜 그래?

#0 Spot 3

후지타 카나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하얗고 깨끗한 이마 라인을 드러냈다. 분홍색으로 은은하게 물든 그녀의 양쪽 볼이 반쯤 피어난 장미꽃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공연장의 따뜻한 조명은 그녀를 더욱 여리여리한 모습으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네가 매니저 언니를 설득해 준 덕분에 이렇게 직접 설비를 확인할 수 있었잖아. 만일 아까 대기실로 돌아갔으면 더 긴장 됐을지도 몰라.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고작 그것 때문에?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말투가 왜 그래, 이건 엄청 중요한 일이라구! 난 W.I.N의 리더야. 미야는 학교 문제로 시간이 부족하고, 아카네는 음악에 몰두해야만 해. 그러니까 이런 일은 당연히 내가 신경 써야지.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물론 매니저 언니가 스태프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거고, 내가 대기실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긴 하지. 하지만 단지…… 역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어.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룹 내에서 매니저 언니의 말은 절대적이잖아. 그래서 사실 나도 거의 포기 직전이었는데, 네가 나서 줄 줄은 정말 몰랐는걸. 그러니까, 역시 마음이 통했다는 거 아닐까?

#0 Spot 3

카나는 고의로 손가락을 내 뺨에 대곤 가볍게 스치는 동작을 취했다. 그리고 내 몸에 미세한 경직이 온 것을 감지하자, 그녀의 눈에 웃음기가 서렸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흠흠,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난 단지 '최고의 아이돌'을 믿고 있었던 것 뿐이야. 카나는 분명 팬을 실망시키는 선택은 하지 않을 거라고 말이지.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럼, 그 팬의 기대에 대한 보답으로 이 마지막 응원봉은 너한테 맡길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응?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왜 그렇게 놀라는 거야? 설마 자기 티켓을 확인 못했다고 말하지는 마. 카나가 준 건, 분명 이 구역의 좌석 티켓이니까.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여기가 가장 보기 좋은 자리야, 시야를 가리는 방해물이 없는 자리. 그리고…… 카나가 무대에서 널 한눈에 찾을 수 있는 자리지. 그게 제일 중요한 거라구.

#0 Spot 3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헤헤, 기대해. 오늘 있을 콘서트는 분명 평생 기억에 남게 될 거야! 나의 최고의 팬!

#0 Spot 3

콘서트의 모든 게 순조로운 걸 확인한 카나의 모습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아무래도 다시 평소의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온 모양이다. 장난까지 칠 정도니까 말이다.

#0 Spot 3

그녀가 얼마나 장난스럽든, 무대를 바라보는 소녀의 눈에는 언제나 확신과 진지함이 묻어 나왔다. 나는 믿고 있다, 카나의 무대는 절대로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0 Spot 4

콘서트가 이제 곧 시작된다. 팬들이 서서히 입장하자 카나와 그룹 멤버들은 마지막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메이크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녀는 기대감을 주기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날 분장실에서 쫓아냈다.

#0 Spot 4

나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그녀의 뜻에 따라 관중석으로 돌아갔다. 현장엔 이미 상당히 많은 팬들이 입장해 있는 상태였고, VIP석은 좌석의 쾌적함을 위해 간격이 비교적 넓은 편이긴 했지만, 모두의 토론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0 Spot 4

새로운 사람이 다가오자, 팬들은 자연스럽게 날 대화에 참여시켜 주었다.

#0 Spot 4
팬 A

{character:팬 A}하이. 낯이 익은데,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없었나?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나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음, 아, 생각났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전에 카나랑 스캔들이 났던 그 '애인'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크흠흠, 분명 잘못 봤겠지. 내가 워낙 흔하게 생겨서.

#0 Spot 4

팬들의 칼 같은 눈이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애써 침착한 척을 하며 제발 그들에게 들키지 않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다행히 진짜로 내가 스캔들의 주인공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고, 모두 하하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넘겼다.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하하, 생각해 보니…… 진짜 그 '애인'이란 사람이 부럽긴 하네. 카나쨩이랑 그렇게 가까이 있을 수 있다니.

#0 Spot 4
팬 A

{character:팬 A}그렇게 따지면, 난 캣챗의 그 '신비한 사람'이 더 부러워.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신비한 사람'?

#0 Spot 4
팬 A

{character:팬 A}모르는 거야? 카나가 캣챗을 올릴 때마다, 항상 어떤 신비한 계정의 댓글이 간택을 받고 있잖아. 그래서 다들 이 계정의 주인을 '신비한 사람'이라고 부르고 있어.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내가 전에 '신비한 사람'의 댓글에 첫 번째 댓글을 단 적이 있는데, 카나쨩이 좋아요를 눌러 줬었어!

#0 Spot 4
팬 C

{character:팬 C}나도 나도. 음, 그 녀석은 진짜로 부러워 죽겠다니까!

#0 Spot 4
팬 A

{character:팬 A}근데…… 너는?

#0 Spot 4

몇 개의 눈이 날 노려보기 시작하자, 겨우 진정되었던 심장이 결국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내가 그 '신비한 사람'이란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난 이어서 대화에 장단을 맞춰 나갔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나, 나도 그 '신비한 사람'이 엄청 질투났어. 그 녀석한테 빙의라도 해서 카나랑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역시 같은 팬끼리는 통하는 법이지!

#0 Spot 4

나의 말에 공감이 되었는지, 앞줄에 있던 팬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의 손을 붙잡곤 우산 한 자루를 건넸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이건……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으아아앗, 조심해, 살살. 이건 카나쨩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우산이야! 네가 진심으로 카나쨩을 좋아하는 팬 같아 보여서, 아쉽지만 주는 거야.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이런 귀중한 선물을!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하하, 이 사인이 들어간 우산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어. W.I.N의 첫 앨범이 발매됐던 때에 시 전체에 정전이 일어났었는데, 그 사건 때문에 모처럼 나온 앨범도 조명을 못 받았었지.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그리고 그 후로 그룹에 어떤 징크스가 생긴 건지, 앨범을 발표할 때만 되면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 거야. 카나쨩도 자주 언급하잖아, '만년 2등'이라고.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후후, 뭔지 알아! 절망적인 징크스가 어쩌다 보니 컨셉이 되어 버린 거지, 카나도 분명히 답답했을 거야.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이 우산은 처음에 열린 앨범 사인회에 비를 뚫고 찾아갔을 때 카나쨩의 어떤 팬분께서 주신 거야. 그녀가 말하길, 이건 카나쨩이 준 우산이라고 하더라고. 카나쨩은 이 우산이 팬들의 비바람을 막아 주고, 서로를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어.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너랑은 모처럼 인연이 닿았으니까, 이 우산을 주도록 할게. 너도 만약 나중에 인연이 닿는 사람을 찾게 된다면, 이 우산을 건네 줬으면 좋겠어.

#0 Spot 4

카나를 시작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아이돌의 존재 의미인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0 Spot 4

나는 우산을 전해 받으면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이 아름다운 일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한명의 계승자가 되었다.

#0 Spot 4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운 대화로 인해 금세 흘러갔다. 이어서 무대 위의 거대한 화면이 내려오며 세 명의 아이돌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띄워졌다. 레인보우 콘서트의 막이 오른 것이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이돌이 된 계기 말인가요…… 처음엔 그냥 오락실에서 놀다가 캐스팅 당한 것 뿐인데…… 하하, 하지만 무대에 서게 된 그 순간에 알게 됐어요. 난 이곳을 사랑하는구나.

#0 Spot 4
미야

{character:미야}당연히 무대 중앙에 서서, 미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사랑과 기쁨을 전달하는 거예요.

#0 Spot 4
아카네

{character:아카네}많은 멜로디를 썼거든요,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 주고 싶었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길 바랐어요.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그룹에 처음 들어오게 된 건 저였는데, 사실 불안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아주 좋은 멤버들을 만나게 되었죠.

#0 Spot 4
미야

{character:미야}카나와 아카네를 만난 건 정말, 정말 큰 행운이었어요.

#0 Spot 4
아카네

{character:아카네}W.I.N…… 은 저와 모두의 시작점이에요.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오늘날까지 저와 함께해 주신 모든 여러분들께 감사해요, 여러분이 저를 예전보다 더 나은 후지타 카나로 만들어 주셨어요.

#0 Spot 4
미야

{character:미야}팬분들의 존재가 알게 해 줬어요. 나의 노력이, 정말 보여지고 있다는 걸.

#0 Spot 4
아카네

{character:아카네}그러니까, 노랫소리로 보답하는 것만이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0 Spot 4

웅웅──웅──웅웅──

#0 Spot 4

사전 인터뷰가 끝나자, 기타 소리가 울려 퍼지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강한 비트가 깔린 음악이 장내를 가득 채운다. 그리고 모든 조명이 무대를 비추자 W.I.N의 멤버들이 드디어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팬들 앞에 등장했다.

#0 Spot 4
팬들

{character:팬들}W.I.N! W.I.N! W.I.N!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들어봐, 별들이 구름을 밟고 서서히 다가오고 있어……

#0 Spot 4

소녀의 경쾌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공연장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었다.

#0 Spot 4

곧이어 조명과 입체 영상이 어우러져 무대 위에 거대한 별 무리가 만들어졌다. 카나, 미야, 아카네는 그 별들을 밟으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모습은 마치 인간 세계에 내려온 요정들 같았다.

#0 Spot 4

그 모습만으로도 이번 콘서트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다. 안무와 무대 디자인, 그리고 스타일까지 흠잡을 곳이 없었다. 모든 것이 나를 포함한 팬들의 기대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별빛이 떨어져, 누구의 눈으로 들어갔을까──

#0 Spot 4
팬 A

{character:팬 A}끄아아아아아아아아── 카나가 나한테 윙크를 날렸어! 헉헉, 심쿵…!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카나쨩, 영원히 응원할게!

#0 Spot 4
미야

{character:미야}외로운 별 사이, 만남은 하나의 기적인걸──

#0 Spot 4
팬들

{character:팬들}오우!

#0 Spot 4
아카네

{character:아카네 }연약한 별빛아, 서로의 마음을 비춰 줘──

#0 Spot 4
팬들

{character:팬들}오우!

#0 Spot 4
W.I.N

{character:W.I.N}믿어야만 해, 모든 건 사랑의 증표잖아──

#0 Spot 4
팬들

{character:팬들}오우!

#0 Spot 4

3인이 함께 부르는 오프닝 곡이 끝나자 콘서트 장은 흥분에 휩싸였다. 팬들의 응원과 함성이 파도처럼 몰아친다. 이런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과연 누가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모두들 응원봉을 휘두르며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를 향해 함성을 치며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0 Spot 4

무대 위에서의 카나는 눈부셨고, 주위의 팬들은 격렬한 감동을 경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의 마음속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약간의 괴로움과 야속함이 느껴졌다.

#0 Spot 4

무대와 관중석 사이의 거리가, 마치 나와 카나의 사이를 무한히 갈라놓는 느낌이었다.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과 최고의 아이돌인 카나와의 거리는 사실 이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단지, 카나가 내 앞에서는 보통의 고등학생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눈치채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0 Spot 4

카나에 의해서 그녀의 영역으로 끌려들어 온 나, 하지만 그런 나조차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저 수많은 팬들 중 하나일 뿐인 것이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카나는 원래 나만의 아이돌이 아니잖아……

#0 Spot 4
MC

{character:MC}모두 절 향해 큰 소리로 말해 주세요. 카나, 미야와 아카네의 목소리에 빠져 있는 게 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0 Spot 4
팬들

{character:팬들}와아아~

#0 Spot 4
MC

{character:MC}다들 W.I.N이 나왔을 때보다 반응이 차가워지셨네요. 하하, 이해합니다. 제가 나올 땐 항상, 콘서트가 이미 중반을 넘겼다는 의미니까요.

#0 Spot 4
MC

{character:MC}하지만 어쩔 수 없답니다, 저도 무대에 올라야 하니까요. 개런티는 이미 받아 버렸고, 돌려줄 마음은 없거든요. 네, 잡담은 그만하겠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W.I.N입니다!

#0 Spot 4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헬로! 여러분! 최고의 아이돌, 카나예요! 오늘도 응원 잘 부탁드려요!

#0 Spot 4
미야

{character:미야}미야가 왔어요, Boom, Boom, 터뜨려 Sweet heart! 우리 모두 달콤하게 여름을 찢어보자!

#0 Spot 4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아카네입니다. 노래와 여러분, 모두 다 소중해요.

#0 Spot 4
MC

{character:MC}아, 모두들 제대로 응원봉의 색깔을 바꿔 주셨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이제 게임에 들어갈 건데, 일등을 한 멤버에겐 “특별 보상”이 있겠습니다.

#0 Spot 4
MC

{character:MC}그럼 이제 관찰력과 상상력을 시험해 보는 게임을 해 볼게요. 바로! 그림으로 이름 맞추기!

#0 Spot 4
팬 A

{character:팬 A}카냐쨩 힘내!

#0 Spot 4
팬 B

{character:팬 B}카나쨩 파이팅, 우린 영원히 카나 편!

#0 Spot 4

“특별 보상”의 유혹 때문이었을까, 카나는 게임에 굉장히 진지하게 임했다. 진행자의 조크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0 Spot 4

세 명 중 가장 어렸던 미야가 먼저 패배했고, 카나와 아카네는 점수가 1점 차이로 비등했다. 하지만 마지막 문제에서 결국 승자가 갈릴 것이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음…… 이건……?

#0 Spot 4

화면에 정답명이 나타났지만 그림은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한 수준이었다. 나는 그 난잡하게 그려진 선들을 보며, 이 그림이 정답인 '영화관'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게 되었다.

#0 Spot 4

화면에서 정답을 본 팬들은 크게 답을 외쳤지만, 귀마개를 착용하고 있던 카나와 아카네에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았다.

#0 Spot 4
MC

{character:MC}우선 설명드리자면, 이번 그림 맞추기에 제공된 그림은 모두 W.I.N의 글로벌 팬클럽 후원회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음…… 이 그림을 그려 주신 팬분이 오늘 현장에 와 계신지 모르겠네요?

#0 Spot 4
MC

{character:MC}카나와 아카네 씨에게 시간을 좀 더 드리겠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0 Spot 4

두 사람 모두 화면 속에 나타난 그림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카나는 미간을 찡그리며 아득한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그 순간 갑자기 무섭게 고개를 들곤 날 향해 도움의 눈길을 보내 왔다.

#0 Spot 4
가만히 있는다 → Spot 5
힌트를 준다 → Spot 6
#0 Spot 5

“두사람, 앞으로 외출할 땐 조심하고, 오해 살 만한 행동은 삼가도록 해요, 알겠나요?”매니저님이 나와 카나에게 지적을 하던 장면이 아직 생생하다.

#0 Spot 5

카나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나는 잠시간 고민의 시간을 가진 뒤에 가만히 있기로 결정했다.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정답은…… 영화관?

#0 Spot 5
MC

{character:MC}아카네 씨, 축하드립니다. 정답입니다!

#0 Spot 5

카나가 아직 골똘히 생각하던 찰나, 아카네가 한발 앞서 정답을 맞히며 게임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그리고 카나는 안타까움에 팔을 늘어뜨리며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0 Spot 5

우리 사이…… 다시 한발 멀어져 버린 것 같네.

#0 Spot 5
MC

{character:MC}아카네 씨, 승자로서 다음 곡의 제목을 말씀해 주시죠.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감사합니다. 다음 곡은, 저희에게 있어서 의미가 아주 큰 곡이에요.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이 곡은 전에 여자 아이돌 스트리밍 순위에서 기적을 만들었던 곡입니다. 또한 이 곡을 기점으로 저희가 많은 분들께 알려지게 되었죠.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여러분의 격려와 믿음이, 바로 저희가 오늘날까지 걸어올 수 있었던 동력이 되어 주었답니다. 저와 카나, 그리고 미야. 모두가 이 곡으로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고자 해요. 저희의 데뷔곡, 그리고 이번 콘서트의 주제가인 <무지개 빛>입니다.

#0 Spot 5
MC

{character:MC}아카네 씨, 감사합니다. 그럼 모두 같이 W.I.N의 <무지개 빛>을 들어 보도록 하죠!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날, 햇빛 아래 첫 만남, 추억이 되어 버린 무지개──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헤일로 속의 네 모습은, 점점 흐릿해져 가는데──

#0 Spot 5
미야

{character:미야}만일 내가, 크게 “Hello”를 외치면, 너는 미소 지으며 나에게──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널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0 Spot 5

무대 위의 조명이 일곱 가지의 빛깔을 만들어 내며, 닿을 수 없는 하늘 끝에 무지개를 그렸다. 그리고 카나와 미야가 각각 무대 양 끝에 설치된 승강기에 올라타 리듬을 타며 춤을 추었다.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응? 아카네는……?

#0 Spot 5
팬 A

{character:팬 A}열기구다! 팬들이 투표해서 선택된 아이디어야, 정말로 실현됐어!!!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응?

#0 Spot 5

귓가에 연속으로 터지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카네가 하늘색 열기구에 앉아 콘서트장을 돌고 있었고, 무지개 빛 조명과 어우러지며 가사 속 '두근거림'이란 단어가 다시 한번 심금을 울렸다.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이게 일등의 “특별 보상”이었네, 확실히 카나가 좋아할 만한 서프라이즈야…… 응? 무슨 진동이지?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전화? 음…… 카나?!

#0 Spot 5

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곤 무대를 쳐다보았다. 카나가 벌써 승강기에서 내려와 안무에 따라 전화 거는 동작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어서 난 “후지타 카나”라는 이름이 떠 있는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그녀가 무대 위에 가지고 올라간 전화기가 진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아무도 모를 머나먼 미래에, 나는 무지개가 있다고 믿어.

#0 Spot 5
미야

{character:미야}무지개가 비추는 꿈이 점점 선명해져.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조심스럽게 너의 전화번호 누르면, 너는 미소 지으며 내게 말해──

#0 Spot 5
미야&아카네

{character:미야&아카네}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 보자!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너…… 너무 대담한 거 아냐? 카나……

#0 Spot 5

나는 고개를 저으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녀와 함께 트러블을 만들어 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휴대폰의 진동은 멈추지 않았고, 카나는 더욱 대담하게 무대 끝으로 다가와 VIP석에 앉아 있던 나와 눈을 마주쳤다.

#0 Spot 5

그녀의 눈빛은 강렬하고도 집요했으며,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겐 한 치의 후퇴도 허락되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곁을 맴돌고 있었지만, 지금 카나의 눈에는 나의 모습만이 비춰지고 있었다.

#0 Spot 5

이제 더 이상의 말은 필요치 않았다. 엉켜 있던 나의 마음은 그저 조용히 가라앉았고, 카나는 이미 날 향해 아홉 걸음이나 다가온 상태였다. 마지막 한 걸음은 내가 완성해야만 한다.

#0 Spot 5

나는 생각을 하던 와중, 결국 카나의 전화를 수락하고 휴대폰을 천천히 귓가에 갖다 대었다. 이어서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현장의 음악 소리와 뒤섞였고, 소녀의 진심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너에게 닿기까지 이제 조금이지만, 앞으로 갈 용기가 부족해.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너의 손을 잡기까지 이제 조금이지만, 너의 대답이 필요해.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이미 정해진 너를 향해 달려, 나는 알고 있어. 따듯한 색이 가득한 미래──

#0 Spot 5

그 노랫소리는 마치 새의 지저귐과도 같이 청초하고 달콤하게 귀를 울리며, 사람의 영혼을 뒤흔들었다. 치명적인 유혹이 담긴 목소리였다.

#0 Spot 5

아름다웠던 과거의 시간이 노래를 따라 펼쳐진다, 그것은 마치 길게 펼쳐진 화랑의 그림들처럼 나의 뇌리에 흘러들었다. 애교를 부리는 카나, 장난을 치던 카나, 결의에 찬 모습의 카나, 천사 같은 카나……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모든 무지개 빛──

#0 Spot 5
미야

{character:미야}모든 그리움이──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우리의 첫 번째 두근거림을 비추고 있어──

#0 Spot 5
미야

{character:아카네}모든 무지개 빛──

#0 Spot 5
후지타 카나

{character:미야}모든 그리움이──

#0 Spot 5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우리의 미래처럼 모여들어──

#0 Spot 5
W.I.N

{character:W.I.N}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0 Spot 5

기억 속의 카나와 무대 위에서 비할 바 없이 빛나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서서히 겹쳐지기 시작하며,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날 향한 카나의 믿음을 의심했던 자신을 비웃으며.

#0 Spot 5

수만 명이 둘러싼 공연 속에서도, 카나는 여전히 재빠르게 나의 감정을 캐치했다. 그녀는 어떤 순간에도 나를 우선시했다, 그리고 그 진심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0 Spot 5

노래가 끝나간다. 끝내 나의 대답을 듣지 못한 카나는 초조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감정을 추스르고, 휴대전화를 통해 살며시 회답했다.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그래, 카나.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 보자.

#0 Spot 5

그 순간, 소녀의 눈은 무지개 빛보다도 더욱 반짝였다.

#0 Spot 5

아쉬움이 남았던 팬들이 연신 “앵콜”을 외쳐대고, 카나, 미야와 아카네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와 몇 개의 곡을 더 선보이며 간신히 팬들을 진정시켰다. 그렇게 무지개 빛 콘서트는 팬들의 거대한 함성과 함께 막을 내렸다.

#0 Spot 5

W.I.N의 멤버들이 다시 무대 뒤로 돌아갔다. 빛을 잃은 무대는 다시 어둠 속에 잠겼지만, 나의 마음은 오히려 낮보다도 더 밝아져 있었다. 내게는 이미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한 줄기 무지개 빛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0 Spot 6

비록 전에 매니저님께 공공장소에서는 조심하라는 지적을 듣긴 했지만, 내겐 이미 '카나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는다'라는 신조가 본능 속에 각인된 상태였다.

#0 Spot 6

난 잠시 사색에 잠긴 뒤, 은밀하게 넘어지는 모션을 취했다. 일전의 스캔들 사건에서, 나와 카나가 쫓던 파파라치가 영화관에서 입간판에 부딪혀 넘어진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둘만의 비밀이기도 했다.

#0 Spot 6

카나 역시 나와 함께한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그녀는 나의 신호를 보자 크게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음…… 정답은…… 영화 포스터? 입간판? 영화관?!

#0 Spot 6
MC

{character:MC}하하, 카나 씨가 하나라도 얻어 걸려 달라는 듯이 연달아 답을 내놨습니다, 정말 이기고 싶나 보네요. 하지만 축하드립니다, 정답입니다!

#0 Spot 6
MC

{character:MC}카나 씨, 게임의 승자로서 다음 곡의 제목을 말씀해 주시죠.

#0 Spot 6

옆에 있던 아카네가 카나의 머리를 다듬어 주곤, 그녀를 앞으로 밀어냈다. 이어서 카나는 마이크를 이어받곤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감사합니다. 다음 곡은, 저희 W.I.N을 정식으로 아이돌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어 준 곡이에요.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전에는 무대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만 아이돌이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나중엔 제가 틀렸다는 걸 알게 됐죠.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아이돌'이라면 당연히 존경이나 우러러 볼 만한 면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 무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래서 전,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아이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저에게 있어, 저를 지지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은 모두 저의 아이돌이에요. 절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만들어 준 매니저 언니도 저의 아이돌이구요, 저와 모든 것을 함께한 미야와 아카네 역시 저의 아이돌이에요.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또…… 저에게 가장 소중한 그 '아이돌'…… 당신은 제가 어려움에 있을 때에도 계속 함께해 줬었죠. 또 흔들리던 제게 확신을 불어넣어 주셨어요. 당신의 존재는 제게 있어 앞으로 달려나갈 동력이 되어 주었답니다. 그러니까 카나도, 영원히 당신을 응원할게요!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래서 저는 다음 곡을 모든 '아이돌'분들을 위해서 바치고 싶어요. 당신,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반짝이는 <무지개 빛>이 되어 주세요!

#0 Spot 6
MC

{character:MC}카나 씨, 감사합니다. 그럼 W.I.N의 데뷔곡이자 이번 콘서트의 주제곡── <무지개 빛>을 함께 들어 보겠습니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그날, 햇빛 아래 첫 만남, 추억이 되어 버린 무지개──

#0 Spot 6

노랫소리가 밤하늘을 반짝이며 가른다. 무대 위에서 일곱 빛깔의 조명이 모여들어 행운의 상징인 동화 속 무지개를 만들어 내었다. 미야와 아카네는 무대의 양측 끝에 설치된 승강기에 올라섰고, 그 모습은 마치 무지개를 만들어 낸것처럼 손만 뻗으면 잡힐 듯 보였다.

#0 Spot 6
팬 A

{character:팬 A}카나다!! 카나가 열기구 위에 있다!

#0 Spot 6

그리고 소녀는 분홍색 열기구에 앉아 콘서트장 안을 돌고 있었다, 이곳에 있던 모든 팬들이 흥분에 휩싸이며 함성을 질렀다. 이건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팬들의 투표로 채택된 연출 방식이었지만, 다들 이게 정말로 실현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이게 바로 일등의 '특별 보상'이었네, 하하. 어쩐지 카나가 기를 쓰고 이기려 하더니!

#0 Spot 6
아카네

{character:아카네}헤일로 속의 네 모습은, 점점 흐릿해져 가는데──

#0 Spot 6
미야

{character:미야}만일 내가, 크게 “Hello”를 외치면, 너는 미소 지으며 나에게──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널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0 Spot 6

소녀는 행복과 희망의 상징인 열기구 위에서, 조금씩, 조금씩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내게 머뭇거리거나 물러서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강렬하고도 집요했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너에게 닿기까지 이제 조금이지만, 앞으로 갈 용기가 부족해.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너의 손을 잡기까지 이제 조금이지만, 너의 대답이 필요해.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이미 정해진 너를 향해 달려, 나는 알고 있어. 따듯한 색이 가득한 미래──

#0 Spot 6

카나의 노랫소리에 맞춰 나와 그녀 사이의 거리가 점점 좁혀져 간다. 마치 방금 전까지 느껴졌던 아이돌과 팬 사이의 거리감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다른 말은 전혀 필요치 않았다. 그렇게 나의 마음을 옭아매던 무언가가, 자연히 풀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0 Spot 6

카나가 평범한 고등학생이든 인기 아이돌이든, 그런 사실은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난 그저 무대 위에서 빛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리고 무대 밑에서 활기가 넘치는 그녀의 모습 또한 사랑했다.

#0 Spot 6

우리 사이의 거리,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자면 물리적인 간격은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한순간도 서로를 떠난 적이 없었다. 마치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처럼──

#0 Spot 6
아카네

{character:아카네}모든 무지개 빛──

#0 Spot 6
미야

{character:미야}모든 그리움이──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우리의 첫 번째 두근거림을 비추고 있어──

#0 Spot 6
미야

{character:아카네}모든 무지개 빛──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미야}모든 그리움이──

#0 Spot 6
아카네

{character:아카네}우리의 미래처럼 모여들어──

#0 Spot 6

이어서 간주가 흘러나오자 열기구는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 뒤로 내려갔다. 그리고 수십 초 뒤, 카나가 마치 기적처럼 내 뒤에서 나타났다.

#0 Spot 6

그녀는 아마 무대 밑에 있는 빠른 통로를 통해 이쪽으로 달려왔을 것이다. 그녀의 호흡은 거친 상태였고, 나는 긴장하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현재 무대에 집중되어 있었고, 카나의 모습은 어둠에 가려져 발각되지 않았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카, 카나?! 어떻게 여기에?!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쉿, 이건 계획된 간주 이벤트야. 마침 기회가 왔어. 나는 이제 아주 중요한 걸 너한테 확인받고 싶어.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알고 싶어…… <무지개 빛> 가사 중에, 그러니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그 '아이돌'에게 전할 메시지가 담겨 있어. 그런데 그 '아이돌'은, 과연 메시지를 잘 받았을까?

#0 Spot 6

콘서트 현장. 주위에는 온통 응원봉을 휘두르고 있는 팬들이 있었고, 무대 위에는 카나의 그룹 멤버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소녀의 눈동자 속은 오직 나의 모습만을 선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0 Spot 6

그녀가 열기구를 타고 내 쪽으로 올 때부터 난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바로 그 소중한 '아이돌'일 것이란 사실을. 그리고 난 잠시 생각에 빠진 뒤, 결국 <무지개 빛>의 가사를 통해 소녀에게 회답해 주기로 결정했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응, 나도 널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0 Spot 6

그리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듣게 된 소녀의 눈에는, 반짝이는 무지개의 빛깔이 보이기 시작했다.

#0 Spot 6

무대의 스포트라이트가 내려오며, 카나는 몸을 숨겼던 곳으로부터 다시 대범하게 걸어 나갔다. VIP석에서는 격렬한 함성이 터져 나왔고, 그녀는 양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감정을 담아 노래했다.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모든 무지개 빛── 모든 그리움이── 우리의 첫 번째 두근거림을 비추고 있어──

#0 Spot 6
후지타 카나

{character:후지타 카나}모든 무지개 빛── 모든 그리움이── 우리의 미래처럼 모여들어──

#0 Spot 6

소녀는 스텝을 밟으며 무대 위로 돌아갔고, 우리 사이의 거리는 또다시 멀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어떠한 고뇌도 없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있어 대체할 수 없는 무지개 빛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