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기 유이
IQ180을 자랑하는 천재지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서툴러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서먹하다. 타인을 이해하고픈 마음에 우연히 혼천 신사에 왔는데, 이를 계기로 그녀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커피와 간식을 좋아하지만, 절망적으로 미각이 둔하다.
Profile
Skins
야기 유이의 기본 스킨.
야기 유이와 계약을 맺었을 때 획득 가능한 스킨. "선배… 와서 앉아 볼래? …그네야." "선배가 그네에 앉으면… 이렇게나 표정이 다양해지나? 사진 찍었어."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한정 스킨. "메리 크리스마스! 기쁘지 않은 건 아니고, 단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를 뿐… 이럴 때 웃어야 하는 거야?"
악마의 서약 한정 스킨. "춤추거라, 나비들아…… 그 사람을 내 앞에 데려와."
달밤의 왈츠 한정 스킨. "선배, 춤 하나 춰볼래? 오기 전에 간단한 사교댄스 스텝을 배웠지만 선배의 발을 밟을 확률이 32.7%야. 선배가 괜찮다면야."
두근두근 썸머 한정 스킨 "'나비는 예쁜 꽃에 끌린다.' 응, 맞아. 그런데 선배가 갑자기 왜 그런 말을?"
네 방향의 모험가 한정 스킨. 이해가 잘 안돼…… 주문이 이렇게 길면… 주문을 외우다가 공격당하는 거 아니야? 논리적이지가 않아.
[작혼x산리오캐릭터즈] 콜라보 한정 스킨 "왜 그래, 선배.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혹시 얘랑 놀고 싶은 거야? 자, 여기."
풍운의 그림자 협객 한정 스킨. "호수 위에서 등불을 보는 거…… 엄청 재밌어. 선배도, 올라와 볼래? 괜찮아, 경공을 배웠으니까 가라앉을 일은 없어. 선배는…… 날 꼭 붙잡기만 하면 돼."
Emotes
Bond Requir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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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일반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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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기쁨
… 갖고 싶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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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5
선배… 손 잡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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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1
그다지 설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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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2
…조금 설렜던 것 같아… 한 번 더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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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3
선배와 함께라면 나도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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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4
선배…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마… 부끄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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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새해
선배… 새해 복 많이 받아. 우리 같이 불꽃놀이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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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발렌타인데이
선배… 초콜릿 받아 줘. 내가 직접 만든 거야. 선배 취향에 맞춰서 만들어 본 건데 속에 고춧가루를 넣었어. 자 먹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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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1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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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2
어째서 사람들은 저렇게 표정이 다양할까? …이해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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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3
일부러 일발을 놓친 거냐고? 다른 두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을 뿐이야. 딱히 별 뜻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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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4
선배, 선배, 선배, 선배… 선배라는 말은 참 재미있어. 말투만 바꿨는데도 이렇게 의미가 달라지다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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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5
저기… 선배… 너무 가까워… 다른 사람이 보면 오해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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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6
선배… 날 찌르는 게 재미있어? 나도 다른 사람을 손가락으로 찔러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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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7
이거 먹어 봐… 내가 새롭게 만들어낸 메뉴야. 샐러리 마요네즈 포테이토칩… 이렇게 새파랗게 질린 선배 얼굴은 처음 봐. 기념으로 사진 찍어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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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8
선배… 괜찮으면 마작… 같이…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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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일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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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최고 인연
…어서 와… 선배. 괜찮다면 같이 마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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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너무 쳐다보지 마… 새 옷이 어색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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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친선전 입장 시
응, 실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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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친선전 준비 시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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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 음성
…야기 유이라고 해.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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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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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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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리치
더블 리치… 완전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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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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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아… 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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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리치…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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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론… 그거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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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모
쯔모… 전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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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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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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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찬타
준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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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구련보등
순정구련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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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
대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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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희
대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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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
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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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리치
더블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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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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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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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0
도라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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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1
도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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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2
도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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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13이상
도라가 잔뜩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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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2
도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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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3
도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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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4
도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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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5
도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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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6
도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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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7
도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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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8
도라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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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9
도라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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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북
더블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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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동
더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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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남
더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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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서
더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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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야오
탕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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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이또이
또이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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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페코
량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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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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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무쌍 13면 대기
국사무쌍 13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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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무쌍
국사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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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로월
해저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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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저로어
하저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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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노두
혼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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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타
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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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일색
혼이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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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련보등
구련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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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개화
영상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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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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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국만관
유국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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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일색
녹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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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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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후
핑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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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깡
창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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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또이쯔
치또이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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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노두
청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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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색
청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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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커
산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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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깡쯔
산깡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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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동각
삼색동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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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동순
삼색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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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안커
스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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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안커 단기
스안커 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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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깡쯔
스깡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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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
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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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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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삼원
소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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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희
소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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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페코
이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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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발
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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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통관
일기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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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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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모
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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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색
자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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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이럴 때는 웃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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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높은 점수로 승리
예이!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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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론으로 승리
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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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만
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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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종구패
구종구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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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만
헤아림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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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관
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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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텐
노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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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배만
삼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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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풍연타
사풍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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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깡유국
사깡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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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리치
사가……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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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만
하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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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파이
텐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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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만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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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역만
더블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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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역만
트리플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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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배 역만
사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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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배 역만
오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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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배 역만
육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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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도라를 버릴 때
응.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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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배만/삼배만 텐파이
대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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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연속으로 같은 패를 버릴 때
운이 나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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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남은 패가 10장 이하일 때
이제 곧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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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 시작
가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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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역만 텐파이
후후후…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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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요구
대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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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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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또이
장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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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구조
금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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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방총
영상방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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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치또이
용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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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또이
청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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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금구조
청금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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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치또이
청룡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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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치또이
청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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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십팔라한
청십팔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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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요구
청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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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라한
십팔라한.
Spot Vo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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惊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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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2
肯定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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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3
否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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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招呼-早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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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招呼-白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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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招呼-夜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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告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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承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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叹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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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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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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递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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转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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疑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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放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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邀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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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招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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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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称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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称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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疑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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肯定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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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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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招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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称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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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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称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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索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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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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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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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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犹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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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37
疑惑3
-
Spot Voice 38
准备
하얀 가운의 바리스타
인연 Lv.1 오픈
……이상하네, 이 괴상한 비린내는 도대체 어디서 나는 거지? 오늘만 벌써 세 번째 실험 커피였다. 하얀 실험 가운을 입은 소녀는 조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론은 분명 완벽해야 했다. 좋은 커피란, 쓴맛, 신맛, 그리고 깊은 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다시 말해, 원두의 쓴맛만 다른 재료로 보완해 주면 된다. 넣는 재료가 많을수록 맛의 깊이는 더 풍부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재료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진피, 말린 토마토, 매실, 요구르트, 흑초 등등…… 지금까지 조리법은 전혀 문제가 없었고, 완성된 커피도 분명 맛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양이 모자란 걸까……?" 소녀는 쇼핑백에 손을 넣고 뒤적였다. 쇼핑백 안에는 실험을 위해 준비한 온갖 음식재료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소녀는 거기서 젓갈 한 캔을 꺼내어 포장에 적힌 설명을 유심히 읽어보았다. 결론은…… 이건 넣을 수 없다. 이걸 넣으면, 오늘 하루의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커피를 내리는 건, 우주를 탐험하는 것과 마찬가지란다." 실험실에 놀러 갈 때마다 아버지는 늘 웃으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커피 원두의 조합 방식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양했다. 원두 갈기, 물 붓기, 심지어는 기구의 재질까지, 신경 써야 할 게 끝이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궁극의 커피를 추구하는 건 끝 없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그건 어두운 우주를 탐험하는 것처럼, 낡은 우주선을 타고 미지의 공간을 떠도는 것과 같았다. 아버지는 오히려 그래서 더 낭만적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수많은 실패를 겪어도, 그 미지에 도전하는 것…… 궁극의 커피를 좇는 것보다, 아버지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건 어쩌면 그 과정 자체였는지도 몰랐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커피, 정말 어려운 거네요, 아버지." 소녀는 조용히 혼자 중얼거렸다. 물론, 그녀에게도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이들이 있었다. 함께 마작을 두고, 가끔은 과학 이야기도 나눴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에게도 자신이 궁극의 커피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지 않았다. 절대로 그들을 믿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아마 아닐 것이다. 아마…… 조금 부끄러워서 그런 걸 거다. 커피를 만드는 일은, 어쩌면 그녀와 부모님을 잇는 얼마 남지 않은 고리일지도 몰랐다. 그 따뜻하고 사적인 세계에 누구를 들여도 그녀는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궁극의 커피는 반드시 그녀가 직접 완성해야 했다. 결심을 굳힌 후, 그녀는 네 번째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료를 넣기 전, 비교용으로 아무것도 넣지 않은 순수한 커피를 먼저 한 모금 마셨다. "……어?" 맛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자신이 온갖 정성을 들여 조합한 블렌딩 커피보다, 겉보기에는 별다른 것 없어 보이는 순수한 커피가, 오히려 단순하고 깊은 맛을 냈다. "설마, 처음부터 내가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그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럴 리 없어. 분명 뭔가를 잘못 넣은 걸 거야. 맛있는 재료를 넣으면, 전체적인 맛도 함께 좋아지기 마련이었다. 그녀가 세운 이 이론은 마치 우주의 기본 원리처럼 정확해야만 했다. 마음 한쪽에 일어나는 의심을 억누르며, 소녀는 다시 실험에 몰두했다. "이번엔, 반드시 성공할 거야……!"
기본 입자
인연 Lv.2 오픈
책상 위에 유리컵 하나가 놓여 있다고 가정해 보자. 컵에는 무색무취한, 아주 평범한 물이 담겨 있다. 물은 생명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이 세상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물질 중 하나다. 돋보기로는 볼 수 없지만, 사실 이 한 컵의 물도 수많은 물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물의 화학식은 H2O인데, 이는 하나의 물 분자가 두 개의 수소 원자와 한 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해 있다는 뜻이다. 그런 물 분자가 이 컵 안에 약 6×10^24개나 존재한다. 참고로, 10^24는 1 뒤에 0이 24개 붙는 수를 의미하며, 이를 '자'라고도 부른다. '자'는 '해'보다 크고 '양'보다는 작은 단위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억'이나 '조' 같은 수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수다. 단 몇 초 만에 마셔버릴 수 있는 이 물 한 컵 속에도, 이처럼 방대한 개념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미세함'의 끝은 아니다.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 속에는 원자보다 더 작은 원자핵이 있다. 그 원자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 두 가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이 미세한 입자들보다도 더 작고 섬세한 존재도 있다. 먼지처럼 작은 이 입자들 내부에도, 믿기 힘들 만큼 미세한 입자들이 여전히 들어있다. 그것들이 바로 '기본 입자'다. 기본 입자란, 우리가 생각하는 이 세계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이다. 오후의 도서관. 야기 유이는 미시 우주에 관한 자료를 뒤적이고 있었다. 기본 입자는 부모님의 연구 분야 중 하나였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실험실에서 놀며 자란 야기 유이는 대학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기본 입자와 관련된 논문과 학술서를 모두 독파한 상태였다. 그런 유이에게 오늘 읽고 있는 이 책은 해외 물리학자가 쓴 것으로 확실히 좋은 책이지만, 그저 '나쁘지 않은' 정도일 뿐이었다. 유이는 이 책으로 새로운 통찰을 얻지는 못했다. "후……" 두꺼운 책장을 덮으며, 유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세상에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할 새로운 발견이 아직 남아 있을까? 자신의 세계관을 근본부터 뒤흔들고, 이 세상이 지루하고 따분한 곳이 아니라 놀라움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느끼게 해 줄 무언가가 아직 존재할까? 혹시, 인간은 이미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다 밝혀낸 걸까? 그렇다면…… "……정말 지루해." 그녀는 아무도 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다른 학과 학생들이 웃으며 창문 앞을 지나갔다. 그들은 '지루함'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자신과 저들은 대체 뭐가 다른 걸까? 자신의 지식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과학 외의 다른 분야에 도전해야 할까? ……왠지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한 것 같았다. 야기 유이가 책을 반납하기 위해 일어섰을 때, 귀여운 그림책이 눈에 들어왔다. 《과학과의 만남》이라는 책이었다. 표지를 보니, 이 책은 아동용 도서로 아마 교육학과 학생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매일 최신 학술 연구 성과를 읽는 야기 유이에게, 이 그림책은 너무 쉽고 기초적이었다. 읽지 않고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책 표지에 적힌 단어가 야기 유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만남." 그래…… '만남'이었다. 기본 입자가 만나 원자가 되고,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가 만나 물이 된다. 만남 자체만으로도 이 삭막한 세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그녀에게 있어 '해답'이란 과학적으로 위대한 발견을 뜻하는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저 자신만의 '만남'을 맞이할 수 있다면…… 창밖의 저 친구들이 느끼는 행복도 그리 멀게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지친 몸도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자신은 앞으로 어떤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될까. 소녀는 그렇게 상상하며 손으로 책장을 넘겼다.
세계보다 소중한 것
인연 Lv.3 오픈
야기 유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부모님과 자주 소풍을 갔다. 연구로 바쁜 부모님은 먼 곳엔 나가지 못했기에, 주로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교외 공원을 자주 갔다. 남들이 낚시나 클라이밍을 즐길 때, 야기 유이의 가족은 야외용 접이식 의자 세 개를 나란히 놓은 것이 전부였다. 부모님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어린 유이는 역시 오렌지 주스를 들고 조금은 어려운 과학책에 도전했다. 유치원 때부터 야기 유이는 책을 좋아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책 읽기 외에는 딱히 즐기는 특별한 취미가 없었다. 또래 친구들이 모래밭에서 성을 쌓거나 장난감으로 소꿉놀이할 때, 유이는 유치원에 있는 모든 그림책을 다 읽었다. 아직 초등학생이 되기 전인데도, 그림책보다 훨씬 어려운 초등학생 도서를 보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따뜻한 시선을 받으며 야기 유이는 책 속 세계를 진지하게 탐험했다. 반딧불이 꼬리에서 빛이 나는 원리. 드라이아이스와 일반 얼음의 근본적인 차이.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 가설. 야기 유이는 정신없이 지식을 흡수하며 세상의 진실을 작은 머릿속에 쉼 없이 채워 넣었다. 해가 저문 걸 알아채고, 야기 유이가 고개를 들자 아버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부드럽게 유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벌써 6시야, 유이." 어느새 저 멀리 하늘의 가장자리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책에 푹 빠진 야기 유이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부모님은 곁에서 조용히 기다려 주고 있었다. "어때, 그 책 재밌니?" 아버지가 물었다. 손에 든 머그컵에서 진한 커피 향이 퍼졌다. 유이는 어머니가 건넨 수제 쿠키를 한입 베어 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어.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니까." "유이 진짜 대단하구나. 벌써 세상의 비밀을 탐구하기 시작했네." "응…… 그런데……" "그런데?" "……아빠." 야기 유이는 입가에 말이 맴돌았지만 쉽게 꺼내지 못했다. 아직 어린 유이는 왜 혼란스러운 기분이 드는지 알지 못했다.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은 분명히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왔다. 책을 한 권 다 읽을 때마다, 늘 마음이 어딘가 편치 않았다. "책을 읽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좀 답답해…… 왜 그런 걸까……?" "독서는 좋은 일이야. 왜 기분이 안 좋을까?" "음……" 어린 야기 유이는 서투르게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아버지에게 털어놓았다. 어려운 책에서 배운 자연의 기적과 우주의 비밀. 그녀는 자신이 느낀 감동을 유치원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소꿉놀이를 하고, 모래성을 쌓는 그 친구들에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다들 내 이야기를 들어줄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모두가 나를 이해해줄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분명 이렇게 많은 책을 읽었지만, 정작 다른 아이들처럼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할 수 없었다.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 눈물 한 방울도 수많은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 작은 입자들 속에는 더 미세한 입자들로 가득했다. 세상은 정말 신기하다고, 유이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을 모두에게 전할 방법이 없었다. "괜찮아, 유이. 언젠가 유이도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아버지는 몸을 숙여 다정하게 유이에게 말했다. "널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사람. 우주의 탄생이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든 모두 그 사람과 나누면 돼."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큰 손으로 유이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때 느꼈던 따스한 감촉은 지금도 그녀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너와 보내는 일상
인연 Lv.4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56, Choices 7, Endings 2
진짜라니까…… 왜 아무도 안 믿어주는 거야!
어젯밤, 교실 안에서 초록색 불꽃이 타오르는 걸 봤다고!
틀림없이 흩어지지 못한 원혼이 만들어낸 도깨비불이야…… 아니, '영혼의 불'이라고 해야 하나……?
진정해 봐, 어디서 봤다는 거야? 설마 공과대학 실험동은 아니겠지?
초록색 불꽃이라면, 금속 구리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불꽃 반응이야.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돌아보니, 역시 야기 유이였다.
생각해 보면, 마작 테이블이 아닌 곳에서 그녀가 말하는 걸 듣는 건 아주 드문 일이었다. 어쩐지 그녀도 조금 긴장한 것 같았다.
아, 아~! 불꽃 반응이었구나!
그거잖아! 그 유명한 박사가 발견한 반응, 이름이……
불꽃 반응은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 아니야?
어…… 그, 그래?
금속 속의 전자는 열을 받으면 에너지를 흡수해 불안정한 고에너지 준위로 도약하지.
그 후에는 스스로 더 낮은 에너지 준위로 되돌아오면서,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가진 광자를 방출해……
그러니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이 생기게 되고, 그래서 불꽃의 색이 달라지는 거야.
역시 유이야. 이론이 아주 정확해.
이…… 이것도 중학교 때 배우는 거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중학교에서 구체적인 원리까지 배우진 않잖아.
우리가 그렇게 툴툴거리는 사이, 야기 유이와 미라이는 주파수가 맞았는지 점점 더 전문적인 내용으로 뜨겁게 과학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듣기 어려운 전문 용어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서 끼어들 틈이 전혀 없었다.
이러다간 나와 시노미야 나츠키는 두 사람의 병풍 신세가 될 것 같았다…… 어쩌지.
그러고 보니 마침 넷이 모였는데, 마작이나 한 판 할까……?
마작 말이야? 나도 하고 싶긴 한데…… 오늘은 힘들 것 같아.
조금 있다가 꼭 참석해야 하는 발명 토론회가 있거든. 아, 시간이 벌써 다 됐네! 먼저 실례할게!
나도 슬슬 바에 아르바이트하러 가야 해, 미안!
그렇구나…… 정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자……
어…… 저……
현장엔 나와 야기 유이, 둘만 남았다.
……
……
약간 어색한 침묵 속에서, 야기 유이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늘 그렇듯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녀의 눈빛만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혹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걸까? 아무래도 내가 먼저 이야깃거리를 꺼내야 할 것 같다.
……잘 모르겠어.
음? 그게 무슨 뜻이야……?
부모님이 과학자셔서 어릴 때부터 과학 관련 책을 자주 읽었어.
하지만, 난 과학자가 되고 싶진 않으니까…… 진짜로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
하지만, 야기는 아는 게 정말 많잖아……
그래서, 난 네가 과학에 관심이 많은 줄 알았어.
……그래?
선배가 그렇게 말한다면……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과학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뭘 하고 싶어?
응……?
……그러게, 난 뭘 하고 싶은 걸까.
……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에? 내가 야기를 곤란하게 만든 건가…… 미안! 그렇게 진지하지 않아도 돼!
……그저 가볍게 이야깃거리를 찾으려 했던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야기 유이가 이렇게 진지하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정말 내 말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 되니까, 다른 이야기를 해야겠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는 천천히 생각해도 괜찮아.
굳이 과학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나와 야기 사이에는 할 얘기가 많으니까.
……응. 고마워, 선배.
야기 유이는 여전히 말없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이야기가 진짜였다고? 얼굴을 닦아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맞췄어.
에? 진짜 뭐가 있어?!
응, 선배 얼굴의 표정, 관찰하면 정말 재밌어.
혹시 선배가 싫다고 하면, 앞으로는 안 그럴게. 미안.
아무리 봐도 난 이한시에서는 그냥 평범한 수준인데……
……선배의 반응, 재밌어.
선배도 자신이 재밌다는 점을 조금 더 자각해야 해.
날 놀리는 거야?
진심이야.
그, 그런가……
보통은 야기 유이 같은 타입이 더 흥미로울 거다……
선배, 우리 집 가는 방향 같지 않아?
전에 우리 집 근처 편의점에서 선배를 본 적이 있어…… 아마 우리 둘, 가까이에 사는 것 같아.
그래?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근데, 같은 방향이 아니더라도 오늘은 널 바래다줄 수 있어.
좋아.
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집에 냉장고가 텅텅 비었어……
평소에 집에서 직접 요리해?
응. 그런데 아직 연습 중이긴 해.
그럼 가는 길에 마트에 잠깐 들르자. 나도 사야 할 게 좀 있어.
그렇게 해서, 우리는 근처의 대형 마트에 도착했다.
웬만한 물건은 다 있는 마트라, 필요한 물품을 모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음…… 우유도 다 떨어졌으니, 이번에 같이 좀 사야겠다.
야기, 오늘 저녁에는 뭘 만들 계획이야……
잠깐, 말하지 말아 봐. 내가 한번 맞혀볼게.
그녀가 든 장바구니 속 식재료를 보면,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지 추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 보자. 배추, 상추, 로메인, 적상추……?
양배추, 적양배추, 방울양배추……
음…… 야기……?
이렇게 채소를 한가득 사서, 도대체 뭘 만들려는 거야……
선배, 아까 맞혀보겠다며.
아쉽지만, 틀렸어.
맞히기 어려운가……?
응, 너무 어려워.
그래서…… 정답이 뭐야?
감자조림.
엥?
그럼, 감자는?
감자조림에 꼭 감자를 넣을 필요는 없어.
새로운 식재료에 도전해야 미식의 길을 개척할 수 있어…… 아마 괜찮을 거야.
아니, 감자를 안 넣으면 감자조림이라고 할 수 없잖아……
자꾸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창의성을 찾는 것 같았다.
잠깐. 설마, 야기 유이는 사실 요리를 잘 못하는 거 아니야……?
……역시 선배는 재밌어.
하지만 난 애완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
그렇구나…… 네 바구니에 온통 채소밖에 없길래……
정답은 감자조림이야.
엥?
그리고 선배, 토끼에게 채소를 너무 많이 주면 위험해.
채소를 주는 주된 목적은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야. 그리고 아주 조금만 줘야 해. 체중 1kg당 채소 3g 정도가 최대치야.
잠깐 멈춰! 난 방금 그 무서운 '정답'을 똑똑히 들었다고!
토끼에게는 생채소보다는 건초가 더 영양가가 높아.
신기하지 않아, 선배?
으, 주제가 점점 산으로 가고 있잖아……
이 재료들로 어떻게 감자조림을 만든다는 거야?
선배,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야 해.
감자조림에 적어도 감자가 들어가야 한다는 게 고정관념은 아니잖아?!
으아앙……
갑자기 어디선가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어쩔 줄 모른 채 빵 코너 앞에 서 있었다.
……가족을 잃어버렸나?
오늘은 평일 오후라 손님도 거의 없었고, 근처에 직원도 보이지 않았다.
(이거…… 우리가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가보자.
야기 유이는 나보다 한발 앞서서 빠르게 그 아이 곁으로 다가갔다.
야기 유이는 몸을 낮추고 어린아이와 눈을 맞춘 다음 다정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니?
부모님은? 부모님 잃어버렸어……?
……흑흑.
엄마…… 엄마는……?
걱정하지 마.
우리가 찾아줄게.
이 마트에는 미아 안내소가 없어……
선배도 도와줄래?
응, 우리가 엄마 찾아줄게.
고맙습니다……
그럼, 어디에서 엄마와 헤어졌는지 기억나?
비눗방울 총을 보고 있었어요……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엄마가 사라졌어요……
비눗방울 총이라면 장난감 진열대겠네…… 2층에 있는 걸까?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우리는 여자아이와 함께 2층에 도착했다.
아마도 이곳이 아이와 엄마가 헤어진 장소인 것 같았다.
우리는 장난감 진열대 근처를 한 바퀴 돌았지만, 엄마로 보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엄마도 아이를 찾고 있다면 이미 다른 곳으로 간 거 아닐까?
우으, 엄마……
엄마 어디 갔어……?
아이가 또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골치 아프군, 어떻게 할지 전혀 감을 못 잡겠다.
점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매장 내 안내 방송이라도 쓸 수 있다면, 완전히 속수무책은 아닐 터였다……
걱정하지 마, 우린 엄마를 찾을 거야.
초조해하는 나와 달리, 야기 유이는 평소처럼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지금 그녀는 평소보다 더 다정해 보였다.
그녀는 다시 한번 아이 곁에 쪼그리고 앉아 조심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비눗물로 둥근 비눗방울을 만들 수 있는지 알아?
왜 평범한 물로는 안 되는 걸까?
흑, 으흑……
흐엉…… 모르겠어요……
……왜 갑자기 비눗방울 얘기를 하지?
물컵이 있다고 생각해 봐.
컵 안의 물은 사실은 아주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는 이 작은 입자들을 '분자'라고 불러……
언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못 알아듣겠어요……
……미안. 좀 더 쉽게 말해볼게.
잠깐만……
……작은 요정.
컵 속에 담긴 물에는 정말 정말 많은 작은 요정들이 살고 있어.
물론, 이건 비유야. 세상에는 요정 같은 비과학적인 존재는 없거든. 그냥 설명을 쉽게 하려고 쓴 표현이야.
……알겠어.
작은 요정? 나보다 더 작아요……?
응, 정말 작아. 너무 작아서 우리 눈엔 보이지 않을 정도야.
하지만, 작은 요정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
요정들은 물이 흩어지지 않도록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어.
그렇게 손을 꼭 잡아서 구체를 하나 만들었지. 그게 제일 안정적인 모양이거든.
여기서는 '표면장력'의 개념을 설명해 줄게. 계면활성제가 물 분자 간의 응집력을 약화하기 때문에……
야기…… 다시 어려워지고 있잖아!
선배, 이거 쉽지 않네……
사실, 아이는 야기 유이의 설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새 울음을 뚝 그쳤고,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아마도, 야기 유이가 설명하면서 보여준 그 집중하는 모습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아이의 눈동자에는 호기심 어린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알겠어요!
작은 요정들이 손을 꼭 잡고 있어서 비눗방울이 동그랗게 만들어진다는 거죠!
응, 맞아……!
야기 유이는 목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아이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엄마를 찾기 전까지 우리도 손을 꼭 잡고 있을까?
우리도 물속 작은 요정들처럼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엄마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야기 유이는 이 말을 할 때 조금 부끄러운 듯했지만, 나는 그런 마음을 말로 전한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원래 그녀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건 내가 그녀를 잘 몰랐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야기 유이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내 앞을 걸어갔다. 그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내 마음속에서 따스한 감정이 밀려왔다.
……사랑아? 사랑이니?
등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긴 머리의 여성이 에스컬레이터 입구에 서 있었다.
그녀를 보자 아이는 기뻐하며 달려갔다. 드디어 모녀가 다시 만났다.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아, 얼른 와서 감사 인사드려야지!
응! 엄마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길 잃으면 안 돼, 조심하렴.
네! 조심할게요!
야기 유이는 모녀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녀의 눈꼬리가……평소보다 더 휘어진 것 같았다.
설마, 지금 웃고 있는 건가?
이렇게 보니, 그녀는 얼굴 근육을 거의 쓰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이건 정말 대단한 발견이었다.
……찾게 돼서 정말 다행이야.
응, 다 네 덕이야.
네가 다정하게 대해줬기 때문에, 그 아이도 우리에게 협조해 준 거야.
……나도 그냥, 날 위해서 한 일일 뿐이야.
그 아이를 보니, 예전의 날 보는 것 같았거든.
오, 예전의 너?
……아.
응? 왜 그래?
오늘 택배가 온다는 걸 깜빡했네.
엥? 언제 오는데?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 이제 곧 올 것 같은데.
휴대전화를 꺼내 보니, 5시까지 아직 20분이 남아 있었다.
음…… 어쩌지, 시간 맞출 수 있겠어?
선배, 미안. 나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그래, 조심히 가!
응, 선배도 조심해.
야기 유이는 빠르게 몇 미터를 뛰어가다가, 갑자기 멈춰서 뒤를 돌아봤다.
지금 그녀의 표정은 어떤 의미인지, 난 여전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선배, 오늘 정말 즐거웠어.
마작할 때, 보자.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야기 유이는 조금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내 착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괜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보다, 아이의 엄마가 꼭 지나갈 만한 곳에서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아.
선배, 정말 대단한 전략이야……!
과장된 면이 없진 않지만, 야기 유이에게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여자아이가 진정되자, 우리는 아이를 데리고 마트 출입구로 향했다.
역시 예상대로, 아이의 엄마가 머지않아 우리 앞에 나타났다.
엄마! 어디 갔었어!?
사랑이가 갑자기 안 보이길래, 엄마가 사랑이 찾으러 갔지……
아, 오늘 저녁은 카레야?
어? 그렇지?
아이들은 원래 이렇다. 화제를 금방금방 바꿔버리니 엄마조차 따라가기 벅찰 정도였다. 가기 전에, 아이의 엄마는 우리에게 정중히 감사를 전했다.
여자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야기 유이가 내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나도 카레가 먹고 싶어졌어.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하지만 네가 산 재료로는 카레를 못 만들 것 같은데? 우리 신선식품 코너에 한 번 더 갈까?
응? 선배, 식재료는 이미 다 샀잖아?
감자조림과 카레에 들어가는 식재료는 같아. 이건 상식이라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딴지를 걸어야 할지 모르겠네……
어쨌든 야기 유이는 오늘 저녁엔 꼭 카레를 만들겠다고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소스류 코너로 향했다.
저, 야기. 설마 소스부터 만들 생각은 아니지?
시판 카레 가루나 카레 블록부터 써보는 건 어때……
아니, 카레에 두반장은 진짜 안 들어가! 일단 그거 내려놔!
……카레를 완벽하게 마스터 한 다음에야 넣을 수 있다는 거야?
꼭 그런 건 아니고…… 뭐랄까, 적어도 '카레'라는 개념에는 그런 게 없어……
아, 선배. 다음에 마작할 때 내가 만든 카레 갖고 갈게.
아, 그래…… 기대할게.
야기 유이는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소스를 고를 때만큼은 살짝 들뜬 듯했다.
다만, 이후의 일을 생각해 보니……
하, 앞날이 정말 캄캄하다……
선배? 방금 뭐라고 했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너와 함께 걷는 풍경
인연 Lv.5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77, Choices 6, Endings 2
바다, 정말 아름다워……
하하! 내가 1등이다!
이 해변엔 우리밖에 없는 것 같네요.
아무래도 아직 바닷가로 놀러 올 계절은 아니니까.
그래도, 오늘은 햇살이 너무 따스하다~
그러게. 햇빛이 적당하고, 피부가 탈 정도로 강하지도 않아……
이봐 너희들! 나 혼자 놀게 할 거야?! 어서 이리 와!
최근 한가해진 친구 몇 명과 함께 바닷가로 여행을 왔다.
아직은 물이 차가운 계절이라 수영은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모두 즐겁게 노는 것 같았다.
특히 타카나시 히나타와 미라이는 어린아이처럼 모래사장을 뛰어다녔다.
……
멀리서 장난치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야기 유이는 태양이 눈 부신 듯 눈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최근 그녀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함께 놀러 나온 것은 처음이었기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모두 즐거워 보이네.
야기 유이는 혼잣말인 듯 아닌 듯 중얼거렸다.
그러네, 야기도 즐거워?
……모르겠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야기 유이의 대답…… 화제를 바꾸는 게 좋겠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바닷가에 온 게 언제야?
……10년 3개월 전.
엄청 오래됐구나……
잠깐,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응, 가족들과 처음으로 바다에 왔었어.
그땐 수영을 못해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거든. 그래서 나중에 수영을 배웠어.
오? 지금은 수영할 줄 알아?
선배, 설마 못 믿는 거야?
아, 아니야. 그럴 리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야기 유이가 수영하는 모습은 상상이 잘 안되었다.
선배한테 증명해 보이고 싶지만, 수영 금지 기간이라 바다에 들어갈 수가 없네.
……정말 아쉽다.
야기 유이는 갑자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왜, 왜 그래?
……선배.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으면, 선배한테 선물할게.
저기~! 비치발리볼 할래~?
하하하…… 누군가는 하고 싶어 할 줄 알았지. 봐! 공도 챙겨왔다고!
아아, 강한 끌림이 느껴진다 했더니…… 공의 신이 내려주신 계시였던 거야!
……비치발리볼은, 바닷가에 놀러 올 때 보통 챙겨오지 않나요.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해. 유이랑 너도 같이 할래?
물론,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야기 유이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모습이었지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우리는 가위바위보로 팀을 나눴고, 나와 야기 유이, 아케치 히데키가 한 팀이 되었다.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 야기 유이였지만, 비치발리볼하는 모습은 제법 그럴듯했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비치발리볼을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었기에, 경기는 코미디 그 자체였다……
받아라!
흥!
갑니다!
하하, 가끔은 이렇게 운동하는 것도 괜찮은걸?
……응, 즐거워.
나이스, 1점 획득!
팽팽한 접전 끝에 스코어는 20-19, 우리 팀의 매치포인트였다.
으으…… 절대 점수를 내주지 않겠어~!
포기하지 않겠어, 받아라! 타올라라……! 검은 불꽃 슛!
거창한 이름에 비해 공이 너무 느려서, 인터셉트 기회를 놓쳐버렸네요……
{var:player_nickname}! 받아요!
공이 내 머리 위로 날아왔다.
나는 공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곁눈질로 팀원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뒤쪽에 있는 야기 유이도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두 눈에 가득 찬 자신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상대 팀 세 사람이 모두 뒤쪽으로 멀리 물러나 있어서, 네트 앞이 텅 비어 있었다.
이 공이 네트 앞으로 떨어지기만 하면 이길 수 있는데, 어떻게 할까?
야기, 받아!
…………!
야기 유이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높이 뛰어올랐다.
야기 유이의 스파이크가 슉- 하고 허공을 갈랐다.
……
……
헛 스파이크였네, 유이.
……이럴 수가.
그렇게 경기 흐름은 상대 팀 쪽으로 기울었고, 우리는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나고, 야기 유이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모래사장 위를 굴러가는 공만 조용히 바라보았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야기……?
오른손의 위치는 확실했는데……
점프가 너무 빨랐나?
추진력을 좀 더 얻을 수 있다면, 운동 에너지를 유지하면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을지도 몰라……
야기 유이는 어디선가 나뭇가지를 주워 왔고, 모래사장 위에 복잡한 공식을 써 내려갔다.
야기 유이는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 듯, 여전히 계산에 집중하고 있었다……
뭐라도 좀 마실래?
……선배.
……
난 아이스커피.
응, 알았어.
각도는 완벽했다! 나는 상대의 뒤편을 주시하며 팔을 높이 들었고, 재빨리 손목을 틀어 공을 강하게 내리쳤다. 공은 날카로운 직선을 그리며 상대방의 네트 앞으로 향했다.
시노미야 나츠키가 재빨리 공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지만, 결국 한발 늦고 말았다.
공은 바닥에 닿았고, 경기는 우리 팀의 승리로 끝났다.
젠장, 완전히 속았어……!
정말 대단해…… 페이크 동작일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
안타까워하는 상대 팀의 모습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돌아서서 팀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려는데,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선배.
……(물끄러미)
아, 설마……
미안, 공을 받고 싶었던 거야……?
……
아, 그러고 보니 조금 전 야기 씨의 위치도 완벽했는데요.
{var:player_nickname}, 네가 팀장이니까, 유이 기분 좀 신경 써 줘.
자, 잠깐만?! 내가 언제 팀장이 된 거야?!
선배.
야기 유이가 손가락으로 내 어깨를 톡톡 쳤다.
커피 사주면, 용서해 줄게.
어……? 커피?
야기 유이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전혀 화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조금은 즐거워 보였다.
혹시 날 놀리는 걸까……?
……알았어. 야기, 어떤 커피가 먹고 싶어?
그냥 아이스커피, 고마워 선배.
마침 운동으로 갈증이 느껴지던 참이었는데, 근처 주차장에 자판기가 있어서 차가운 커피를 한 캔 살 수 있었다.
……내 거랑 다른 사람들 것도 사 갈까?
구매한 음료들을 비닐봉지에 담아 해변으로 돌아왔지만, 뜻밖의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야기 유이가 보이지 않았다.
다들 야기 못 봤어?
에, 야기?
……그러게, 유이 녀석 어딜 간 거야?
이상했다…… 이렇게 탁 트인 해변에서 안 보일 리가 없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야기 유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설마…… 수영할 수 있다는 말을 내가 안 믿는 것 같으니까, 그걸 증명하겠다고 혼자 바다로 들어간 걸까?!
내가 바닷가로 가서 찾아볼게!
……그래! 우리도 각자 흩어져서 찾아보자!
정말 내 예상이 맞다면…… 큰일이었다.
모두가 흩어져서 해변 전체를 뒤져봤지만, 야기 유이는 찾을 수 없었다.
설마, 파도에 휩쓸려 간 건 아니겠지……
야기 유이, 제발 무사해야 해……!
초조한 마음으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니 암초로 가득한 곳까지 오게 되었다.
커다란 바위가 바다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며 암초 지대를 이루고 있었다.
암초 위로 올라가자 마음이 놓였다. 야기 유이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키 큰 암초들 때문에 해변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었다.
……휴우. 야기, 드디어 찾았네.
……선배? 왜 그래?
야기 유이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는 듯, 평소와 같은 맑은 눈빛의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별일 없어서 다행이야…… 다들 많이 걱정했거든. 얼른 연락해 줘야겠다.
……잠깐만.
우리가 어디 있는지는 말하지 마.
응?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채팅방에는 그녀의 말대로 "야기를 찾았어, 걱정하지 마."라는 메시지만 남겼다.
휴대폰을 내려놓자, 야기 유이도 암초 위로 올라왔다.
내 앞으로 다가온 그녀의 손바닥에는 하얗게 빛나는 작은 조각들이 담겨있었다.
이렇게 멀리까지 온 게…… 조개껍데기를 찾으려던 거였어?
너무 열중한 나머지 이렇게 외진 곳까지 오게 된 걸까……
응, 그렇게 희귀한 품종은 아니지만……
그래도, 선배 줄게.
아, 고마워. 야기……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돼.
어?
선배, 나랑 단둘이 이야기 나누지 않을래?
좋아, 야기.
……
어…… 유이?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기분 좋게 귀를 간지럽혔다.
우리는 암초 위에 나란히 앉아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이며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옛날 사람들은, 우리가 서 있는 이 땅이 둥글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겠지.
먼 옛날 어느 고대 문명에서는, 코끼리가 반구 형태의 지구를 떠받치고 있다고 믿었대.
그리고 그 코끼리 밑에는 코끼리보다도 거대한 거북이가 웅크리고 있다고.
재미있지 않아? 선배.
……응, 정말 재미있어.
옛날 사람들이 지구가 거대한 구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해.
엄청난 과학 발전을 이룬 지금, 그보다 놀랍고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까……?
태양은 점차 수면을 향해 기울었고, 야기 유이의 옆모습이 눈부시게 빛나는 선으로 그려졌다.
그녀의 표정 속에, 지금의 나는 아직 다가갈 수 없는 뭔가가 담겨있는 것만 같았다.
유이는 참 박학다식한 것 같아, 과학자이신 부모님의 영향인가?
응. 살아계실 때, 나한테 많은 걸 가르쳐주셨어.
어? 살아계실 때……?
야기 유이는 손가락으로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중학생이 되기 전에,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어.
……선배, 그런 표정 짓지 마.
이미 다 지난 일이야. 난 이제 괜찮아.
혼자인 삶에 익숙해져서, 지금처럼 누군가가 곁에 있으면 오히려 두렵다고 해야 할까.
모두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운데, 그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
……난, 웃는 법도 잘 모르니까.
선배……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직 늦지 않았어, 조금만 연습하면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을 거야.
자연스러운 웃음……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습하는 거야?
구체적으로…… 잠깐만.
사실, 그건 나도 잘 모른다.
음, 얼굴 근육을 풀어주는 것부터 시작해 볼까?
……구체적으로 어떤 근육?
상순거근? 입둘레근? 아니면 저작근?
혹시 안륜근인가, 소관골근, 구각하제근을 말하는 거야?
아니면…… 턱 근육이야?
미, 미안.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
하지만, 사람의 얼굴에는 약 30종류의 근육이 있어.
완벽한 미소를 지으려면, 모든 근육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움직여야 해.
야기 유이는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설마, 모든 사람이 매일 이런 고도의 두뇌 활동을 연습 중인 거야……?
너무 고생이네…… 그래서 다들 사회생활은 어려운 거라고 하는구나……
아니, 그렇게 복잡한 건 아니야.
뭐랄까……
봐, 이렇게 검지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리는 거지.
이게 미소의 기본이거든, 너도 해볼래?
야기 유이는 양손 검지로 입꼬리를 힘껏 들어 올렸다. 꽤 부자연스러운 그 모습이 조금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그야말로 어색한 웃음이었다.
정말로 웃을 줄 모르는 거였구나……
……선배, 왜 웃어?
아, 미안 미안.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유이가 너무 귀여워서, 참지 못했어.
귀여워? 내가……?
……
야기 유이는 말없이 조용히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큰일 났다. 설마 화가 난 걸까?
아~! 야기 여기 있었구나?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타카나시 히나타가 암초 아래에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녀의 뒤로 다른 친구들도 보였고, 시노미야 나츠키는 내가 샀던 음료를 들고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들켜버렸네, 아쉽다.
응? 뭐라고 했어?
아니야.
석양이 비추는 암초 위에서 여섯 명은 장난을 치며 놀기 시작했다.
암초 사이의 물웅덩이에서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저 물고기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건 모를 것이다.
모두가 물웅덩이 속 작은 세계를 구경하고 있을 때, 야기 유이가 갑자기 일어나 먼 곳을 가리켰다.
그녀가 가리킨 곳을 보니, 이상하게 생긴 생물이 암석을 기어 올라가려 하고 있었고, 그것의 등에는 수많은 촉수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소라게야.
소라게가 저렇게 생겼다고?!
자신을 보호하려고 조개껍데기 안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말미잘을 등에 지고 다니기도 해.
그런데, 나도 살아있는 건 처음 봐.
그렇구나…… 응?
설마 지금 웃은 거야?
확신할 순 없었지만, 착각이 아닌 것 같았다. 방금 야기 유이의 입꼬리가 아주 잠깐, 살짝 올라갔었다.
어?
잘못 본 걸 수도 있지만, 방금 유이가 분명 미소짓고 있었어.
그래?
……잘됐다.
유이의 시선이 다시 발밑으로 향하더니, 물속의 작은 세계를 바라보았다.
미소 짓기 연습은 아직 노력이 필요하지만, 성공의 날이 그리 멀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때까지, 그녀와 함께하는 이 여정을 즐겨야겠다.
……정말?
그럼.
넌 기분이 좋을 때 눈을 살짝 가늘게 떠, 눈 부신 빛을 본 것처럼.
비록 입가가 움직이진 않지만, 그것 또한 너만의 미소야.
……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선배는, 정말 재미있어.
어라, 전에도 비슷한 말 하지 않았었나……
도대체 어디가 재미있다는 거야?
선배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거든.
배려심도 깊고.
모두에게 상냥해.
……선배와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
그런 말을 들으니, 굉장히 부끄러웠다.
어, 아…… 음…… 바다, 정말 예쁘네.
응, 정말 아름다워.
앗, 하늘이 붉어졌어.
같이 석양 감상하자.
이렇게, 태양이 완전히 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좋아.
……예쁘다.
우리는 멀리 석양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 잠시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아~! 야기 여기 있었구나?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타카나시 히나타가 암초 아래에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녀의 뒤로 다른 친구들도 보였고, 시노미야 나츠키는 내가 샀던 음료를 들고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들켜버렸네, 아쉽다.
응? 뭐라고 했어?
아니야.
우리는 석양이 비추는 암초 위에서 장난을 치며 놀기 시작했다.
암초 사이의 물웅덩이에서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저 물고기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건 모를 것이다.
선배, 할 말이 있어.
다른 네 사람이 발밑의 세계에 집중하고 있을 때, 유이가 우리 둘에게만 들릴 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말?
예전엔 책을 읽거나 커피를 내리는 것만으로도 참 즐거웠어.
하지만, 사실은 그런 즐거움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어.
그래서, 모두와…… 선배와 친구가 될 수 있어서, 나 정말 너무 기뻐.
마작도, 오늘처럼 바닷가로 놀러 오는 것도……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야.
그러니까…… 고마워, 선배.
나에게 이런 새로운 세계를 보여줘서, 고마워.
야기 유이의 뒤로 서서히 태양이 저물고 있었다.
세상이 온통 붉게 물들 무렵, 유이의 얼굴에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미소가 떠올랐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녀가 웃고 있었다.
내가 더 고마워, 유이.
……어쩌면 나도 그녀 덕분에 나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난 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표정을 짓는 야기 유이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아직 내 마음속에 간직해 둬야겠다.
네가 존재하는 세상
계약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309, Choices 5, Endings 3
바닷가에서 돌아온 뒤로 열도 조금 나고, 몸에 힘이 없는 것 같다……
몸살이 난 것 같으니…… 마작 동아리 활동은 일단 미뤄야겠다.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한숨 잘까.
…………
(딩동)
……어? 오늘 택배 올 게 있었나?
문을 열어보니, 양손에 커다란 장바구니를 든 야기 유이가 서 있었다.
유이잖아…… 어쩐 일이야?
선배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메시지를 봤어.
……지금은 좀 어때, 괜찮아?
괜찮아, 열도 내렸고. 일부러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안색이…… 좀 안 좋은데.
그래? 아무래도 이제 막 일어났으니까.
그런데, 손에 든 것들은 뭐야……?
식재료.
응?
선배한테 몸보신에 좋은 요리 좀 해주려고.
……그럼, 선배가 좀 빨리 나을 수 있겠지.
아, 정말…… 고마워……
야기 유이가 찾아와서 음식을 해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언제나 무표정한 얼굴을 한 소녀에게 이렇게나 섬세하고 다정한 면이 있다니……
나는 그녀에게 들어오라고 한 뒤, 장바구니를 받아 들고 안에 뭐가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어떤 요리를 하려는 건지…… 한 번 볼까?
묵직한 장바구니 두 개를 보는 순간,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스쳐 갔다.
하나는 대파와 쪽파, 흰 양파와 붉은 양파로 가득했다.
다른 하나는 부추와 마늘, 그리고……
어…… 이 길쭉길쭉한 건 뭐야?
산마늘이야.
왠지 파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 같다……!
부추속 식물이 감기에 좋다고 해서, 잔뜩 사 왔어.
이런 것들을 먹으면, 감기도 금방 좋아지겠지……?
아, 응. 이론적으로 그렇긴 한데……
큰일 났다! 잊을 뻔했지만, 유이에게 요리를 맡겨선 안 된다! 예전에 같이 장 보러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런데, 이걸로 도대체 무슨 요리를 할 수 있지……?
그, 사실 내가 조금 전에 점심을 먹어서, 아직 배가 부르거든.
그래도 날 위해서 이렇게 식재료도 사다 주고 고마워. 우선 보관해 뒀다가 다음에 먹자.
…………
미안해…… 유이가 특별히 신경 써줬는데, 정말 배가 불러서.
장바구니에 든 물건들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시 현관으로 돌아왔다.
야기 유이는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딘가 풀이 죽은 듯한 느낌이었다.
아…… 아니면……
유이, 우리 같이 산책할까? 요 며칠 계속 누워있었더니, 온몸이 굳어버린 느낌이야.
응, 선배.
그녀의 눈빛이 조금 전보다 반짝이는 것 같았다.
어디부터 가고 싶어?
Éternité.
커피가 맛있어. 선배도 들어봤을 거야.
아, 알지. 자주 갔던 곳이야.
거기라면 적어도 이상한 요리가 나오진 않을 거다……
나는 익숙한 카페 안으로 들어가 자연스럽게 점장인 나나미 레이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유이의 강력한 추천으로 가장 평범한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다는 점이었다.
유이는 여기에 자주 와?
응, 매주 오는 곳이야.
그럼 너도 단골손님이네…… 커피를 좋아해?
커피는…… 과학이라고 생각해.
뭐? 과학……?
우선, 커피 원두의 양부터 신경 써야 해.
아주 적은 양의 차이로도 커피 맛이 크게 달라지거든. 그래서 커피를 내릴 때는 원두의 양을 그램 단위로 정확하게 계량해야 해.
그리고 원두를 갈 때에도 굉장히 조심해야 해.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해. 열이 과도하게 발생하면 커피의 풍미를 해치거든.
게다가, 원두의 분쇄도에 따라 추출 방법도 달라져.
이외에도, 물의 온도와 물을 붓는 방식도 커피 맛에 영향을 줘.
듣고 보니, 커피도 파고들자면 끝이 없구나.
마치 과학 실험에서…… 정확한 시약의 용량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야.
응, 그런데 이 카페는 그런 면에 있어서 아주 완벽해.
그래서 이 카페의 아이스커피가 이렇게 맛있는 거야.
오~!
야기 유이의 음식 취향은 여전히 의문스러웠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녀가 추천한 커피 맛이 매우 궁금해졌다.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나는 점장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차가운 유리잔을 집어 들었다.
한 모금 살짝 맛만 봤을 뿐인데, 야기 유이가 강력하게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말 맛있어.
차가운 얼음이 혀끝을 스치더니, 입안 가득 커피 향이 퍼졌고, 시거나 떫은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맛있을 줄은 몰랐다. 커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입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놀라울 정도였다.
응, 맛있어.
……선배? 왜 멍해졌어?
아, 조금 감동했을 뿐이야.
야기 유이는 생각보다 커피 맛을 잘 알았다. 아니, 커피라는 영역에 있어서는 믿음이 갔다.
더군다나 그녀는 지식도 풍부했다. 그녀가 원한다면, 조금 전의 커피 강좌도 해가 질 때까지 계속할 수 있었을 거다.
야기 유이와 많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새로운 모습이 또 있었다니……
언제부터 커피를 좋아하게 됐어?
……아마,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커피에 대해 많이 가르쳐주셨어.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방법부터, 희귀한 원두 종류와 재배 방식까지.
선배, 그거 알아?
어떤 지역에서는 커피 가루에 생달걀을 통째로 넣어서 특별한 커피를 추출한대.
사막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뜨거운 모래 위에서 커피를 끓이기도 하고.
커피와 홍차를 함께 섞어서 마시는 곳도 있대.
모두…… 부모님이 가르쳐주셨던 거야.
정말 심오하구나……
평소 말수가 적은 야기 유이지만, 오늘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전히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그녀가 진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야기 유이의 눈빛에, 아주 잠깐 어둠이 스쳐 간 것 같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의 변화였다.
……안 되겠어?
……내가 내리는 커피는, 왠지 모르게 맛이 없어.
정말 의외였다. 커피에 있어서는 야기 유이의 미각이 확실할 텐데?
평소에 어떻게 커피를 내려? 우리…… 그 과정부터 이야기해 볼까?
음…… 우선, 엄격하게 원두를 골라.
응응.
그런 다음 원두를 계량해, 그램 단위로 정확하게. 그리고 원두를 갈 때는 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적의 속도를 유지하고……
음, 아무 문제도 없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향을 더하기 위해, 생선가루를 조금 넣어.
응응.
응?!
보통 가다랑어 가루를 제일 많이 넣지만, 가끔은 날치나 정어리 가루도 섞어. 그럼 깊은 맛을 낼 수 있거든.
마지막엔 화룡점정으로, 미라이가 새로 개발한 조미료를 적당량 넣어줘. 뭐로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두 스푼 정도 넣으면 된다고 하더라구……
자, 잠깐만!
원두 가는 것까지 완벽하게 잘해놓고! 갑자기 그런 걸 왜 넣어?!
원두를 갈고 나서 바로 추출하면 되잖아! 이상한 걸 더 넣지 말고……!
알겠다. 뭔가를 더하지 말고, 빼라는 거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방식이야. 고마워, 선배.
어…… 아, 천만에…… 그냥 상식 같은 거니까……
……맞아, 부모님이 너무 그리워.
미안해…… 내가 괜한 말을 꺼냈나……?
음, 괜찮아. 두 분이 이 세상에 안 계시다는 사실은 이미 받아들였으니까.
……그렇구나. 역시 넌 참 강인하네.
유이의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셔?
전에도 말했지만, 두 분은 과학자셨어. 같은 연구소에서 만나신 것 같아.
아빠는 말수도 적고, 잘 웃지 않으셨어. 하지만 정말 따뜻한 분이셨고, 가끔은 이상한 말로 모두를 웃게 만들기도 하셨어.
(……유이의 성격은 아버지를 닮은 건가.)
엄마는 외향적인 성격에 친구도 많으셨어. 항상 환하게 웃고 계셨고, 내가 집안일을 도울 때면 항상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
두 분의 성향이 완전히 정반대였네.
그래서 그렇게 사이가 좋으셨던 걸까.
응…… 아마도.
야기 유이는 빨대를 입에 문 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 얼굴에 또 뭐가 묻었나? 만져봐도 아무것도 없는데?
……왜 그래?
음,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이지 속을 알 수가 없는 녀석이었다. 그래도 왠지 평소보다 꽤 즐거워 보였다.
Éternité에서 나온 우리는 길을 따라 걸었고, 강변 산책로까지 오게 되었다.
산들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왔다. 이제 막 회복한 몸이었지만, 이대로 끝까지 걸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선배, 안색이 많이 좋아졌어.
그래? 나도 몸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야.
커피 때문인가 봐.
야기 유이가 잠시 미소를 지은 것 같았지만, 수면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그녀의 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가끔, 나도 상상해 보곤 해.
아빠 엄마가 살아계셨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야.
야기 유이는 산책로 난간에 기대어, 살짝 가늘게 뜬 눈으로 강물을 바라보았다.
이제 대학생이니까, 더 이상 두 분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진 않겠지. 어쩌면 부모님과 만나는 시간이 점점 줄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두 분은 연세가 드셔도 여전히 사이가 좋으셨겠지. 함께 강가를 걷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셨을 거야.
집에 돌아가면 아빠가 커피를 내려주시고,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셨을 거야.
그러면 나는 조용히 두 분의 이야기를 듣겠지.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을 거야.
……선배.
야기 유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 사실은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
부모님을 잃은 슬픔을 극복한 줄 알았는데, 그런데……
과거를 떠올릴 때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지 않아.
어?
내가 할 말이 아닌 것 같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돼.
너무 애써 버티지 마, 가끔은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에 잠겨봐도 괜찮아.
……응. 고마워.
나는 야기 유이의 곁으로 가서 그녀가 했던 것처럼 난간에 몸을 기댔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햇빛이 강물 위로 쏟아지며 보석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아빠 엄마는 '평행 세계'에 대해 연구하셨던 것 같아.
평행 세계라고……? SF 소설에 나올 법한 이론이네.
……나도 잘은 몰라, 자세히 이야기해 주신 적은 없거든.
우리와는 다른 세계를 말하는 걸까……?
나도 그렇게 알고 있어. 글자 그대로 추측한 것뿐이지만……
신기하네…… 그런 게 정말 존재하는 걸까?
나도 모르겠어.
……선배, 만약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면, 가보고 싶을 것 같아?
정말 선배다운 대답이네.
그럼 유이는? 또 다른 세계에 가보고 싶어?
난……
지금의 난, 눈앞의 세계를 좀 더 소중히 여기고 싶어.
……지금은.
선배가 내 곁에 있잖아?
어느새 야기 유이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니 조금 쑥스러웠지만, 시선을 피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는 석양을 담고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하하, 농담이야, 아무래도 아직은 여러모로…… 으앗?!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야기 유이가 갑자기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녀의 눈빛이 조금 전보다 더 반짝였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선배!
왜, 왜 그래?!
선배와 함께라면, 나 궁극의 바리스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구, 궁극의……?
야기 유이는 내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거침없는 발걸음에 조금 겁이 났다.
그…… 여기는……?
내가 자주 오는 약재 상점이야.
자주 오는…… 약재 상점?
낡고 오래된 상점 내부에는 알 수 없는 약 냄새가 은은하게 맴돌았다.
진열장 위에는 말린 식물과 동물이 담긴 병들이 가득 놓여있었다.
이것들도…… 약재인가?
어…… 약재 상점엔 왜 온 거야? 우리 커피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어?
……약선 커피.
어?
오랜 연구 끝에 생각해 낸 거야.
맛있는 커피와 몸에 좋은 약재가 만나서, 완벽한 음료가 탄생하는 거지…… 효과는 입증됐어.
뭐가 입증됐다는 거야! 맛은 어쩌려고? 이렇게 마구 섞어대면 맛이 이상해진다고!
……클클클, 누가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노인네 정신 사납게.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은 할머니 한 분이 카운터 뒤에서 걸어 나오셨다. 아마 상점 주인 같았다.
그래도 모처럼 가게에 사람 목소리가 들리니 좋구먼…… 클클클.
그건 그렇고, 아가씨가 뭘 만들겠다고 했더라?
약선 커피? 정말 흥미롭구먼.
!!
내가 약재 고르는 걸 도와주마. 걱정 마, 싸게 줄 테니까. 클클클.
그러니까, 크크…… 완성되면 나한테도 맛보여다오.
좋아요!
……유이? 눈빛이 조금 무서운데……
이젠 돌이킬 수 없었다. 야기 유이는 자기만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야기 유이는 상점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온갖 이상한 재료들을 봉투에 담기 시작했다.
궁극의 바리스타도 이것들이 커피 재료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선배, 오래 기다렸지.
……아, 다 골랐어?
응. 오늘의 실험작이 정말 기대돼.
뭐? 오늘이라고?
응, 지금, 집에 가서 바로 만들어줄게.
아니, 괜찮은데?!
크게 티는 나진 않았지만, 야기 유이는 내게 약선 커피를 끓여줄 생각에 잔뜩 기대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런 표정이면……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어휴, 어쨌든 한약이니, 적어도 마시면 감기는 낫겠지.
……별문제 없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자신을 애써 설득하며 모든 걸 운명에 맡기기로 했다.
……내가 얼마나 민망한 소리를 한 것인지 깨닫고 나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같았다.
(날 비웃진 않을까……)
야기 유이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건…… 부끄럽다는 걸까? 아니면 실망한 걸까……)
평소에도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녀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녀의 표정을 읽을 수 없으니 조바심이 났다.
……선배.
응?
선배는 나를 알게 된 후로, 삶에 변화가 생겼다고 느낀 적 있어?
야기 유이가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음, 뭐랄까……
굳이 표현하자면, 세상이 훨씬 넓어진 기분이랄까.
……너무 오버하는 거 같아.
전혀 아니야. 유이가 신기한 지식을 많이 알려준 덕분에,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졌거든.
……응. 유이를 만난 후로, 이 세계를 살아가는 게 훨씬 즐거워진 것 같아.
……선배.
야기 유이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선배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선배도 알아?
야기 유이는 마침내 고개를 들었고, 살짝 미소를 지은 것 같았다.
정말 아주 살짝이었다. 늘 곁에서 그녀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만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특별한 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이랑은 달라.
……그래서, 눈을 뗄 수가 없어.
그치만 나도, 선배를 만나고 많은 게 달라졌어.
나 자신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해서.
나를 더 많이 알고 싶어졌어.
부드러운 바람이 야기 유이의 긴 머리카락을 어루만졌고,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선배, 그거 알아?
최근 들어, 나한테 큰 약점이 하나 있다는 걸 깨달았어.
나한테는 맛있는 것들이, 다른 사람들한테도 맛있는 건 아니더라고.
그런데, 커피에 있어서는 그런 적이 없었어.
이제까지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괜찮아, 그건 누구라도 알 수 있을 테니까.
나는 마음의 소리를 간신히 억누르며, 좀 더 긍정적인 말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정말?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할 수 있어, 나만 믿어.
……후후.
이번만큼은 야기 유이가 분명 미소를 지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절대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함께 요리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식재료도 이미 다 샀잖아. 마늘과 양파뿐이지만.
그러고 보니, 무슨 요리를 만들 생각이었어?
함박스테이크.
응?
응?
이 약점을 극복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할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해낼 것이다.
야기 유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다독였다.
그나저나, 오늘 유이가 사 온 마늘과 양파들로 도대체 뭘 만들어야 좋을까……
야기 유이가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그녀의 표정이 이렇게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처음이었다.
……아.
그녀의 뺨을 따라, 한 줄기 빛이 흘러내렸다.
야기 유이가 황급히 눈가를 닦는 모습을 보고서야, 그것이 눈물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미, 미안해……
우주에 존재하는 기본 입자의 총량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
응……?
야기 유이가 몸을 돌리며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물리학의 기본 개념이야. 선배도 알아?
어……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나는 문득 야기 유이의 부모님이 과학자이고, 그녀가 부모님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물리학 연구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녀가 지금 내게 특별하고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물질이 불에 타서 재가 되면, 다시 기본 입자로 돌아가 다른 물질을 이루고, 그렇게 계속해서 세상을 떠돌게 돼. 그게 물리 법칙이야.
그러니까, 아빠 엄마도 세상에서 사라지신 게 아니야.
아마도, 두 분을 이루고 있던 기본 입자가 새로운 모습으로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겠지.
……
……어쩌면.
나와 선배를 연결해 준 것도…… 기본 입자가 되어 바람을 타고 우리 곁에 머물고 계신 두 분일지도 몰라.
그래……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낭만적인 일이네……
……너무 뜬금없는 소리였나?
아니, 전혀.
야기 유이의 뺨 위로 다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곁에 서 있었다.
이럴 때…… 그녀의 우는 얼굴을 쳐다보는 건 너무 눈치 없는 짓일 거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곁에서 말없이 함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기로 했다.
기본 입자로 돌아간 이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이 아름다운 세상과 소중한 순간들을 말이다.
……선배.
응?
아무것도 아니야. 석양이, 참 예쁘다.
……그러네.
어느새 우리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야기 유이가 사 온 식재료가 냉장고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선배.
야기 유이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 곁을 지켜주고 있는 기본 입자들이 마음 놓을 수 있도록, 내가 이 미소를 지켜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