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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 이치노세 소라
이치노세 소라 — 계약
이치노세 소라 —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이치노세 소라 — 두근두근 신학기
이치노세 소라 — 봄날의 노래
이치노세 소라 — 잠들지 않는 인연

이치노세 소라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나치게 똑똑하면 대가가 따르는 법'이라고. 어려서부터 허약했던 체질은 그가 치른 대가였다. 그 대신 과학에 깊게 몰두하여, 지금은 모든 현상을 과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우연히 혼천 신사에서 마작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후 마작을 재밌는 확률 게임이라고 여기게 되어 그 이후로는 마작을 즐기고 있다.

Profile

Stature
147cm
Birth
3월 14일
Age
13세
Blood Type
B
CV
미나가와 쥰코
Hobby
독서, 수학, 루빅스 큐브

Skins

이치노세 소라의 기본 스킨.

이치노세 소라와 계약을 맺었을 때 획득 가능한 스킨. "큐브 말고도 너랑 함께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그래도 돼?"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한정 스킨. "너랑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건 처음이네~ 앞으로도 매년 크리스마스 같이 보낼래?"

두근두근 신학기 한정 스킨. "오랜만이라고? 방학 때 자주 만났잖아…… 근데 확실히 캠퍼스에서 같이 책을 안 본지는 오래됐네. 새로 산 그림책인데, 가, 같이 볼래?"

봄날의 노래 한정 스킨.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봄은 아직 멀었어. 그래도 사람들은 설을 봄이 왔다고 생각하면서 활기차게 다니더라고. 뭐 나도 {name} 자주 볼 수 있어서 기쁘지만."

잠들지 않는 인연 한정 스킨. "자, 이거 발라, 이 약을 바르면 무서운 것들이 가까이 오지 못할 거야. 이제 안심하고 오늘 밤을 보내면 돼…… 응? 모기? 잠깐만, 그 효과는 내가 연구해 볼게……"

Emotes

이치노세 소라 emote 0 이치노세 소라 emote 1 이치노세 소라 emote 2 이치노세 소라 emote 3 이치노세 소라 emote 4 이치노세 소라 emote 5 이치노세 소라 emote 6 이치노세 소라 emote 7 이치노세 소라 emote 8 이치노세 소라 emote 10 이치노세 소라 emote 11 이치노세 소라 emote 12 이치노세 소라 emote 888 이치노세 소라 emote 999 이치노세 소라 emote 988 이치노세 소라 emote 966 이치노세 소라 emote 946
  • 선물-일반

    고마워.

  • 선물-기쁨

    이건……! 소중하게 간직할게!

  • 인연 레벨업5

    네가 계속 같이 있어 준 덕분에, 최근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 의사 아저씨도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학교에 가도 괜찮대! 아, 뭔가…… 이런 얘기를 하게 되다니, 마치 내가 아닌 것만 같네. 아무래도 네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

  • 인연 레벨업1

    서로 알게 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넌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아…… 나와 함께 해 줘서 고마워.

  • 인연 레벨업2

    이건 누나가 만들어 준 호박 푸딩이야. 누나가 식이섬유랑 단백질을 섭취하면 몸에 좋다했어. 너도 먹을래?

  • 인연 레벨업3

    가끔은 반 친구들처럼 체육 수업을 받아 보고 싶네…… 땅을 자유롭게 달린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어릴 적에 입원을 한 이래로, 의사 아저씨가 격한 운동은 안 된다고 했었으니까…… 앗! 말이 너무 많았네. 만나러 와 줘서 고마워.

  • 인연 레벨업4

    큐브를 해 보고 싶어? 알려 줄 테니까 잘 봐봐. 이렇게 해서… 이렇게! 자 됐어. 에? 잘 안 보였어? 어쩔 수 없네. 다시 한번 해 볼 테니까 잘 봐.

  • 히든-새해

    새해 복 많이 받아. 새해 행사는 가 본 적이 없어서, 기대된다.

  • 히든-발렌타인데이

    이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7x7 루빅 큐브야. 장난감이지만 희귀한 거야. ……꼭 풀어 봐야 돼!

  • 로비 상호작용1

    수학은 이 세계의 근본이야. 그러니까, 이 세계에 '운'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존재하는 건 '확률' 뿐. 이전에 너랑 대국을 했을 때의 데이터에 따르면, 네가 나한테 이길 확률은 39.8%네.

  • 로비 상호작용2

    에에!? 저 신사에 있는 무녀는 뭐야!? 고양이 귀가 있는 인간!? 이건 어쩌면, 생물학계에 있어 대발견일지도 몰라!

  • 로비 상호작용3

    마작은 확률 게임에 불과해. 계산으로 내가 질 일은 없어.

  • 로비 상호작용4

    나는…… 큐브 퍼즐이 특기야…… 하지만, 아무도 같이 놀아 주질 않아…… 너는 나랑 놀아줄 거야?

  • 로비 상호작용5

    나는 몸 상태가 이래서 학교에 가 본 적이 거의 없어. 하지만 혼자여도 괜찮지만, 가능하다면 다른 애들이랑도 함께 놀고 싶지만 말이야……

  • 로비 상호작용6

    우우우…… 우는 거 아니야. 한 판 진 거 가지고 울 것 같아! 눈에 먼지가 들어갔을 뿐이야. 다음에야말로…… 다음에야말로 내가 반드시 이긴다!

  • 로비 상호작용7

    큐브? 어릴 적부터 애들 앞에서 했었어. 그때는 다들 내 주위에 모여서는 대단하다고 칭찬해 줬었지. 다들 큐브를 하는 날 보고 즐거워했었으니까, 큐브가 친구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이렇게 큐브를 하고 있어.

  • 로비 상호작용8

    음…… 왜 그 패를 버린 거야? 이 패를 버리는 게 좀 더 효율이 좋은데!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꼭 머리가 좋은 건 아니네. 그렇지, 나한테 맡겨 줘. 소라 선생님이 효율 좋은 타패 방법을 알려줄게.

  • 로그인-일반

    콜록콜록…… 오늘도 날 만나려고 온 거야?

  • 로그인-최고 인연

    기다리고 있었어. 오늘은 몸 상태도 좋은 것 같으니, 같이 마작 하자.

  • 계약

    [0]너는 내 가족 이외에 처음으로 말 상대가 되어 준 사람이야. [6795]이런 말을 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우린 이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 [15075]지구에는 몇십 억의 사람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2명이 친구가 될 확률은 수백만분의 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25465]이 지구에서 1등상을 딴 거나 마찬가지지! [32485]우리들은, 언제까지나 친구로 있을 수 있을까? [42427]정말? 다행이다! 기뻐……!

  • 특수-친선전 입장 시

    나도 끼워줘!

  • 특수-친선전 준비 시

    안 봐줄 거야.

  • 획득 음성

    내 이름은 이치노세 소라. 콜록콜록…… 내 반경 75cm 이내에 접근하지 말아 줘. 누나가 모르는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거든……

  • 북

    북을 뺄게.

  • 치

    치.

  • 더블 리치

    더블 리치!

  • 깡

    깡.

  • 퐁

    퐁.

  • 리치

    리치, 이기기 위해서야.

  • 론

    론! 기다리고 있었어!

  • 쯔모

    쯔모, 내 승리네.

  • 백

    백.

  • 북

    북.

  • 준찬타

    준찬타.

  • 순정구련보등

    순정구련보등.

  • 대삼원

    대삼원.

  • 대사희

    대사희.

  • 지화

    지화.

  • 더블 리치

    더블 리치.

  • 동

    동.

  • 도라

    도라.

  • 도라10

    도라10.

  • 도라11

    도라11.

  • 도라12

    도라12.

  • 도라 13이상

    도라 잔뜩.

  • 도라2

    도라2.

  • 도라3

    도라3.

  • 도라4

    도라4.

  • 도라5

    도라5.

  • 도라6

    도라6.

  • 도라7

    도라7.

  • 도라8

    도라8.

  • 도라9

    도라9.

  • 더블 북

    더블 북.

  • 더블 동

    더블 동.

  • 더블 남

    더블 남.

  • 더블 서

    더블 서.

  • 탕야오

    탕야오.

  • 또이또이

    또이또이.

  • 량페코

    량페코.

  • 발

    발.

  • 국사무쌍 13면 대기

    국사무쌍 13면 대기.

  • 국사무쌍

    국사무쌍.

  • 해저로월

    해저로월.

  • 하저로어

    하저로어.

  • 혼노두

    혼노두.

  • 찬타

    찬타.

  • 혼일색

    혼일색.

  • 구련보등

    구련보등.

  • 영상개화

    영상개화.

  • 리치

    리치.

  • 유국만관

    유국만관.

  • 녹일색

    녹일색.

  • 남

    남.

  • 핑후

    핑후.

  • 창깡

    창깡.

  • 치또이쯔

    치또이쯔.

  • 청노두

    청노두.

  • 청일색

    청일색.

  • 산안커

    산안커.

  • 산깡쯔

    산깡쯔.

  • 삼색동각

    삼색동각.

  • 삼색동순

    삼색동순.

  • 스안커

    스안커.

  • 스안커 단기

    스안커 단기.

  • 스깡쯔

    스깡쯔.

  • 천화

    천화.

  • 서

    서.

  • 소삼원

    소삼원.

  • 소사희

    소사희.

  • 이페코

    이페코.

  • 일발

    일발.

  • 일기통관

    일기통관.

  • 중

    중.

  • 쯔모

    쯔모.

  • 자일색

    자일색.

  • 1위

    내 계산 대로다!

  • 1위-높은 점수로 승리

    놀랐어? 당연히 내 계산 대로야.

  • 1위-론으로 승리

    처음의 계산과 과정에 약간 오차가 있지만, 이 결과라면 아직 허용 범위 내야.

  • 배만

    배만.

  • 구종구패

    구종구패.

  • 역만

    헤아림 역만.

  • 만관

    만관.

  • 노텐

    노텐.

  • 삼배만

    삼배만.

  • 사풍연타

    사풍연타.

  • 사깡유국

    사깡유국.

  • 사가리치

    사가리치.

  • 하네만

    하네만.

  • 텐파이

    텐파이.

  • 역만

    역만.

  • 더블 역만

    더블 역만.

  • 트리플 역만

    트리플 역만.

  • 사배 역만

    사배 역만.

  • 오배 역만

    오배 역만.

  • 육배 역만

    육배 역만.

  • 특수-도라를 버릴 때

    이것도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

  • 특수-배만/삼배만 텐파이

    찬스네.

  • 특수-연속으로 같은 패를 버릴 때

    동전 던지기에서 연속으로 뒷면이 나온 것과 같은 격이야.

  • 특수-남은 패가 10장 이하일 때

    으으…… 패가 얼마 안 남았어…… 하지만, 아직 가능성은 있어.

  • 대국 시작

    자, 시작할까.

  • 특수-역만 텐파이

    전부 계산 대로야.

  • 대요구

    대요구.

  • 루트

    루트.

  • 장또이

    장또이.

  • 금구조

    금구조.

  • 영상방총

    영상방총.

  • 용치또이

    용치또이.

  • 청또이

    청또이.

  • 청금구조

    청금구조.

  • 청룡치또이

    청룡치또이.

  • 청치또이

    청치또이.

  • 청십팔라한

    청십팔라한.

  • 청요구

    청요구.

  • 십팔라한

    십팔라한.

SF와 과학

인연 Lv.1 오픈

이치노세 소라의 어린 시절은,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와 병원 특유의 순백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라는 몸이 허약해 어릴 적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입원을 해야만 했다. 병원에서의 나날은 항상 똑같았다. 같은 시간에 주사를 맞고,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잠을 자고…… 직업 정신이 투철한 간호사들은, 소라가 의사 선생님이 짜 준 시간표를 지킬 수 있도록 엄격히 감독하곤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소라의 일상이 무미건조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같이 병실을 쓰는 고등학생 덕분이었다. "야, 꼬맹아, 이게 뭐게?" 고등학생이 손을 흔들자, 넓은 환자복 소매에 숨어 있던 병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소라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형아, 또 식당에서 후추를 훔친 거야? 간호사 누나가 보면 화낼 텐데." "쉿…… 조용히 해, 이건 중요한 도구라고. 이게 있어야 너한테 '마술'을 보여줄 수 있어." 고등학생은 쉿 하는 손짓을 하고선, 후춧가루를 물이 가득 담긴 그릇에 붓고 비누칠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후춧가루는 손가락으로부터 도망치듯 빠르게 흩어졌다. 다시 꺼낸 손가락에는 후춧가루가 한 톨도 묻어 있지 않았다. "우와, 모세의 기적 같아!" 소라는 작은 손으로 연신 박수를 치며 열렬한 관객으로서 환호를 보내 주었다. "후후, 모세의 기적도 아는구나?" 고등학생 형은 눈썹을 치켜올리고선 천천히 원리를 설명했다. "이건 기적 같은 게 아냐, 후춧가루가 흩어진 이유는 비누가 물에 녹으면서 표면장력을 약하게 만들었고, 표면장력이 크게 남아 있는 곳으로 몰려가서 그런 거야. 이게 바로 과학의 힘이지." 비슷한 광경이 매일마다 병실에서 펼쳐지곤 했다. 물을 가득 담았더니 반대편에 비치는 화살표의 방향이 바뀌는 물컵이라던가, 불에 타지 않는 물풍선이라던가, 연필로 찔러도 물이 새지 않는 비닐봉투라던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들이 고등학생 형의 손에서 마술 도구로 바뀌는 모습은, 언제나 그에게 놀람과 기쁨을 안겨 주었다. 아직 어린 소라는 렌즈의 원리도, 표면장력도 몰랐지만 서서히 과학에 대한 열정과 탐구열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형은 기뻐하며, 항상 우리도 스타크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되뇌이곤 했다. "그게 누구야?" 비뉴턴 유체 제작에 열심이던 소라가 물었다. "책 '강철인간'의 주인공이야, 우리처럼 심장병을 앓던 사람이지. 수술로 기계 심장을 장착하고,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됐어." 그것은 소라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던 SF 영화였다. 그는 머리를 긁고선, 형이 품고 있던 환상을 무자비하게 깨뜨렸다. "근데 형, 그건 영화잖아. 누나가 말해 줬는데, SF 영화에 나오는 건 전부 가짜랬어……" "소라, 진실이랑 거짓은 실현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리는 거야." 병상에 누워 있던 고등학생 형이 몸을 일으키고는, 고개를 숙여 소라와 시선을 맞추었다. "SF 작품들이 보여 주는 환상은…… 인류가 미래에 대해 품은 희망이자, 과학 기술에 대한 청사진이고 예언이야." 소라는 이때, 이 고등학생 형이 이토록 격정적이면서도 경건한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내가 왜 파란색을 좋아하는지 알아? 어릴 적부터 난 대부분의 시간을 병실에 누운 채로 하늘을 바라보며 보냈거든. 언젠간, 우리도 기계 심장을 달고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거야. 그때가 되면 같이 풀밭에 가서 달리기 하자. 아마 그때가 되면 풀밭의 초록색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 "진짜?" 소라는 조용히 물었다. "진짜지." 예비 과학도들 사이에 마음이 통하는 무언가라도 있었던 걸까. 고등학생 형은 퇴원하면서 자신을 간호해 주던 간호사들에게 행운의 부적을 선물로 준 것 외에도, 소라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나를 남기고 떠났다. 숫자 0과 1이 가득 쓰여 있는 A4 용지였다. 소라 정도 나이대의 어린 아이가 풀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암호였다. 소라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고이 넣어 두며, 자신이 조금 더 커서 꼭 풀어보겠다고 결심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사실이 있었다. 암호가 상상 이상으로 복잡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독학으로 코딩을 배웠어도 그 문제를 풀 수는 없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고전 영화를 다시 돌려 보던 소라가 《강철 인간》의 어느 한 장면에서 그 숫자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는 영화 속 주인공의 방법대로 암호를 풀고선, 이를 조용히 되뇌었다…… 우리의 삶을 과학의 꿈으로, 그리고 꿈을 현실로.

최고의 선물

인연 Lv.2 오픈

소라는 많은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 사람 키만 한 레고부터, 손바닥보다도 작은 와이어 퍼즐까지. 창고 하나를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어머니가 소라에게 루빅스 큐브를 주셨을 때에도, 다른 물건들에 비해 평범했던 루빅스 큐브는 딱히 소라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루빅스 큐브의 해법을 스스로 알아내기까지는 며칠이면 충분했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아버지가 아무리 큐브를 섞어 놓아도 소라는 이를 순식간에 맞출 수 있게 되었다. 시침이 네 시를 가리켰다. 시간을 확인한 소라는 주머니에 장난감 하나를 대충 쑤셔넣곤 운동화로 갈아신은 뒤, 어머니에게 동네의 놀이터로 산책을 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소라야." 어머니는 늘 그렇듯 부드럽게 소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무 늦게까지 놀지는 말고, 저녁 먹기 전에는 돌아오렴." 소라는 고개를 끄덕이곤, 아버지께서 입혀 준 두꺼운 겉옷을 걸치고선 얌전하게 부모님께 포옹을 해 드린 뒤 집을 나섰다. 하지만…… 소라는 놀이터에 가지 않았다. 대신, 화단 부근의 그늘진 구석에서 바쁘게 돌아다니는 개미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마치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아이들끼리 친구를 사귀는 건 쉬운 일이다. 달리기 조금, 축구 조금, 나무 위를 기어 올라가 열매를 따다가 경비 아저씨한테 혼나기를 조금…… 그걸로도 부족하면 싸움을 한 번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법'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소라 또한 그렇게 친구를 사귀고 싶었으나, 소라는 그저 상상만 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의 소라는 의사 선생님의 당부대로, 격렬한 운동을 절대 가까이해서는 안 됐으니까. 같이 놀자고 다가온 아이들에게 거절의 의사를 몇 번 밝히자, 소라는 자연스레 아이들의 무리에서 따로 떨어지게 되었다. 처음엔 미끄럼틀 주변에서 지켜보는 정도였으나,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더니 나중엔 서로의 시야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떨어지게 되었다. "엄마 아빠는 매일 일하느라 고생하시니까, 이런 걸로 걱정을 끼쳐드리면 안 되지. 괜찮아, 혼자 있는 건 진작에 익숙해졌으니까." 이치노세 소라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햇빛은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옷 위로 어지럽게 흔들리는 무늬를 그려낸다. 화단의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소라의 정신을 잠시 흩트려 놓았다. 불현듯, 개미를 관찰하는 행위도 참으로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미도 친구가 있는데, 자신은 이렇게 화단 옆에 앉아서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니. 숨을 크게 들이쉰 소라는, 시간을 때울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소라는 주머니 속의 큐브를 꺼내들었다. 손가락을 까딱이자, 여섯 빛깔의 큐브가 현란하게 춤을 추며 섞이다가 다시 맞춰지길 반복했다. "우와…… 어떻게 한 거야?" 갑자기 나타난 남자아이 탓에 깜짝 놀란 소라는, 하마터면 손에 든 큐브를 떨어뜨릴 뻔했다. 하지만 상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화단의 꽃들을 폴짝 뛰어넘어 소라의 앞에 쪼그려 앉고선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소라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대단해, 마법 같아." 남자아이가 연신 감탄했다. "나도 똑같은 큐브가 있는데, 아무리 해도 한 면밖에 못 맞추겠더라. 혹시 한 번 더 보여 줄 수 있어?" 소라의 삶에서, 또래의 칭찬을 이렇게 받아보는 건 처음이었다. 빨개진 귀를 들키고 싶지 않았던 소라는 고개를 숙이곤, 더욱 빠르게 큐브를 돌리며 맞추어 나갔다.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넌 이름이 뭐야?" "이치노세 소라." "우와, 아무리 섞어 놔도 다 맞추네. 소라, 넌 천재야!" 남자아이의 목청소리에, 놀이터의 아이들이 삽시간에 몰려들었다. 소라의 그늘진 구석은 아이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별 볼 일 없던 화단이 이토록 시끌벅적해진 것은 처음이었다. 큐브는 섞이고 다시 맞춰지기를 반복했다. 소라와 큐브에게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소라는 이런 기분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런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좋아했다. "안녕, 난 이가라시 하루나라고 해. 우리 친구할래~?" 여자아이 하나가 다가와 빙긋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야, 치사하게. 소라는 내가 먼저 알았단 말이야. 내가 소라 절친이라고!" 남자아이는 소라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유치한 주장을 펼쳤다. 그렇게 갈수록 더욱 많은 아이들이 소라에게 다가와 친구가 되어 주었다. 만화 영화, 큐브, 소꿉놀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라의 내일, 모레, 심지어는 그 다음날까지도 아이들과 약속이 잡혀 버렸다. 소라는 조금 당황했다. 약간의 호기심과 무서움 또한 느꼈으나, 그런 감정은 이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친 기쁨에 덮여 버렸다. 몸은 머리에 앞서서 반응했다. 입꼬리가 올라가며,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더니 목에서부터 맑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친구를 사귀는 게 이렇게나 기쁜 일이라니, 큐브야말로 최고의 선물이었어!

éternité와의 첫 만남

인연 Lv.3 오픈

적자생존'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적자생존은 진화론의 핵심 개념으로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강한 생물들은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도태되어 사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체육 부분에 '0'이 쓰여 있는 성적표를 보며, 교과서에 적혀 있던 진화론을 떠올린 소라는 마음이 밑바닥 끝까지 우울해졌다. 소라는 묵묵히 책가방을 챙기고선 집을 향해 걸어갔다. 초등학교와는 달리, 중학교에선 체육 성적 또한 성적 총점에 포함되었다. 필기시험을 아무리 잘 보았다고 한들, 체육 시험에서 난 구멍은 소라의 등수를 중하위권으로 내려보내기에 충분했다.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친구들과는 달리, 소라에겐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변해보려는 시도를 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가벼운 운동조차도 소라에겐 세상이 뒤집어질 듯 과했다. 만일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지 못했다면, 소라는 지금의 생활조차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진료 기록에 적힌 기나긴 병명은, 마치 이 아이는 진작에 도태되어야 했다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소라는 무력감을 쫓아내려는 듯, 길가의 돌멩이를 신경질적으로 걷어찼다. 콰당…… 소라는 정면에서 덮쳐온 박스에 부딪혀 넘어졌다. 주저앉은 소라의 눈에선 눈물이 글썽이고 있었다. "미안해, 박스 때문에 앞이 안 보이는 바람에…… 괜찮니?" 움직이는 박스 뒤에서 나온 중년의 남자가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괜찮으면, 내 카페에 와서 쉴래? 미안해, 핫초코라도 만들어 줄게." "아뇨…… 괜찮아요……" "……카페에 반창고가 있단다. 손바닥에 상처가 났던데, 그대로 둘 수는 없잖니." 남자는 박스를 내려놓고선 소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자의 질긴 권유 끝에, 소라는 결국 그와 함께 카페로 향하기로 했다. "나나미 점장님! 한 노인분께서 스마트폰으로 주문하시려다가, 실수로 카푸치노를 100잔이나 주문해 버렸어요! 그런데 이미 취소 시간이 지나 버려서, 점장님이 좀 확인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카페에 들어서자 연보랏빛 머리카락을 가진 여종업원이 다가오며 말했다. "알았어, 지금 갈게." 점장이라고 불린 남자는 소라를 빈자리에 앉혀놓고는 말했다. "잠깐 여기서 기다려 줄래? 금방 다녀올게." 멀어져 가는 점장의 뒷모습이 다다른 곳에는, 도움을 구하는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딱 보기에도 전자기기에 익숙지 않은 것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비비는 두 손에서 막막함이 드러났다. 소라는 근처에 앉은 젊은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남을 바라보는 건 조금 무례한 행동일 수도 있었으나, 상대는 전화에 온 신경을 쏟고 있던 탓에 소라의 시선을 알아채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제 실수입니다…… 중요한 데이터를 잘못 기입한 제 잘못이에요……" 젊은 여자는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소라는 여전히 전화 저편에서 내지르는 고함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카페에 있는 모든 이들에겐 각자의 고충이 있는 듯했다.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교차하며, 소라의 기분은 더욱 나빠지기만 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핫초코 한 잔이 소라의 앞에 나타났다. 어느새 돌아온 점장의 손에는 반창고까지 들려 있었다. 핫초코에서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김이 소라의 생각을 흐리게 만들었다. 왠지, 누군가에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괴로워서요. 저처럼 체육에서 항상 빵점을 맞고, 계속 중하위권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학생은 실패한 거겠죠……" 점장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무언가를 알아챈 듯 손을 뻗어 소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삶에는 여러 모습이 있단다. 좋지 않은 부분만 바라본다면 세상은 씁쓸하기만 하겠지." 점잖은 미소를 지어 보인 점장은, 반창고를 손바닥에 붙여 주며 말을 이어갔다. "저 할아버지께선 비록 전자기기는 잘 못 다루시지만, 사람들이 극찬을 하는 유명한 화가란다. 저기 계신 여성분께선, 음…… 비록 수학엔 영 소질이 없어서 잔돈을 잘못 내는 일이 많으시지만, 글쓰기에는 소질이 있으신 덕에 캣챗에서 적잖은 팬들을 지니고 있지. 얼마 전에 글 쓰는 일이랑 관련된 일을 구해서, 이제 곧 지금 직장에서 사표를 낸다고 하시던데." "모든 사람들에겐 잘 하는 일과 못 하는 일이 있는 법이란다. 신님조차도 예외일 수는 없지. 모든 게 완벽한 팔방미인은 전설 속에서만 존재한단다, 소라야." "콜록콜록…… 그, 나나미 점장님은 저를…… 아시나요?" "하하, 나는 레이나의 삼촌이란다. 레이나는 네 친구인데, 혹시 기억하니? 저번에 레이나를 데리러 갔을 때 만났던 것 같은데." 점장은 핫초코를 소라의 앞에 밀어 주며 말했다. "레이나 말로는, 성적 발표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던데. 지금 보니 체육 성적 때문에 곤란했던 모양이구나." "제가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닌걸요……" 소라는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방금 말했듯이, 모두에겐 각자의 영역이 있는 법이야. 이한시에는 학생들이 잔뜩 있지만, 초등부 큐브 대회랑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계속해서 우승을 차지한 아이는 너뿐이란다." 점장의 목소리는 소라의 기분을 차분히 어루만지는 듯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아저씨도 소라가 중등부 우승을 거머쥐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단다." 소라는 그곳에 앉아, 아저씨가 자신에게 건네 는 따뜻한 격려를 들었다. 비록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가끔은 낯선 이의 격려가 더욱 마음에 와닿는 법이다. 부드러운 음악소리가 귓가에서 아른거리고, 핫초코의 달콤함이 가슴에 스며들며, 풍부한 커피향이 주위를 감돈다. 소라의 마음은 그렇게 사르르 녹았다. "노력해 볼게요." 소라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 뒤로, 소라는 체육 성적에 얽매이는 대신 수학을 배우는 데에 더욱 노력을 쏟기 시작했다. 그렇게 éternité에는, 큐브를 좋아하는 단골손님이 한 명 생겨났다.

할로윈 패션쇼

인연 Lv.4 오픈

Possible Endings

End1. 프랑켄슈타인의 승리
지혜의 보옥 ×1
End2. 뜻밖의 수확
순수의 보옥 ×1
End3. 드라큘라 백작
코인 ×8000

Scenario Script

Spots 14, Scenes 379, Choices 5, Endings 0

#0 Spot 1

어쩌면 할로윈의 영향일까. 최근 éternité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카페의 모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정도였다. 물론 히나타한테 임시 종업원으로 끌려온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0 Spot 1

웬일인지 오늘은 가게가 한산해 보여서, 구석으로 가 쉬려고 했을 때였다. 옆에서 한숨을 연발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아치노세 소라}휴……

#0 Spot 1

소라는 테이블 앞에 앉곤, 손으론 큐브를 만지작거리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옆에 있던 디저트는 손도 대지 않았고, 과학 잡지는 미세한 바람에 의해 정신없이 팔랑거리고 있었다. 주인은 이미 그것들을 방치한 지 꽤 오래된 모양이었다.

#0 Spot 1

소라는 모든 단서가 말해 주고 있듯, 아마도 모종의 고민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0 Spot 1
직접 물어본다 → Spot 2
다른 사람에게 소라의 고민이 무엇인지 묻는다 → Spot 7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0 Spot 2

나는 소라의 맞은편에 앉았다. 의자에서 난 가벼운 소음이, 아직 멍해 있던 소라의 정신을 돌아오게 만들었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 {var:player_nickname}? 언제 온 거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방금 왔어, 지금은 그렇게 바쁘진 않거든. 근데 넌 종일 계속 멍만 때리면서 먹지도 않고 있던데…… 혹시 음식이 입에 안 맞는 거야?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아니, 음식은 맛있어. 하지만 이건…… 음식의 문제가 아냐……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무슨 고민이야? 나한테도 알려 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너는 마법사가 좋아, 아니면 드라큘라나 강시가 좋아?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엥?!

#0 Spot 2

너무 갑작스러운 질문을 들은 나는 잠시 얼어붙었다. 이 질문이 과연 소라의 고민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나는 의심의 눈초리로 테이블 위에 놓인 잡지를 바라보았다. 혹시 저거 때문인가?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미안, 제대로 설명해 주지 못했네. 내 말은…… 할로윈 데이에, 만약 사탕이 있다면 저 셋 중 누구에게 주고 싶냐는 거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할로윈이라면, 생각 좀 해 보자……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낭만적인 드라큘라라면 분명 나의 관심을 끌겠지, 하지만 우아한 마법사도 나쁘진 않을 것 같고…… 잠깐, 귀여운 강시도 무시할 수 없어……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또 동점인가……

#0 Spot 2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또다시 큐브를 돌리기 시작했다. 나의 대답이 별 도움이 안 되었던 모양이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러니까, 넌 지금 할로윈 분장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거지?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올해 학교에서 할로윈 패션쇼를 할 거래. 세이로 중학교 학생은 전부 참가할 수 있고, 친척이나 친구를 초대해서 함께 참가할 수도 있어. 그리고 우승자한테는 특별한 상품이 있지.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의사 선생님께도 한번 여쭈어 봤는데, 내 몸 상태도 지금은 패션쇼에 참가하는 정도는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하시더라고.

#0 Spot 2

패션쇼에 참가하는 것조차 의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이 아이의 상태는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심각한가 보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중요한 건…… 특별 상품이지. 이게 네가 이벤트에 참가하고 싶은 진짜 이유겠지~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계산 결과, 이번 상품은 새로 출시되는 SF 기념 책자일 확률이 72%정도 돼. 이런 상품은 확실히 참기 힘들지.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상품 같은 것도 확률로 계산이 되는 건가…… 그럼 방금 물어본 분장이랑 관련된 질문들도 다 데이터를 위한 거야?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들켜 버렸네. 네 생각 대로, 이게 바로 데이터를 통해서 확인한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세 가지 의상'이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역시…… 그래도 모처럼 참가하는 건데, 스스로가 좋아하는 코스튬으로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으음……

#0 Spot 2

소라는 불현듯 뭔가가 떠오른 듯, 풀어지기 시작했던 표정을 다시 일그러뜨리며 손에 든 큐브를 돌리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뭔갈 잘못 말했나?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코스튬은 스스로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해야 매력적이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은 있지만, 난 그게 근거 없는 '정신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 콜록콜록……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래…… 그럼 넌 뭘 고를 거야?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세 캐릭터의 확률은 모두 33%야, 도저히 결정할 수가 없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이론은 끝났고, 이제 남은 건 실행 뿐이네. 카페에 앉아서 이렇게 고민만 해 봤자,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할 거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똑같은 세 가지 의상이라고 해도, 직접 입어보면 또 다를 수도 있어. 어차피 사야 하는 것들이니까 직접 가서 입어보자.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누나는 다른 도시에 갔어, 아무리 빨라도 다음 주 월요일은 되어야 돌아올 텐데.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간단하잖아, 내가 같이 가 줄게.

#0 Spot 2

평소엔 아무리 성숙해 보일지라도 소라는 결국 13살짜리 아이에 불과하다. 무의식중에 기대려는 마음을 나타낸 소라를 위해, 나도 최선을 다해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하지만 카페 일은…… 괜찮은 거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마침 내일이 휴무야. 너랑 같이 쇼핑을 하는 것도 괜찮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지.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 그럼 그렇게 하자! 내일 여기서 만나. 여긴 나나미가 추천한 가게니까 도움이 될 거 같거든.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응, 만날 때까지 기다릴게.

#0 Spot 2

소라가 éternité를 떠나는 걸 확인한 후, 나는 손에 들려 있던 주소를 바라보았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깨비깨비'…… 옷가게?

#0 Spot 2

이상한 이름이다, 안 좋은 예감이 밀려온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232호, 233호, 23…… 소라……! 찾았어, 바로 여기야.

#0 Spot 2

레이나가 추천해 준 가게는 번화가의 맨 끝에 위치해 있었다. 화려한 옷가게들 사이에서, 혼자만 칙칙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서 눈에 띄지 않았다. 입구에는 상호나 로고도 없이 평범한 보드가 놓여 있었고, 위에는 '영업 중'이라고만 쓰여 있었다. 레이나가 주소를 알려 주지 않았다면, 난 아마 영원히 이곳을 찾지 못했을 정도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간판도 없다니, 어쩐지 내비게이션에도 잘 안 뜨더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어떤 면에선, 경험이 과학 기술보다 더 유용할 때도 있지~ 빨리 들어가자. 옷을 고르는 건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니까, 제발 뭐라도 있었으면 좋겠네.

#0 Spot 2

나는 소라를 데리고 이상하리만큼 오래되어 보이는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0 Spot 2
???

{character:???}어라라, 길 잃은 어린 양이여. 악마의 고향에 온 것을 환영하오.

#0 Spot 2

문을 열자 칠판에 손톱을 긁는 듯한 소름 끼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겹쳐지며, 정상인의 체온보다 낮게 느껴지는 차가운 손가락의 감촉이 나의 손목을 스쳐 지나갔다.

#0 Spot 2

내가 뻣뻣하게 굳은 목을 힘겹게 돌리며 모습을 확인하자, 푸른 형광색을 발산하는 '유령'과 코앞에서 눈 맞춤을 하게 되었다.

#0 Spot 2
호랑이 굴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남는다 → Spot 3
생명이 위험하다, 바로 후퇴하자. → Spot 5
#0 Spot 3

퍽……

#0 Spot 3

맹세코 이 주먹은 조건 반사다, 절대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다.

#0 Spot 3
???

{character:???}으앗, 내 코. 내 코오…… 흐엥……

#0 Spot 3

엥?

#0 Spot 3

방금까지 기세등등하던 유령이 바닥에 주저앉아 불쌍하게 코를 움켜쥐며 울먹이고 있었다. 비록 여전히 무서운 모습이긴 했지만, 더 이상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0 Spot 3

상대는 분명 이 가게의 점원일 것이다. 일부러 이런 분장을 해서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내 양손을 살펴보았다. 음…… 이 직업은 의외로 위험한 걸지도 모르겠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미, 미안해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갑자기 뒤에 나타나길래 저도 모르게 그만……

#0 Spot 3
점원

{character:점원}괜찮아요, 제 생각이 짧았네요…… 저 아이가 더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이럴 줄은 몰랐네요.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수많은 오컬트 현상들은 과학적으로 해석이 가능하죠. 결론적으로, 유령은 그저 인간이 상상해 낸 공포물의 캐릭터일 뿐,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당신의 분장은 나쁘지 않았어요, {var:player_nickname} 반응이 바로 그 증거죠.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끼야아……………………

#0 Spot 5

엄청난 비명이 목청을 뚫고 나왔다. 나는 소라를 붙잡고 신속하게 뒤로 도망갔다. 등이 벽에 부딪히고 나서야 간신히 진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 '유령'은 쫓아오지 않았고, 자리에 서서 섬뜩한 웃음소리만을 내고 있었다.

#0 Spot 5
???

{character:???}키히히……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안녕하세요, 혹시 이곳의 점원분이신가요?

#0 Spot 5
점원

{character:점원}키히히…… 맞습니다~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점원이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거야?!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서겠지, 여긴 할로윈 의상을 파는 곳이잖아.

#0 Spot 5
점원

{character:점원}죄송합니다 손님, 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났나 봐요. 괜찮으신가요? 잠시 앉아서 쉬시겠어요?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맥박이 너무 빨라. 좀 쉬는 게 좋겠어.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콜록, 아냐…… 소라 넌 굉장히 침착하네. 놀라지 않은 거야?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세상엔 아직 유령이 실존한다는 증거가 없어. 언젠가 과학이 모든 오컬트 현상들을 밝히는 날이 올 거야. 마치 수백 년 전 인류가 불을 일종의 천벌로 여겼지만, 현대에는 그저 물체 연소의 과정일 뿐이라는 걸 누구나 알듯이 말이야.

#0 Spot 5
점원

{character:점원}어라, 이 손님은 상당히 어려 보이시는데도 굉장히 믿음직하네요.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그 말도 맞긴 하지만, 유령이 아니어도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면 누구라도 놀라지……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여기 아이가 할로윈 축제 의상을 사고 싶어 하는데, 혹시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0 Spot 6

고작 어린아이한테 담력에서 밀려 버린다면 체면이 안 선다. 나는 이 화제를 서둘러 끊고, 관심을 '의상 구매' 쪽으로 돌렸다.

#0 Spot 6
점원

{character:점원}안심하세요. 깨비깨비 옷가게는 오픈이래 삼 년 동안 계속해서 고객 만족도 100%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0 Spot 6

이 독특한 손님 대하는 방식과, 엄청난 호평에 대해 나는 깊은 의구심이 들었다……

#0 Spot 6
점원

{character:점원}음. 여기 손님분께선 우아한 드라큘라 백작이 어울릴 것 같네요.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런가요…… 저한테 맞는 사이즈를 주시겠어요? 한 번 입어볼게요…… 응? 이 마법사 의상은……

#0 Spot 6
점원

{character:점원}손님, 안목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건 유명한 연금술사 니콜라스 코스튬의 시그니처 한정판입니다. 이걸 입으면 행운이 찾아올 거예요~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건 {var:player_nickname} 잘 어울릴 것 같은데.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나한테 골라 주는 거야? 하하, 고마워. 근데 요즘 가게가 너무 바빠서, 할로윈 축제에 참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우선 네 걸 골라보자.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입어 봐, 어쩌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잖아.

#0 Spot 6
점원

{character:점원}할로윈이라는 날은 어떤 의미론 추수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죠. 평소에도 그렇게 바쁜데, 할로윈에도 일만 하게 된다면 너무 불행할 것 같은데요. 그래도 한번 참가해 보는 건 어떠세요? 이한시의 할로윈 축제는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네.

#0 Spot 6
점원

{character:점원}그럼 손님, 여기로 와 주세요, 피팅룸은 이쪽이랍니다.

#0 Spot 6

열정적인 점원은 나한테 고민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입어 볼 옷들을 내게 건넨 뒤, 숨 쉴 틈도 없이 나와 소라를 피팅룸으로 밀어 넣었다.

#0 Spot 6

아무튼 이 의상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내 취향에도 딱인 듯하니, 일단 입어보도록 하자.

#0 Spot 7

이 카페에서 소라랑 아는 사람을 찾자면…… 우선 생각나는 사람은 나나미 레이나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둘은 아마 같은 반 친구였을 것이다.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요즘 이치노세 군이 하는 고민? 으음…… 나도 잘 모르겠는데. 요샌 학교에서 패션쇼를 진행한다는 것 말곤 딱히 특별한 일은 없을 텐데.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패션쇼?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응응, 학교에서 올해 개최하는 한 할로윈 이벤트야. 세이로 중학교 학생들은 모두 참가할 수 있어. 우승하면 특별한 상품도 받을 수 있고.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잠깐, 생각해 보니까…… 이치노세 군은 이 패션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반에서 이치노세 군만 아직 어떤 코스튬으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거든.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캐릭터 코스튬이구나…… 소라라면 바로 고민도 없이 과학이랑 관련된 돌연변이 같은 캐릭터를 고르지 않을까?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래도 뭔가 고민이 있어 보였어. 다른 애들 말로는, 올해 상품이 이치노세 군이 엄청 흥미 있는 물건이라서 고민 중인 것 같다던데.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상품이 있다면 들어 볼 필요가 있겠네.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어?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학교에선 아직 어떤 상품인지 발표하지 않았는데, 소문에 의하면 아마 올해 우승 상품은 SF 관련 기념 책자일 거래.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그랬구나, 소라한테는 확실히 매력적인 상품이겠어. 세이로 중학교의 패션쇼는 어떻게 진행돼? 전문 모델이 와서 지도해 주는 거야?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궁금하면…… 와서 보는 건 어때? 할로윈 이벤트는 원래 대외적인 학교 홍보의 장이기도 하고, 비슷한 이벤트를 매년 두세 번씩 개최하고 있으니까. 이한시 시민이라면 누구나 학교에 와서 참가할 수 있어.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그래? 할로윈 축제 땐 가게도 바쁠 텐데, 일손이 부족하진 않을까?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최근엔 {var:player_nickname} 씨도 못 쉬었을 테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할로윈 데이는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일손은 이미 구해 뒀으니까 꼭 우리 학교에 와서 구경했으면 좋겠어.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그래도 다음 주면 할로윈인데, 난 아무것도 준비 못 했어. 갑자기 할로윈 패션쇼 같은 데 참가하라고 해도…… 옷을 어디서 사야 할지도 막막하고.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그런 문제라면 레이나가 도와줄 수 있지. 삼촌이 매년 할로윈 장식을 사 와서 카페를 꾸며 주고 있거든 그래서 나도 이쪽 방면으론 꽤 아는 게 많아. éternité랑 협업 중인 가게들 중에 괜찮은 옷가게가 있어~

#0 Spo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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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player}생각만 해도 어지럽네.

#0 Spot 7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자, 옷가게 주소야. 할로윈 일주일 전에는 24시간 영업하니까 아무 때나 가서 봐봐. 아 맞다…… 엄청 장난꾸러기인 점원도 있으니까 조심해.

#0 Spot 7

그냥 옷 사러 가는 건데, 왜 점원을 조심하라는 말이 나오는 거지?

#0 Spot 7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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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232호, 234호, 23…… 찾았다, 여기구나!

#0 Spot 7

레이나가 추천해 준 가게는 번화가의 맨 끝에 위치해 있었다. 화려한 옷가게들 사이에서, 혼자만 칙칙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서 눈에 띄지 않았다. 입구에는 상호나 로고도 없이 평범한 보드가 놓여 있었고, 위에는 '영업 중'이라고만 쓰여 있었다. 레이나가 주소를 알려 주지 않았다면, 난 아마 영원히 이곳을 찾지 못했을 정도다.

#0 Spot 7

다시 한번 주소를 확인해 보고, 이상하리만큼 오래되어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0 Spot 7
???

{character:???}어라라, 신선한 뇌척수액이네. 오늘 저녁은 진수성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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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손톱을 긁는 듯한 소름 끼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겹쳐지며, 정상인의 체온보다 낮게 느껴지는 차가운 손가락의 감촉이 나의 손목을 스쳐 지나갔다.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뭐…… 뭐지?

#0 Spot 7

내가 뻣뻣하게 굳은 목을 힘겹게 돌리며 확인하자, 거대한 해골바가지와 코앞에서 눈 맞춤을 하게 되었다.

#0 Spot 7
호랑이 굴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남는다 → Spot 8
뒤로 한 발 물러서 자연스럽게 적을 제압한다 → Spot 9
#0 Spot 8

퍽……

#0 Spot 8

맹세코 이 주먹은 조건 반사다, 절대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다.

#0 Spot 8
???

{character:???}으앗, 내 코. 내 코오…… 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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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0 Spot 8

방금까지 기세등등하던 해골이, 바닥에 주저앉아 불쌍하게 코를 움켜쥐며 울먹이고 있었다. 비록 여전히 무서운 모습이긴 했지만, 최소한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는 건 확실했다.

#0 Spo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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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player}미, 미안해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갑자기 뒤에 나타나길래 저도 모르게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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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레이나가 말한 '말썽꾸러기 점원'같았다. 할로윈을 맞이해서, 이런 분장으로 손님을 모으려고 했던 모양이다.

#0 Spot 8
점원

{character:점원}아, 아니에요. 제가 죄송하죠. 손님분을 놀라게 만들어 버렸네요. '깨비깨비'옷가게에 잘 오셨어요,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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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빠르게 뒷걸음질 쳤다. 벽에 부딪혀 기댈 곳을 찾고 난 후에야 간신히 진정이 되었다.

#0 Spot 9
점원

{character:점원}소, 손님…… 괜찮으신가요? 죄송해요, 제가 너무 놀라게 했나 봐요.

#0 Spot 9
player

{character:player}잠깐, 거기서 다가오지 말아 주세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요.

#0 Spot 9
점원

{character:점원}흐흠, 알겠습니다. 손님분을 놀라게 만들어 버렸네요. '깨비깨비'옷가게에 잘 오셨어요,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0 Spot 10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야?

#0 Spo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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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player}소라? 너도 여기로 온 거야?

#0 Spot 10

해골 점원이 몸을 돌려 나를 들여보내자, 점원의 뒤에 가려져 있었던 소라가 보였다. 소라의 손에 샘플 의상이 들려 있던 걸 보니, 아마 이제 막 입어보려고 했던 모양이었다.

#0 Spot 10
점원

{character:점원}어라~ 두 분은 친구셨군요. 제가 준비한 서프라이즈에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이신 두 분이 설마 친구 관계이실 줄은 몰랐네요. 두 분을 만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0 Spot 10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소라도 가게에 들어왔을 때 똑같은 일을 겪었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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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그렇답니다, 그때는 밤의 유령이었죠. 하지만 여기 손님분께서는 놀라지도 않으시고 굉장히 진지하게 '세상에 유령은 없다'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저한테 설명해 주셨어요.

#0 Spot 10
점원

{character:점원}그리고 저한테 현실 세계에 있을 법한 모습으로 분장을 하면 효과가 더 좋을 거라고 조언까지 해 주셨죠. 음…… 신기했어요. 그렇게 전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답니다!

#0 Spot 10

과학을 맹신하며, 증명할 수 없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는 태도가 확실히 소라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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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여기는 나나미한테 추천받았겠지. 나나미가 '점원을 조심하라'고 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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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그게 이런 '조심'일 줄은 몰랐지……

#0 Spot 10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여기서 만나다니 잘 됐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던 참이었어…… 나나미한테 학교 패션쇼에 대해서 들었지?

#0 Spot 10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지금까지의 통계로 봤을 땐, 드라큘라나 마법사, 혹은 귀여운 강시들이 승률이 높았어. 혹시 아이디어 좀 내 줄 수 있어? 나나미 말로는 막막할 때 {var:player_nickname} 자문을 구하면 보통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던데……

#0 Spot 10
player

{character:player}그렇게까지 말하면 거절할 수 없지. 좋아, 마침 나도 의상을 사려고 했던 참이니까, 서로 도와주면 되겠다.

#0 Spot 10

확답을 들은 소라는 안도하며 점원의 안내를 따라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닫혀 버린 문이 나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차단했다…… 그리고는 점원의 할로윈 의상 소개를 집중해서 들었다.

#0 Spot 10
점원

{character:점원}이 니콜라스 시그니처 마법사 의상은 이번 시즌 최고의 인기 제품이랍니다. 한번 입어 보시겠어요?

#0 Spot 10
player

{character:player}음…… 그럼 그걸로 해 볼게요.

#0 Spot 10

화려한 의상에 눈이 멀어 버릴 것만 같았다. 그냥 점원의 추천을 믿기로 하고, 한 벌을 집어 들곤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옷 다 골랐어? 나는 다 입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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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룸의 문을 열자, 귀엽지만 우아함을 겸비한 '드라큘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진한 브라운 색상의 머리카락은 피부를 더욱 창백해 보이게 만들었고, 아름다운 푸른색 눈동자는 바다의 색채를 느껴지게 했다. 정말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0 Spot 11

이건 친해서 하는 빈말이 아니다. 옆에 있던 점원마저도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 걸 꾹 참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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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잘 어울리네, 유년기의 드라큘라 백작이라~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너도 그래. 존경하는 마법사 각하.

#0 Spot 11

하지만 칭찬으로 소라의 표정이 풀어지지는 않았다. 소라는 거울 앞에서 몸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커다란 망토 위에 달린 액세서리들 때문에 조금 불편한 듯한 모습이었다.

#0 Spot 11
점원

{character:점원}앗, 손님. 발밑을 조심하세요.

#0 Spot 11
player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조심……

#0 Spot 11

눈앞에 있던 소라가 망토를 밟고 넘어지려 하자, 나는 빠르게 손을 뻗어 소라를 잡아 주었다.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고마워…… 이 옷은 화려하지만, 안전성은 조금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네……

#0 Spot 11
player

{character:player}망토 위에 달린 액세서리들이 너무 뾰족해. 패션쇼 동안 학교에 구경 오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런 옷을 입고 돌아다니기엔 너무 위험할 거 같아.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도 그렇게 생각해.

#0 Spot 11

소라 역시 망토의 문제를 파악한 모양이었다. 소라의 눈동자에는 내가 알아볼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마치 번뇌 같기도 했고, 또…… 기쁨 같기도 했다.

#0 Spot 11

이상하다…… 소라가 이 가게를 찾은 건 자기한테 어울리는 할로윈 의상을 찾기 위해서였을 텐데, 좋은 의상을 하나 버리게 되었는데도 어째서 '기쁨' 같은 감정을 표출하는 걸까?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그럼 다른 의상을 찾아봐야겠어, 어쩔 수…… 없네.

#0 Spot 11
점원

{character:점원}그럼 귀여운 강시 의상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런 타입은 액세서리가 별로 많지 않아서, 움직이기에도 비교적 편한 의상이랍니다.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것도 예정된 선택지 중 하나지만, 난 사실……

#0 Spot 11
player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응?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아냐, 갈아입어 볼게.

#0 Spot 11

"난 사실"? 어째서 말을 하다 말았을까,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소라는 내가 생각할 새도 없이 다시 피팅룸으로 돌아갔다.

#0 Spot 11

나는 거대한 물음표를 안곤 내가 입고 왔던 옷으로 다시 갈아입었다. 그리고 점원의 또다른 추천을 거절하며 소라가 다시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0 Spot 11

나는 의상에 대한 욕심 같은 건 없어서, 소라의 결정을 돕는 걸 우선으로 하고 있었다.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건 어때?

#0 Spot 11

피팅룸의 문이 열리자, 자그마한 꼬마 강시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이마에 붙어있는 부적이 머리카락 사이에서 그의 발걸음에 맞춰 팔랑거린다. 가서 만져 보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다.

#0 Spot 11
player

{character:player}드라큘라 의상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이것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0 Spot 11
점원

{character:점원}강시처럼 껑충껑충 뛰면서 다녀보세요. 그럼 더 빠르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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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이런 신체에 무리가 가는 행동이 필요한 의상은 의사 선생님이 허락하지 않을 거야.

#0 Spot 11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우선 후보로 남겨 두고, 다른 의상들도 봐보자.

#0 Spot 11
점원

{character:점원}손님, 마법사는 어떠신가요? 방금 옆에 계신 손님도 입어보셨는데, 두 분이 같은 의상으로 황금보다 값진 사랑을 표현해 보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아요.

#0 Spot 11
player

{character:player}여기서 왜 사랑이 나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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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어설픈 의견일 수도 있지만, 홀로 천 년을 살아온 마법사 X 화려한 천재 마법사의 조합이라면 분명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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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아무 말 없이 샘플 의상을 들고는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오 분도 채 되지 않아, 피팅룸의 문이 다시 열렸다.

#0 Spot 11
player

{character:player}이렇게 빨리…… 음?

#0 Spot 11

피팅룸에서 나온 건, 마법사 의상이 아닌 원래의 일상복을 입은 소라였다. 그는 단호한 거절의 의사 표시로 인상을 쓰며 점원에게 의상을 돌려주었다.

#0 Spot 11
점원

{character:점원}손님, 이 의상에 불편한 점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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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아뇨, 의상은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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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그럼 사이즈가 안 맞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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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아니, 의상의 문제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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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이 어떻게 물어보든, 이치노세 소라는 고개를 저었다. 소라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다른 가게들도 둘러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가게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소라가 고개를 돌리며 한구석을 슬쩍 바라보았다.

#0 Spot 11
점원

{character:점원}저기는…… 왠지 또 만나게 될 것 같네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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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

#0 Spot 11

번화가의 마지막 가게를 둘러보고 나니 하늘의 주인은 이미 뒤바뀐 상태였다. 달이 태양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고, 네온사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빛을 뽐내고 있었다.

#0 Spot 1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내가 뭘 하는 거지, 빨리 결정해야만 하는데……

#0 Spot 11

시월 말의 일교차는 이미 뚜렷했다. 나는 괜찮았지만, 소라에겐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다. 컨디션이 떨어지고, 아직 맞는 의상도 찾지 못한 현재의 상황이 소라로 하여금 초조함을 일으키게 만들고 있었다.

#0 Spot 11

나는 내가 보기엔 괜찮았지만 소라가 여러 가지 핑계로 거절했던 의상들을 떠올려 보았다. 이렇게 많은 가게를 돌았으니, 분명 수확이 있어야만 했다.

#0 Spot 11

그리고…… 그때 소라가 내비친 '기뻐하는' 듯했던 묘한 감정……

#0 Spot 11
player

{character:player}……소라.

#0 Spot 11

곰곰히 생각해 본 뒤, 나는 순간 대담한 추측을 떠올렸다.

#0 Spot 11
너 혹시…… 선택 장애가 있는 거야?! → Spot 16
세 가지 선택지 말고 다른 걸 찾고 싶다고? → Spot 13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아, 아냐. 콜록콜록……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야?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그 의상들은 예뻤고 너랑도 잘 어울렸어. 그런데도 네가 거절할 이유라면 하나밖에 없잖아…… 네가 원하는 의상이 아니기 때문이지.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진짜 아냐……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어쩌면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한 거 아닐까? 괜찮다면 나한테 네가 생각하고 있는 의상을 말해 줘. 너를 더 이해해야 적절한 의견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의상은, 전체적으로 색이 화려하지 않고, 바지는 몇 군데가 찢어져서 안쪽에 금빛 피부가 보이는 의상이야. 오른쪽에 달린 기계 팔에는 녹슨 흔적을 가리기 위해 테이프가 엉망으로 붙어 있고. 또……

#0 Spot 13

앳된 목소리가 귓가에 수차례 맴돌자, 소라의 묘사에 따라 어떤 그림자가 내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프랑켄슈타인!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 어떻게 알았어?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그렇게 자세하게 묘사하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과학을 맹신하면서 계산에 빠져 살고, 고독하고 기괴하고도 복잡한 실험실에서 탄생한 괴물. 할로윈에서 이런 캐릭터가 나오는 건 조금 신선할지도 모르겠네.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멋있지도 않고, 신비롭지도 않아…… 승률은 고작 0.012%…… 콜록콜록…… 이기려면 역시 인기 있는 캐릭터가 좋을 거야.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난 그렇게 생각 안 해.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이런 기념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한테 가장 간단한 즐거움을 주는 거야. 그리고 즐거움이라는 건 아주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될 수 있으니까, 어떤 복잡한 수식으로도 정확한 계산이 불가능해. 고작 1%의 확률이라 해도,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거지.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50% 미만의 승률로는 우승 상품을 얻기는 너무 어려울 것 같아.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상품은 결과일 뿐이야, 마작처럼 승리의 '결과'를 취하는 방식엔 꼭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냐. 기념 책자라면 내가 오노데라한테 물어봐 줄 수도 있어. 오노데라는 책이랑 관련된 일이라면 다 해결할 수 있으니까.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모처럼 할로윈 패션쇼에 참가하게 됐는데, 제대로 즐기지 않으면 아깝잖아. 난…… 소라의 개성이 담긴 분장이 어떤 모습일지 보고 싶어.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당연히 실험실에 살고 있는 그 괴물…… 프랑켄슈타인이지!

#0 Spot 13

신나서 발그레해진 양쪽 볼에서 기쁨이 엿보였다. 소라는 이제 앞선 초조함을 떨쳐 내고, 나이에 어울리는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목표가 명확해졌으니까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지. 어디 보자, 그런 의상을 판매하는 곳이 어디 있을까?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사실…… 이미 봐 둔 곳이 있어! 나를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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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천천히 해, 옷이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가도 되잖아……

#0 Spot 13

십 분 뒤, 우린 깨비깨비 옷가게으로 돌아왔다. 아까 그 점원은 피에로 의상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점원은 우리를 보자 '역시'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0 Spot 13
점원

{character:점원}어라~ 두 손님, 또 뵙겠습니다~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또 만나게 될 것 같다"라는 말이 진짜였네요. 우리가 다시 돌아올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건가요?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 의상이 이쯤 있었던 것 같은데…… 아, 찾았다!

#0 Spot 13

소라는 구석으로 달려가, 옷더미 사이에서 자신이 원하던 그 의상을 찾고 있었다. 너무 빨라서 점원이 말릴 틈도 없었다. 아까 소라가 구석을 흘깃 쳐다보던 눈빛으로 보면, 여기는 이미 몇 번이나 생각하던 장소였을 것이다.

#0 Spot 13

어쩌면…… 소라는 내가 말하지 않았어도 여기로 돌아와 결국 원하던 것을 골랐을지도 모른다.

#0 Spot 13
점원

{character:점원}어라라, 이 의상을 고르실 건가요 손님? 좀 예상 밖이네요~ 최근 몇 년간 세이로 중학교의 할로윈 패션쇼 우승자들은 모두 드라큘라나 강시를 골랐거든요. 그래도 이런 새로운 느낌도 나쁘진 않겠네요.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점원님도 패션쇼에 대해서 알고 있어요?

#0 Spot 13
점원

{character:점원}저희의 고객은 éternité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깨비깨비'는 세이로 중학교 선생님들께도 할로윈 의상을 제공하고 있어요.

#0 Spot 13
player

{character:player}선생님들께 제공하는 의상에, 절 놀라게 만들었던 그 의상도 있는 건 아니죠?

#0 Spot 13
점원

{character:점원}어라~ 학생분들께서 놀랐을 때, 손님과 같은 반응이 나오지만 않았으면 좋겠단 말밖엔 못하겠네요~

#0 Spot 13

침묵, 그건 오늘 밤의 혼천 신사였다.

#0 Spot 13

나는 조용히 고개를 돌리고, 세이로 중학교 패션쇼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도했다.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뭔가…… 빠진 것 같은데?

#0 Spot 13
점원

{character:점원}프랑켄슈타인 의상만으론 확실히 뭔가 아쉽네요. 액세서리를 조금 추가해 보는 걸 추천드려요. 손목에 얇은 은색 체인을 달아보는 게 어떨까요? 추가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건 어울리지 않아요. 프랑켄슈타인은 고독을 두려워하죠. 무심한 그의 모습은, 그저 자신의 부드러운 내심을 숨기기 위한 것이니까요.

#0 Spot 13
점원

{character:점원}그럼 잭오랜턴은 어떨까요? 따듯한 불빛이 캐릭터를 더 생기있게 만들어 줄 거예요.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귀엽게 생긴 랜턴도 있나요? 만약 프랑켄슈타인이 실존했다면, 할로윈 데이는 분명 그가 가장 좋아하는 날일 거예요. 이날만은 아무런 위화감 없이 사람들 사이에 섞일 수 있으니까요.

#0 Spot 13
점원

{character:점원}일단 할로윈 랜턴이 '귀여운'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는데, 제 짧은 식견으로 보자면…… 랜턴과 프랑켄슈타인 사이에는 꽤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손님.

#0 Spot 1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프랑켄슈타인의 외모와 내면의 대비를 잘 표현해 낼 방법이 없을까……

#0 Spot 13
이 의상을 조금만 바꿔 보면 되지 않을까. → Spot 14
어쩌면 언변이 뛰어난 동료가 필요한 거 아닐까. → Spot 15
#0 Spot 1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무슨 방법 없어?

#0 Spot 14
player

{character:player}잠시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네. 여기서 잠깐 기다려 줘!

#0 Spot 14

오후 내내 번화가를 누비고 다닌 경험을 살려, 빠른 속도로 액세서리 가게를 찾아 필요한 물건을 구매한 뒤 되돌아갔다. 빠르게 다녀왔어도 이십 분이나 걸렸기에, 소라를 다시 만났을 때는 프랑켄슈타인 의상을 입은 모습을 봐도 놀라지는 않았다.

#0 Spot 1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게 바로 네가 말한 프랑켄슈타인을 꾸며 줄 물건들이구나…… 음, 새?

#0 Spot 14
player

{character:player}쉿……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예요~ 점원님, 이 새를 어깨에 놔주세요.

#0 Spot 14
점원

{character:점원}이런 건 저한테 맡겨 주세요.

#0 Spot 14

몇 분 뒤, 거울 앞에 선 소라는 "와" 같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어깨 위에 앉은 새가 여유롭게 깃털을 정리하는 모습으로 프랑켄슈타인 특유의 날카로운 기운을 없애 주었던 것이다. 의상이 가지고 있던 차가운 색감과 붉은색 깃털의 새가 어우러지니, 컨셉이 '괴물'에서 '사람'에 가까워진 듯했다.

#0 Spot 14

사람의 감정을 지닌 프랑켄슈타인이 그저 공포심만을 주는 괴물보다 매력적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0 Spot 14
점원

{character:점원}너무 신기해요, 마치 마법 같네요. 이번 패션쇼가 끝나면 이 프랑켄슈타인은 이한시에서 화제의 중심이 될 거예요. 확실해요.

#0 Spot 1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럼 이 의상을 포장해 주실 수 있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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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문제없습니다, 다 합쳐서 20000코인입니다. 감사합니다~

#0 Spot 14

구매를 마치고, 우리는 곧바로 번화가를 벗어났다. 소라는 혼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나는 소라를 집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0 Spot 1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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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집에 바래다줬을 뿐인데, 고마워할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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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것뿐만이 아냐. 콜록콜록, 오늘 일어난 모든 일…… 네가 없었다면 난 아직 승률 데이터에 얽매여 있었을 거야. 결국 확률의 늪에 갇혀 버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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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그거 때문이라면 진짜 고마워할 필요 없어,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한 거잖아.

#0 Spot 1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 이걸 받아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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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이건 마법사 의상이잖아, 언제 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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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너를 내 친구로 세이로 중학교 패션쇼에 초대하고 싶어. 네가 없었으면 이렇게 프랑켄슈타인을 선택할 수 없었을 거야. 역대 '프랑켄슈타인'들에게는 모두 위대한 '집사'가 있었고, 나한테 있어서 넌 그런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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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음…… 프랑켄슈타인의 집사들은 항상 결말이 안 좋았던 것 같은데…… 뭔가 불길한 비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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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상한 관점이네, 콜록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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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추우니까 어서 집에 들어가, 이럴 때 감기에 걸리면 할로윈 축제에도 참가 못할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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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잠깐, 그럼 내 초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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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난 약속은 지켜야지~ 네 친구로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야, 소라.

#0 Spot 14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내가 가 본 할로윈 패션쇼 중 가장 사람이 많은 쇼였다. 운동장엔 각종 괴물들이 즐비했고, 어디를 쳐다봐도 기괴한 모습만이 눈에 띄었다. 이것은 인산…… 아니, '귀산귀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모습이었다.

#0 Spot 14
닌자

{character:"닌자"}거기 정신없는 마법사님, 잠깐 내 화염구를 보지 않겠어?

#0 Spot 14
player

{character:player}죄송합니다, 이미 투표할 상대를 정해 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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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character:"닌자"}그거 참 안타깝군,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날 찾아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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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 들어서고 십 분도 채 되지 않아, 이와 비슷한 대화를 네 번이나 반복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소라를 찾고 있었다.

#0 Spot 14

그리고 둘러보던 중 익숙한 붉은색을 발견했다. 소라가 있는 곳이다. 서너 명의 학생이 그를 둘러싸곤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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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저건…… 이치노세 군? 저건 프랑켄슈타인이잖아. 드라큘라 사이에서도 눈에 띄네.

#0 Spot 14
player

{character:player}응, 네가 소개해 준 옷가게 좋더라~ 점원이 이상한 장난만 안 쳤다면 더 좋았을 텐데.

#0 Spot 14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후후,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야~ 근데 이치노세 군은 자신만만하게 우승 상품을 받으려고 했던 모양인데, 아무래도 기회가 없을 것 같네…… '엘프 왕자'의 득표 수가 훨씬 많아 보여.

#0 Spot 14
player

{character:player}내 생각엔, 소라는 더 이상 그런 건 생각하지 않을 거야.

#0 Spot 14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응?

#0 Spot 14

마치 내 말에 회답하듯, 먼 곳에 있던 프랑켄슈타인의 입이 찢어지며 기쁨을 표출하고 있었다. 같이 사진을 찍던 사람들이 떠나자, 소라는 폴짝폴짝 뛰어다니던 "어둠 숲의 왕자"에게 다가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표를 정중히 펌킨 램프에 넣어 주었다.

#0 Spot 14

우승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렇기에 이 순간의 미소가 더욱 값진 것이다.

#0 Spot 14

즐거움이야말로 가장 큰 수확일 것이다.

#0 Spot 1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동료…… 동료! 왜 떠올리지 못했을까, 콜록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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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너무 흥분하진 말고, 내가 뭐 이상한 말이라도 한 거야?

#0 Spot 15
점원

{character:점원}어라~ 그렇군요~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너도 뭔가를 깨우친 듯한 표정 같은 거 짓지 마, 당황스럽다고!

#0 Spot 15
점원

{character:점원}실례했습니다, 손님께서 꺼내신 한 마디가 제게 깨달음을 주었어요, 이제 이 의상의 문제가 뭔지 완벽히 이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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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응?

#0 Spot 15
점원

{character:점원}'괴물'과 '인간'의 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의 매력이죠~ 그리고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이 그 프랑켄슈타인의 날카로움을 감싸줄 수 있답니다. 그 사람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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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바로 그의 집사!

#0 Spot 15
점원

{character:점원}빙고! 맞았어요. 저흰 정말 잘 맞는 조합인 것 같네요. 손님, '깨비깨비'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분명 매출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거예요.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옷 가게에서 과학 세미나를 열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만두라고 하고 싶네.

#0 Spot 15

소라의 말을 되짚어 보았다…… 만약 프랑켄슈타인과 집사가 함께 패션쇼에 등장하게 된다면, 집사와 다른 사람들로 인해 완전히 다른 양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 고증만 제대로 한다면, 분명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다.

#0 Spot 15

하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 방안은, 종종 다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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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그럼…… 누가 집사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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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어라, 그건 이미 결정된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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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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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널 세이로 중학교 할로윈 패션쇼에 집사로서 초대해도 괜찮을까? 친구로 말이야. 네가 없었다면 이렇게 프랑켄슈타인을 선택하지는 못했을 거야. 영화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프랑켄슈타인'의 뒤에는 위대한 '집사'가가 있었어. 너는 나한테 있어서 그 정도로 중요한 존재야.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하지만 난 코스튬에 대해 잘 모르는데.

#0 Spot 1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도 진짜 프랑켄슈타인은 아니잖아. 영화 속에서 프랑켄슈타인과 집사의 결말은 좋지 않았으니까, 우리가 패션쇼에서 아름다운 결말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거야.

#0 Spot 1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랑 같이 할로윈 패션쇼에 참가해 줘 {var:player_nickname}.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친구랑 같이 무대에 서고 싶어.

#0 Spot 15

소라는 고개를 들고 나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의 푸른색 눈동자에는 나의 얼굴선이 희미하게 비쳤고, 이내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그래,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지.

#0 Spot 15

소라는 나의 대답에 미소로 회답했다. 그리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점원의 상기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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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합쳐서 35000 코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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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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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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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내가 가 본 할로윈 패션쇼 중 가장 사람이 많은 쇼였다. 운동장엔 각종 괴물들이 즐비했고, 어디를 쳐다봐도 기괴한 모습만이 눈에 띄었다. 이것은 인산…… 아니, '귀산귀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모습이었다.

#0 Spot 15

나는 인파 사이에서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며, 소라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앞에서 유유자적 걷던 엘프 왕자와 엘프 공주가 순간 발걸음을 멈추자 꽃잎이 주위에 휘날렸다. 인파는 밖으로 흩어졌고, 나는 부주의하게 옷자락을 밟고 넘어지며 땅바닥에 닿기 일보 직전이었다.

#0 Spot 1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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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익숙한 손이 나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곳을 돌아보자 어깨에 붉은 새를 앉혀 놓은 프랑켄슈타인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스토리와 비슷한 장면이었다, 단지 서로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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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이것이…… 이치노세 가문 일생일대의 걸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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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괴물에게 있어서, 그런 건 중요치 않지.

#0 Spot 15

이건 프랑켄슈타인 영화 속에서, 나무에 걸려 있던 모자를 가져다주며 둘이 처음 마주할 때 꺼냈던 대사이다. 나는 신이 나서 그대로 대사를 이어 나갔다.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제게 있어 당신은 아직 관심이 필요한 아이일 뿐입니다,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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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돈이 부족한 것인가? 괴물과 함께 아무도 없는 황량한 무인도에 살더라도 그 책무를 다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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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저를 떠나 보내면 어차피 또 다른 집사가 올 것입니다, 그냥 받아들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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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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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두려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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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는 종신 계약만을 원해. 지금 떠난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네.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별장에 있던 그림을 봤습니다. 이층의 해가 드는 방을 쓰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카레 소고기면입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도련님?

#0 Spot 15

우리는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대사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귀에 익숙한 대사들이 들려오자, 주위에 프랑켄슈타인의 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깐이었지만, 펌킨 램프의 투표용지가 쌓여 옆에 있던 드라큘라 백작을 크게 앞지르기 시작했다.

#0 Spot 1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믿을 수 없을 정도야…… 행사 시작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승리할 확률은 5%밖에 안 됐다고.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어떤 일이든 계산만으로 따질 수는 없는 법이지. 마치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서 친구 사이가 된 것 자체도, 아마 수백만 분의 일 확률이었을 거야.

#0 Spot 1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제 마작을 할 때도, 99% 승률의 패를 쥐고 있어도 방심해선 안 되겠어.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쉿……집중하세요 도련님, 행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0 Spot 15
학생A

{character:학생A}빨리 봐봐, 새로 나온 고화질 이미지야!

#0 Spot 15
학생B

{character:학생B}일단 저장해야지. 흑, 프랑켄슈타인 어깨 위의 새가 되고 싶어!

#0 Spot 15
학생A

{character:학생A}할로윈 행사가 끝나고, 난 프랑켄슈타인 영화랑 게임을 수집했었어. 결국 집사가 혼자 책임을 짊어지고 괴물을 쫓아냈을 땐, 감독한테 칼이라도 날려 보내고 싶었지.

#0 Spot 15
학생B

{character:학생B}Catchat에 또 누가 고화질 이미지를 업로드했네, 어떤 분이 이런 고마운 일을?! 포스터로 만들어서 붙여 둘 거야!

#0 Spot 15

세이로 중학교 할로윈 패션쇼가 끝나고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번 행사의 화제들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얘기 하고 있었다. 소라가 분장한 프랑켄슈타인은 사람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고, 소라는 결국 한 표 차이로 패션쇼의 우승자가 되었다.

#0 Spot 15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앞으로 한 달 동안은 아마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만 나올 것 같아.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어제 레코드 가게에 CD를 사러 갔을 때, 영상 제품은 이미 매진되어 있었어. 가게에선 급하게 재고를 구하고 있었고.

#0 Spot 15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이번에 학교에서 진행한 행사는 굉장히 성공적이었으니까 이런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 맞다, 근데 이치노세 군이 받은 상품은 뭐였어? 이렇게 오래됐는데도 한 번도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없네.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후후, 전과목 모의고사집 세트인가. 소라가 우울해질만했겠네.

#0 Spot 15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음, 듣기론 오늘 서점에서 똑같은 책자가 발매된다는데, 이치노세 군도 구할 수 있으면 좋겠네.

#0 Spot 15
player

{character:player}하하, 인생은 역시 알 수 없지. 데이터에도 가끔은 버그가 있기 마련이니까. 난 기념 책자 같은 건 이미 중요하지 않다고 봐, 소라는 이미 더 좋은 보상을 얻었으니까.

#0 Spot 15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응?

#0 Spot 15

나는 패션쇼 당일 밤을 회상했다. 2위였던 엘프 왕자가 소라의 펌킨 램프 앞에 다가와, 정중하게 자기 손에 들려 있던 표를 그 안에 넣어 주었다.

#0 Spot 15
엘프 왕자

{character:"엘프 왕자"}나도 프랑켄슈타인의 팬이야, 혹시 같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0 Spot 1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당연하지, 만나서 반가워.

#0 Spot 15

두 사람은 악수를 하며 우정의 다리를 만들어 보였다. 그리고 소라의 눈빛이 밤하늘의 별들보다도 훨씬 빛나 보였다.

#0 Spot 15

친구를 얻은 것보다 더 좋은 보상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것도 뜻밖의 수확이겠지.

#0 Spot 16

선택 장애……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이상하리만치 어려운 느낌을 받게 되며, 망설이기만 하고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한다. 반드시 결정을 해야만 할 때에도 초조함이 표출되며, 심지어는 안절부절못하는 반응까지 나타난다.

#0 Spot 16

소라가 이전에 보였던 반응을 보니,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0 Spot 1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0 Spot 16
player

{character:player}넌 의상을 선택할 때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의상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몇 번이나 말했었잖아. 이건 선택 장애 말고는 다른 이유는 없지.

#0 Spot 1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그거랑은 관계 없어. 나는 단지, 단지……

#0 Spot 16
player

{character:player}단지?

#0 Spot 1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아냐…… 그럼 어떤 의상이 나한테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아?

#0 Spot 16
player

{character:player}방금 입어 본 강시도 엄청 좋았어, 마법사도 잘 어울렸고. 하지만 가장 화려했던 건, 역시 처음에 입었던 드라큘라 백작이었지! 액세서리 문제는 점원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거야. 그 문제만 해결되면 그 의상은 가장 완벽한 의상이 되겠지.

#0 Spot 1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 가게구나……

#0 Spot 16

깨비깨비 옷가게에 대해 얘기하자, 소라의 눈에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 기묘한 감정이 나타나는 모습을 다시 마주하자, 나는 당황스러워졌다.

#0 Spot 1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그럼 이걸로 결정하자. 드라큘라도 할로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니까, 네 안목을 믿어 볼게.

#0 Spot 16

십 분 뒤, 우린 깨비깨비 옷가게으로 돌아왔다. 아까 그 점원은 피에로 의상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아무도 그의 분장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0 Spot 16
점원

{character:점원}어라~ 손님, 또 뵙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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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드라큘라 백작 의상이랑 액세서리들을 구매하려는데, 음…… 그리고 망토 사이즈도 좀 수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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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손님, 의상을 이미 결정하신 건가요? 다른 의상들은 안 봐도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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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데이터상으론, 이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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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character:점원}다 해서 23000 코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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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23000, 딱 맞네. 확인해 주세요. 이제…… 다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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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 이상한 느낌이 또다시 엄습해 왔다. 갑자기 이 구매를 중단해야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소라가 말했던 것처럼, 역시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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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와 함께 집에 돌아올 때까지, 난 여전히 마음속의 불편함을 해소하지 못했다.

#0 Spot 16
학생A

{character:학생A}빨리 봐봐, 새로 나온 고화질 이미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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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B

{character:학생B}저기 구석에서 엘프 왕자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공주 전하를 바라보는 장면을 볼 수 있어. 이 사탕은 내가 먼저 까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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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A

{character:학생A}난 패션쇼가 끝나고 그 영화랑 게임을 수집했어. 엘프 왕자가 죽을힘을 다해서 숲으로 돌아왔는데, 공주가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는 장면에서 나도 오열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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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B

{character:학생B}Catchat에 또 누가 고화질 이미지를 업로드했네, 어떤 분이 이런 고마운 일을?! 왕자랑 공주의 케미가 너무 완벽해…… 난 이 커플만 평생 덕질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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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로 중학교 할로윈 패션쇼가 끝나고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번 행사의 화제들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얘기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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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우승은 드라큘라와 같은 인기 캐릭터가 아니었다. 새로운 틈새를 공략해, 엘프 왕자와 엘프 공주를 동시에 코스프레한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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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꽃잎이 흩날리는 화면을 밟으며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레이나의 초대를 받아 친구 자격으로 세이로 중학교 패션쇼에 참석한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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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연스럽게, 소라가 그토록 바라던 우승 상품도 그들의 손에 넘어갔다.

#0 Spot 16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아마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엘프 왕자 이야기만 나올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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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어제 레코드 가게에 CD를 사러 갔을 때, 영상 제품은 이미 매진되어 있었어. 가게에선 급하게 재고를 구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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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이번에 학교에서 진행한 행사는 굉장히 성공적이었으니까 이런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 맞다. 투표할 때 못 봤는데, 마지막 한 표는 누구한테 줬어? 혹시 엘프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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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아니, 난 귀여운 드라큘라한테 투표했지.

#0 Spot 16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드라큘라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이치노세 군이 분장한 드라큘라 백작도 굉장히 멋있었어~

#0 Spot 16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드라큘라는 몇 년간 연속으로 우승을 해 버린 컨셉이라서, 조금 질린 사람들도 있었던 모양이야. 이치노세 군은 우승 상품으로 나온 그 책자에 관심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너무 실망하진 않았으면 좋겠네……

#0 Spot 16
player

{character:player}……

#0 Spot 16

사실, 결과를 발표하던 그 순간 소라의 눈동자에는 많은 물방울들이 빠르게 맺혀 있었다. 아마 그곳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아마 소라가 큰 소리로 울어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0 Spot 16
player

{character:player}안타깝긴 하지만, 이번 패션쇼에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삼으면 내년엔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0 Spot 16
나나미 레이나

{character:나나미 레이나}응~ 때가 되면 나도 투표하러 갈 거야.

#0 Spot 16

듣기로는, 다행히 다음 주 월요일에 서점에서 똑같은 기념 책자가 나온다고 한다. 이따가 이 사실을 소라에게 문자로 알려 줘야겠다. 우리 귀여운 드라큘라 군이 부디 이 소식을 듣고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다.

방탈출 게임

인연 Lv.5 오픈

Possible Endings

End4. 안녕, 새로운 친구
월광의 복주머니 ×1
End5. 지식의 사각지대
코인 ×12000

Scenario Script

Spots 6, Scenes 357, Choices 2, Endings 0

#0 Spot 1

계속된 가을비 덕분에 기분 좋은 선선한 날씨가 되었다. 에어컨이 켜진 방 안에서 온 여름을 보냈던 나는 드디어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되었고, 기다렸다는 듯이 소라와 함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약속 잡을 준비를 했다.

#0 Spot 1

다만 간과했던 것은,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것이다!

#0 Spot 1

번화가에 가득 들어선 사람들의 행렬이 파도처럼 움직인다. 나와 소라는 간신히 인파를 뚫고 나와, 벽을 붙잡은 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문을 나설 때의 설렘과 즐거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분명히 여유 있게 주말을 즐길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너무 안일했네. 진짜 후회된다.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밖에 나올 생각은 안 했을 거야.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요즘 이 거리에서 축제를 하고 있으니까, 난 또 이걸 즐기러 나온 줄 알았어.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사람들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껴있는 취미는 없어……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혼천 신사에 가서 이치히메네 애들이랑 마작이나 치는 건데.

#0 Spot 1

나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미련을 한숨과 함께 저 수많은 인파 속으로 흘려보냈다. 그 후, 소라를 데리고 비교적 한산해 보이는 밀크티 가게로 들어갔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여기에 좀 있으면서 오후 일정을 계획하는 게 좋겠다. 음…… 뭐 마실래?

#0 Spot 1

난 메뉴를 자세히 살피며 손으로 곁에 있는 소년을 가볍게 톡톡 건드렸다. 나는 이미 소라의 몸 상태에 대해 알기 때문에 소라가 먹어선 안 되는 음식이 많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메뉴를 정하기 전에 되도록 확인을 받아 보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0 Spot 1

하지만 내 주문 순서까지 앞에 두세 명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소라는 아직 답이 없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보자,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며 멍을 때리는 소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방탈출? 하하, 밀크티 가게에까지 이런 포스터를 붙여 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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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이 가게를 알아?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이 가게는 원래 체험형 극장인데, 매년 핼러윈 즈음에 개방해. <사무엘의 마음>이라는 작품이 인기가 많았어. 나도 마이랑 같이 가봤었고. 전에 사장님이 핼러윈 기간이 아닐 때도 체험형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임대료를 충당할 거라고 했었는데, 그게 방탈출일 줄은 몰랐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최근 일주일 동안 TV든 지하철이든 상가든 이 가게 광고가 다 있더라고, 또 좋은 후기도 많아서 요즘 인기가 엄청나.

#0 Spot 1

방금 길거리에서 받은 전단지를 뒤져보니, 역시 포스터와 같은 내용의 홍보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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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비 현상>, <광란의 목요일>, <이세계 신사>, <브록백 마운틴 노트>, <늑대 인간과 흡혈귀의 말하고 싶은 이야기>……?

#0 Spot 1

이치노세 소라는 전단지를 받아들곤 그 위에 쓰여있는 제목들을 하나씩 읽어 나갔다. 내용이 뭔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나는 이 미성년자의 정서가 우려되어 바로 흐름을 끊어 버렸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흠, 방의 제목은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봤는데, <이세계 신사>가 지금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 이한시에서 가장 재밌는 방탈출이란 평가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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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이런 게임들은 젊은 층한테 인기가 많아서, 수수께끼 푸는 걸 좋아하는 마니아들 말고도 친구를 사귀려는 목적으로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아.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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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오늘 거리를 돌아다니는 건 힘들 거 같으니까, 방탈출이나 하러 가 보자~ 번화가 근처에 있는 곳이라 걸어서 15분이면 돼.

#0 Spot 1

이치노세 소라가 방탈출에 대한 흥미를 드러냈다, 원래는 바로 제안에 응할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여기 방탈출은 최소 네 명이 같이 해야 하는데, 우린 둘밖에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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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그걸 걱정했던 거야? 연락을 돌려 보자, 아마 같이 할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거야.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누구…… 한테?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가족, 친구, 마작 동료, 누구든 상관없어. 오늘은 주말이니까 밖에 나와서 기분 전환하려는 사람이 많을 거야.

#0 Spot 1

방탈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전까지의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난 바로 핸드폰을 꺼내 연락을 돌리며 소라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도 함께 연락을 돌려 보길 바라며.

#0 Spot 1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잔인했다. 모두들 주말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던 것인지, 친구들은 모두 일정이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주말 약속은 '예약'이 필요한 것이었다.

#0 Spot 1

또 한 번 거절을 당한 나는 핸드폰 화면을 끄고는 뒤돌아봤다. 소라가 벽에 기대어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는 핸드폰에 걸려 있는 큐브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이것은 그가 마음이 답답하거나 침울할 때 나오는 습관적인 행동이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조셉과 카나는 아직 회사 일이 남아 있다고 하고, 히나타는 커피숍 손님이 너무 많아서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이시하라 우스미 녀석은 전화조차 안 받았는데, 아마 또 부회장을 화나게 하고 어딘가 숨어 버린 거겠지……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누나는 엄마랑 장 보러 가야 해서 놀러 갈 시간이 없대.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방심했다. 방탈출…… 시작도 못해 보고 이렇게 끝나 버릴 줄이야.

#0 Spot 1

기대했던 일정이 갖가지 이유로 연이어 무산되자 머리가 복잡해졌다. 연락처 목록에 더 이상 연락할 대상이 없다고 확신이 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눈을 다시 소라에게로 돌렸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어쩌면 동료를 구할 방법이 하나 있을지도 몰라.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떤 방법?

#0 Spot 1
반 애들한테 연락해 보는 건 어때? → Spot 2
가게로 가서 운에 맡겨 보자. → Spot 3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방금 누나한테만 연락했었지? 괜찮으면 너희 학교 친구들도 초대해 보는 게 어떨까?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이니까 이런 게임에 관심이 있을지도 몰라.

#0 Spot 2

소라는 내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는지, 손에 들고 있던 큐브를 무의식적으로 꽉 움켜쥐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근데 난 학교 애들이랑 별로 안 친한데.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응? 너 중학교 들어간 지 꽤 됐잖아, 어째서…… 학교에서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내가 문제지…… 들어가고 얼마 안 돼서 몸 상태가 다시 나빠진 탓에 2주 동안 학교를 못 갔어.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땐 다들 이미 친구를 사귄 분위기였고.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반 애들도 날 단체 활동에 초대해 주곤 하는데, 내가 갑자기 조퇴하거나 결석하는 일이 많아서 결국 다른 애들이 내 할 일까지 맡게 돼버려. 물론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같은 반 친구들한테 민폐를 끼친 건 사실이니까 마음에 걸리지.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래서, 반 친구들한테 미안하니까 거리를 두려는 거야?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그런 복잡한 문제는 아냐. 그냥 반 친구들이랑 같이 보낸 시간이 짧아서 그래. 선생님들조차 내 이름을 가끔 까먹는데, 다른 애들은 더 그렇겠지.

#0 Spot 2

소라는 비록 덤덤하게 말하긴 했지만, 난 그 속에서 친구들과 교우관계를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느꼈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러니까…… 학교 애들을 갑자기 불러내서 같이 놀자고 그러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그래도 다른 애들이랑 친구가 되고 싶은 거잖아?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면 알 수 없지. 시도도 안 해 보고 결과를 어떻게 알겠어. 어쩌면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누군가가 너랑 만날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0 Spot 2

소라는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핸드폰을 켜곤 반 아이들이 모인 단체방에 메시지를 전송했다. 겉으론 답장을 개의치 않는 듯했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속눈썹이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0 Spot 2

밀크티는 아직 온기를 내뿜고 있었고, 햇빛은 늘 그렇듯 따듯했다. 소라의 안색이 기다림 속에 어두워져 갔다. 마치 온세상에게 버림받은 아이처럼, 지금 이 순간 강렬하게 무기력함을 표출하고 있었다.

#0 Spot 2

윙~

#0 Spot 2

내가 위로의 말을 건네려던 순간, 테이블 위의 핸드폰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다. 소라는 핸드폰을 한번 훑어본 후, 조금 놀란 표정으로 화면을 내게 보여 주었다.

#0 Spot 2

[단체 메시지]강산(운빨똥망): 방탈출 게임은 내 최애라고! 근데 이번 주엔 용돈이 모자란데, 다음 주는 안 될까? [단체 메시지]스즈미야 안쥬: 기록, 오후 두 시 이십삼 분, 핵심 키워드 '방탈출' 포착.

#0 Spot 2

[단체 메시지]나탈리: 새로 오픈한 그 가게? 그 가게 옆집에 있는 케이크가 엄청 맛있다던데! [강산](운빨똥망): 케이크가 여기서 왜 나와?!

#0 Spot 2

[단체 메시지]미치히토: 나나나나나나나나! 나랑 마사오가 가고 있어, 우리 네 사람이면 딱 맞네! [단체 메시지]미치히토: @이치노세_소라 똑똑아! 나, 나! 나 할게~ (애원 이모티콘) [단체 메시지]마사오: ……

#0 Spot 2

핸드폰이 끊임없이 울려대며, 단체 채팅방에 금세 99+ 표시가 띄워졌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뭐 하고 있어, 어서 답장해야지.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응…… 아, 알았어.

#0 Spot 2

소라가 재빠른 손놀림으로 핸드폰 화면을 두들겼다. 내가 서 있던 각도에서는 그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미소를 머금은 소라의 눈빛을 보니, 벌써 학교 친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미치히토 말로는, 마사오랑 같이 영화 보러 갔다가 지금 끝났대. 그리고 우리하고 팀을 맺는 건 괜찮은데, 여기까지 오는데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네. 좀 더 기다려야겠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괜찮아, 마침 이 밀크티 가게에서 좀 쉴 수 있겠어. 클리어하려면 체력을 보충해야지~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래.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줄이 좀 줄어들었네, 소라도 뭐 좀 마실래?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좋아!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메뉴 좀 볼래? 이 가게는 디저트 종류가 많네, 티라미수? 아니면 애플파이?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다 좋아!

#0 Spot 2

밀크티 가게 안에 퍼진 달콤한 향기가, 지금 이 순간에 환희를 더해 주고 있었다. 소년은 기분이 좋은 나머지 얼굴에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날려 버릴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0 Spot 2

이번 방탈출로 저 즐거운 마음이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

#0 Spot 2

나와 소라는 약속 십 분 전에 가게에 도착했다. 소라는 한발 앞서서 직원을 찾아 방을 예약했고, 입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소파에 앉아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0 Spot 2

얼마 지나지 않아 교복을 입고 있는 두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 소라의 친구들이 왜 주말에도 교복을 입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찾기는 쉬웠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소라, 너희 반 친구들이 온 것 같네.

#0 Spot 2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똑똑아, 미안. 오래 기다리게 했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쪽은 {var:player_nickname}, 오늘 우리랑 같이 방탈출을 할 거야. {var:player_nickname}, 이쪽은 미치히토고, 옆에 있는 애는 마사오야, 둘 다 나랑 같은 반 애들이야.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안녕~

#0 Spot 2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아, 안녕……

#0 Spot 2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와, 똑똑이의 친구? 뭔가 굉장해 보여. 난 방탈출 처음 하는데, 잘 부탁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우리도 여기 처음 와 봐, 서로 도와가면서 해 보자.

#0 Spot 2

인사치레가 끝나자 정적이 찾아왔다. 소년들은 어색해 보였지만 예의를 차리는 듯한 미소는 계속 띠고 있었다. 하지만 서 있는 자세마저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0 Spot 2

비록 오기 전에 미리 학교 친구들이랑 어색한 사이라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소라가 말한 친구들과의 관계는 그나마 비교적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실제로는 거의 처음 만난 사이나 다름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0 Spot 2
점원

{character:점원}손님, 일행분들은 다 오신 걸까요? 예약하신 <이세계 모험>이 준비되었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하답니다.

#0 Spot 2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다 모였어요, 방탈출 너무 기대된다!

#0 Spot 2
점원

{character:점원}알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지품을 제게 맡겨 주시면, 게임이 끝나고 돌려 드리겠습니다. 안대를 착용해 주세요, 곧 '이세계 모험'이 시작됩니다. 해당 컨셉은 총 7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가장 빠른 탈출 기록은 46분입니다.

#0 Spot 2

직원이 안대를 공손하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나는 이 과정에서 미세한 위험의 기미를 감지했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착용 안 하면 안 되나요?

#0 Spot 2
점원

{character:점원}모두에게 더욱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0 Spot 2

안대로 인해 빛과 시야가 차단당했다. 나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나아갔고, 가는 길에 미치히토는 거의 울다시피 친구의 이름을 외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날 부축하고 있던 직원은 그 모습을 보며 참다못해 웃음을 터뜨렸다.

#0 Spot 2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마사오, 거기 있어? 으악! 너무 무서워, 왜 아무도 말이 없는 거야? 살려 줘!!

#0 Spot 2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여기 있어.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거기 있어?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나 여기 있어.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가게로 가서 운에 맡겨 볼까? 우리처럼 팀원이 모자라는 상황도 꽤 있을 거야. 점원이 혹시 두 명 정도를 더 찾아서 팀을 맺어 줄지도 모르니까~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낯선 사람이랑 같이 할래?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그게 더 좋지 않을까? 같이 게임을 하다가 마작 친구가 두 명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거잖아.

#0 Spot 3

소라는 딱히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다, 소라는 잠시 망설였지만 나의 제안에 동의했다.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확실히 좋은 생각인 것 같아, 그럼 바로 출발할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급할 건 없지, 일단 여기서 좀 쉬었다 가자. 방탈출을 하려면 체력이 좀 필요할 테니까. 이 밀크티 가게도 평가가 나쁘지 않던데, 뭐 좀 마시다 갈래?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너랑 같은 걸로 해 줘.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가서 자리 좀 잡고 있어, 금방 갈게.

#0 Spot 3

30분 후, 나와 소라는 방탈출 가게의 문 앞에 서 있었다. 이곳은 홍보를 많이 한 탓에 우리처럼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적지 않았지만, 다행히 숙련된 직원들 덕분에 혼잡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0 Spot 3

소라는 자발적으로 점원과 소통하는 임무를 맡았다, 소라는 간단명료하게 우리의 방문 목적을 점원에게 설명했다. 점원이 우리와 함께 팀을 맺을 손님을 매칭해 주길 바라며.

#0 Spot 3
점원

{character:점원}오늘은 주말이라 손님들이 많아서, 아마 금방 매칭될 거예요. 그전에 우선 체험할 방을 선택해 주시면 더욱 순조롭게 진행하실 수 있을 거랍니다.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저희는 <이세계 신사>로 할게요.

#0 Spot 3
점원

{character:점원}네,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프론트 쪽으로 가셔서 순번을 예약해 주세요.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내가 갈게.

#0 Spot 3
점원

{character:점원}이쪽입니다.

#0 Spot 3

직원은 나에게 영업용 미소를 보이며 소라를 데리곤 프론트로 향했다. 나는 심심한 나머지 고객들이 남긴 방명록을 펼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는지 살펴봤다.

#0 Spot 3

수많은 방명록들 사이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을 때, 순간 귓가에 소곤거리며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0 Spot 3
???A

{character:??? A}저, 저, 저거,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저 똑똑이는 도서관만 가는 게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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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character:??? B}친구랑 같이 온 모양이네.

#0 Spot 3
???A

{character:??? A}내가 방금 지나가면서 들었는데, 저쪽도 가장 인기 있는 방에 들어가려는 것 같아. 팀원도 아직 못 구한 것 같던데, 쟤네랑 같이 할까?

#0 Spot 3
???B

{character:??? B}음…… 좋아. 근데 난 쟤랑 별로 안 친한데……

#0 Spot 3
???A

{character:??? A}나도…… 음, 저번에 어렵게 용기를 내서 쟤한테 수학 문제를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다른 일이 생겨서 기회를 놓쳤거든.

#0 Spot 3
???B

{character:??? B}……그럼, 그냥 하지 말까?

#0 Spot 3
???A

{character:??? A}그럼 너무 아깝잖아, 평소에 학교에서 보기도 힘든데. 어렵게 만났으니까 시도는 해 보는 게 어떨까?

#0 Spot 3

두 사람의 목소리는 조금 앳돼 보였다. 호기심에 시선을 그곳으로 돌리자, 세이로 중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왜 주말인데도 교복을 입고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추리에 힘을 실어 주었다.

#0 Spot 3

세이로 중학교, 똑똑이, 친구와 동행…… 몇 가지 단서를 종합해 보았을 때, 저들이 말하는 '그'는 누구일까. 답은 간단했다.

#0 Spot 3

예상대로, 소라가 프론트에서 돌아오자 두 소년은 서로를 떠밀며 다가왔다.

#0 Spot 3
???A

{character:??? A}야, 똑똑이!, 여기서 만나네!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미치히토, 마사오, 안녕.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네, 이런 우연이 다 있구나. 흠, 방금 점원한테 들어 보니까 팀원을 구하고 있다던데, 우리도 아직 팀원을 못 구했거든. 그냥 우리 넷이 팀을 짜는 건 어때?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우리랑, 같이?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마, 만약 불편한 거면 됐어. 그냥 따로……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난 괜찮아, 그런데 {var:player_nickname} 의견도 들어 봐야 해.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

#0 Spot 3

갑자기 반 아이들을 마주하게 됐지만, 소라는 놀라지 않았다. 어쩌면 나보다 먼저 이 아이들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소라는 감정을 숨기는 습관이 있었고, 이렇게 쉽게 승낙한 걸로 봐선 아마도 소라 역시 반 아이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우리가 하려던 방은 <이세계 신사>인데, 너희들도 관심이 있다면 환영할게.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당연히 문제없지! 근데 난 방탈출 처음 하는 거니까, 잘 부탁할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우리도 이 가게는 처음이야, 수수께끼는 소라한테 맡겨 두자고.

#0 Spot 3
점원

{character:점원}손님께서 이미 결정하셨다면,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물품 보관소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소지품을 보관해 주세요.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으아아아아아아아~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거야!!

#0 Spot 3

미치히토라고 하는 소년은 옆에 있는 친구보다 확실히 활발하고 외향적인 느낌이었다. 가는 동안 그가 쉬지 않고 떠들어 준 덕분에, 네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0 Spot 3

하지만 소라와 두 사람 간의 분위기는 아무리 봐도 같은 반 친구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저 얼굴만 몇 번 본 낯선 사람 같은 관계로 보였다. 이게 마음에 걸려 물품을 보관하러 가는 길에 일부러 뒤로 두 발짝 떨어져 그 둘의 대화에서 원인을 찾으려 했다.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똑똑이가 우리의 부탁을 들어 주다니, 사실 난 이미 거절당할 각오를 하고 있었거든.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왜 소라가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어?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음, 일단 똑똑이는 학교에 나오는 일도 드믄데, 오는 날에도 수학 올림피아드 준비만 하니까, 나처럼 공부랑 친하지 않은 애랑은 얘기할 일도 거의 없잖아. 난 쟤가 심오한 것들을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 로켓 연구나 세기의 난제 같은 거 말이야. 그게 똑똑이랑 더 잘 어울리니까.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풋, 소라를 그렇게 동떨어진 존재처럼 생각하진 마. 소라도 결국 너희랑 같은 중학생이니까.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하하, 알고 있어. 그냥 같이 있던 시간이 짧아서, 아직 적응이 안 돼서 그래.

#0 Spot 3

소라가 몸 상태 때문에 자주 학교에 빠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교우 관계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는 미처 몰랐다. 물품 보관을 모두 끝마친 뒤에도, 난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0 Spot 3
점원

{character:점원}여러분, 안대를 착용해 주세요. 여러분의 '이세계 모험'이 이제 곧 시작될 거랍니다. 해당 컨셉은 총 7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가장 빠른 탈출 기록은 46분입니다.

#0 Spot 3

직원이 안대를 공손하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나는 이 과정에서 미세한 위험의 기미를 감지했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착용 안 하면 안 되나요?

#0 Spot 3
점원

{character:점원}모두에게 더욱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0 Spot 3

안대로 인해 빛과 시야가 차단당했다. 나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나아갔고, 가는 길에 미치히토는 거의 울다시피 친구의 이름을 외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날 부축하고 있던 직원은 그 모습을 보며 참다못해 웃음을 터뜨렸다.

#0 Spot 3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마, 마사오, 거기 있어? 으악! 너무 무서워, 왜 아무도 말이 없는 거야? 살려 줘!!

#0 Spot 3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여기 있어.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거기 있어?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나 여기 있어.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0 Spot 4

직원의 발소리가 멀어져 간다. 그리고 맑게 울려 퍼지는 자물쇠 소리가 게임의 막이 올랐음을 알려 왔다. 드디어 방탈출이 시작된 것이다.

#0 Spot 4

안대를 벗자, 차단되었던 시야가 돌아오며 익숙한 일본식 복도와 함께 아래에 물이 흐르는 작은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알던 무서운 컨셉과는 달리, 고요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오히려 편안함이 느껴졌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화초랑 나무 배치가 혼천 신사랑 똑같아. 심지어 꽃향기마저 비슷한 느낌이야. 방 설계자가 신경을 많이 쓴 게 느껴지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이치히메랑 멍지로가 갑자기 튀어나온다고 해도 놀랍지 않겠어. 여긴 혼천 신사를 그대로 가져와서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 가게 사장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손님들이 가장 현실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실제 현장 취재를 통해 모든 방을 설계하고, 많은 예산을 써서 향료랑 식물들을 배치했다고 했어.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인터뷰? 소라도 이미 이 가게를 알고 있었던 거야?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오는 길에 자료를 좀 봤을 뿐이야, 우리의 방탈출 성공률을 높여 줄 만한 자료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혹시 '폭풍전야'같은 거 아닐까? 긴장을 풀고 있을 때, 갑자기 사악한 귀신이나 악귀가 들린 무녀가 나타난다거나?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우리가 고른 <이세계 신사>는 수수께끼 풀기에 가까워, 이런 방들은 보통 공포적인 요소를 많이 넣지 않으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그럼 됐어~ 하하, 우리 이제 뭐 하면 돼? 단서를 찾으면 되는 건가?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공포 요소가 없다니까, 미치히토가 적극적으로 돌변한 것 같네.

#0 Spot 4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으음.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마사오, 왜 그렇게 머뭇거리는 표정을 짓고 있어,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0 Spot 4

세 명의 시선이 마사오를 향하자, 그는 매우 긴장한 듯 보였다. 그렇게 몇 초간 침묵이 흐른 뒤, 그는 말을 이어 나갔다.

#0 Spot 4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음, 쟤는 어두운 걸 무서워해. 높은 곳이랑 그리고 물하고 귀신도.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야, 그렇게 말하면 내 체면이 구겨지잖아……

#0 Spot 4

불빛이 긴장한 마음을 달래주며 소년들은 금세 활발한 모습을 되찾았다. 소라도 이 경쾌한 분위기에 빠져들어 수수께끼마저 잠시 잊은 듯했다.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우후후후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신사의 수호자입니다. '신의 계시'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여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하나씩 있는데, 어떤 것을 먼저 듣고 싶으십니까?

#0 Spot 4

기괴한 목소리가 방송을 통해 방으로 들려왔다. 그렇게 일순간 경쾌했던 분위기가 반전되었고, 모두들 소라를 앞세워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우선 좋은 소식을 들려줘.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우후후후후, 그럼 안 좋은 소식을 먼저 들려 드리겠습니다~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사악한 힘으로부터 신사를 보호하기 위해, 신주께서는 이 신사를 현실 세계와 분리시켜 이곳으로 전이시켰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이미 암흑의 힘에 침식되어, 곧 악마가 깨어날 예정이지요. 곧 여러분들 역시 모두 악마의 제물이 될 것입니다.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럼 좋은 소식은?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우후후, 좋은 소식은 신주께서 이런 상황을 이미 예견하여 신사에 계시를 남겨 두었다는 것입니다. 그 계시를 따라서 마지막 방을 찾아 빛의 마법진을 가동하면, 여러분은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되겠죠.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하지만 여러분들이 지정된 시간 내에 신주께서 남겨 놓으신 마법진을 찾지 못한다면, 악마의 분노를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신주의 계시가 뭐지?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우후후, 드디어 중요한 질문이 나왔군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모릅니다. 어쩌면 종이일 수도 있고, 그림일 수도 있죠. 저는 신주 님의 생각을 함부로 엿볼 수 없습니다.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저는 너무나도 선량한 사람이기 때문에, 여러분께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답니다~ 그러니 만약 여러분들께서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나게 된다면, 제게 단서 하나를 요구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다만…… 요구할 때마다 매번 그에 상응하는 벌칙이 기다릴 겁니다. 우후후, 그럼 노력해 보시길~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악마, 제물, 이세계…… 흑흑흑, 공포 요소는 없다며?!

#0 Spot 4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이건 몰입감을 위한 배경 설정일 뿐이야.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지금부터 단서를 찾아보자, 이 방은 살펴봐야 할 곳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릴 거야.

#0 Spot 4

충분한 빛 덕분에 단서를 찾는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다. 미치히토와 마사오는 자연스럽게 파트너가 되어 협조했으며, 단독 행동을 하고 있는 소라와는 명백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소라, 혹시 내가 도울 일이 있을까?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출구가 비밀번호로 잠겨 있어. {var:player_nickname}, 숫자랑 관련된 물건들을 유심히 찾아 줘.

#0 Spot 4

만약 이 방이 정말로 혼천 신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구조라면, 이곳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분명 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행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벌써 비밀이 풀렸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뿜, 뿜, 뿜, 뿌움~ 우후후, 이 정도로 빨리 첫 번째 수수께끼를 푸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두뇌라면 악마 님께서도 분명 만족할 것입니다…… 아, 제 말은 얼른 신주의 계시를 찾아야만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어서 다음 방으로 넘어가 현실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0 Spot 4

빠르다! 방송을 듣자마자 나의 뇌리에 떠오른 말이었다. 방탈출의 첫 번째 방은 보통 어렵지 않게 설정한다지만, 이렇게 단시간 내에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하하, 추리 게임을 소라랑 같이 하니까 정말 쉬운데.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난 누구? 여긴 어디?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게임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방의 미스터리한 느낌이 점점 사라져가.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음, 내 말은, 수수께끼를 푸는 것만이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라는 거야. 방에는 꽤 많은 이스터에그들이 숨어 있으니까, 그걸 찾는 재미도 있다는 거지. 아~ 아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어서 다음으로 넘어가자.

#0 Spot 4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조심해.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어? 뭘 조심하라는 거야?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마사오의 말은, 아마 방의 함정들을 조심하라는 말일 거야. 이곳엔 언제든 악마가 나타나서 널 잡아갈 수도 있으니까.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나도 운이 그렇게까지 없진 않겠지…… 마사오, 날 지켜 줘야 해!

#0 Spot 4
마사오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0 Spot 4

소라는 두 사람의 사이에 있었지만, 전혀 대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었다.

#0 Spot 4

두 번째 방은 첫 번째 방과는 달리 굉장히 어두웠다. 등불은 간신히 우리가 서 있는 공간의 윤곽만을 비추고 있었다. 아무런 가구도 없는 공간이 한눈에 들어오자, 마음까지 황량해지는 느낌이었다.

#0 Spot 4

다행히 이 방은 활동할 수 있는 면적이 넓지 않아서, 네 사람이 따로 행동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벽을 조금씩 더듬어 가며 출구를 찾아 나아갔다.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얘들아, 여기로 와 봐. 여기 무슨 장치가 있는 것 같아.

#0 Spot 4

겁에 질린 미치히토는 모두의 주목 대상이었고, 두 친구들 사이에서 걸으며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다. 미치히토가 만지고 있던 모든 벽은 앞에 있던 소라가 이미 훑고 지나간 곳이기도 했다. 또 소라의 꼼꼼함으로 미루어 봤을 때, 분명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리는 없었다.

#0 Spot 4

그가 손가락으로 벽에 돌출된 장치를 누르자, '쿵'소리와 함께 방의 양측에서 각각 문이 열렸다. 문 뒤로는 기이한 소리가 울려 퍼지는 음산한 복도가 있었다. 물론 그 소리는 가게 직원이 틀어둔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0 Spot 4
수호자

{character:수호자}현실 세계로 돌아가길 원하는 네 분의 급박한 심정이 느껴지는군요, 이렇게 빨리 숨겨진 방을 찾아내다니요. 두 개의 방엔 각각 반 개의 열쇠들이 숨어 있답니다. 열쇠는 여러분들이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져 동시에 임무를 완수해야만 얻을 수 있죠. 우후후, 행운을 빈다는 말은 식상하니, 이번엔 평안을 빌도록 하죠~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으악…… 우리의 평안을 기원한다는 건 무슨 뜻이야? 임무에 실패해서 열쇠를 못 찾으면 악마한테 잡아먹히는 거야?

#0 Spot 4
마사오

{character:마사오}……도대체 얼마나 몰입한 거야.

#0 Spot 4

가게에서 얼마나 기괴한 배경 설정을 준비했든,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결국 열쇠를 획득하여 성공적으로 탈출하는 것이다. 비슷한 게임들을 체험해 본 내 경험에 의하면, 적당히 그룹을 나누는 편이 성공 확률도 올라가고 서로의 결속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되었다.

#0 Spot 4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둘로 나눈다라, 그럼……

#0 Spot 4
소라와 그룹을 맺는다. → Spot 5
가위바위보로 그룹을 나눈다. → Spot 6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그럼 지금 서 있는 위치대로 그룹을 나누자. 나랑 소라는 왼쪽, 너희들은 오른쪽으로 가는 거야. 아직 무슨 도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익숙한 사람끼리 그룹을 맺는 편이 서로 도움을 주거나 호흡을 맞추기에 좋을 것 같아.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두 손 들고 찬성! 마사오는 겁이 없으니까, 같이 있으면 덜 무서울 거야.

#0 Spot 5
마사오

{character:마사오}네가 떠들어 주는 덕분이지.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마사오, 너한테 난 대체 어떤 이미지인 거야?!

#0 Spot 5
마사오

{character:마사오}……말로는 설명 못해.

#0 Spot 5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두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나와 소라는 반대쪽 복도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 복도는 너무나도 복잡했다. 그렇게 셀 수 없을 만큼의 코너를 돌아서, 우리는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0 Spot 5

이곳의 배치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마작 버전과 같았다. 바닥은 테이블, 벽은 테이블의 가장자리, 거기에 크고 작은 마작 패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고, 우리 두 사람은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옥에 티처럼 보였다.

#0 Spot 5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우후후후, 가련한 두 제물 여러분. 두 분을 위해 클리어 규칙을 설명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아마 전 이세계에서 여러분과 마지막으로 얘기를 나눈 녀석이 될지도 모릅니다~ 마작은 이한시에서 전통적인 놀이이지요. 그리고 그건 이세계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열쇠는 이 136장의 마작 패 중에 들어 있습니다.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여기 있는 마작 패들을 다 확인하려면 최소 1시간은 걸릴 거야, 아직 얘기 안 한 중요한 정보가 따로 있는 거지?

#0 Spot 5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정답입니다, 정말 총명한 범인이로군요~ 여러분들은 추리를 통해서 열쇠가 숨어 있는 마작 패를 찾아낼 수 있을 거랍니다. 위를 보시면 문제가 보일 테지요.

#0 Spot 5

고개를 들자, 천정에 추리 문제가 하나 새겨져 있는 걸 발견했다. 다만 글씨는…… 도저히 칭찬해 줄 수 없었다.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소라가 가장 잘 하는 추리 문제네, 행운의 여신은 역시 우리 편인가 봐.

#0 Spot 5

하지만 소라는 곧바로 행동하지 않았다. 그저 제자리에 서서,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 수 없는 바람에 머리가 휘날리도록 내버려 두고 있었다.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왜 그래, 혹시 몸 상태가 나빠진 거야?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내 몸 상태가 그 정도로 나쁘진 않아, 그렇게 걱정하지 마.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그래도 뭔가 고민 있어 보이는데? 아까 너도 분명히 장치를 발견했을 텐데, 그땐 왜 얘기 안 했어? 여긴 우리 둘뿐이니까, 괜찮으면 나한테 말해 봐.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왜냐면 나도 미치히토랑 친구가 되고 싶기 때문이야.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음…… 그게 이거랑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마치 모두가 큐브에 빠져드는 것처럼, 즐거움을 느끼는 건 친구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야. 난 그저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싶었을 뿐이고. 내가 이렇게 하면 걔네들이 더 즐거워할 줄 알았어……

#0 Spot 5

소년은 미간을 찡그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까, 내가 또 망쳐 버린 것 같아. 직원이 큐브를 가지고 들어오게 해줬더라면……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하지만 네 장점은 큐브뿐만이 아니잖아. 한쪽으로만 초점을 맞추면 진정한 친구를 만들 수 없어.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사람들은 큐브가 아니라 큐브를 하고 있는 너한테 끌리는 거야. 내가 볼 땐 너한테도 장점이 많아, 수학을 잘 하고, 숫자랑 관련된 문제라면 전부 풀 수 있잖아. 또 책도 많이 읽어서 또래에 비해 훨씬 똑똑하기도 하고.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이 모든 게 네 장점이야. 그러니까 그냥 진실한 모습을 보여 주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너한테 이끌리게 될 거야, 바로 내가 그랬던 것처럼.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렇게 쉽다고?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당연하지, 친구를 사귀는 건 원래 그렇게 복잡한 일이 아냐.

#0 Spot 5

난 평소의 소라를 떠올려 봤다, 수학 올림피아드에서의 자신감, 커피 연구를 할 때의 진지함, 과학 이야기를 할 때의 고양감…… 그 어떤 때에도, 지금보다는 눈부셔 보였다.

#0 Spot 5

이 아이에게는 갈고닦을 수 있는 많은 잠재력이 있다. 누구도 이런 훌륭한 사람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 말은 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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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어째서?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우리가 처음 만난 곳은 천월 신사의 마작실이었어, 그리고 그때 네 마작 상대가 일찍 떠나면서 내가 빈자리로 들어갈 수 있었지. 그땐 네가 먼저 나한테 말을 걸었지만, 사실 난 그전부터 마작 테이블 위에서 빛나던 네 모습에 끌리고 있었어.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고마워 {var:player_nickname},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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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고개를 살짝 들며, 방금 전까지 망설이던 표정을 얼굴에서 지워 버렸다. 난 희미하게 붉어진 그의 귀 끝을 바라보며 방금 그룹을 나눴을 때의 내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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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결국 문제를 풀었냐고? 당연히 나랑 소라의 콤비네이션으로 빠르게 열쇠를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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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똑똑아, 그럼 이제 난 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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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

{character:마사오}이치노세, 이것 좀 봐봐, 이거 네가 찾던 거 맞아?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똑똑아, 빨리 와서 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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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

{character:마사오}이, 이치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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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방탈출 문제 속에, 소라는 스스로의 방식로 반 친구들을 리드하는 데 성공하여 그룹의 핵심이 되었다. 그리고 이 '특급 전력'의 가세로 문제를 푸는 시간도 매우 줄어들어서, 삼십 분 정도 지났을 무렵엔 이미 네 개의 방탈출 문제를 풀고 <이세계 신사>의 마지막 방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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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액자, 거미줄에 얽힌 소파, 낡은 책장…… 바닥의 중앙엔 뭔가 모자란듯하게 그려진 마법진까지, 서서히 펼쳐지는 큰 그물망처럼, 일행은 자신도 모르게 이 구역을 피해서 걷고 있었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건 어딜 봐도 함정 같긴 하지만, 마법진을 완성하지 못하면 통과할 수 없을 거야. 미치히토, 넌 마사오하고 소파랑 액자 부근을 조사해 줘. {var:player_nickname}, 나랑 책장을 조사하자. 다들 서둘러, 어쩌면 우리가 신기록을 세울지도 몰라.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문제없어, 우리한테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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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방탈출의 마지막 방은 수수께끼나 함정의 난이도가 이전에 비해 월등히 높다. 나는 디테일이 승패를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세세하게 책장의 모든 물건을 뒤적이고 있었다.

#0 Spot 5

예상 밖이었던 건, 방의 설계자가 나의 이런 심리를 꿰뚫고 책장에 함정을 설치해 놨다는 것이었다. 함정이 발동되는 소리와 함께 양측 벽이 서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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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

{character:수호자}오호? 숨겨진 관문을 찾아내셨군요, 정말 '행운'이네요. 하지만 만약 10분 내로 마법진을 가동하지 못한다면 벽에 찌그러질 수도 있으니, 분발하시기 바랍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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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수호자란 녀석의 말투가 이전과는 다르게 부드러워졌지만, 나는 조금도 웃을 수 없었다. 이런 무서운 함정을 발동시키다니, 어떻게 이것을 '행운'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뭐야?! 어떡해 어떡해, 똑똑아……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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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가까워지는 벽은 상당한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나조차도 긴장되기 시작했는데, 이 어린 소년들은 오죽할까. 하지만 다행히 소라가 냉정함을 유지하며 모두가 이성을 되찾도록 도움을 줘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지는 않았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방금 전처럼 나누어서 단서를 찾자. 마법진을 가동해야만 탈출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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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

{character:마사오}소파의 쿠션에서 비밀번호 상자를 찾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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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여기 잘라져 있는 화보를 한 장 찾았어, 비밀번호를 얻으려면 마귀의 심장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쓰여있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마귀의 심장소리…… 알았다! 책장에 꽂혀진 심장이랑 관계된 책들의 수량이야.

#0 Spot 5

소라가 비밀번호 상자의 번호를 누른 뒤 그 안에서 모자랐던 마법진 설계도를 꺼냈고, 나는 진의 완성을 도왔다.

#0 Spot 5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우후후후후, 진정 탈출한 것입니까. 마왕의 부활 계획은 늦출 수밖에 없겠군요. 인정하긴 싫지만, 교활한 범인들이여~ 현실로 돌아가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0 Spot 5

출구의 문이 열리자, 점원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밖으로 안내했다. 비록 정말로 우리를 찌그러뜨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방을 탈출한 나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이 자유의 느낌, 좋군.

#0 Spot 5

네 명의 팀원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미치히토는 너무 몰입한 나머지 마지막 함정에서 실신 지경에 이르렀고, 방탈출이 끝나고 나서야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 하지만 미치히토는 다행히 회복이 빨라서 우리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곁에 있던 친구들을 껴안고 환호를 하기 시작했다.

#0 Spot 5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때 그의 옆에 있던 사람은 소라였다. 그는 이런 친근한 스킨십이 어색했는지 멋쩍게 발버둥쳐 봤지만, 오히려 더 강한 힘으로 안기게 되었다.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우린 살았어…… 살아남았어!!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 표현은 잘못됐어, 클리어했다고 해야지.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지금부터 똑똑이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널 찬양할 거야!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콜록, 너무 과한데.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이게 바로 똑똑이와 나의 레벨 차이인가? 우리 다음에도 같이 놀 수 있을까?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당연히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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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그럼 방탈출 말고 다른 건? 마작이나 오락실 같은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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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래, 문자나 전화로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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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으음, 그럼, 우리 이제 친구인 거지? 난 정말 똑똑이 같은 친구를 사귀고 싶었어.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네가 원한다면, 당연히 친구가 될 수 있지.

#0 Spot 5

강한 힘으로 안겨 있던 소년은, 간신히 약간의 공간을 만들어 진지하게 자신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좋아, 최고야! 그리고 마사오도, 너희들은 전부 내 베프야!

#0 Spot 5
마사오

{character:마사오}…… 조용히 좀 해,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소라~ 헤헤. 우린 이제 친구니까, 이렇게 불러도 되지? 내일 방탈출 한 번만 더 해 보자, 이번에는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게!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안 돼.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

#0 Spot 5

품 안에서 벗어난 소라는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왔다, 소라는 내겐 익숙한 입꼬리가 올라간 미소를 지으며, 장난기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왜냐면 내일은 신사에서 마작을 칠 예정이거든. 맞지, {var:player_nickname}?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나도 갈래!

#0 Spot 5
마사오

{character:마사오}넌 안 돼, 방학숙제 아직 안 끝났잖아.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올해 최악의 소식이네……

#0 Spot 5
점원

{character:점원}실례합니다 손님, 여기 맡겨 두셨던 소지품들입니다, 잘 챙겨 주세요.

#0 Spot 5

점원은 소지품을 돌려주었고, 소라의 핸드폰에 걸려 있던 큐브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굉장히 눈에 띄었다. 그는 습관적으로 큐브를 집어 들어 몇 바퀴 돌리고는 내려놨다.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소라가 큐브를 맞추는 실력은 봐도봐도 놀라워.

#0 Spot 5

이건 소라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친구를 사귀는 방식이다. 과거에 처음 친구를 사귀게 됐을 때에도 큐브의 공이 컸었다. 소라는 손에 들린 큐브를 보더니 가볍게 웃어 보이고는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내가 천천히 가르쳐 줄게.

#0 Spot 5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좋았어, 그리고 버퍼즐도 배우고 싶어!

#0 Spot 5
마사오

{character:마사오}나도……

#0 Spot 5

두 사람은 네 사람이 되었고, 귓가의 대화 소리는 더욱 시끌벅적해졌다. 하지만 특별히 시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소라는 여전히 큐브를 애지중지하고 있었지만, 난 그것이 더 이상 친구를 사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0 Spot 5

앞으로 두 명의 마작 동료가 늘어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 마작 실력을 더 높일 때가 온 걸까.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가위바위보로 그룹을 나누는 건 어때?

#0 Spot 6

'소라에게 최대한 친구랑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생각으로 나는 모두에게 익숙한 게임을 통해 그룹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이로 인해 서로가 더욱 가까워지길 바라며.

#0 Spot 6

소년들은 이 제안에 조금 망설여했다. 몇 번의 어색한 가위바위보를 거쳐 나는 마사오라는 소년과 그룹이 되었고, 소라는 열정적인 미치히토라는 소년과 그룹이 되었다.

#0 Spot 6

그러나 내가 상상했던, 서로 친해지는 그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와 마사오가 둘이 다니면서부터, 우리는 '훈훈함'과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그렇게 흘러갔다.

#0 Spot 6
수호자

{character:수호자}두 분의 임무는 간단합니다.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열쇠는 이 작은 얼음조각 안에 있으니, 그냥 이걸 녹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우후후후, 행운의 여신이 두 분을 돕는군요~

#0 Spot 6

눈앞에 있는 사람 키의 절반 높이 크기의 커다란 얼음조각을 보며, 난 깊은 생각에 잠겼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 '작다'라는 단어를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같은데요?

#0 Spot 6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악마의 모습이라고 하기에 이건 분명 작은 물체입니다. 제가 특별히 두 분을 위해 얼음 망치를 준비했으니, 이제 얼음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해 주시죠.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우리를 현실 세계로 돌려보내 주겠다면서, 하는 말은 악마가 따로 없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설마 악마를 깨우기 위한 함정인 건 아니겠지? 마사오, 네 생각은 어때?

#0 Spot 6
마사오

{character:마사오}응.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이번 도전은 완전 육체노동이잖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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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

{character:마사오}응.

#0 Spot 6

일행과 떨어진 마사오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듯했다. '침묵은 금'이라고 했던가, 소년의 대답은 결코 두 글자를 넘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그에게 가까이 가려 할 때마다 그는 불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더 가까워지긴커녕, 지금은 쳐다보는 것조차 사치일 정도다.

#0 Spot 6

열쇠를 얻은 그 순간, 마사오는 도망치듯이 뒤돌아 떠났다. 나는 깨부순 얼음의 흔적이 어지럽게 펼쳐진 그곳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독설을 내뱉던 마사오가 대화 공포증이 있을 줄이야, 미치히토는 얘랑 어떻게 친해진 건지 궁금하네.

#0 Spot 6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으아악~~~~~

#0 Spot 6

홀로 딴생각을 하는 중에 미치히토의 겁에 질린 비명이 벽을 뚫고 내 귀에 들려왔다. 그리고 약 10분 후, 소라는 놀란 미치히토를 데리고 합류 지점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두 사람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무슨 일이야?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

#0 Spot 6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내 잘못이야, 내가 이치노세의 발목을 잡았어. 아아, 전부 내 잘못이야, 내가 단서를 조금만 더 빨리 찾았더라면.

#0 Spot 6

이 대화에서 나는 모종의 변화가 생긴 걸 느꼈다, 호칭이 '똑똑이'에서 '이치노세'로 바뀐 것이다. 보아하니,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오해가 생긴 모양이었다. 하지만 두 소년의 관계에 섣불리 끼어들었다간 부작용만 생길 수도 있으니,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0 Spot 6

소라 역시 이런 부분을 의식했는지, 앞으로 나아가려다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이내 금세 앞으로 나아갔다.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미 열쇠를 얻었으니까, 빠르게 출구를 열어서 다음 방으로 가자.

#0 Spot 6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맞아 맞아 맞아, 빨리 가자!

#0 Spot 6

두 소년은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함구하며 합을 맞추듯 게임을 진행해 나갔고, 난 궁금함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렇게 보니, 그룹을 나눠서 소라가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만들자는 계획은 실패한 듯했다. 이제 남은 게임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0 Spot 6

마지막 방에 진입하기까지 우리 넷의 분위기는 결국 좋아지지 못하였고, 소라는 다른 두 사람과 말을 거의 섞지 않았다.

#0 Spot 6

이렇게 소통이 없는 그룹이 과연 마지막 수수께끼를 풀고 방을 탈출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안 되겠지.

#0 Spot 6

단서를 찾던 중 함정 스위치를 실수로 건드리자, 함정이 발동되는 소리와 함께 양측의 벽이 좁혀오기 시작했다.

#0 Spot 6
수호자

{character:수호자}오호? 숨겨진 관문을 찾아내셨군요, 정말 '행운'이네요. 하지만 만약 10분 내로 마법진을 가동하지 못한다면 벽에 찌그러질 수도 있으니, 분발하시기 바랍니다. 하하~

#0 Spot 6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뭐지?! 어떡해 어떡해, 살려 줘……!

#0 Spot 6
마사오

{character:마사오}네가 찌그러질 일은 없어, 근데 네가 이 손을 놓지 않으면, 내 팔이 멍들 것 같아.

#0 Spot 6

점점 가까워지는 벽은 상당한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나조차도 긴장되기 시작했는데, 이 어린 소년들은 오죽할까. 그 와중에 소라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단서를 찾는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었다.

#0 Spot 6

시간이 흐르며 공간의 제약은 점점 커져만 갔다. 소년들의 긴장감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듯했고, 결국 우리는 수호자가 알려 준 비밀번호로 방의 출구를 열 수밖에 없었다.

#0 Spot 6

방 밖의 등불이 갑작스럽게 안을 비추자, 어둠에 적응되어 있던 눈이 빛을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하지만 더 괴로운 것은 네 사람의 기분이었다. 결국 외부의 도움을 받아 출구를 열게 되다니, 결국 클리어를 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실례지만, 마지막 수수께끼에 대한 해석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0 Spot 6
점원

{character:점원}네. 사실 손님께서는 이미 해답에 근접해 있었습니다. 다만 그중 하나의 단서였던 책 한 권이 친구분에 의해 소파 쿠션으로 떨어져 결국 손님께서 더 이상 추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죠.

#0 Spot 6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또 내가 망쳐 버렸네…… 정말 미안해, 이치노세.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원래 우리의 승률은 50% 정도였어, 나한테 사과할 필요는 없어.

#0 Spot 6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흠, 그……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나랑 마사오는 도서관에 가 봐야 해서, 먼저 들어가 볼게.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그래, 조심해서 가.

#0 Spot 6
미치히토

{character:미치히토}잘 가, 이치노세.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一之濑空}잘 가.

#0 Spot 6

두 사람이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난 뒤, 나와 소라는 다시 두 사람뿐일 때의 분위기로 되돌아왔다. 소라가 말이 없자, 내가 먼저 그룹을 나눌 때의 상황을 꺼냈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소라, 괜찮다면 너랑 미치히토가 단둘이 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줄 수 있어? 게임 후반부에서 너희들은 말도 거의 안 했잖아. 이건 친구를 사귀고 싶어 했던 네 바람이랑은 다른 것 같은데.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말하기 불편한 거야?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난 그냥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야, 사실 우리 사이에 갈등은 없었어.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우리가 해결해야 할 건 두 사람이 협동해야 하는 문제였어, 근데 나랑 미치히토는 아직 친하지 않으니까, 바로 '지시'를 하면 내가 너무 거칠어 보일 것 같아서 혼자 단서를 찾기로 했지. 근데 그 방엔 너무 많은 단서들이 방안 곳곳에 흩어져 있었던 거야……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엔 미치히토가 내 주위를 돌면서 질문들을 던졌는데, 내가 바빠 보였는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 아마 내가 수수께끼를 푸는 데 정신이 팔려서 신경을 써 주지 못한 탓에 기분이 상했을지도 모르지. 난 빠르게 문제를 풀고 이 어두운 방을 탈출하는 편이 더 미치히토를 기쁘게 만들 수 있을 줄 알았어. 아무튼…… 내가 일을 망친 것 같아.

#0 Spot 6

소년은 한숨을 쉬며 괴로운 마음을 감추고자 손에 들려 있던 큐브로 주의를 돌렸다. 소라는 사실 지금 누구보다 친구에 목말라 있었다. 단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

#0 Spot 6

우정은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인 것이기에, 이것을 놓치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리고 앞서 미치히토가 했던 말들과 상황을 종합해 보니, 난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어쩌면 그냥 오해일 수도 있어.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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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넌 미치히토가 어둠을 무서워하는 걸 알고 빨리 수수께끼를 풀어 방을 탈출하려고 했지만, 미치히토는 자기가 계속 질문을 하면 너한테 방해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결국 침묵을 선택한 거야. 근데 여기서 또 네가 오해를 해 버린 탓에 더욱 다가갈 수 없었던 거지.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난 걔가 화난 줄 알았어, 그게 아니라면 정말 다행이네.

#0 Spot 6

소라의 눈썹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친구들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자, 도로 양측의 나뭇가지들이 바람으로 인해 흔들거리고 있었다. 마치 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것처럼.

#0 Spot 6
점원

{character:점원}손님, 지금 저희 매장에서 신규 이벤트를 진행 중이랍니다. 방명록에 게임 체험담이나 건의 사항을 남겨 주시면, 사용 기간에 제한이 없는 무료 방탈출 체험권 당첨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0 Spot 6

어쩌면 일전의 어색한 분위기를 눈치챈 것인지, 우리를 맞이했던 직원은 소라의 기분이 풀리는 걸 보고 나서야 초대장을 건넸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소라가 먼저 종이와 펜을 받아 갔다.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오해였다면 역시 직접 풀어야겠지. 다시 미치히토랑 마사오를 초대해서 방탈출을 하고 싶어. {var:player_nickname}, 너도 같이 할 거지?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당연하지, 이번 방탈출은 네 명이 필요하다는 걸 잊지 말라고.

#0 Spot 6

아무 수확도 없는 오후는 아니었다. 음…… 그럼 이제 혼천 신사로 가서 이치히메쪽 애들이랑 마작이나 칠까.

연애 게임 클리어

계약 오픈

Possible Endings

End6. 퍼펙트 클리어
기원의 두루마리 ×1
End7. 게임 오버
일광의 복주머니 ×1

Scenario Script

Spots 8, Scenes 320, Choices 2, Endings 0

#0 Spot 1

'두근두근 물리학과'는 최근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작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훌륭한 그래픽 연출과 예상할 수 없는 서브 스토리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 되었다.

#0 Spot 1

이 게임을 개발할 당시,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십만 명이 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고 한다. 시나리오의 모든 선택 항목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0 Spot 1

물론, 사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눈앞에서 소라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또 실패했네……

#0 Spot 1

'실 패'라는 문구가 화면에 비쳤다, 소라는 게임기를 내려놓고 골치 아픈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미 몇 차례나 배드 엔딩을 본 모양이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너도 미연시에 관심이 있을 줄 몰랐네, 넌 SF 장르 게임을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트렌드를 파악해 두면 다른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더 많은 화제를 꺼낼 수 있지.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하하, 어떻게 보면, '두근두근 물리학과'는 소라의 인정을 받은 셈인 건가? 나도 더 관심이 생기네.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이 게임 아직 안 해 봤어?

#0 Spot 1

소라가 고개를 들곤, 기쁨이 가득 찬 눈으로 날 바라봤다. 이런 눈빛은 복잡한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었을 때에나 볼 수 있는 눈빛이었다.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응, 그냥 홍보 영상이나 개발진 인터뷰 정도만 봤어. 구체적으론 잘 몰라.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그럼 같이 해 보는 건 어때?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응? 하지만 '두근두근 물리학과'는 싱글 플레이 아냐?!

#0 Spot 1

소라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더니 멋쩍은 듯 노트를 펼쳤다. 노트엔 소라가 게임을 하면서 발견한 베드 엔딩 루트들이 기록되어 있었고, 내용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게임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시작 전부터 비슷한 게임들을 특별히 조사를 했었어. 홍보 영상, CG 그래픽, 게임 공략, 유저 평가 같은 것들도 다 놓치지 않고 확인했지. 그리고 그걸 여기 표로 정리해 뒀어.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근데 지금 문제는…… 이렇게 많은 데이터가 있는 데도 아직 클리어를 못했다는 거야.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클리어를 하려면 인터넷에서 공략을 찾아보는 게 가장 빠르지 않을까?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그러면 '교감'이라는 의미를 잃게 돼…… 게임 자체엔 문제가 없으니까, 다른 방법으로 클리어 방법을 찾아야만 해. 그리고 너라면 색다른 데이터 표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미연시 하는 데 데이터 분석까지 하는 사람은 이한시에 너뿐일 거야. 어차피 마작장도 꽉 찼고 금방 자리가 날 것 같지도 않으니까, 그럼 한번 해 볼까.

#0 Spot 1

대답을 듣자, 소라는 즉시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 주며 내가 앉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하기'버튼을 눌렀다.

#0 Spot 1

게임 화면이 어두워졌다 다시 밝아지며 나와 소라를 어두운 골목으로 인도했다. 어떤 뚱뚱한 남자아이가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인 채 책가방을 꼭 붙들고 있었다.

#0 Spot 1
불량소년 A

{character:불량소년 A}거기 뚱땡이. 일부러 학교 뒷문으로 나가는 건 누굴 피하려고 그러는 거냐?

#0 Spot 1
불량소년 B

{character:불량소년 B}요즘 지갑이 영 썰렁해서, 용돈 좀 빌려 줬으면 좋겠는데~ 하하하하하!

#0 Spot 1
player

{character:player}잠깐, 내 기억이 맞다면 '두근두근 물리학과'의 배경은 대학 캠퍼스였을 텐데? 이 불량한 중학생들은 대체 뭐야?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건 프롤로그야. "초등학교를 다니던 주인공이 불량배들한테 괴롭힘을 당하다가 우연히 여주인공을 만나게 되고, 대학교에서 다시 재회하자 주인공은 여주인공을 쫓아다니기 시작한다." 게임 소개에 이렇게 쓰여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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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그런 거였어, 그럼 이 다음은 '미녀가 영웅을 구하는' 전개가 되겠는데~

#0 Spot 1

말을 마치자, 똑같은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화면에 나타났다. 그녀는 빠른 속도로 불량배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고, 마치 보호자 마냥 자세를 취하며 주인공 앞에 섰다.

#0 Spot 1
???

{character:???}멈춰, 더 이상 괴롭히지 마!

#0 Spot 1
불량소년 A

{character:불량소년 A}얜 또 어디서 굴러온 거야, 누가 얘 좀 치워봐!

#0 Spot 1
???

{character:???}내가 선생님한테 전화해 뒀어! 금방 오실 거야, 이렇게 다른 애들 괴롭히면 반성문이나 쓰게 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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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B

{character:불량소년 B}하, 웃기고 있네. '반성문'을 어떻게 쓰는지는 알고 있냐?!

#0 Spot 1
불량소년 A

{character:불량소년 A}진짜 누가 오는 것 같은데, 일 커지면 귀찮으니까 일단 가자. 쳇, 김빠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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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B

{character:불량소년 B}운 좋은 줄 알아라, 다음에 걸리기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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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A

{character:불량소년 A}야, 그만해, 빨리 가자.

#0 Spot 1

불량소년들이 가고 골목길엔 두 사람만 남게 됐다. 하늘에선 때마침 작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화면엔 안개가 뒤덮인 듯했다. 그리고 작은 몸집의 여자아이가 몸을 돌려 남자아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0 Spot 1
???

{character:???}괜찮아? 일어날 수 있지? ……걱정 마, 나쁜 녀석들은 내가 이미 쫓아냈으니까 다시 오진 않을 거야. 근데 넌 이름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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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훈훈한 장면이 잠시 멈추며, 화면엔 알림이 하나 나타났다: "플레이어의 이름을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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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능숙하게 마우스를 랜덤 버튼으로 가져갔다. 난 소라가 게임을 같이 하자고 했던 취지를 다시 떠올리면서, 좀 더 제대로 역할에 몰입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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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소라, 이번엔 이름을 직접 지어 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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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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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미연시는 보통 게임이랑 다르게 자신 이름을 넣으면 더 몰입감이 생겨. 한번 다른 시각으로 다시 플레이해 보면 클리어할 수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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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 이론을 받쳐 줄 만한 데이터는 없겠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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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라는 '이치노세 소라' 캐릭터를 컨트롤하며 화면 속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유치해 보이는 이런 행동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옆에 있던 사람도 나의 생각을 읽은 것인지, 가볍게 헛기침을 하였다.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확실히 다른 기분이야…… 콜록, 너한테 도움을 요청한 건 역시 정답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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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훗.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이런 말을 하기엔 아직 이를지도 모르지만, 어서 여주인공한테 가서 대화해 봐, 이미 기다리다 지친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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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 나는 이치노세 소라.

#0 Spot 1
???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예쁜 이름이네. 다음부턴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혼자 집에 들어가지 마, 위험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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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가,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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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racter:???}응, 나도 집에 가야겠어. 더 늦으면 엄마가 걱정할 거야. 잘 가~ 인연이 있으면 또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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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방금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용감한 행동이었는지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 그렇게 그녀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골목길을 떠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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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잠깐…… 아직 네 이름을 못 들었는데.

#0 Spot 1
???

{character:???}류우시, 내 이름은 류우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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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목소리가 빗방울 소리에 묻혀 희미하게 들려왔다, 몽환적이었다. 만약 방금 그녀가 건네준 우산을 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방금 일어난 모든 일들이 꿈이라고 생각되었을 정도였다.

#0 Spot 1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류우…… 시? 물리 수업에서 선생님이 '입자'를 다른 말로 '류우시'라고 부른다고 하셨었는데, 특이한 이름이네. 그래도…… 고마워, 분명 우린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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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 퉁, 퉁……

#0 Spot 1

프롤로그가 끝나자, 소라가 테이블 위에서 손가락을 두드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갸우뚱하게 고개를 틀고 있던 소라의 눈에 '이해 불가'라는 단어가 비쳐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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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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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어째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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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째서 여주인공이 혼자서 주인공을 구하려고 한 거지? 게임 설명에 있는 인물 소개로 봤을 땐, 여주인공은 무술 유단자도 아니고 도장을 하는 집안도 아닌데 말이야. 실제론 아무 중학생이나 데려와도 여주인공을 금방 제압할 수 있었을 거야. 그러면 그 둘은 오히려 더 위험해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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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가 영웅을 구하는 스토리는 비록 뻔하지만, 인연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과도 같다. 드라마나 소설, 혹은 게임에서조차도 흔하게 사용되는 클리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소라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한 번도 그런 각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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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잠시 생각한 후, 다시 소라의 생각을 먼저 들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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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그럼 어떻게 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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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만약 나였다면…… 분명히 상대방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만한 선택을 했을 거야. 사람을 불러온다거나 해서 말이야. 상대가 중학생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은 아마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선 오히려 선생님을 불러오는 편이 더 안전한 방법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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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라는 잠시 뜸을 들인 뒤,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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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체육 선생님이 가장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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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의 말과 함께, 의지와 상관없이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상황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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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들한테 둘러싸인 주인공이 공포에 떨고 있다. 하지만 이때 골목길 입구에서 무게감 있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건장한 체육 선생님이 나타나 앞에 서자 불량소년들은 줄행랑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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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선생님과 마주하며, 주인공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낀다. 주인공은 우수한 성적을 받아 선생님의 도움에 보답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고, 얼마 뒤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을 달성하며 학교에 영광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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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뭔가 파이팅 넘치는 스토리가 됐네. 그런데…… 이건 연애 게임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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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일리가 있는 말이야, 하지만 인간이 모든 순간에서 이성적인 사고를 유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그러니까 결과를 알고 있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달려나가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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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그럼, 너도 그렇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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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당연하지, 인간은 원래 복잡하고 모순적인 존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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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건강이 좋지 않아 타인과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난 지금 소라가 품은 의구심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원래 소라에게 여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설명한 뒤 이해를 시켜 보려고 했지만, 소라는 뭔가를 오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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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알겠어, {var:player_nickname}.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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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꼭 그런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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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잠깐 잊어버리고 있었던 미연시에서 경쾌한 배경음이 울려 퍼지며 내 말을 끊었다. 그렇게 소라는 다시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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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에 나눈 대화를 이어나가기엔 뭔가 좀 어색해졌으니까, 됐다, 나중에 다시 설명해 주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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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숨결이 흘러넘치는 대학 캠퍼스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꽃잎을 머금은 상쾌한 바람이 도서관의 창문을 통해 들어오며 햇빛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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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는 책장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오늘은 교수님이 어쩐 일인지 강의 후에 따로 실험 스케줄을 잡지 않으셔서, 도서관에서 중요한 전공 서적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그는 목표와 점점 가까워지자, 신나서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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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손이 책에 닿는 순간, 또 다른 손이 책등을 덮쳐 왔다. '이치노세 소라'는 손을 따라 그 팔이 뻗어온 방향을 바라보았고, 그곳엔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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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라는 이름이 그의 머릿속에 다시금 떠올랐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그는 한눈에 소녀를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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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미안 미안, 방금은 나도 모르게 그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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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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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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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물론 '이치노세 소라'의 마음속 깊은 곳에 파도가 일렁이고 있음을 모를 것이다. 사람 사이의 연이란 때론 참 기묘하다. 달빛이 스며든 골목길 아래서 도움을 받고 십 년이 지난 오늘, 불빛이 환한 도서관에서 마음에 두고 있던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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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임의의 두 가지 물체, 혹은 두 개의 입자 간 거리 및 질량의 곱에 비례하는 힘, 그것은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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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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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아냐, 신경 쓰지 마. 갑자기 생각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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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너도 물리학과야? 후후, 진짜 신기하다. 근데 혹시 이 책, 내가 먼저 봐도 될까? 제발 부탁이야, 다음 주면 모의고사라 이 책이 꼭 필요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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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은 여자아이가 손을 모아 부탁하는 귀여운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화면에 두 개의 선택지가 나타났다. '책을 빌려준다'와 '내가 빌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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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트에 적혀 있던 실패 루트를 떠올리며 소라한테 말을 하려고 했지만, 소라는 바로 전자를 선택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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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화면 속의 여자아이는 책을 집어 들곤 주인공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화면에 분홍색 상승 화살표가 나타나며 공략 대상의 호감도가 상승했음을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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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괜찮은 플레이인데, 근데 왜 한 번도 클리어하지 못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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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게임 디자인이 상식적이지 않으니까, 계산 결과에 편차가 발생하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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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상식적이지 않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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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다른 게임들을 분석해 본 결과, 여기선 '책을 빌려준다'를 선택해야만 스토리가 진행될 수 있지만, 사실 이건 잘못된 거야. 고작 조금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서 50점 이상의 지식 포인트를 포기해야 한다니…… 너무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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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포인트? 지식? 그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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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 대한 내 이해도는 겨우 광고 영상을 본 정도이었기에 소라의 말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내가 소라의 말을 끊자 소라는 캐릭터 창을 열어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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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두근두근 물리학과'에는 신장, 체중과 같은 기초 정보 외에도 캐릭터에 지식, 민첩, 체력 같은 속성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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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리고 모든 속성값은 시나리오에 진행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지. 예를 들면 민첩성은 특수 퀘스트 발동 확률을 높여주고, 체력은 일부 시간제한 퀘스트의 시간을 연장해 주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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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방금 얘기했던 지식 포인트는? 그건 무슨 용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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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지식'은 이 속성들 중에서도 비교적 중요한 개념이야. 여주인공한테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있으니까, 주인공의 지식 포인트를 200으로 만든 뒤에 고백을 시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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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클리어를 할 수 있게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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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정확히는, 이후 시나리오에서 클리어에 성공할 확률이 80.75%에 달하는 옵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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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점 두 자리까지 계산하다니, 너무 진지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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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어디 보자…… 캐릭터의 현재 '지식 포인트'는 150점, 만약 방금 그 책을 획득했더라면…… 아! 이렇게 생각하니까 확실히 좀 아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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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기록해 뒀어, 나중에 이메일로 개발진들에게 피드백을 보낼 생각이야. 개선해 줬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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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게임에서 남녀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을 넣는 건 정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기록하고 있는 소라를 보고 있자니, 이 아이가 그런 부분을 이해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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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도서관에서 일어난 '책 대여' 이벤트로 인해, '류우시'와 '이치노세 소라'는 급속도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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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아아아아악…… 누구지?! 이제 막 우물에서 살아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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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학생회실의 소파에서 휴대폰을 든 채로 몸을 꼬아가며 소리쳤다. 흑백 화면엔 방금 암살자에게 습격 당해 죽은 장면이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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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업과 실험 시간을 제외하면 '류우시'는 항상 휴대폰을 들고 '맹연습'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게임 고수가 되어 전장의 주역이 되길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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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너무한 거 아니야? 이게 진짜 초보방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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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게 부 활동을 안 하는 이유였어? 왜 갑자기 이런 게임에 빠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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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몰랐어? 일주일 전에 학교에서 게임 대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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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들었던 거 같기도 하네, 근데……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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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당연히 상관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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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가 서랍에서 게임 대회의 포스터를 꺼내들곤, 그 안의 문구를 가리키며 '이치노세 소라'에게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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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일등상…… 실험실 출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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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맞아. 이 출입증만 있으면, 대학 생활 내내 마음껏 물리 실험실을 사용할 수 있어. 게다가 시간제한도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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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우리 같은 실험광들한테 이건 거부할 수 없는 상품이지. 내가 일등하면, 꼭 캣챗에 올릴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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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디 보자, 0-13-2…… 방금 몇 등 하면 캣챗에 올릴 거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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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야, 사람의 혓바닥으로 어떻게 그런 차가운 말을 할 수 있어! 난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다구, 내 손이 생각이랑 다른 걸 어떻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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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여자아이는 손을 들곤 흔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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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 상품을 그렇게 받고 싶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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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당연하지~ 이걸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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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풉,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어. 나한테 더 좋은 방법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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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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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게임 내에 또다시 두 가지 선택지가 나타났다. 소라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미세하게 불안한 눈빛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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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와 함께 팀을 맺는다 → Spot 2
대신 게임을 이겨 준다 → Spo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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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가 두 번째 선택지로 마우스를 움직이자, 난 재빨리 소라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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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소라, 내가 볼 땐 여기선 '류우시와 함께 팀을 맺는다'가 좋을 것 같아.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하지만 게임 가이드를 보면, 게임에 승리해서 상대방한테 상품을 선물하면 호감도가 별 한 개 상승하고, 함께 팀을 맺으면 고작 반 개 정도밖에 상승 안 한다고 나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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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호감도가 별 다섯 개가 되면, 100% 해피엔딩을 볼 수 있으니까 역시 팀을 맺는 건 포기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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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소라는 펜을 들고 바쁘게 종이에 계산을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펜의 움직임에 따라, 한 줄 또 한 줄 숫자들이 종이 위에 채워지고 있었다. 마치 사람의 마음을 저울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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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가 마지막 숫자를 적기 전, 난 가볍게 소라가 쥐고 있던 펜을 뺐었다.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런 건 잠시 접어 두는 게 좋겠어.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하지만 아직 계산이 안 끝났는데.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정확한 답을 찾는 방법은 간단해, 자신에게 한번 물어봐. 만약 너라면, 어떻게 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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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자신에게…… 물어보라고?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응. 이걸 그냥 게임으로 바라보지 말고, 진짜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해 봐.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하다 보면, 그게 가장 옳은 답이 될 수도 있을 거야.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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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햇살이 실내로 스며들자, 방안이 온통 따듯한 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 따듯함이 마음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가, 마치 소라를 확률의 세상에서 잠시 꺼내 주려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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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고개를 숙인 채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만약 상대가 {var:player_nickname}…… 비록 우리가 팀을 맺고 승리할 확률이 50.7% 정도 밖에 안 되고, 시합 전까지 맹연습을 통해 승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많지 않고, 본선까지 갈 확률도 거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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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잠깐 말 좀 끊을게, 거기선 바로 '그렇지만'으로 넘어가도 될 것 같아.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난 역시 너랑 팀을 맺으려고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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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래도 내 개인의 데이터 표본이 전체 케이스를 대표할 수는 없어, 이것만으론 우리가 '팀'을 맺는 선택이 맞을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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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사람의 감정에 완벽한 계산 공식 같은 건 없어, 꼭 정해진 루트대로 전개될 거란 법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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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우리가 같이 참가했었던 세이로 중학교 핼러윈 이벤트 때도 그랬잖아. 예상에서 벗어난 복장을 선택했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어 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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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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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격려를 보내는 눈빛을 보자, 소라는 결심한 듯 '류우시와 함께 팀을 맺는다'라는 선택지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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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대회의 예선전 날이 다가왔다. '이치노세 소라'와 '류우시'는 일찍부터 대회장에 도착해 적들을 상대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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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역시 연애 게임이야, 게임 대회의 배경까지 이렇게 낭만적으로 디자인하다니, 청춘 드라마 느낌도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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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우측 하단에 있는 지면에서 NPC 캐릭터가 지나갈 때마다 렉이 걸리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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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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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로 분위기를 깨는 시합이 있다면, 소라는 분명히 우승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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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살려줘, 살려줘…… 또 암살자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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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타워 밑에 포션 있어, 빨리…… 앗,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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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류우시'의 영웅은 전투불능 상태가 되었다. 캐릭터가 쓰러지면서 남긴 대사: "난…… 억울하다"가 더욱 처량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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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빨간불이 들어오며 탈락을 무정하게 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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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미안 미안, 내가 발목을 잡아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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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연습할 때랑 비교해 보면, 넌 이미 한계를 넘어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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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그동안의 특훈에 대한 보답으로, 내일 학교 근처에 있는 게임장에서 내가 쏠게. 음, 내 말은, 네가 시간이 있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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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당연히……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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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화면 중앙에서 아름다운 폭죽 효과가 터져 나오며, 시스템으로부터 숨겨진 데이트 시나리오 오픈 알림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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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상품을 얻지 못했는데도 여주인공이 기뻐하다니…… 설마 이 게임은 독특한 공략법이 따로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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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하하, 계산이랑은 관계없어. 감정엔 속성 공략이 존재하지 않거든. 모든 순간이 다 중요하니까. 이 시나리오를 예로 들자면, 우린 '류우시'랑 매일 같이 연습해 왔으니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이 붙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거야.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우린 사실상 아무런 도움도 못 됐어, 게임 대회의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잖아.

#0 Spot 2
player

{character:player}이 이야기의 핵심은, 우리가 최종적으로 무엇을 얻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누구와 함께했느냐가 중요한 거야.

#0 Spot 2

연애는 자신이 직접 탐구해야만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일이다. 내가 이런 애매한 답변을 내놓은 것은, 이 아이에게 불필요한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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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라가 평소 성격대로 계속 꼬리를 물며 질문을 던져댈 줄 알았지만, 어쩐 일인지 소라는 게임기를 붙잡은 채로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 화제를 바로 끝내 버렸다.

#0 Spot 2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네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소라, '대신 게임을 이겨 준다'를 선택하는 편이 좋겠어.

#0 Spot 3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화면 속 마우스는 이미 그 선택지를 향해 있었다.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 이 상황이 조금 안정감을 가져왔다.

#0 Spot 3

그렇지만 결국 사실을 증명하듯…… 잘못된 데이터 표본은 아무리 많아도 쓸모가 없는 법이었다.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여기 있었구나, 드디어 찾았다.

#0 Spot 3
'류우시'

{character:'류우시'}음, 무슨 일 있어?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이…… 이거 줄게, 너 이거 엄청 가지고 싶어 했었잖아.

#0 Spot 3

남자아이는 주머니 속에서 방금 획득한 상품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앞에 놓았다.

#0 Spot 3
'류우시'

{character:'류우시'}고마워, 하지만…… 이건 못 받을 것 같아.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째서? 교수님께는 이미 물어봤어, 문제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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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그런 문제가 아냐, 나…… 너한테 몇 가지 물어볼 게 있어.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말해 봐.

#0 Spot 3
'류우시'

{character:'류우시'}다음 주가 너네 룸메이트 생일이지? 혹시 걔가 어떤 선물을 좋아하는지 알아?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내…… 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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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시'

{character:'류우시'}응, 걔가 나랑 팀을 맺고 게임 대회에 참가해 준다고, 매일 나랑 같이 연습을 했었거든.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을 주고 싶어서.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player}……

#0 Spot 3

게임 제작자는 현재 여주인공이 가진 룸메이트에 대한 호감도가 별 네 개 이상이라는 걸 대화 상자를 통해 강조하여 표현했고, 마치 이 사실을 잊지 말라는 듯이 선녀가 꽃을 흩날리는 듯한 특수 효과까지 넣어 두었다.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player}……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잠깐, 잠시만, 연애 게임에 왜 다른 남자가 또 나타나는 거야?!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보아하니 이것도 '뜻밖의' 시나리오 중 하나 같네.

#0 Spot 3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여자의 마음이란 정말 어렵네, 데이터도 확실하지 않으니까. 룸메이트의 호감도가 이미 우리를 앞질렀어, 앞으로는 선택에 더 신중해야겠어.

#0 Spot 3
player

{character:player}말은 그렇지만, 난 벌써 안 좋은 예감이 들어.

#0 Spot 4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사실 소라는 굉장히 총명하고 의견을 잘 받아들이는 아이라는 것이다. 소라는 아주 빠르게 대입법을 사용해 올바른 선택을 하는 방법을 배웠다. '미녀의 영웅 구출'이나 '고난을 함께'와 같은 스토리를 통해, '류우시'의 호감도를 안정적으로 별 네 개까지 올려 두었다. 그리고, 이젠 클리어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0 Spot 4

게임 속 세상이 어느덧 새해를 맞이했다. '이치노세 소라'와 '류우시'는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타지에서 처음 새해를 맞이하는 두 사람은, 터지는 불꽃 아래 핑크빛 분위기를 그려 나가고 있었다.

#0 Spot 4

화면에 '고백하기'라는 선택지가 출력되자, 난 휴대폰을 꺼내 이 장면을 녹화하기 시작했다. 소라가 처음 클리어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라는 두 가지 선택지 사이를 계속 오가기만 할 뿐, 선택을 못하고 있었다.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소라?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콜록, {var:player_nickname}, 여기선 어떻게 해야 할까?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음, 폭죽, 새해, 데이트…… 이렇게나 낭만적인 요소들이 많이 모여 있으니까 망설일 필요는 없잖아? 당연히 '고백'을 선택해야지~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하지만…… 지금 서로의 호감도는 고작 별 네 개뿐이야, 그 말은 실패할 확률이 20%에 가깝다는 말이지.

#0 Spot 4

소라는 한숨을 쉬었다. 소라의 손은 습관적으로 테이블 위에서 내가 이미 감춰놓은 펜을 찾고 있었다, 아마 고백 성공 확률을 계산하려는 듯했다.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전에 했던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왠지 더 어려워진 느낌이야.

#0 Spot 4
player

{character:player}응? 어째서?

#0 Spot 4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왜냐면, 상대는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 조심스러워지게 될 테니까. 아주 약간의 위험도 허락되지 않을 거야.

#0 Spot 4

소라는 한숨을 쉬며 내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0 Spot 4
'지금 고백하기'를 추천한다 → Spot 5
추천을 보류하고 혼자 선택하게 한다 → Spot 6
#0 Spot 5

난 그렇게 게임기를 건네받곤, 소라의 놀란 눈빛을 받으며 커서를 '지금 바로 고백'이라는 선택지 위에 가져다 놨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왜 그 선택지를 고르려는 거야? 혹시 다른 공식을 대입해 본 거야?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음…… 이건 그냥 감이야.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러니까,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가 따로 없다는 거야?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넌 아직 연애 게임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야~ 사람의 감정은 데이터가 아니라고, '클리어'를 보장하는 확실한 데이터 같은 건 없어.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 '사랑'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어. 사랑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너무 많거든. 시간, 장소, 사람…… 감정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변화가 생기는 법이야. 하지만 진정성과 용기는 언제나 강력한 필살기가 될 수 있지. 그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고, 약간의 부족함을 채워 줄 때도 많아.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래도……

#0 Spot 5
player

{character:player}난 그냥 너한테 조언을 해 줄 뿐이지, 결국 이 열쇠를 돌릴지 말지는 네 선택에 달렸어. 혹시 알아? 아주 작은 용기로도 성공할 수 있을지?

#0 Spot 5

소라는 고개를 숙인 채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난 소라가 너무 오랫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내 제안을 거절할 줄 알았지만, 결국 확인 버튼을 눌러주었다.

#0 Spot 5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난 이런 방식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네 감만큼은 믿어보고 싶어.

#0 Spot 6

소라의 구원 요청을 받고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에 담아 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연애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선 호감도를 가득 채워 두는 건 기본이었기에, 사실 소라의 선택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었다.

#0 Spot 6

내가 말이 없자, 소라는 오랜 고민 끝에 결국 '고백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0 Spot 6

폭죽이 어두운 밤하늘에서 터지며, 불꽃이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불꽃은 그렇게 사람들의 미소를 비추며 순간의 청춘을 빛내고 있었다.

#0 Spot 6

'이치노세 소라'의 시선은 여자아이에게 오랫동안 고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아무런 말도 없이 하늘을 가득 채운 불꽃을 감상했다.

#0 Spot 6
'류우시'

{character:'류우시'}이치노세, 나……

#0 Spot 6

"펑……" 불꽃이 말하는 타이밍에 맞춰 터지며, '류우시'의 말을 완벽하게 끊어냈다.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뭐라고?

#0 Spot 6
'류우시'

{character:'류우시'}너…… 이 바보!

#0 Spot 6
???

{character:???}무슨 일이야? 여자아이를 화나게 하는 건 신사적이지 못하다고.

#0 Spot 6

그는 가느다란 팔을 뻗으며 '류우시'에게 휴지를 건넸다, 그 손의 주인은 '이치노세 소라'를 응시하며 책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도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는데, '류우시'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어.

#0 Spot 6
???

{character:???}워, 그쪽은 조용히 하고 있는 게 좋겠어.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

#0 Spot 6

눈물을 멈춘 여자아이는 거리를 두며 어리둥절한 '이치노세'를 피해 뒤로 돌아서곤,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0 Spot 6

그리곤 붉은 대화 상자가 나타나며 '류우시'의 호감도가 낮아졌음을 알려 왔다.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갑자기 튀어나온 저 사람은 누구지?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주인공의 룸메이트야, 스토리 전개상 '조연 남주'라고 불러도 되겠지.

#0 Spot 6
player

{character:player}잠깐, 연애 게임에 왜 조연 남주 같은 게 나타나는 거야?!

#0 Spot 6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것도 숨겨진 시나리오 중 하나야, 여주인공한테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좀 높은 편이니까…… 음…… 안 좋은 예감이 드는걸.

#0 Spot 7

학사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들 얼굴에 미소가 번져 있었고, 맑은 웃음소리에 맞춰서 청춘의 숨결이 코앞에서 느껴졌다.

#0 Spot 7

그리고 '이치노세 소라'는 고백 편지를 들곤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0 Spot 7
'류우시'

{character:'류우시'}미안 미안, 늦어 버렸네.

#0 Spot 7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괜찮아, 나도 방금 왔어.

#0 Spot 7
'류우시'

{character:'류우시'}근데 이치노세, 왜 나를 여기로 부른 거야?

#0 Spot 7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 이걸 받아줘.

#0 Spot 7

'이치노세 소라'는 두 손으로 편지 봉투를 소녀에게 건넸다. 긴장하며 소녀의 반응을 살폈고, 소녀는 잠시 넋이 나가 있었지만 금세 정신을 차렸다.

#0 Spot 7
'류우시'

{character:'류우시'}마음은 고맙지만, 이걸 받을 수는 없어.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

#0 Spot 7

배경음이 은은하게 깔리기 시작하며, 화면이 흑백으로 전환되었다. '류우시'는 주인공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멀어지는 뒷모습만을 보여 주었다.

#0 Spot 7

'실 패'라는 문구가 잔혹하게 띄워지며, 지금까지의 기록들이 저장되었다.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안 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 누가 알았겠어? 후반으로 갈수록 여주인공이 점점 우리를 멀리하고, 호감도가 계속 떨어지면서 결국 조연 남주랑 친해지게 될 줄은.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이번엔 모든 포인트를 최대로 올렸는데도 '류우시'의 사랑을 얻지 못했네. 도대체 어디가 문제였던 걸까?

#0 Spot 7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콜록…… 또 실패 표본이 생겼군.

#0 Spot 7

내 고민과는 별개로 소라는 생각보다 빠르게 배드 엔딩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미 어두워진 얼굴이 그의 속마음을 말해주는 듯했고,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0 Spot 7

누구라도 열 번 넘게 연속으로 클리어를 실패한다면 결코 웃음을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소라에게 있어서도, 이건 지금까지 마주한 문제 중 가장 어려운 문제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0 Spot 7

난 더 이상 소라의 실망한 표정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소라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위로해 주었다.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이제 거의 다 왔어, 다시 한번 해 보자. 이번엔 클리어할 수 있을 거야.

#0 Spot 7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0 Spot 7

우린 게임기를 들고 '다시 하기' 버튼을 눌렀고, 그렇게 나랑 소라는 다시 처음 보았던 골목으로 돌아왔다. 같이 플레이해 보았으니, 이번엔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0 Spot 7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여주인공은 자기가 화나지 않았다고 했었는데, 왜 호감도가 떨어졌을까?

#0 Spot 7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상해, 이번에 여주인공은 수요일에 데이트를 요청했어. 아까 했을 때는 분명히 거절하면서 이날 시간이 없다고 했었는데?

#0 Spot 7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여주인공이 말한 "아무거나 먹자"가 튀김, 해산물, 구이, 밀가루를 먹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숨어 있었다니. 내가 뭔갈 놓쳤던 건가?

#0 Spot 7
player

{character:player}……

#0 Spot 7

소라의 의문은 경험이 쌓여서도 줄어들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복잡한 단어 앞에선, 데이터는 그 의미를 잃었다.

#0 Spot 7

소라가 이걸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네.

#0 Spot 8

오늘 같은 밤이라면 폭죽이야말로 가장 로맨틱한 아이템일 것이다. 하늘을 날아 이글거리는 열기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고는 지상에 있는 연인들을 빛나게 하니까.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게 어울릴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너도 내 마음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류우시', 널 좋아해!

#0 Spot 8

"펑!!" 마치 '이치노세 소라'의 용기에 갈채를 보내듯, 불꽃이 타이밍에 맞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해 냈다. 불빛 아래에서 여자아이의 얼굴은 붉어졌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발끝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0 Spot 8
'류우시'

{character:'류우시'}사실, 나…… 나도야……

#0 Spot 8

띠리링…… 띠리링……

#0 Spot 8

시계의 알람이 본분을 다하며 꿈속의 주인을 깨웠다. 안타까운 것은 그 노력이 결국 주인의 칭찬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시계의 주인은 이불에서 손을 뻗어 알람을 무참하게 꺼버렸다.

#0 Spot 8

침대 위의 남자는 몸을 돌리며 다시 꿈속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꿈의 문턱에서 여자아이와 포옹을 하던 장면이 떠올리자 정신이 맑아졌고, 펄떡이는 물고기 마냥 몸을 일으켰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나…… 어젯밤에 '류우시'한테 고백한 건가?!

#0 Spot 8

방금 꿈에서 깨어난 남자는, 까치 머리를 한 상태로 그 자리에 앉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두 손을 바라봤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손까지 잡았던 것 같은데…… 진짜인가? 아니면 아직 꿈속에 있는 건가?

#0 Spot 8

그는 재빨리 일어나 휴대폰을 가져왔다, 그 안에서 현실을 상기시켜 한 가닥의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서.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응? '류우시'가 메시지를 보냈잖아?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r=a(1-sinθ)…… 잠깐, 이건……!!!

#0 Spot 8

기쁨이 가득한 그의 표정은, 입꼬리가 씰룩거리며, 뺨에서도 환희가 넘쳐 보였다. 그는 기쁨으로 떨리는 손가락으로 한 글자씩 답장을 써 내려갔다.

#0 Spot 8

y=1/x, x^2+y^2=9, y=|-2x|, x=-3|siny|, 메시지 편집 완료, 발송 완료.

#0 Spot 8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화면이 점점 흐려진다. 그리고 불꽃이 수놓은 밤 하늘 아래, 서로를 껴안고 있던 순간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0 Spot 8

화면 속에 깃든 행복감이 현실 세계에까지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소라마저 슬슬 눈이 반달 모양이 되려고 할 정도였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드디어 클리어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풋~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게임이 아니라 무슨 세기의 난제라도 푼 줄 알았을 거야. 근데……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서로 발송한 메시지는 무슨 내용이야?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말로만 설명해선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겠지. 내가 문제를 풀어서 보여줄게.

#0 Spot 8

연애 게임과는 달리 숫자와 연관된 세상은 소라의 영역 그 자체였다. 소년은 속으로 자신감을 내뿜고 있었으며, 나도 이 순간만큼은 소라의 나이를 잊을 것만 같았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건 '카디오이드'야.

#0 Spot 8
player

{character:'류우시'}응?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전해지기로는, 한 천재 수학자가 고고한 공주님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한 특별한 방정식이라고 해.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방정식의 답은 바로 하트 모양을 한 곡선이야, 이 곡선은 후세에 '심장형'이라고도 불리게 되었지. 주인공의 답장 메시지도 같은 의미야.

#0 Spot 8

이치노세 소라는 연산을 한 종이를 내 앞으로 들이밀며, 내가 내용을 봐 주길 바라고 있었다. 난 위에 있는 복잡한 연산 과정은 생략하고, 바로 가장 중요한 내용을 포착했다.

#0 Spot 8

주인공이 답장으로 보낸 네 개의 방정식이 그려낸 곡선을 일렬로 세워 보니, 'L O V E'와 같은 이미지가 조합되었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난 널 좋아해, 이게 바로 답이야.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게임 개발진 중에 분명히 이과 출신이 사람이 있을 거야, 아니면 어떻게 이런 고백 방법을 생각해 냈겠어.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어쩌면 캣챗에서 본 걸지도 모르지. 시대는 변했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도 많아졌잖아.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그러고 보니까, 내가 방금 휴대폰으로 검색해 봤는데 이 게임엔 이것 말고도 다른 엔딩들도 있는 것 같아. 캣챗만 봐도 서너 가지는 나오는데.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관심 있으면, 다른 엔딩도 한번 봐볼래?

#0 Spot 8

그 말을 들은 소라는 곧바로 노트를 덮고는 데이터를 통해 감정을 계산하는 방식을 포기했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시나리오상에서 고르는 선택지는 각자 다 다르겠지만, 해피 엔딩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겠지. 그래서 난 데이터를 통해서 가장 정확한 루트를 계산해 본 건데, 계속 실패만 했어.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게임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면, 이건 아마 아직 더 많은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겠지.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그럼 다시 해 볼게, 이번엔 혼자서도 해피 엔딩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응, 믿고 있을게.

#0 Spot 8

당연히 이상과 현실은 거리가 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자 그 사실은 더욱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여주인공은 자기가 화나지 않았다고 했었는데, 왜 호감도가 떨어졌을까?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이상해, 이번에 여주인공은 수요일에 데이트를 요청했어. 아까 했을 때는 분명히 거절하면서 이날 시간이 없다고 했었는데?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여주인공이 말한 "아무거나 먹자"가 튀김, 해산물, 구이, 밀가루를 먹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숨어 있었다니. 내가 뭔갈 놓쳤던 건가?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

#0 Spot 8

이번에 난 소라가 의문을 표해도 미소만 지을 뿐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켜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클리어를 하려면 아직 많은 것들을 배울 필요가 있을 듯했다.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var:player_nickname}, 내가 전화해서 방해한 건 아니지?

#0 Spot 8

저번 클리어 이후로 난 매일 소라에게 연락을 받고 있다. 우린 학교에서 퍼지는 소문이나 마작 테이블 위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상황을 서로 공유했고, 그것은 어느새 우리 둘만의 습관이 되어 있었다.

#0 Spot 8

물론, 가끔은 차가워질 때도 있었다. 소라는 아직 능동적인 표현을 배워가는 과정에 있었기에, 가끔 사소한 트러블이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콜록…… 당연히 아니지. 근데 소라,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음, 방금 기침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혹시 감기 걸렸어? 병원에는 가 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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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character:player}어제 밤 새는데 좀 추웠나봐. 걱정 마, 금방 괜찮아져.

#0 Spot 8
이치노세 소라

{character:이치노세 소라}넌 나한테 있어서 중요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아프면 안 돼.

#0 Spot 8

소년의 말은 직설적이면서도 뜨거웠고, 나이 든 사람들 사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솔직함이 느껴졌다. 난 전화를 끊기 전까지 소라의 변화에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0 Spot 8

이런 변화는 나쁘지 않다, 소라를 처음 알았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훨씬 활발해진 느낌이었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게임이 한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가? 소라가 점점 게임 속 주인공이랑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네. 약간 따뜻한 남자 같기도 하고.

#0 Spot 8

띵동…… 하지만 휴대폰의 알림이 갑작스럽게 울리며 나의 생각도 끊어졌다. 메시지에는 "따듯한 물을 많이 마셔"라는 소라의 당부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생각을 바로 부숴 버렸다.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따뜻한 남자라니…… 역시 내 착각이겠지.

#0 Spot 8
player

{character:player}하지만 소라는 확실히 학습 능력이 탁월하네, 일주일 만에 이런 새로운 소통 방식에 적응해 내다니.

#0 Spot 8

그렇게 전화기 너머의 소년을 떠올리자, 난 갑작스레 호기심이 발동했다.

#0 Spot 8

다음엔 소라한테 새로운 게임을 줘서 테스트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클리어 후에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