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아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것은 어쩌면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있어 높은 담장 너머는 언제나 신비하면서도 아름다운 세계였다. 반골 기질을 타고난 그녀는 낡고 딱딱한 가정 환경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그녀의 꿈은 언젠가 집을 떠나 밖을 자유롭게 떠도는 것이었다. 우연한 기회 덕분에 먼 동방에 다다른 그녀는, 마작이라는 게임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알 수 없는 변수로 가득 찬 게임은 곧 그녀의 여행 속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Profile
Skins
지니아의 기본 스킨.
지니아와 계약을 맺었을 때 획득 가능한 스킨. "약속한 거예요, 같이 여행 가기로." 소녀는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반박할 수 없는 말을 했다.
가면무도회 한정 스킨. "저희 나라에서는, 이런 분장을 살아있는 서큐버스라고 해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잘 하죠. 그러니 오늘 밤은 조심하세요~"
해변의 파티 한정 스킨. "어느 나라에 있든, 모두 바다를 좋아하는 마음은 똑같나 봐요. 그럼 당신도 내가 준비한 걸 좋아할 것 같네요. 샌드위치와 홍차랍니다~"
봄날의 노래 한정 스킨. "어때요? 명절 분위기에 맞춰서 동양풍으로 입어봤어요. 예쁜가요? 살 때 직원분께서 옷감에 새겨진 금색 무늬가 염색이 아닌 수공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놀랍죠? 언제 한번 같이 구경 가볼래요?
[작혼x산리오캐릭터즈] 콜라보 한정 스킨 "격식을 차린 생활도 오랫동안 지속하면 지치는 법이에요. 가끔은 숨을 돌려야 하죠. 그래서 오늘은 마음대로 보낼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하겠습니다."
산들바람 캠퍼스 한정 스킨. "교복을 입은 제 모습이 의외라고요? ……당신 때문이잖아요. 매번 아사바 고등학교의 얘기를 할 때마다 그렇게 들떠있으니, 저도 이 학교가 당신의 칭찬에 걸맞은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어요."
같이 머무는 밤 한정 스킨. "마음에 드시나요? 이 목욕가운은 제가 직접 고른 거예요. 이 온천 호텔의 전망부터 디저트의 당도까지 전부 제가 확인했죠. 물론, 가장 신중하게 선택한 건…… 당신이지만요. 모처럼 찾아온 여유로운 밤인데, 저와 같이 이 밤을 제대로 즐겨보지 않을래요?"
Emotes
Bond Requir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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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일반
하아… 서민이 좋아할 법한 선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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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기쁨
당신, 센스가 좋군요.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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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5
저는 이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싶어요… 당신과 함께요. 당신이라면, 분명 그러한 세계에 데려다 줄 거라고 생각해요. 괜찮으시다면 저와 함께, 여행을 떠나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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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1
시시한 건 물건도 사람도 흥미가 없지만, 당신이라면 저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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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2
여행 도중에 누군가가 함께 있어 준다는 건, 홀로 있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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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3
저를 이렇게 즐겁게 만들어 준 건 당신이 처음이에요. 계속… 계속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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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4
더 빨리 당신과 만났더라면, 저택에 갇혀 살던 그 회색빛의 나날들도… 더 화사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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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새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지금부터 부모님과 각처에 인사를 하러 가겠습니다… 확실히 재미없는 일이지만… 일 년에 한 번 있는 날인 만큼, 천벌 받지 않도록 잘 참아 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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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발렌타인데이
뭐죠? 제가 초콜릿을 만들 줄 안다는 사실이 의외이신가요? 별 것 아니에요. 귀족이라 할지라도, 요리를 하는 건 당연하다구요. 에…? 제게서 초콜릿을 받는 게 의외였다구요…? 다, 당신과 저 사이에 이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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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1
하아… 조금 있으면 휴가군요. 또 그 비좁은 저택에 며칠이나 갇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슬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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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2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마작장, 다양한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았답니다. 그 경험 하나하나가, 제게 세계의 넓음을 실감하게 해 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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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3
제가 이길 수 있었던 게 이름 덕이라니요!? …정말이지, 자신의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려 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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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4
"나침반은 좋은 물건입니다. 어떤 여행이라도 나침반을 가지고 있으면 안심이 되죠. 그것이 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이더라도." 라고, 나침반을 준 탐험가 분이 그렇게 말씀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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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5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건 정말 재미있답니다. 소장품을 보고 있으면, 왠지 과거의 세계를 접하는 느낌이 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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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6
가 볼까요. 어딘가의 산 정상으로… 우리들만의 일출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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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7
최근 부모님께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후로 부모님께서도 이따금씩 마작을 즐기시는 모양이에요. 이것도, 당신이 함께해 준 덕분이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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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8
오늘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구요? 후훗, 가끔은 좋겠네요. 모처럼 둘만 있으니… 뭔가 특. 별. 한 걸 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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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일반
와 주셨군요. 심심한 참이었는데, 함께 밖으로 나가 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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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최고 인연
정말 좋은 날씨네요! 잠깐 홍차나 한 잔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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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어떤가요? 저의 새로운 의상, 반해 버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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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친선전 입장 시
여러분,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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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친선전 준비 시
언제든 시작하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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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 음성
저는 지니아라고 해요. 제 이름은 라틴어로 운수가 좋은 이름이라고 하더군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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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북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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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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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리치
더블 리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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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그거, 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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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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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리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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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론이에요. 죄송할 따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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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모
쯔모에요! 계산 대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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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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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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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찬타
준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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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구련보등
순정구련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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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
대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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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희
대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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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
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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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리치
더블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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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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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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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0
도라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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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1
도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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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2
도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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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13이상
도라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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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2
도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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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3
도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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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4
도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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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5
도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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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6
도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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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7
도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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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8
도라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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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9
도라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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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북
더블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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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동
더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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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남
더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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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서
더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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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야오
탕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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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이또이
또이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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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페코
량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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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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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무쌍 13면 대기
국사무쌍 13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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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무쌍
국사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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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로월
해저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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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저로어
하저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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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노두
혼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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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타
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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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일색
혼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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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련보등
구련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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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개화
영상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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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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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국만관
유국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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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일색
녹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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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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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후
핑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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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깡
창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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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또이쯔
치또이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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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노두
청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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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색
청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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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커
산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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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깡쯔
산깡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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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동각
삼색동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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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동순
삼색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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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안커
스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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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안커 단기
스안커 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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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깡쯔
스깡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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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
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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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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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삼원
소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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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희
소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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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페코
이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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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발
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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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통관
일기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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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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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모
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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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색
자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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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이겼군요. 괜찮다면, 한 판 더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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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높은 점수로 승리
생각대로, 완벽한 일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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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론으로 승리
실례. 화료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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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만
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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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종구패
음… 구종구패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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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만
헤아림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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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관
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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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텐
큭… 제가 약했기 때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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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배만
삼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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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풍연타
치잇, 사풍연타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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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깡유국
흐응, 사깡유국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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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리치
어머, 사가리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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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만
하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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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파이
어머, 안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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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만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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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역만
더블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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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역만
트리플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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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배 역만
사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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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배 역만
오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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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배 역만
육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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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도라를 버릴 때
타점을 내렸다구요? 큰 착각을 하셨군요. 이건 선전포고인 것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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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배만/삼배만 텐파이
완벽한 승리의 예감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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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연속으로 같은 패를 버릴 때
이건… 의외로군요. 하지만 마작은 이런 일도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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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남은 패가 10장 이하일 때
남은 패의 수가 적어졌군요.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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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 시작
정정당당, 화려하게 싸우도록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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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역만 텐파이
화려하게 가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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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요구
대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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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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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또이
장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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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구조
금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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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방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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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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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또이
청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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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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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치또이
청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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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십팔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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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요구
청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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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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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시
인연 Lv.1 오픈
"이 잼, 달아서 토할 것 같아요." 지니아가 에나멜 접시를 밀쳤다. 세찬 비가 내리기 전의 꿉꿉함 때문에 그녀는 입맛이 떨어졌다. 옆에 있던 그녀의 오라버니가 한가롭게 시집 책장을 넘기며 말했다. "그런 걸로 기분을 망칠 필요는 없지 않니? 이 구절 좀 들어 보렴. '비는 격정의 환희다'……" 천둥이 치자 하녀들이 비를 막기 위해 조용히 캐노피를 달았다. 바이올린의 우아한 선율과 오라버니의 시 낭송이 서로 어우러지며 자장가가 되었다. 이 저택에서 주인이 정한 애프터눈 티타임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시간은 저택 대문 위에 수 세기째 박혀 있는 가문의 문장처럼 지루하고 고리타분했다. 지니아는 지금 자신의 미소가 어릴 적부터 요구받아 온 인내심과 교양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 '태엽 인형 같아.' 지니아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니아는 무의식적으로 치맛자락에 달린 레이스를 손끝으로 훑었다. 지난주에 바꾼 신상 패턴이었으나, 그녀가 보기엔 작년, 재작년의 '신상 패턴'과 별다를 게 없었다. 반복과 반복, 이어지는 단조로움에 잠시 잊어 버렸다. 심장이 그저 평온히 뛰는 것 외에도, 다른 리듬으로 떨릴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먹구름이 커지고 커지다 보면, 결국 비가 내리기 마련이다.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했던 억눌림처럼 말이다. 처음으로 서민들의 모험 소설을 숨겼던 날, 처음으로 예절 수업 중 창밖의 참새를 멍하니 바라봤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쌓였던 감정은 이미 가슴속 깊은 곳에서 넘실거리는 물결이 되었다. 그래서 첫 빗방울이 계단 아래 장미꽃잎에 떨어지던 순간, 지니아는 자기 심장의 떨림을 더는 감추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빗소리 속에서, 그녀는 손을 뻗어 오라버니의 시집을 가렸다. "오라버니, 비에 젖은 시를 읽어 본 적 있나요?" 낭송이 멈추었다. 오라버니는 여동생을 바라보았고, 소녀의 장난기 어린 웃음에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들었다. "뭘 하려는 거니?" "전 그냥…… 시인이 왜 '격정의 환희'라는 표현으로 비를 빗댄 건지 궁금해서요……" 지니아가 옆으로 살짝 물러나더니, 오른발 끝을 캐노피 밖으로 내밀었다. 순간, 두 하녀가 동시에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집사가 우산을 받치며 다가서려던 순간, 지니아는 이미 발을 걷었다. 모두가 안도하던 찰나, 그녀는 거둔 다리의 반동을 이용해 한 바퀴를 돌더니, 단숨에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지니아 아가씨!" 바이올린 연주자가 연주하던 '비의 노래'가 E단조에서 멈추었다. 집사와 하녀들은 놀라며 소리를 질렀고, 오라버니는 손을 뻗어 자기 동생을 붙잡으려 했다. 지니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변의 잡음이 커질수록, 그녀의 구두는 더 빠른 박자로 빗물 고인 웅덩이를 밟았다. 젖은 레이스 자락이 몸에 달라붙었지만, 지니아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마음속 억눌려 있던 바깥세상에 대한 뜨거운 동경이 마침내 거침없이 뛰기 시작했다. "오라버니, 전 여기를 떠날 거예요." 폭우가 그쳤다. 온몸이 젖은 채 풀밭 위에 서 있는 소녀의 눈빛은, 조금 전 구름 사이로 내리치던 번개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오라버니는 말없이 동생의 발치에 떨어진 귀걸이를 주워들었다. 조금 전 소동으로 떨어진 진주 귀걸이였다. 귀걸이의 고리가 헐거워져 있었다. 오라버니는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물으시면……" "제가 편지할 거라고 전해 주세요!" 지니아가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 시인 아저씨한테도 전해 주세요. 그 아저씨가 빠뜨린 풀 내음이야말로, 비의 시를 완성하는 가장 아름다운 운율이라고!"
별천지와 인간 세계
인연 Lv.2 오픈
"흠…… 여기가…… 별천지?" 눈앞에 펼쳐진 들판에는 별처럼 수 놓인 꽃들이 산들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지니아는 바람에 흐트러진 치맛자락의 매무새를 만지고, 땀에 젖은 옆얼굴을 닦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 곳이었다. 오늘 여행길에서 이곳 근처에 '별천지'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 막상 와서 보니, 풍경이 아름답긴 해도 이곳저곳 다니면서 봤던 다른 멋진 풍경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서 그리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마침, 한 노파가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지니아는 아쉬운 마음에 노파를 붙잡았다.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이 근처에 '별천지'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던데, 여기가 그곳인가요?" "아, 그렇다네. 여기가 바로 도망친 연인 한 쌍을 숨겨주었던 곳이지……" 노파의 흐린 눈에 빛이 반짝였다. 노파는 느릿느릿 말을 이어갔다. "……그 백작 영애는 가문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차고 있던 목걸이를 물감으로 바꾸었다오. 그녀의 남편은 화가였는데, 매일 그녀를 위해 그림을 그렸어…… 그들은 꽃씨를 모아 여기 한가운데에 하트 모양 꽃밭을 일구었지." "둘은 한평생을 함께 살았다오. 속세를 버리고 이곳에서 서로만을 평생 지켜주며 살았지. 그들이 생전에 심어둔 꽃은 널리 퍼져나가 지금은 커다란 꽃바다를 이루었다네. 보게나, 이 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지…… 허허, 요즘은 마을 청년들이 프러포즈할 때면 다들 여기로 오더구먼. 그래서들 말하지, 이곳은 사랑을 지켜주는 별천지라고." 산들바람이 불어오자, 지니아의 치맛자락이 꽃들과 함께 살랑살랑 흩날렸다. "……그런 거였군요. 감사합니다." 노파와 헤어진 지니아는 들판을 거닐었다. 들판에 핀 작은 꽃에 손끝을 대자 꽃잎의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졌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화가 부부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그들은 매일 이곳에 와서 그림을 그렸을지도 모른다. 여름이면 나무 그늘에 이젤을 놓고 햇빛이 꽃잎 위에서 춤추는 모습을 바라보았을 것이고, 겨울에는 서로를 꼭 껴안은 채 함께 눈 덮인 새하얀 산자락 위로 황금빛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을 화폭에 담았을 것이다…… "어……?" 지니아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지니아의 시선이 닿는 곳엔, 젊은 연인 한 쌍이 꽃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소녀가 쓴 화관은 발걸음에 맞춰 살랑살랑 흔들렸고, 소년은 금방이라도 흩어질 이슬을 감싸 쥐듯이 소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고 있었다. 그들의 나지막한 웃음소리는 산바람을 타고 드넓은 꽃밭으로 흘러갔다. 지니아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소녀가 갑자기 살짝 발끝을 들어 올리더니, 소년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소년은 순간 돌처럼 굳었다가, 쑥스러워하며 입맞춤에 삐뚤어진 소녀의 화관을 매만져주었다. 연인이 손을 맞잡고 멀어져 갈 때, 지니아는 셔터를 눌렀다. 카메라 뷰파인더 속 연인의 뒷모습은 마침 꽃밭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오래전 사랑 이야기가 다시 피어나는 것만 같았다. "……그랬구나. 이곳의 이야기가 이 풍경에 영혼을 불어넣어 준 거야." 지니아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세상의 특별한 풍경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삶 속에서 더 아름다운 '별천지'를 발견할지도 모르겠어." 새 한 마리가 꽃들 사이로 날아오르며 하늘에서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 그 모습은 다시 여행을 떠나는 소녀와 닮아 있었다.
고적에서의 우연한 만남
인연 Lv.3 오픈
"깡!" "화료! 만관!" 벚꽃잎이 신사 앞의 푸른 돌계단 위로 사르르 내려앉았다. 여행 수첩을 꼭 움켜쥔 지니아가 살짝 뒤로 물러섰다. 앞에는 '혼천 신사'라는 네 글자가 장엄하게 새겨져 있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떠들썩한 광경은 그 장엄한 기운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가이드북에는 분명 '이한시에서 가장 큰 신사'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신사 안의 별전은 작탁으로 꽉 차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르거나 탄식을 해대었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딱딱 패 부딪치는 소리가 처마 끝의 풍경소리마저 묻어버릴 정도였다. "처음 보는 손님이다냥?" 문밖에서 세 사람이 들어왔다. 걸음에 맞춰 왼쪽 소녀의 고양이 귀가 까딱였고, 머리에 장식한 방울이 딸랑딸랑 울렸다. 오른쪽의 인물은 털북숭이 시바견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운데의 인간 작사는 그나마 평범해 보였는데, 지니아에게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한 후, 바로 빈 작탁에 앉아 능수능란하게 마작패를 정리했다. "내 이름은 이치히메. 이곳의 무녀다냥! 이쪽은 멍지로, 그리고 저쪽은 주인이다냥!" 고양이 귀를 한 소녀가 차례대로 동료들을 소개하더니 폴짝 뛰어와 지니아에게 다가와 팔짱을 꼈다. "우리랑 마작 한 판 어떠냥? 분명 푹 빠지게 될 거다냥!" 지니아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치맛자락을 만지작거렸다. 신을 알현하기 위해 준비한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예복은 지금 이 자리에 어딘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어릴 적부터 그녀의 삶에는 체스 같은 고상한 게임만이 있었고, 마작 같은 서민들의 놀이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지니아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자수가 놓인 방석이 깔린 나무 의자에 떠밀리듯 앉게 되었다. 손에 쥔 옥패에서 서늘한 감촉이 전해졌다. 얼떨떨한 사이, 멍지로의 말이 들려왔다. "신께서 말씀하셨다멍! 다 함께 즐겁게 패를 돌리면 복이 절로 찾아온다멍!" 즐거운 분위기에 휩쓸려서인지, 지니아는 왠지 그 말에 설득되고 말았다. "'지니아'라. 라틴어로 운수가 좋은 이름이잖아, 그렇지? 잘 부탁해." 이렇게 지니아의 인생 첫 마작 대국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규칙에 당황했지만, 금세 이 놀이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마작패 하나하나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존재했고, 매번의 선택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니까…… 이 패를 더하면…… 치또이쯔예요!" "와아! 주인, 이거 봐라냥. 지니아 씨는 이치히메처럼 천재형 플레이어다냥!" 어느새 시간이 흘러 있었다. 지니아는 마작에 푹 빠져 지금 신사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대국이 끝나고, 운 좋게도 자신이 꽤 점수를 많이 땄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소위 말하는 초심자의 행운도 중요하지만……" 귓가에 작사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의 문을 열고 시도했다는 거야." 순간, 지니아는 살짝 넋이 나갔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가 막 입을 떼려던 찰나, 어느 작탁에서 '쾅'하는 소리가 났다. 손에 부채를 든 자그마한 인물이 의자를 밟고 올라가 허리에 손을 짚은 채 말했다. "감히 이 몸의 영상개화를 건드리다니!" 이치히메가 동풍패를 들고 쫓아갔다. "멍청한 토끼, 억지 부리지 말라냥! 내가 공물로 바친 도라야끼도 몰래 먹고는 아직 갚지도 않았잖냥!" "쟨 카구야히메야." 작사는 못 말리겠다는 듯 마작패를 정리했다. "좀 시끄럽긴 해도, 다들 이 신사를 무척이나 아껴." 지니아는 쫓고 쫓기며 난리법석인 소녀들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고, 입가에는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그래요. 천천히 알아갈게요. 여기 정말 재밌네요. 저기……" 지니아는 패산을 정리하고 있는 작사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 "다른 패형도 더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산들바람이 불자 여행 수첩의 빈 페이지가 펼쳐졌다. 지니아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은 이미 이 도시에서의 다음 여정을 기다리며 설레고 있다는 것을.
학교 체험의 날
인연 Lv.4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46, Choices 11, Endings 3
오늘은 아사바 고등학교의 공개 예술제가 열리는 날이어서, 학교에 전시를 보러 왔는데…… 교문 앞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var:player_nickname}. 예술제를 보러 왔나요?
말하자면 길어요. 원래는 서민들의 예술을 이해해 보고 싶어서 학교를 둘러보려 했어요.
그래서 교문 앞에 있었는데, 왜인진 모르겠지만 누가 절 새로 전학 온 신입 부원으로 착각하더라고요.
아까 그 사진부 부장이라는 학생이 저한테 이걸 줬어요……
이 안에는 홍보물 파일이 들어있어요. 아마 그 사진부에서 예술제를 위해 만든 거겠죠.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부장이 이 홍보물의 홍보 효과에 따라 이번 전시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게 신경 써서 잘 만들어달라고 당부했어요.
훗, 재밌네요. 서민들의 학교생활을 체험할 기회라니, 흔치 않은 일이에요. 부탁까지 받았으니, 이렇게 된 거 한번 해보죠.
어디 보자…… 아직 3분 남았군요.
뭐가?
이한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디자인 회사를 불렀거든요. 3분만 있으면 최신 인쇄 장비를 실은 차들이 도착할 거예요.
……?
저…… 지니아, 그렇게까지 총출동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동아리 홍보물 정도는 인쇄소에 가서 만들면 돼.
인쇄소…… 라고요?
음, 흥미롭네요…… 이렇게 한 장씩 뽑으면 디자인 회사 대표랑 미팅할 필요도 없겠어요.
서민들에게도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괜찮은 물건들이 있군요. 결정했어요, 저택 서재에도 프린터를 한 대 들여놔야겠어요.
학생, 인쇄 끝났어. 외상으로 달아놓을까? 아니면 바로 결제할래?
카드 결제되나요?
……?
사장님, 얘 말은요, 사진부 학생들이 이따 와서 결제할 거란 얘기예요!
아…… 그래, 고마워!
그럼, 이제 이 홍보물을 나눠줄 차례네요. 자, {var:player_nickname} 가이드, 이제 제게 설명 해 줄 귀한 기회를 드릴게요.
당연히 방금 제가 임명한 거죠. 감사해하면서 수락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최선을 다해볼게!
물론,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해드릴게요. 앞으로 최소 1년은 먹고 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해드리죠.
지니아 아가씨, 아니, 지니아 님! 분부만 내려 주시지요!
좋아요. 그럼, 먼저 규칙에 대해서 좀 알려 주겠어요?
규칙이라니?
홍보물을 나눠줄 때 지켜야 할 규범이나 예절 말이에요. 제가 이런 서민 활동은 처음이라서요. 어떻게 하면 좀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을지, 알아둬야 하지 않겠어요?
예를 들어, 홍보물을 나눠줄 때 허리를 몇 도쯤 굽혀 인사해야 하는지, 상대방 눈은 몇 초 동안 바라봐야 하는지, 또 구체적인 멘트나 말투 같은 건 어떤 게 좋은지……
잠깐, 잠깐……!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홍보물을 나눠줄 때는 그냥 학생들 앞에 가서 "사진전 보러 오세요"라고만 하면 되는 거야. 안 어렵지? 자연스럽게, 친근하게 다가가면 돼.
오, '친근하게'라면…… 이렇게요?
……아니, 그렇게 거창한 귀족식 인사 말고!
음? 서민끼리는 이렇게 친근함을 표현하지 않나요? 어렵군요……
어, 어쨌든! 시간이 없으니 바로 시작하자!
학생~ 부디 이 홍보물을 받아 주시겠어요? 사진부 전시회가 곧 시작하는데, 꽤 볼만하답니다?
와, 진짜 예쁘다…… 알, 알겠어요! 꼭 보러 갈게요! 감사합니다!
지니아의 말투가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홍보물 배포 효과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이 정도면 됐죠? 흥, 별거 아니네요. 응……? 가이드, 이건 뭐죠?
저기 칠판에 그려진 그림 말하는 거야? 학생들이 칠판을 꾸민 거야……
칠판에 그림을 그려요? 서민들이 분필로 그린 이런 학교 예술은 처음 봐요. 정말 흥미로워요.
그런데, 제목을 오른쪽으로 5cm만 옮기면 밸런스가 더 맞을 것 같은데요?
맞아. 근데 그렇게 하면 오른쪽에 있는 당번표가 가려질 거야. 당번표를 건드리지 않는 건…… 칠판 작품 세계의 궁중 예법 같은 거야.
……그렇군요! 그러면 꼭 지켜야겠네요!
여긴 학생들이 좀 흩어져 있네요. 가이드, 좋은 방법 없을까요?
저쪽 게시판에다 홍보물을 붙이는 건 어때? 눈에 잘 띄는 자리라 꽤 홍보 효과가 있을 거야.
좋은 제안이에요. 가이드로서 재능 있네요, 인정할게요!
응? 이 게시판에…… 서민 학생들의 러브레터가 있네요? ……하지만, 마음을 전한다면서 왜 이름을 밝히지 않죠?
……서민 학생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영리하네요.
……이해가 안 되네요.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빨리 자신의 이름부터 각인시켜야죠.
그래, '지니아'라는 이름은 확실히 기억했어.
……그, 그건 당연하죠! '지니아'처럼 눈부신 이름은 아무에게나 알려주는 이름이 아니랍니다.
뭘 실실 웃는 거예요…… 다음 장소로 안내하세요!
후…… 홍보물은 다 나눠줬고. 가이드, 뭐 좀 먹으러 갈까요?
학교생활을 제대로 체험하려면, 서민 학생들이 먹는 음식도 한 번쯤은 맛봐야죠.
그럴 줄 알았어요. 오늘 가이드하느라 고생이 많았으니, 밥은 제가 살게요.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오, 예전에 이 서민 음식을 본 적 있어요. '어묵' 맞죠? 학교에서도 이런 걸 파는군요……
여기서 파는 건 어떤 맛이려나…… 저기요, 어묵 두 그릇 주세요.
하하, 새로 온 학생이구나? 우리 집 어묵은 전교생한테 사랑받는 메뉴란다! 새로 왔으니, 기념으로 어묵 두 개 더 얹어줄게!
오? 특별 서비스까지? 그렇다면 감사히 먹겠습니다…… 자, 가이드. 이건 당신 거예요.
음…… 생각보다 식감이 풍부하네요. 맛있는데요?
지니아, 이제 학교 학생이 다 된 것 같네.
와! 오늘 어묵 최고다! 쫀득하고 탱탱해서 너무 맛있어…… 얼른 먹어 봐! 가만있지 말고. 자, 아~
음…… 맛있네. ……오늘은 무에 국물이 잔뜩 뱄거든…… 이거 줄게.
(바라본다)……
후후…… {var:player_nickname}, 제 어묵도 하나 드릴게요.
응?
서민들의 학교생활을 제대로 체험하려면, 친구 간의 교류하는 법도 빼놓을 수 없죠.
지니아, 사실……
(작은 목소리로) 저렇게 서로 먹여주는 관계는 평범한 친구 관계가 아니야.
……?!
그…… 홍보물도 다 나눠줬으니,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어서 사진부 부장한테 상황을 보고하러 가요!
고생했어, 지니아. 홍보물을 이렇게 빨리 다 나눠주다니.
별거 아니던데요. 또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음, 지금은 괜찮아. 참, 넌 새로 전학 왔잖아. 너도 우리 사진전 둘러볼래?
음? 그래도 될까요?
당연하지! 마침, 입장권이 딱 두 장 남았거든. 지니아가 우릴 많이 도와줬으니까, 나도 제대로 보답하고 싶었어!
후후, 그러면 사양하지 않을게요. 가이드, 갈까요?
'청춘'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아담한 동아리방에서 열리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사진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었지만, 내부는 전반적으로 휑한 느낌이 들었다.
사용하지 않는 액자와 청소 도구가 동아리방 한편에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조명도 어둑어둑했다. 전시를 준비 중인 학생들 외에는 관람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너무 엉성해서, 성의가 없어 보여요.
……지니아?
지니아는 팔짱을 끼고 벽에 걸린 사진과 배치를 쓱 훑어본 뒤, 미간을 찡그렸다.
……봐요. 이 작품들은 빛과 구도 다 괜찮은데, 배치가 너무…… 제멋대로예요.
전시장에 전용 조명도 없고, 액자 재질은 작품 분위기와 전혀 안 맞아요. 초청장도 그냥 일반 용지에 인쇄했어요. 이건 유화 전공생 연습실이지, 전시회라 하기엔…… 수준 미달이네요.
학생들의 전시잖아, 다들 최선을 다했을 거야.
그런가요? 하지만, 이 작품 좀 보세요. 서민 학생들이 하굣길에 신난 장면을 정말 잘 담았어요. 청춘의 생동감이 그대로 느껴져요.
그리고 이 사진도 마찬가지예요. 열심히 복습하는 학생의 모습을 담은 것 같은데, 몰입한 순간을 이렇게 포착하는 건 프로 작가라도 쉽지 않아요.
이렇게 우수한 작품들이…… 조잡한 연출에 묻혀 관심받지 못한다니, 정말 안타까워요……
……싫어! 이렇게 포기할 순 없어!
지니아, 저기 있는 사진부 학생들, 지금 싸우는 거 같은데……?
……네?
어쩔 수 없잖아. 우리가 프로 사진전을 여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관심 없는 거야 당연하지.
맞아. 홍보물도 다 나눠줬고, 다들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오늘 학교에 재밌는 이벤트가 이렇게 많은데 사람들을 억지로 전시회에 끌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어차피 사람이 안 온다면, 예술제니까 이참에 우리도 그냥 나가서 놀자.
그런…… 그렇지만 이번 전시회는 졸업 전 내 마지막 고등학교 사진전이란 말이야. 이렇게 끝내기엔 아쉬워!
……
지니아는 울상이 된 사진부 여학생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손으로는 무의식적으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서민들은 아쉬운 마음을…… 저렇게 솔직하게 표현하는군요.
맞아. 최선을 다했지만, 기회가 좀 부족한 모양이야.
기회가 부족하다……
흠, 예전에 집에 갇혀 매일 따분한 예절 수업만 들어야 했을 때가 있었어요. 산책조차 허락받아야 했는데, 그 시절은 정말…… 무기력하고 고통스러웠어요.
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심정, 저도 잘 알아요.
{var:player_nickname}, 만약 제가 시립 미술관에서 남는 진열대를 빌려 우리 집에 있는 그림 몇 점을 이 학생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한다면, 전시회가 좀 더 그럴듯해지지 않을까요?
지니아가 도와주려고?
……오해하진 마세요. 전 단지 자유로운 영감이 이렇게 묻히는 걸 보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게다가 서민들한테 진짜 예술적 연출이 어떤 건지 보여주는 것도…… 저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일이라 생각해요.
어쨌든 제 전시 경험과 예술적 감각으로 전시장을 꾸민다면, 이 사진전은 빛을 발하게 될 거예요. 당신 생각은 어때요?
그런가요…… 그럼 가이드, 서민 학생들의 해결 방식이란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거죠?
귀족의 표현 방식이든 서민의 표현 방식이든, 그런 걸 신경 쓸 필요는 없어. 그냥 네가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을 하면 돼.
지니아가 예전에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었을 때 느꼈던 그 심정, 지금 학생들도 아마 비슷하게 느끼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마음껏 말하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주저하지 마. 네 솔직한 생각을 말하는 거야. 그러니까……
"물고기를 주기보다 낚는 법을 가르쳐주어라."라는 말이 있잖아. 사진전에서의 네 경험을 저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건 어때?
그런 거군요…… 이해했어요.
역시 당신, 가이드로서 아주 훌륭하네요. 그럼 다녀올게요. 제가 어떻게 하는지 잘 지켜봐요.
해보는 거야, 지니아!
저기, 여러분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시 예술의 본질은 '누가 봐주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존엄을 내비치는 것'에 있어요.
응? 전학생이잖아?
본질이니, 봐주는 것이니, 존엄이니…… 우린 지금 그런 주제로 토론할 여유가 없어.
맞아. 우린 지금 이 조그만 전시회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잖아.
제 말이 바로 그거예요.
지니아는 전시장 구석구석을 훑은 다음, 모든 학생의 얼굴을 잠깐씩 바라봤다. 그 모습은 마치 자신의 기사를 고르는 여왕 같았다.
왕립 학교의 예술지도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진정한 예술가라면 돌조차도 자기 대신 말하게 만든다.”
지니아가 창가로 성큼성큼 다가가 창문을 열자, 예술제의 떠들썩한 소리가 한꺼번에 동아리방으로 밀려들었다.
들려요? 지금 밖에서는 수많은 동아리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여러분은 작품들을 이 방에 가둔 채, 누군가 알아봐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죠. 마녀한테 잡혀 누군가 구해주길 기다리는 공주와 다를 게 있나요?
물론 여러분이 저주받는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여러분의 작품은 관심받지 못하고 묻혀버릴 거예요.
아……? 작품, 저주? 으아아…….! 싫어…… 그런 건 싫어!!
그, 그렇게 무섭게 얘기할 것까진 없잖아……
우리도 그렇게 될 거란 건 알아.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더 뭘 어쩌란 거야…… 우리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바로 그거예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움직여야 해요. 이런 작품을 찍은 여러분이라면, 분명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지니아…… 네 말이 맞아. 근데 우리가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지?
제게 조언을 구하는 건가요. 수많은 전시회를 다녀온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청춘'이잖아요. 그런데 뭘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지금 이 작품들을 들고 여길 나가서, 학교에서 가장 청춘다운 무대를 우리가 차지해야죠. 안 그래요?
가장 청춘다운 무대…… 네 말은…… 그래! 우리의 사진들을 학교 전체에 전시하는 거야!
네, 학교 전체를 전시장으로 삼아서, 각각의 사진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위치에 두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이 음식 사진, 제가 보기엔 학교 식당에서 판매하는 어묵을 찍은 거 같은데요? 다들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을 테니, 식당 중앙에다가 배치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 음, 좋은데! 캠퍼스에서 찍은 사진을 그 장소에 전시한다면, 확실히 더 인상적이겠어!
멋진 생각이야! 우리 그럼 이 농구장의 덩크슛 사진은 농구장 옆에다 두는 게 어때? 농구하는 학생들이 이 사진 속 인물과 함께 농구하는 것처럼 인증샷을 찍을 수 있게 말이야.
그럼, 장거리 우승자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저 사진은 운동장 옆에다 둘까? 지나가는 사람들은 분명 운동회의 추억을 떠올릴걸!
그래, 맞아. 우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한 청춘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해주고 싶었던 거잖아. 사람들이 이곳에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순간들을 직접 사람들 앞에 가져가면 돼!
열띤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니아가 밝은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다.
{var:player_nickname}, 이 작품들을 딱 어울리는 자리에 놓으러 같이 갈래요?
그렇게 나는 지니아와 함께 캠퍼스를 돌며 '작품들을 배치'했다.
휴, '결승선' 사진도 배치했고, 이제 마지막 한 장이네……
이건 어디에 둘까요?
평범한 구름 사진 같은데, 캠퍼스의 청춘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아요. 이거 전시작 맞아요?
어디 보자…… 어디서 찍은 건지 알 것 같아. 따라와, 지니아.
완만한 경사의 잔디밭이었다. 저기 멀리 운동장에 있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바람결에 전해져 왔고, 교내 방송에서 오늘 예술제 소식을 전하는 아나운서의 싱그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긴 왜 데리고 온 거죠?
지니아, 여기 누워봐.
……이건 무슨 서민들의 의식인가요?
지니아의 얼굴에 잠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하지만 내가 털썩 누워버리자, 그녀도 나를 따라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고 잔디밭에 누웠다.
산들바람이 지니아의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 하루 종일 바빴던 지니아의 얼굴에는 피로가 비쳤지만,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자, 당신이 하라는 대로 했으니 이제 설명을 들어보죠, {var:player_nickname} 가이드님.
잔디 풀 내음과 소녀의 머릿결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나는 하마터면 놓칠 뻔한 정신줄을 붙잡고 목을 가다듬었다.
사실은 아까 이 '구름' 사진의 촬영 날짜를 봤어.
계산해 보니, 이 작품이 찍힌 날은 이한시의 고등학교 지난 학기 기말 무렵이더라고. 이한시에서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얼마나 공부했는지를 확인하는 꽤 엄격한 시험을 치러.
그러니까 이 '구름' 사진은 어떤 학생이 그 시험을 끝내고, 한숨 돌리며 찍은 걸 거야.
후후, 흥미로운 설명이군요.
……끝인가요?
……응.
……뭐예요, 이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 아니었어요?
아, 그러고 보니 지니아는 '기말고사'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잘 모르겠구나.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가문의 명예를 위해 날마다 귀족 아가씨의 예법을 익히다가, 마침내 데뷔탕트를 무사히 치러낸 거지.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니까 어떤 마음인지 알겠어요……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루 종일 반장전을 치다가, 만족스럽게 마작장을 나오는 거랄까.
아…… 서민 학생들의 삶도 정말 고달프군요.
그러니까 그 학생은 막 긴 시간의 고된 공부를 끝낸 거예요. 시험이 끝나자, 교실을 뛰쳐나와 부드러운 잔디에 몸을 맡겼죠…… 눈앞에는 푸른 하늘과 구름이 유유히 흘러갔을 테고…… 바로 그때, 이 사진을 찍었을 거예요.
그 학생은 그런 심정이었을 거예요. 자신의 노력으로 만족스러운 답안지를 제출했을 때, 그 순간에는 숨결마저 구름처럼 가벼워졌겠죠…… 단순하고, 행복하고, 자유로웠을 거예요. 마치 그 학생이 그려온 청춘처럼요. 맞죠?
지니아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구나.
후후, 그렇다기보다는…… 당신이 절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준 셈이죠.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당신의 안내 덕분에 이 사진과 청춘 캠퍼스가 이어져 있다는 걸 느꼈어요, 고마워요. 그럼, 이제 함께 사진전을 완성하죠.
모두의 노력 덕분에 아사바 고등학교 게시판에서 사진전에 관한 이야기가 점점 뜨거워졌고, 전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나와 '정체불명의 전학생 지니아'는 학생들이 축하하는 사이, 조용히 빠져나왔다.
오늘 학교 체험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어요. 아사바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편입생 자리 하나 마련해 달라고 부탁해, 학교생활을 더 해보고 싶을 정도예요.
아, 이 말을 잊었군요. 교장 선생님은 제 아버지와 오랜 친구 사이랍니다.
지니아라 그런지 그렇게 놀랍지는 않아……
정말 신기하네요…… 당신이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전에는 서민들이 이렇게 허술한 조건에서, 예술이라 불릴만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당신이 당번표가 뭔지 설명해 주면서, 그 삐뚤빼뚤한 분필 글씨가 '돌아가며 칠판을 닦기로 한 약속'을 뜻한다고 했죠. 그 말을 듣자, 전 약속을 지키는 걸 명예로 여기는 귀족들의 정신이 떠올라 더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식당에서 먹은…… 어묵 말이에요. 값비싼 재료 하나 들어가지 않는데 이상하게 한입에 먹어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당신이 전학생인 척하는 제 옆에서 온종일 묵묵히 함께해주고, 운동장에서 홍보물도 같이 나눠주고, 웃으면서 “지니아, 서민 학생 흉내 내는 거 너무 귀엽다”라고 해주지 않았다면……
이번 여행은 평소와 크게 다를 거 없이, 그냥 흘러가는 구경으로 끝났겠죠. 하지만 지금은 정말 이곳의 일원이 된 것만 같아요. 제 신분도 제약도 모두 잊은 채,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열정적인 삶이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아요……
음, 어쨌든, 그러니까, 믿을만한 여행 파트너가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하네요. 오늘 가이드 점수는 90점 드릴게요.
당신이 더 성장할 여지를 남겨두는 거죠!
{var:player_nickname}, 우리도 잠깐 쉴까요? 잔디밭에 누워 함께 캠퍼스의 하늘을 바라볼까요?
정말 멋지고, 자유로워요.
그래.
………………!
왜 그래?
절 보고 있었잖아요.
너도 날 보고 있었으니까, 발견한 거 아니야……?
아, 아니거든요. 제 시야 끝에 잠깐 비쳤을 뿐이거든요!
흠…… 난 캠퍼스에 이 하늘보다 더 감상할 만한 게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예를 들면, 지금 함께 잔디밭에 누워 있는 사람의…… 햇빛에 드러난 옆얼굴 같은 거 말이다.
지니아의 반짝이는 눈동자와 귀 끝까지 빨개진 모습을 보며, 이 캠퍼스에서의 두근거림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뤄두기로 했다.
네가 나선다니, 이번 사진전이 기대되는걸.
후후, 제가 이렇게 나섰으니, 서민들에게 진짜 화려한 예술 전시가 어떤 건지 보여줄 차례네요!
사진부 학생들과 얘기를 나눈 후, 지니아는 전화 한 통을 걸었고, 그 뒤로 각종 장비들을 산더미처럼 실은 전문 연출 팀이 도착했다. 그들은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쓰읍, 아야야…… 꿈이 아니네? 아침에만 해도 플라스틱 액자였는데 다 나무 액자로 바뀌었잖아? 거기다 사람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음성이 나오는 도슨트 장치까지…… 이건 시립 미술관에서 쓰는 모델인데!
저, 저기 중앙에 붉은 비단으로 덮인 작품! '장미 예술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거장의 원화잖아! 작품 보험료만으로도 이런 사진전은 열 번도 더 개최할 수 있다는 그 작품이야!
저기 학생! 베일에 감춰진 '장미 예술 재단'의 소장품을 어떻게 대여받은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전시 수준이 전문 미술관급이네요. 아사바 고등학교에 이런 인재들이 숨어 있었다니. 누가 기획한 거죠?
거장의 작품도 대단하지만, 학생들의 작품에서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보여요. 정말 훌륭해요!
자, 다들! ……잠시만요, 비켜주세요…… 실례합니다…… 누구죠? 사진전을 기획한 사람이? 이, 이게 다 누가 추진한 거죠?
교, 교장 선생님?? 저희는……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 제가 그랬어요. 관람 온 방문객인데, 조금 도와드린 것뿐이에요.
도와줬다고요?! 이 '해방의 장미'는 '장미 예술 재단'의 소장품인데! 설, 설마…… 당, 당신은…… 그 가문의 지니아 양?!
쉿…… 교장 선생님! 전 그냥 조용히 학교생활을 즐기고 싶어요. 목소리 좀 낮추세요!
알겠습니다! 티 나지 않게! 조용히!
어서 지니아 양과 친구분을 위한 귀빈 대접을 준비하도록 해요! 현장에 계신 언론 관계자분들도 빼놓지 말고요!
레드 카펫을 교문부터 귀빈실까지 깔도록 해요! 교내 방송국에서는 '귀빈맞이 행진곡'을 틀고요! 그리고 시큐리티! 시큐리티는요?! 여기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는 데 적어도 열 명은 필요하겠어요!
?!
……조용히 하기로 하셨는데?!
하하, 교장 선생님의 '조용히'는 우리가 생각하는 거랑 좀 다른가 봐.
이날, 가문의 예법에 따라, 나와 지니아는 귀빈 자격으로 아사바 고등학교를 관람했다. 지니아의 우아한 미소 뒤로 왠지 모를 씁쓸함이 스쳐 갔다.
아아아,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집사가 꽃에 물 주는 거나 지켜볼걸……!
그렇구나. 나도 마침 귀족들이 고용하는 전문팀은 어떨지 궁금했어.
후후,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를 부르신 게 이…… 홍보물을 인쇄하기 위해서란 거죠?
맞아요. 최고급으로 제작해 주세요. 요청 사항은 이미 메일로 받으셨을 거고…… 응? 표정이 왜 그래요? 무슨 문제라도?
……아, 아닙니다. 지니아 아가씨께서 이렇게 요구하시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죠!
그럼, 최종적으로 지니아 아가씨의 요청 사항을 확인하겠습니다! 요청 사항은…… 300g짜리 벨벳 질감 특수지에 24K 금박으로 양면 인쇄, 모서리는 수작업으로 음각 엠보싱 처리, 그리고 맞춤 제작한 로열 블루 잉크로 학교 로고 프린트. 이렇게…… 맞나요?
맞아요. 아, 참. 홍보물 한 장당 봉투도 하나씩 맞춰서, 봉인은 실링 왁스로 찍어 줘요. 성의 있어 보여야 하니까요.
이, 이 정도면…… 금박 붙이기와 엠보싱 처리만 해도 최소 3일은 걸립니다. 실링 왁스도 하나씩 다 손봐야 하는 거라 아마……
걱정할 거 없어요. 급행 의뢰 비용은 제가 다 낼 테니 최대한 빨리 완성해 줘요.
알겠습니다……! 지니아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바로 모든 인력을 투입해서 먼저 작업하겠습니다! 기한 안에 반드시 끝내겠습니다!
세 시간 후, 전문팀은 예술 작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홍보물을 갖고 돌아왔다. 홍보물은 벨벳 봉투 안에 하나씩 들어있었다. 실링 왁스에 찍힌 지니아의 가문 문양이 햇빛 아래에서 금빛으로 반짝였다. 그런데 이때……
지니아, 정말 고맙지만…… 방금 연락이 왔는데, 오늘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이 너무 적어서 주최 측이 전시회를 조기 종료하기로 했대. 이 홍보물들은…… 아마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렇군요. 아쉽네요. 어차피 못 쓰게 된 거, 이건 그냥 샘플로 가져가세요.
네! 감사합니다, 지니아 아가씨!
공들여 만든 홍보물은 쓰지도 못하게 되었다. 학교 예술제를 둘러보겠다던 지니아의 의욕도 사라졌다.
관람객이 없다고 조기 종료를 해버리다니…… 서민들은 자기 예술에 그렇게나 자신이 없는 걸까요? 홍보물이 완성될 때까지만 기다렸어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을 텐데요!
그 비웃는 듯한 표정은 뭐예요…… 설마…… 설마 제가 너무 느긋하게 굴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좋아요, 앞으로는 서민 세계의 '효율'이 어떤 건지 다시 주의 깊게 살펴야겠네요.
웃지 마요! 제 기분이 좀 나아지면, 이한시의 다른 명소들도 구경 가요.
귀족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인연 Lv.5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28, Choices 13, Endings 2
다 왔어요. {var:player_nickname}, 제 집에 오신 걸 환영해요.
다 왔다고? 저 집까진 아직 좀 멀어 보이는데……
음? 제가 말 안 했나요? 방금 지나친 철문이 바로 제 집 정문이에요.
제가 이한시에 오래 머물기로 해서, 부모님께서 이한시 근교의 이 저택을 사주셨어요.
여기서부터 보이는 전부가 다 제 집이라고 할 수 있죠.
전부 다?!
지난번엔 아사바 고등학교에 데려가 주셨죠, 정말 즐거웠어요. 집으로 돌아온 뒤로, 어떻게 보답하면 좋을지 계속 고민했답니다.
귀족의 예법에선, 받은 만큼 갚는 게 아주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고민하다가, 이번엔 제가 가이드가 되기로 하고 당신을 집에 초대한 거예요.
사양하지 마세요. 당신에게 마땅한 대우예요…… 자! 그럼 다시 인사드릴게요.
저택에 오신 걸 환영해요, {var:player_nickname}.
아가씨…… 위험한 인물을 저택에 들이시다니요.
뭐?! 위험한 인물…… 나? 나 말하는 거야?
죄송해요…… {var:player_nickname}. 소개할게요, 이쪽은 제 수행 집사 '마리'예요. 마리, 뭐 하는 거죠?
아가씨, 아가씨께서 초대한 이 손님은 이한시의 여러 수상한 세력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요.
마리, 전 언제나 당신 의견을 존중해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제 인간관계에 간섭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전 마리를 믿는 것처럼, {var:player_nickname}도 믿어요. 그러니, 마리 역시 {var:player_nickname}에게 존중을 표해 주세요.
……네, 아가씨.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아가씨에게 정말 특별한 날이에요…… 정말로……
쉿!
……알겠습니다. 지니아 아가씨. 그럼, 이번만 예외로 하죠.
별거 아니에요. 아무튼 오늘 분명 깜짝 놀라실 거예요!
{var:player_nickname} 작사님, 들어오세요. 전 아가씨 곁에서 두 분의 안전을 책임지겠습니다.
(노려보는 중……)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과 아가씨께서 '집사령'을 발동시키는 일만 안 하신다면……
'집사령'이라니…… 그게 뭐지?
우리 가족이 저를 통제하고 제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 저택의 경호원들과 하인들에게 내린 특별 명령이에요.
간단히 말해…… 특수한 상황이 생겼을 때 취하는 일련의 비상조치들이라고 할까요? 가장 강력한 1급 집사령이 발동되면, 도시 전역에 비상령이 내려질 수 있어요……
너무 무서운데?!
하지만, 발동 조건도 그만큼 아주 까다로워요. 그러니까 {var:player_nickname}, 걱정하지 말고 저만 따라오시면 돼요.
바로 앞이 저택으로 가는 큰 길이에요. 자……
지니아 아가씨, 좋은 점심입니다!
오픈탑 투어 차량이 저택 안으로 들어서자, 길 양옆의 하녀들이 일제히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지니아, 벌써 백조 호수도 한 바퀴에, 잔디밭 두 곳, 그리고 서로 다른 콘셉트의 정원도 세 곳이나 둘러봤는데……
집이 도대체 얼마나 넓은 거야!?
……음, 정확한 면적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단위로 따지면, 제곱킬로미터로 계산해야 할걸요……?
제, 제곱킬로미터라니……
흐음. 풍경은 충분히 본 것 같으니, 이제 제가 사는 본관을 보시죠!
…… 잠, 잠깐! 방금 풍경은 그만 본다고 하지 않았어? 여긴 또 뭐야?
네? 아, 여기는 제 드레스룸이에요. 예전에 가 본 열대우림을 참고해 인테리어했어요. 보세요, 이렇게 커튼을 젖히면 나뭇가지에 걸린 옷들을 볼 수 있답니다.
나였다면, 분명 옷을 어디다 걸어놨는지 기억하지 못할 거야……
여기는 제 서재에요. 어느 과학 도시에서 영감받아 인테리어 했답니다.
뭐? 과학 도시……? 그냥 평범한 서재처럼 보이는데……
음, 버튼을 누르면 책이 떠올라요. 이렇게요!
엄, 엄청나다…… 그럼, 저 빨간 버튼은 뭐야?
음…… 저 버튼은 아무렇게나 끄적거린 아이디어 노트를 태우는 용도예요. 조심하세요.
집에 저렇게 위험한 물건은 두지 말라고!
{var:player_nickname}, 그러면 여기는 뭐 하는 곳인지 맞혀 볼래요?
스, 스키장? 아무리 귀족이라지만…… 집 안에 스키장까지 만들어 놓는 건 정말 이해가 안 되는데……
후후, 여긴 디저트 저장고예요. 저기 숨겨진 냉장고를 열면, 각종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답니다. 이 방은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인공설을 갖췄어요.
그러고 보니, 온통 새하얀데도 춥게 느껴지지 않아.
기온을 영하로 조절해서 겨울의 느낌을 재현할 수 있는 설비도 있답니다?
그런 건 필요 없어! 감기 걸릴 거야!
……어쨌든, 이 방들의 인테리어 구상이나 물건들은 전부 여행지에서 얻은 것들이에요. 일종의 여행 기념품이라고 할까요.
그러네…… 지니아가 여행한 곳들을 직접 가본 느낌이야……
칭찬 감사해요.
전 즐거웠던 여행을 정말 잊지 못해요…… 마음에 드는 풍경을 볼 때마다, 그 설렘을 영원히 제 곁에 두고 싶어요.
풍경을 남기려면, 보통은 사진을 찍지 않나?
하지만, 이렇게 하면 사진보다 제 생활에 더 생생하게 녹여낼 수 있잖아요.
지금 보고 있는 이 욕실은 어느 유명한 수상 도시를 모티브로 했어요.
그곳을 여행했을 때, 마침 1년에 한 번 있는 카니발이 열리고 있었죠. 저는 축제를 즐기러 온 인파를 따라, 수상 도시의 곳곳을 거닐었어요.
널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어?
네, 가면을 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거리를 걸으며, 이미지 걱정 없이 맛있는 것도 마음껏 먹었죠.
그리고, 길거리 밴드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췄어요. 드레스 자락이 구겨져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죠.
네, 제게는 정말 소중한 추억이에요.
하지만 그땐 그런 모습을 들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온전히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어요.
그날이 오면, 저와 함께해주시겠어요? {var:player_nickname}.
……정말 귀여웠을 거야.
갑, 갑자기 무슨 말을! 전 평소에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요!
……하지만, 저 역시 그때의 제가 그리워요.
당신과 함께라면 지난번보다 훨씬 더 잘 즐길 수 있을지도 몰라요.
결정했어요! 당신, 내년 카니발에 저와 함께 가요!
크흠…… 실례하겠습니다.
아가씨, 수업받으실 시간입니다.
……하루만 쉬면 안 될까요? 손님도 계시잖아요.
수업을 조건으로 여행할 시간을 얻으신 거잖습니까. 부디 귀족으로서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그 일도 있으니…… 수업을 취소할 수 없습니다.
하, 하지만……
못 하시겠다면, 아버님께 사실대로 보고드려야겠네요.
……정말 융통성 없기는.
알겠어요, 하면 되잖아요. 하지만, 제 손님도 데려갈 거예요.
……잠깐, 나도 가야 한다고?!
다행히 오늘은 승마 수업이라, 말 타고 몇 바퀴쯤 돌 수 있으니, 자세 교정 수업보다는 훨씬 재밌답니다. 가요, {var:player_nickname}. 제 친구를 소개해 드릴게요.
라이샌더, 긴장하지 마……
온몸이 새하얀 말이 다소 흥분해 앞발을 치켜들었지만, 지니아는 전혀 겁내지 않고 라이샌더의 목덜미를 어루만졌고, 말이 온순하게 고개를 숙이자, 몸을 날려 말 위에 올라탔다.
말에 탄 지니아는 평소의 우아한 분위기와는 달리 사람을 압도하는 고귀함과 당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라이샌더'는 저택에서 가장 사나운 말로…… 누구도 길들이지 못했지만, 아가씨만은 순순히 따른답니다.
아가씨께서는 외부인에게 '라이샌더'를 쉽게 보여주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오늘 당신을 위해 가장 아끼는 말을 데리고 나오셨네요……
아가씨에게 당신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var:player_nickname} 작사님.
갑자기 그렇게 엄숙하게 쳐다보니, 조금 무서운데……
아가씨는 충동적인 분입니다. 가능하다면, 곁에 계실 때 아가씨를 최대한 자제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미리 감사 인사드립니다.
선의의 충고쯤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어때요? {var:player_nickname}, 이렇게 멋진 제 모습은 처음 보셨죠?
감사해요. 하지만 승마는 기술을 보여주는 게 다가 아니에요. 말은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라, 기수가 초조해하면 덩달아 불안해하거든요. 그래서 인내심을 기르는 훈련이라고 할 수도 있죠.
……음, 물론 아니죠. 예전에 예절 수업을 듣기 싫어서 선생님의 가발을 의자에 붙인 적이 있었어요…… 그 일로 아버지께서 반성하라며 저를 마구간으로 보내셨죠.
그땐 아무도 절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저는 마구간에 쪼그리고 앉아 말들과 이야기를 나눴죠. 녀석들은 꼬리를 흔들거나, 머리를 제 손에 비비기도 했어요.
아버지께선 동물들과 잘 지낼 수 있다는 것 역시 귀족의 소양을 지녔다는 증명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승마 수업까지 추가됐지만, 전 꽤 마음에 들었어요.
전 '가문의 체면'을 위해 꾸며내는 위선적인 모습이 싫을 뿐이에요.
귀족이 예절을 수련하는 건, 자신의 존엄과 품격, 그리고 교양을 내면에서부터 밖으로 드러내어 모두에게 모범이 되기 위함이어야 해요.
지니아……
……예전엔 이런 이야기를 오직 말들에게만 할 수 있었어요. 이젠…… 당신이 곁에 있어 줘서, 드디어 이 이야기를 입 밖에 낼 수 있게 되었네요.
{var:player_nickname}, 오늘 일정이 제 뜻대로 되진 않네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라요.
괜찮아, 지니아와 함께라면 뭘 하든 즐거워.
……저도 그래요. 당신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아무튼 오늘 수업은 이걸로 끝이에요! 이제부턴 우리만의 자유시간이에요.
아가씨, {var:player_nickname} 작사님은 더 이상 이 저택에 머무르실 수 없습니다.
아가씨는 오늘 밤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물론 안 잊었어요.
마리, 사실대로 말할게요.
{var:player_nickname} 작사가 바로 제 댄스 파트너예요.
저기……
오늘 {var:player_nickname} 작사님을 집으로 초대한 건, '일단 저지르고 보자'라는 속셈이셨군요?
이미 눈치채고 있었던 것 같네요, 마리. 그래도 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어…… 잠깐만……
아가씨, 이건 옳지 않습니다. 아가씨께선 가문의 고귀한 영애이시고, {var:player_nickname} 님은 한낱……
{var:player_nickname} 작사가 바로 내게 영감을 주는 분이에요.
……
마리, 작사가 없었더라면 오늘 밤 예술 파티도 없었을 거예요. 그러니, {var:player_nickname}만큼 제 파트너로 적합한 사람은 없어요.
잠깐만! 내 질문에 대답 좀……
{var:player_nickname}, 제 보답이 저택 구경으로 끝일 리 있겠어요? 사실은 당신을 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답니다.
지난번 아사바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 기억하시죠?
저는 학생들이 개최한 예술제에 큰 감명을 받았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건 자신을 표현할 기회라고요.
그리고 저는 귀족 가문 신분으로서, 예술을 꿈꾸는 이들에게 빛나는 무대를 만들어 줄 수 있고요.
그러니까, 마리 집사가 계속 언급한 '특별한 날'이라는 게 바로 그 파티를 말하는 거였어?
맞아요. 이건 제가 단독으로 주최하는 첫 파티예요.
우리 가문에서는 파티의 호스트가 되는 걸 독립의 상징으로 여겨요. 이번 파티에서 제가 선택한 파트너는 더더욱 모든 귀빈의 관심 대상이 될 거예요.
{var:player_nickname}, 제 댄스 파트너가 되어 주시겠어요?
아가씨, 서민을 파티에 초대한 거로 모자라, 파트너로 택하시겠다니…… 백작님께서 아셨다간……
마리, 제가 인정한 파트너예요. 그리고 제가 발굴하려는 보물은 민간 예술가들이죠. 그걸로 이유는 충분해요.
{var:player_nickname}, 이 파티를 성사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았어요. 오늘 밤 부디 제 파트너가 되어주세요.
……아가씨, 다시 한번 검토해 주십시오.
망설일 건 없어요, 마리. 결정은 끝났답니다. 제 판단을 믿으세요. {var:player_nickname} 작사는 절대 당신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거고, 우리 가문을 부끄럽게 만들지도 않을 거예요.
……
아가씨, 마리 집사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길래 허둥지둥 채신머리없이 구는 건가요.
마리 집사님, 죄송합니다! 조금 전 연락이 왔는데, 릴리안 부인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파티 참석이 어렵다고 하십니다.
네?!
……릴리안 부인은 사교계에서 인정받는 정상급 연주자이자, 오늘 밤 파티의 수준을 지켜줄 주요 귀빈이십니다. 릴리안 부인 없이 서민들만 무대에 오르게 할 순 없습니다.
아가씨, 오늘 밤 파티를 취소하시죠.
취소라니요……?!
그럴 순 없어요! 유명 연주자가 없으면 어떤가요? 제가 초청한 귀빈들의 연주도 아주 훌륭해요!
아가씨, 저는 가문의 체면을 위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제가 초청한 귀빈들이 오고 있어요. 오늘 공연을 아주 오랫동안 고대해 왔다고요!
가문의 체면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아시잖아요.
저에게는 모든 사람의 꿈이 존중받는 게 더 중요해요!
{var:player_nickname} 작사님, 아까 저와 한 약속 기억하시죠?…… 아가씨께서 파티를 취소하도록 설득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죠?
그럴 리 없어요. {var:player_nickname} 작사는 분명 제 편에 설 테니까.
마리 집사,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니아의 편이야.
{var:player_nickname} 작사님, 약속하셨잖습니까. 아가씨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충동적인 행동을 말려주시겠다고요.
하지만 나는 지니아의 '귀족 소양'을 믿는걸.
지난번 아사바 고등학교에서 지니아가 제안한 야외 전시회는 상식을 깨뜨렸고, 모두의 호평을 받았어.
지니아는 가끔 자기 뜻을 굽히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이유 없이 억지를 쓰는 사람은 아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니아는 자기 결정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야.
지니아, 이번 파티를 아주 오래 준비했을 거야, 그렇지?
……{var:player_nickname}, 역시 제가 사람을 제대로 봤군요.
아가씨,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면 파티를 진행하는 데 동의하겠습니다.
마리, 또 뭘 하려는 거죠?
파티를 망친다면, 전 백작님께 아가씨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죗값을 치르겠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아가씨께서도 직접 무대에 올라 아가씨의 방식으로 이번 파티가 충분히 가치 있으며, '지니아'라는 이름에 걸맞은 자리라는 걸 모두에게 알리셔야 합니다.
좋아요. 다만……
저는 마리가 그런 조건을 걸지 않았어도 모두에게 증명해 보였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럼, {var:player_nickname} 작사님은 저와 함께 가시지요.
어? 가자고? 어디로?
긴장하지 마십시오. {var:player_nickname} 작사님께선 지니아 아가씨의 댄스 파트너가 되셨으니, 파티가 시작되기에 앞서 각종 파티 예절과 관련된 '스파르타 훈련'을 받으셔야 합니다.
오늘 저는 이미 충분히 타협했습니다. 이것만큼은 협상의 여지가 없습니다.
스파르타 훈련이라니! 처음 듣는 얘긴데!
……음, 그렇긴 하네요. 저 역시 {var:player_nickname} 님의 팔다리가 따로 노는 모습을 남들 앞에 보이고 싶지 않아요. 그럼 힘내세요.
살려줘! 지니아?!!
알겠습니다. 그럼, {var:player_nickname} 작사님은 저와 함께 가시지요.
지니아의 리드에 따라, 나는 조금 어설프고 서툴렀지만, 무사히 춤을 마칠 수 있었다.
…… 후.
{var:player_nickname}, 어때요? 오늘 제 보답, 정말 '지니아'라는 이름에 걸맞았죠?
당연하지…… 저택의 풍경보다, 반짝이는 지니아가 훨씬 인상적이었어……
후후, 오늘의 추억을 잘 간직해 주세요.
그럴게, 지니아.
예전엔 마음 가는 대로 여행 다니는 게 자유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이 오늘 제 결정을 지지해 주셨을 때 비로소 깨달았어요. 제가 원한 건 '새장을 벗어나는 자유'가 아니었다는 걸요.
제가 원한 건, 파트너였어요.
파트너?
네…… 그러니까 말이죠, 학교에 미술 전시도 같이 보러 가고, 식당에선 함께 어묵도 먹고,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소중한 파트너요!
지니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var:player_nickname}, 저의…… 파트너가 되어 주시겠어요?
지니아만의 풍경을 더 많이 볼 수 있길 기대해.
어머, 그 자신감은 제 영향인가요?
……크흠.
마리?! 또 무슨 일인가요!
{var:player_nickname} 작사님, 밤이 깊었으니 그만 돌아가시죠. 가문 규정상 외부인은 아가씨가 사시는 곳에 머물 수 없습니다.
또 시작이군요…… 저택이 이렇게나 넓은데! 오늘 밤 작사는 여기 묵을 거예요!
{var:player_nickname}, 가요!
귀족 아가씨가 서민을 재워주는 일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아가씨! 아무리 그래도 외부인을 침실로 들이시는 건 안 되죠! 그건 3급 집사령……!
지니아는 마리의 다급한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내 손목을 잡고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갔다.
아무도 따라오지 마요!
지니아…… 나를 납치하는 거야?
그럴 리가요. 다음 달에 가족 모임이 예정되어 있는데,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var:player_nickname}, 같이 도망칠래요? 우리 여행 가요. 더 많은 풍경을 보고, 더 많은 '숨은 보물'에게 무대를 만들어 줘요!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하려면, 계획부터 제대로 세워야지!
후후…… 그건 당신 실력에 맡기죠. 기대할게요.
마리 집사, 나는 파티를 나중에 다시 여는 게 맞다고 생각해.
{var:player_nickname}? 당신도 제가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야, 지니아. 네 마음은 정말 소중해.
하지만, 그 예술가들은 분명 릴리안 부인과의 만남을 아주 기대하고 있을 거야. 날짜를 미루면 더 완벽한 무대가 될지도 몰라.
그 말도 맞네요…… {var:player_nickname}, 일깨워 주셔서 고마워요.
아가씨, 릴리안 부인과 다시 일정을 잡겠습니다. 날짜를 바꾸면 더 완벽한 파티를 개최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하지만 제가 초대한 예술가들이 오고 있어요. 헛걸음하게 할 순 없는데……
아! 만회할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
바이올린 연주자님, 저 나무 위에 올라가면 백조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답니다.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 올라가 보시겠어요?
!!!
아가씨, 화가와 나무에 올라가서 그림을 그리면 안 됩니다! 영감을 찾는답시고 와인 저장고로 손님들을 데리고 가서도 안 돼요! 그 귀한 와인들은 소품이 아니에요!
여러분, 절 따라오세요. 이어지는 '영감의 장소'는 바로 저의 장미 정원이랍니다……
그날 저택을 찾은 평민 예술가들은 지니아의 '새로운 관광객'이 되었다. 나는 지니아가 임명한 '보조 가이드'로서, 그녀와 함께 '일일 저택 투어'를 이끌었다.
평소 귀족들의 세계를 접할 기회가 드문 예술가들에겐 분명 꽤 특별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파티를 미루길 잘한 것 같네요? 모두 다음 공연을 위한 예술적 영감을 많이 얻은 것 같아요.
하지만 {var:player_nickname}, 오늘 제 보답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었어요…… 이 아쉬운 마음은 다음에 꼭 채워드릴게요!
도망쳐, 지니아!
계약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45, Choices 13, Endings 2
하아…… 휴…… 겨우 따돌렸네요……
하아…… 힘들다……
제 경호대예요. 분명 저를 잡으러 온 거예요!
……우리 사이의 '그 일'을, 마리 그 고리타분한 잔소리꾼이 눈치챈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당신이랑……
……지니아 아가씨! 제발 나와주세요! 이러시면 저희가 무슨 낯으로 돌아갑니까.
집사들이 쫓아왔어요!!
……여기에 둘이나 숨을 수 있을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에요! 얼른 들어와요……!
나와 지니아는 어쩔 수 없이 옷 가게 안 탈의실로 숨어들었다. 다행히 두 사람이 들어가 숨을 순 있었지만……
서로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졌다?!
지니아의 몸이 거의 내게 안기듯 밀착되었다. 방금까지 뛴 탓인지 그녀의 호흡은 가빴고, 이마엔 가느다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작은 목소리로) ……{var:player_nickname}, 저쪽으로 조금만 가주실래요?
(작은 목소리로) 아…… 미안, 1인용 탈의실이라…… 조금만 참자.
(작은 목소리로) 말이야 쉽죠……!
이쪽은 아직 안 봤어!
……쉿, 소리 내지 마세요! 집사들이 왔어요.
……(숨을 죽인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지니아가 내 옷자락을 꽉 쥐고 있는 게 느껴졌다.
이쪽이야! 지니아 아가씨가 흘린 장갑이 있어!
좋아! 분명 뒷문으로 도망쳤을 거야, 쫓아라!
휴……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죠?
대단하네…… 장갑 떨어뜨린 건 아예 보지도 못했어.
후후, 저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항상 침착하거든요.
아! 죄송해요, 너무 긴장해서요. 아까 하려던 말이 뭐였냐면……
이거 받아요, 오늘 출항하는 승선권이에요.
앞으로 한 달 동안 우리는 저 먼 북쪽으로 갈 거예요. 운이 좋으면 오로라도 볼 수 있대요! 어때요, 놀랐죠?
무, 무슨 소리예요! 그냥 평범한 파트너끼리의 여행일 뿐이에요!
아무튼 마리는 우리가 함께 있는 것까지만 알 뿐, 어디로 가는지는 모를 거예요.
그러게, 당사자인 나도 이제 알았으니……
지금 바로 부두로 가요. 유람선에 타기만 하면 문제없을 거예요.
……이 안에 있다! 절대 도망치게 둬선 안 돼!
왜 돌아온 거죠?! {var:player_nickname}, 얼른 가요!
우선 숨을 곳부터 찾아야겠어.
후지! 미안한데, 여기 잠깐만 숨어있어도 될까?
마, 왔나? 억수로 반갑데이. 아까 그 시커먼 옷 입은 놈들이 '쿵' 소리 나게 코인 한 자루를 던져 삐고는, 느그 둘한테 현상금을 건다 카더라~
마리 집사가 여기까지 예상하다니……
복수쌍전관도 안전하지 않은 것 같네요. 아무래도 다시 이동해야겠죠?
거기 둘, 잠깐만요! 나랑 마작 한 판 붙지 않을래요?
귀족 영애들은 그저 한가하게 차나 마실 줄 안다던데, 마작 역 종류도 다 모르죠?
지니아가 내 쪽을 힐끔 보았다. 마치 내 반응을 확인하려는 듯했다.
지니아, 분명 마리 집사가 올 때까지 일부러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야.
후후, 절 일부러 도발하려고요?
당신은 제 상대로는 역부족이에요. 가서 연기 연습이나 다시 하고 오시죠.
{var:player_nickname}, 가요.
지니아는 자연스럽게 내 팔을 붙들었다. 세게 잡은 건 아니었지만, 왠지 거부할 수 없는 친밀함이 배어 있었다.
어라? 안 한다고? 이이이러면…… 현상금은 어떻게 받으라고! 안돼! 못 가!
흠? 우리 마작 도장은 불순한 목적이 있는 작사는 안 받는데이~ '척척' 알아서 나갈래? 아니면 내가 부채로 '퍽' 한 방 갈겨서 '정중히' 모셔드릴까?
하하, 후지 사장님 농담이죠…… 소소소손 올리지 마세요! 나가면 되잖아요!
됐데이, 느그 사정이 억수로 급하다 아이가. 이번 '보호비'는 특별히 내 외상으로 쳐준디.
감사해요, 후지 씨! 다음에 꼭 찾아뵐게요……
고마워, 후지!
후후…… 딱 이 패를 기다렸죠. 론이에요.
뭐야……?! 그저 조금 흉내만 낼 줄 알았더니, 엄청난 고수였잖아!
마작에 대한 제 열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거든요.
이, 이럴 수가……! 그냥 시간만 끌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처참하게 지다니……!
역시 아가씨세요. 이기셨으니, 이제 저택으로 돌아가셔야죠.
흥, 그건 당연……
잠깐?! 당신, 언제 들어온 거죠!
이치히메 안에 있어?! 마작실 좀 빌려줘, 잠깐만 숨어있을게!
오! 인간! 꼬맹이 녀석은 오늘 마트에 공짜 시식이 있다길래 나갔다. 지금 신사는 이 몸의 것이다~
……그래도 괜찮아! 카구야히메, 우리 잠깐만 여기 숨어있어도 될까?
우히히, 물론이니라! 이 몸이 마침 좋은 차를 좀 끓였으니, 호의에 감사하며 한 잔 마셔보거라~
한참 뛰었더니, 목이 좀 마르긴 하네……
잠깐만요, 이 주전자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주전자랑 찻잎은 이 몸의 궁전에서 가져온 보물이니라. 보통 사람은 절대 볼 수 없지.
이 몸이 이리 귀한 걸 내줬는데, 어서 안 마시고 뭣 하느냐!
안 마시면 카구야히메가 우리를 내쫓을지도 몰라, 그냥 마시자……
꿀꺽꿀꺽꿀꺽…… 아, 카구야히메, 너 왜 귀가 네 개나 있어……?
윽, 어지럽네요…… 우리가 속았나 봐요……
우히히~! 검은 옷을 입은 인간이 바친 보물이긴 했지. 효과는 편안한 숙면을 부르는 것뿐이지만 말이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어딨어. 카구야히메,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지?
으윽……?! 들켜버리다니!
어쩔 수 없었다. 그 검은 옷 인간이 바친 골동품 보석 찻주전자가 달의 레몬을 담기에 딱이었거든……
교환 조건으로, 이 몸은 너희를 넘길 수밖에 없느니라. 우히히~
큰일이야. 지니아, 먼저 가! 내가 뒤에서 막아줄게!
잠깐만요…… 카구야히메, 속으신 거예요!
그 찻주전자는 보물이라 부를 만한 것도 못 돼요. 제 저택에 비슷한 게 널렸으니, 원한다면 얼마든지 공짜로 드릴게요!
뭐라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이라더니?! 이 몸이 한참 동안 탐낸 찻주전자가 흔해빠진 물건이었단 말이냐!
흥…… 물론 거짓말이에요! {var:player_nickname}, 어서 도망쳐요!
……으응!
정말이지, 무슨 생각이죠! 당신이 잡혀가면, 저 혼자 여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지니아……
다음부턴 절대 그렇게 무모하게 굴지 마요. 빨리 가요, 그 토끼가 쉽게 포기할 리 없어요!
커플 챌린지 이벤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 현장에 많은 분이 와주셨네요……
하아…… 또…… 마리가 사람 쫓는 데 일가견이 있네……
{var:player_nickname}…… 우리 사람들 틈에 섞여서 숨어요!
쇼핑몰 중앙 홀의 프로모션 구역엔 색색의 리본이 흩날렸고, 사회자는 마이크를 들고 무대 위에서 진행 중이었다. 나와 지니아는 북적이는 무대 아래의 인파 속에 몸을 숨긴 채, 언제 닥칠지 모를 위협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저쪽에 계신 두 분! 정말 호흡이 척척 맞아 보이는 한 쌍이네요! 바로 거기 두 분이요! 어서 무대로 올라와서 '행운 커플 퀴즈 챌린지'에 참가해 보세요! 상품으로 호화 유람선 2인 여행권을 드린답니다!
나, 나?! 우리 말하는 건가?!
어서 가요, 여기 계속 있으면 오히려 눈에 띄어요!
우리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두 명의 스태프가 인파를 헤치고 다가와 우리를 떠밀다시피 해 무대 위로 데려왔다. 스포트라이트가 '번쩍'하고 우리를 비추자, 지니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먼저 여기 아름다운 숙녀분, 모두에게 인사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지니아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름을 밝히면 들킬 수도 있잖아……
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분을 숨기지 않아요.
그럼, 숙녀분의 동행분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좋아요. {var:player_nickname}, 역시 저랑 통하는 면이 있네요.
반가워요, 야옹이 머리 작사.
하하, 두 분 유머 감각도 뛰어나시네요! 실례지만 두 분의 관계가……
음…… 이쪽은 제……
네, 좋은 친구예요!
와아~ 그저 친구라고요? 하지만 두 분의 눈빛 교류를 보니,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은데요! 실은 연인 사이 아닌가요~?
여, 연인이요……?! 잠깐만요……!
지금은 일단 이 챌린지를 끝내는 게 먼저야…… 내가 나중에 다 해명할게!
와아! 역시 연인이셨군요! 자, 그럼 바로 문제를 풀어볼까요!
!! 다, 당신, 지금 무슨 헛소리예요?!
밖에서의 신분은 자기 마음먹기 나름이지. 나도 챌린지를 빨리 끝내려고 그렇게 말한 거야……
제가 신경 쓰는 건 그게 아니라……! 아무튼,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그럼 첫 번째 문제입니다! 두 분이 가장 자주 데이트하는 장소는?
저길 봐요, 경호대가 오고 있어요!
침착해! 일단 대답부터……! 마작실!
에? 그건 데이트가 아니라…… 아, 뭐, 맞죠, 마작실이요.
좋아요! 다음 두 번째 문제입니다. 두 분의 공통 취미는?
마작!
정말 환상의 호흡이네요! 세 번째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한 단어로 표현해 주세요!
경호원들이 점점 가까워졌고, 지니아가 갑자기 내 손을 꽉 잡았다.
침착하고, 빨리 아무 말이나 해요.
지니아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답을 내렸다.
소중한 사람.
특별한 사람.
와아!!!
환상의 호흡이네요! 두 분, 정말 행운의 대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자, 다음 문제입니다!
아직 안 끝난 거야?!
저기예요! 지니아 아가씨가 무대 위에 계십니다!
그 기회는 다른 분들께 양보할게요!
저희는 급한 일이 있어서 이만!
거기 서세요!
하아…… 정말 엉망진창이네요. 방금 그 모습을 마리가 봤다면, “귀족의 체면을 구겼다”라며 또 잔소리했을 거예요.
그래도 당신이랑 이렇게 서민들의 행사에 참여해 보다니……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요.
아…… 고마워해야 하나……?
흥, 당신의 순발력 있는 대처를 칭찬한 걸로 하죠. 아, 맞다. {var:player_nickname}, 아까 그 대답…… 정말 '아무 말'이나 한 거예요?
응? 어떤 대답을 말하는 거야?
……이럴 땐 정말 눈치가 없는 건지,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당연히 그…… '소중한 사람' 얘기죠.
……이럴 땐 정말 눈치가 없는 건지,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당연히 그…… '특별한 사람' 얘기죠.
그럼, 지니아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흥, 그 순발력을 저에게 써먹다니…… 역시 약삭빠르네요, {var:player_nickname}.
그건 됐고, 지금은 당장 부두로 가야 해요. 더 늦으면 배가 출발할지도 몰라요. 어서 가요.
알겠어.
하아…… 간신히 도착했네요!
출항까지 아직 10분 남았어!
잠깐…… 집사들이 왔어요!
어디선가 나타난 검은 옷 무리가 우리를 완전히 포위했다. 선두에 선 자는 한눈에 봐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
지니아 아가씨, 이제 놀이는 끝났습니다.
……
여기, 지니아 아가씨는 차로 모시고, 옆에 있는 저 녀석은 묶어서 트렁크에 넣어버려.
어딜 감히?!
……지니아?
지니아가 갑자기 자신의 뒤로 나를 끌어당겼다.
제가 같이 가드릴 순 있지만, 이분은 풀어줘야 해요. {var:player_nickname}에게 손끝 하나라도 대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var:player_nickname}, 어서 가요.
손이 닿는 순간, 지니아의 손끝에서 서늘함과 미세한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녀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침착하지 않았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지니아, 넌 네가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할 권리가 있어.
네 집안이 아무리 고리타분하고 엄격하더라도 상관없어. 내가 있는 한, 넌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var:player_nickname}……
어서 배에 올라! 내가 놈들을 막을 테니까, 빨리 가!
……
……정말 바보라니까요.
지니아?
멀지 않은 곳에서 묵직한 기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배가 곧 출항할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니아는 발이 땅에 박힌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선 그녀의 얼굴이 길게 늘어진 머리칼에 반쯤 가려져 있었다.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 사이로, 굳게 다문 입술이 드문드문 보였다.
……전 안 가요.
……지니아?
당신 말이 맞아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당신과 끝까지 함께할 거예요.
그곳이야말로…… 제가 정말로 가고 싶은 곳이니까요……
{var:player_nickname}, 당신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이요!
오늘 실패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속눈썹이 바닷바람에 팔랑대는 나비처럼 떨리고 있음에도 한없이 굳세고 고집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고급 스포츠카 한 대가 우리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건 깔끔한 차림의 낯익은 인물이었다.
마리 집사장님, 오셨군요.
결국 올 것이 왔군……
하아…… 이번엔 또 몇 시까지 잔소리를 들어야 할까요……
제가 분명 집사령을 철회한다고 했잖아요! 감히 허락도 없이 멋대로 움직인 건가요?!
저,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만약 지니아 아가씨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희 선에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됐어요! 그건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죠! 지금 중요한 건……
거친 기세로 다가오는 마리를 보자, 지니아는 눈을 질끈 감고 다가올 폭풍을 맞을 준비를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가씨, 그리고 {var:player_nickname} 님.
이렇게 큰 소동을 일으킨 건 전적으로 제 불찰입니다……
어라? 뭐, 뭐야 이 상황은……?
마리, 우리를 잡으러 온 게 아니었나요?
아닙니다…… 아가씨께서 {var:player_nickname} 님과 함께 여행을 가신다고 하길래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아가씨께서 아무 말도 없이 떠나시는 바람에, 저택에 1급 집사령이 발동되어 경호원들이 전부 아가씨를 찾아 나서게 되었죠. 정말 죄송합니다……
……1급 집사령이라니…… 지니아, 너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거야……
그럼…… 제가 이분과 함께 여행을 가도 괜찮다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아가씨께 필요한 짐과 자금도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절대 감시나 추적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리죠.
지난 며칠간 제가 지켜보고 평가한 결과, {var:player_nickname} 님은 아가씨를 잘 보살필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마리 집사……
다만, 아가씨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저희에게 안부 연락을 주시고, 여행이 끝나는 날엔 반드시 오차 범위 3시간 이내로 이한시 저택으로 돌아와 주셔야 합니다.
……마리…… 역시 정말 고리타분한 잔소리꾼이라니까요……!!!
……됐습니다, 아가씨. 이제 가서 보고 싶은 세상을 마음껏 보세요.
{var:player_nickname} 님, 아가씨를 잘 부탁드립니다.
알겠어!
{var:player_nickname}, 저기 봐요! 진짜 오로라예요!
정말 아름다워요…… 직접 보는 건 저도 처음이에요. TV로 보는 것보다 훨씬 웅장하네요……
……진짜 예쁘다. 지니아랑 같이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후후~ 내가 말했잖아요? 이번 여행에서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라고요.
참, 이게 뭐게요?
이건 승선권 아니야? 전에 봤던 거잖아.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우리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이번엔 남쪽으로 가는 2인용 승선권이랍니다?
다음에도 저랑 같이 가주실 거죠? 그곳엔 아주 특이한 색의 과일나무가 있는데, 무려 열 가지가 넘는 색의 꽃이 핀대요! 어때요, 오로라보다 더 예쁠까요?
음……? (세상에 그런 식물이 정말 존재하긴 하나?)
저는 또 우림 부족의 애프터눈 티파티에도 가보고 싶어요. 거기 특산 요리가 '레몬즙을 곁들인 피라냐 머리 구이'래요. 듣기만 해도 흥미롭지 않아요?
……우림 부족? 애프터눈 티파티……?
그리고 곤충 계곡의 연례 대이동 축제도 있어요! 작년엔 나비 떼가 지나가서 계곡 하늘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대요. 물론 덤으로 독거미를 만날 수도 있지만요…… 아, 또 그 유명한 서부의 무인 황야도요! 운이 좋으면 신비한 유령 안내단과 마주칠 수도 있대요.
잠깐, 지니아! 그런 여행 정보는 도대체 어디서 본 거야?!
이 여행 추천 수첩이요. 헌책방에서 발견한 거예요.
그래서 네 여행 계획이 전부 보험사에서 거부할 것 같은 곳들뿐이구나……
마리가 왜 항상 널 걱정하는지 이제 좀 이해가 되네……
당신과 함께라면 무서울 게 없죠. {var:player_nickname}, 당신은 제 특급 가이드잖아요, 안 그래요?
……잠깐, 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좋아요, 그럼 약속하신 거예요.
……그래, 다 아가씨 뜻대로 하지.
펼쳐진 '귀족 예의 교범' 위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햇살이 내려앉았다. 지니아는 힘없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책장 위로 흘러내린 그녀의 곱슬머리가 마치 기운 빠진 페르시안 고양이의 털 같았다.
귀족은…… 식사할…… 때…… 큰…… 소리를…… 내선…… 안 된다……
너무해요. 분명 계획은 완벽했는데, 대체 어떻게 들킨 거죠!
귀족은 수프를 먹을 때 소리를 내선 안 된다……
(작은 목소리로) 다음엔 마리가 바쁜 시간을 미리 파악해 두자. 그러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거야……
휴, 대체 언제쯤 제 뜻대로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요?
미안, 이번엔 네 탈출을 도와주지 못했네.
음?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실은…… 당신이 함께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대담한 탈출 계획을 세울 용기조차 나지 않았을 거예요.
두 분께서 자발적으로 예절 보충 수업에 참여해 주신 건 기쁘지만, 예절 수업 규칙은 반드시 지키셔야 합니다.
그러니 수업 중 잡담은 금지입니다!
{var:player_nickname} 님이 아가씨와 또 잡담하시면, 아가씨가 외워야 할 분량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알겠어요, 마리 집사님!
알겠어요, 마리 집사님!
좋아요, 계속하시죠.
마리가 돌아서서 떠났고, 발소리가 점점 희미해졌다. 그러자 지니아는 금세 생기를 되찾더니, 눈을 반짝이며 내 귓가에 바짝 다가왔다.
다음에 마리의 감시가 느슨해지면, 다시 한번 시도해요! 북쪽의 오로라를 꼭 제 눈으로 보고 말 거예요…… 새 계획도 이미 다 세웠어요. 이번엔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
그래! 반드시 성공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