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
몸에 다른 동물의 특징이 드러난 고대 종족의 후예. 16살 때 그는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사냥터'를 찾는 여행에 나섰다. 머나먼 동쪽에서 어쩌다가 마작을 접한 순간, 그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소위 '사냥터'를 찾았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Profile
Skins
에인의 기본 스킨.
에인과 계약을 맺었을 때 획득 가능한 스킨. "꼬리 꽉 잡고 잘 따라와! 사냥하다가 너를 잃어버리면 큰일이니까. 걱정 마, 만약 진짜 잃어버려도 꼭 널 찾을 테니까, 하하~"
운명의 여름 한정 스킨. "내가 평소 정글에서만 사냥한다고 생각하진 마. 사실 서핑도 내 특기인데, 어때? 나랑 파도의 정열을 느끼러 가보지 않을래? 하하~"
다크나이트 레이드 한정 스킨. "음? 역시 핼러윈의 밤답네, 내 눈앞에 사냥감이 친히 나타나다니. 혹시 길을 잃은 건 아니겠지? 넌 귀여우니까 조금 더 뛰어갈 기회를 줄게… 으음, 39미터 정도 먼저 뛰어가는 거 어때?"
흰 눈 사이의 봄편지 한정 스킨. "와, 아주 멋진 눈이네, 새해의 좋은 징조야. 올해는 소원을 빌러 오는 사람이 엄청 많아서, 줄이 장난 아니라던데. 난 번잡한 곳은 사양이야, 왜냐하면…… 내가 오늘 제일 잡고 싶은 '사냥감'은 바로 눈앞에 있으니까 말이야, 하하하…… 크흠, 농담이야. 그런데 조금 추우면 나한테 가까이 붙어 볼래? 비밀 하나 알려줄게. 여우의 품은 겨울에 가장 따뜻한 덫이거든, 한 번 걸리면 도망칠 수 없을걸."
Emotes
Bond Requir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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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일반
오오, 고마워! 그래도 역시 고기가 더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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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기쁨
하아… 만족했다! 잘 먹었어! 답례로, 자. 이 목걸이 가져가. 그 송곳니? 헤헷, 내 이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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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5
아마… 아니, 드디어인가. 나도 드디어 진짜로 가지고 싶은 사냥감을 발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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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1
최근 아르바이트 할 때 여러모로 도움도 받았으니까 말야, 오늘만은 한턱 쏘게 해 줘. 자, 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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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2
난 언젠가 아버지가 인정해 줄 만한 사냥감을 가져올 거라고 맹세했어. 언젠가, 반드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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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3
이 동쪽 나라에 왔다 한들, 고향의 냄새는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어. 밤에 눈을 감으면… 후각이 좋은 것도 좋기만 한 건 아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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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레벨업4
최근 드는 생각인데, 사실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든 말든 상관 없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단 말야. 자신만의 사냥터를 찾는 걸 포기한 게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만의 사냥터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뭐라 하든 상관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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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새해
새해 복 많이 받아! 내 고향 마을은, 새해 첫날의 낮 시간에는 풀밭에서 햇볕을 쬐는 게 관습이야. 같이 하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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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발렌타인데이
고마워!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라는 건 도대체 뭐야? 왜 다들 초코를 주는 거지? 아르바이트 동료에게선, "답례 기대할게"라는 소리까지 듣고… 너희 동쪽 사람들은 정말로 별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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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1
흐엥? 귀가 영 신경 쓰이는 모양이네. 한번 만져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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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2
이런… 아르바이트 시간이 겹쳐 버렸네. 곤란한걸… 저기, 시간 좀 바꿔 줄래? …푸하하하, 아니아니, 농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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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3
에~~~엣췽! 으어~… 이 나라에는 좋은 게 많지만, 공기만은 우리 일족의 코에 좋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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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4
사냥의 결정타라… 감, 이려나. 손을 대는 타이밍을 판단할 수 있는 직감만 있다면, 어떻게든 된다는 느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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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5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오는 게 아니었어. 사냥은 고사하고, 내일 밥값까지 털렸어…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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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6
안심해, '사냥터'에서 맘껏 뛰어 다니라고. 네가 어디에 있든, 내가 뒤에 있어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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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7
꼬리도 만져 볼래? 자, 느낌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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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상호작용8
하아~ 으음, 미안. 오늘은 아무래도 좀 지쳤어… 잠시 어깨 좀 빌려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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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일반
좋은 아침! 아르바이트 끝나면 같이 '사냥터'에 가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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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최고 인연
서둘러 서둘러! 오늘은 '거물'이 나올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고! 절대로 안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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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여기까지 와 버렸구만. 당당하게 이 옷을 입는 날이 오다니. 이게 성인이란 건가, 의외로 나쁘지 않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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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친선전 입장 시
여어, 오늘은 여기가 '사냥터'인가? 헤에… 흐흥, 너희가 오늘 사냥감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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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친선전 준비 시
자자 열심히 뛰라고… 안 그러면 못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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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 음성
오, 네가 새로운 고용주인가? 에인이라고 불러 줘. 에엥? 사람을 잘못 봤다고? 미안… 아니, 하지만 약속 장소는 확실히 이곳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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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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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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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리치
더블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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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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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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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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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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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모
쯔모,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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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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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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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찬타
준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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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구련보등
순정구련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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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
대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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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희
대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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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
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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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리치
더블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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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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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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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0
도라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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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1
도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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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12
도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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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13이상
도라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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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2
도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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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3
도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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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4
도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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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5
도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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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6
도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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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7
도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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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8
도라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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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9
도라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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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북
더블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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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동
더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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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남
더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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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서
더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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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야오
탕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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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이또이
또이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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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페코
량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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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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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무쌍 13면 대기
국사무쌍 13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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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무쌍
국사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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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로월
해저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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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저로어
하저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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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노두
혼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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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타
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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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일색
혼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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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련보등
구련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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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개화
영상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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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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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국만관
유국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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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일색
녹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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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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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후
핑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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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깡
창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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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또이쯔
치또이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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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노두
청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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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색
청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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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커
산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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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깡쯔
산깡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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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동각
삼색동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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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동순
삼색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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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안커
스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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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안커 단기
스안커 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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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깡쯔
스깡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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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
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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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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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삼원
소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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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희
소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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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페코
이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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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발
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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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통관
일기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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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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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모
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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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색
자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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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사냥꾼이라는 건, 노린 사냥감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거라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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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높은 점수로 승리
읏차!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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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론으로 승리
일발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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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만
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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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종구패
구종구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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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만
헤아림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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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관
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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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텐
노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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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배만
삼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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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풍연타
사풍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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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깡유국
사깡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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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리치
사가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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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만
하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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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파이
텐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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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만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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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역만
더블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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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역만
트리플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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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배 역만
사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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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배 역만
오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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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배 역만
육배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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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도라를 버릴 때
트랩, 스탠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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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배만/삼배만 텐파이
이 함정에 걸리면, 찰과상 정도론 안 끝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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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연속으로 같은 패를 버릴 때
케엑, 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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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남은 패가 10장 이하일 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긴장 풀지 말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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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 시작
사냥 시작이다. '사냥터' 한 바퀴 돌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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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역만 텐파이
오오, 좋구만! 앞으로는 사냥감이 걸리길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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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요구
대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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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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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또이
장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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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구조
금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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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방총
영상방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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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치또이
용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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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또이
청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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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금구조
청금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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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치또이
청룡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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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치또이
청치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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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십팔라한
청십팔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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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요구
청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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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라한
십팔라한.
Spot Vo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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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1
惊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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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2
肯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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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3
否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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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4
打招呼-早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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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5
打招呼-白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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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6
打招呼-夜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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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7
告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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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8
承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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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9
叹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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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10
高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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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11
生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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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12
递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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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13
转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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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Voice 14
疑惑
형
인연 Lv.1 오픈
"이대로 끝날 거라 생각하지 마라! 함정을 파다니, 이 망할 여우 자식이!!" 수차례에 걸친 맨손 등반에 실패한 후, 깊은 구덩이에 빠진 잭스는 고작해야 10살밖에 안 된 자신의 낮은 키를 직시하며 어쩔 수 없이 시합 상대인 에인을 '도발'했다. 고함소리를 들은 에인은 구덩이 옆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좋은 시력 덕분에 상대방의 불만스러운 표정도 선명히 볼 수 있었고,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인은 족장의 장남으로서 부족 내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돌봐야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이건 형,오빠로서의 책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인도 어린아이이기에 다른 아이를 돌보는 것에 어리숙했다. 그저 어머니를 흉내 내며 아이들이 잘못할 때마다 말로 타이를 뿐이었다. 찬 음식 많이 먹지 않기, 함부로 뛰어다니지 않기, 소란 피우지 않기…… 스스로도 제법 잘 해나가고 있다 생각했기에, 동생으로 여기던 잭스가 짜증난다는 투로 "시끄러워"라고 말했을 때, 차분한 에인도 얼굴에 스치는 미소를 가릴 수 없었다. "타일러도 소용없다면 몽둥이를 드는 수밖에 없지." 에인은 평소에 어머니가 하시던 훈계를 떠올렸다. 하지만 상대는 '혼세마왕'이라 불리는 소문난 자가 아닌가. 싸움이 붙었다 하면 손부터 나가는 그를… 힘으로만은 항복시킬 수 없다. 그렇기에 방금 전 장면이 탄생한 것이다. 잭스는 새롭게 갈은 사브르를 꺼내어 에인에게 돌진했지만, 그 후 에인이 준비해 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함정은 잭스처럼 키가 작은 어린이가 빠져나가기엔 힘든 높이인 데다, 탈출에 사용할 수 있을 만한 돌이나 잡초 같은 건 에인이 이미 미리 치워 둔 상태였다. 만일에 대비해, 쉽게 발을 디딜 수 없도록 기름까지 발라 두었다. 에인은 미리 준비한 밧줄을 꺼내들며 말했다. "네가 졌어, 형이라고 해봐." "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잭스는 성질을 부리며 말했다. "아직 안 졌어! 내가 올라가기만 한다면 네 꼬리털을 전부 밀어버릴 줄 알아!" 구덩이에서 올라오지 못하는 잭스의 협박은 에인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에인은 그저 덤덤히 고개를 끄덕이며 친절하게 한마디 해 주었다. "여긴 마을이랑 거리가 멀어서 평소에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야. 그러니까 네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 봤자, 널 구하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지." "속이 시커먼 여우 자식 같으니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너무 빤히 들여다 보이는 수작 아냐?"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은 잭스의 고함 소리에, 에인은 귀를 어루만졌다. "왜 내가 일부러 여기를 골랐을까, 넌 일말의 의심도 안 했던 거야?" 에인의 담담한 말투에 자극받았는지, 함정에 빠진 잭스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내가 욕을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하나 본데,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널 형이라고 부르진 않을 거야." "파사삭……" 에인이 꼬리를 흔들자, 함정 옆의 먼지와 나뭇잎이 빙글빙글 돌고선 구멍 속으로 떨어지면서 잭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그리고 에인이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는 이미 노을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날이 곧 어두워지겠네……" "밤이 온다고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소용없어! 난 밤이 무섭지 않다고!" 에인은 잭스와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코로 냄새를 맡았다. "오늘 공기가 습한 걸 보니, 저녁에 비가 올 모양이네." 잭스는 자신의 축축한 코를 만지며, 좀처럼 반박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털이 비에 젖는 것을 싫어한다. 물론 잭도 예외는 아니다. 1분…… 2분…… 5분…… 10분…… 더이상 참지 못한 에인이 뻣뻣해진 몸과 어깨를 풀던 그때, 모기 소리 같은 잭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혀, 형……" "응? 뭐라고?" "형이라고 불렀어! 그러니까 빨리 날 여기서 꺼내 줘!" "불합격이야." 에인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방금 전에 했던 말은 전부 까먹었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할 땐 정중하게 해야지?" "형, 제발 부탁이니까, 절 구덩이에서 꺼내 주세요!" 하늘에서 소용돌이치는 먹구름에 잭스는 빠르게 결정을 내렸고, 에인은 밧줄을 떨어뜨렸다. 잭스라면 이 밧줄을 잡고 혼자 금방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에인은 잭스와 계속해서 싸울 생각이 없는지, 밧줄을 내려 주고선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던 에인은, 우산은 왼쪽의 나무 구멍에 있고, 밧줄은 너네 집에서 가져온 거니까 갈 때 가져가도록 해. 라는 내용의 쪽지를 남겼다. 그리고는 '아, 난 정말로 마음씨 착한 형이라니까.' 라고 에인은 생각했다. 5분 후에 들려온 잭스의 포효 소리는 분명 감동의 포효 소리였을 것이다.
여우
인연 Lv.2 오픈
여우라고 하면 어떤 키워드가 연상되는가? 매혹? 요염함? 여우불? 교활함? 음흉함? 의심?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백과사전에도 "정처없이 떠돌며, 교활하게 군다." 라고 적혀 있다. 에인은 코웃음을 쳤다. 태어날 때부터 마을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에인은 부족에서 인정하는 명랑하고 세심하며 부드러운 소년이었다. 여우라는 이유로 이러한 편견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마을에서 떠나 먼 곳에서 자신의 사냥터를 찾아 떠날 때, 마을 밖 세계의 사람들이 에인에게 편견 섞인 말을 던졌다. "조심해", "그에게서 떨어져", "분명 나쁜 일을 하러 왔을 거야." ……에인의 주변에는 항상 그런 말이 맴돌았다. 심지어 에인은 그저 웃으며 길을 물으려 했을 뿐이었는데도 말이다. 이렇듯 반복되는 처사는 여우를 화나게 만들었지만, 에인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 경계 섞인 눈빛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실례합니다만, 지하철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에인은 편의점 직원에게 물으며, 양손을 가슴 앞에 얹고 상대방의 시야에 모든 것을 들어오게 만들어 불필요한 추측을 낳지 않도록 행동했다. 이어서 눈앞의 여우가 소란을 피우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 점원은, 에인에게 다가와 질문에 대답을 해 주려고 했다. 하지만 의외의 사건은 종종 의외의 시간에 벌어지는 법이다. 갑자기 한가로운 편의점에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청년 한 명이 자신의 가방을 뒤적이며 크게 외쳤다. "지갑! 내 지갑이 없어졌어!" 그리고 그와 동시에 편의점에 있던 사람들이 에인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에인을 쳐다보았고, 심지어 한 명은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편의점 안에 있던 손님 전부가, 여우가 가게에 들어온 이후로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성격이 제아무리 좋다고 해도 더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에인은 눈썹을 찌푸리며 사람들에게 소리를 쳤다. "난 아냐." "그건 모를 일이지." 지갑을 잃어버린 청년은 씩씩거리며 에인을 쳐다보았다. "넌 여우잖아? 속임수를 썼을지도 몰라! 당당하면 몸 수색을 하게 해 주던가?!" "결백을 증명하려면 이게 가장 빠르지." "지갑을 훔치지 않았다면, 거절할 이유도 없잖아?" "우리가 의심이 많은 거라고 탓해선 안돼. 우리 도시엔 여우가 벌인 소매치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니까 말이야……" 에인이 청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죄를 인정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편의점에 있던 사람들은 각자 열렬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에인은 꽉 쥐었던 주먹을 풀고, 반복해서 심호흡을 하며 의심하거나 경멸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이들에게 답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용의자 아닌가요? 그렇다면 모두가 점원의 몸 수색을 받아야만 하겠죠. 제 말이 틀렸나요?" ……………… 한순간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다. 몸 수색이 지나친 요구라는 걸 깨달은 사람들은 슬슬 반대하는 표정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지갑 도난 사건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편의점 안에는 지갑을 잃어버린 청년의 거친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얼마쯤 지났을까, 눈썰미가 좋은 손님 한 명이 선반 아래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 주변에 떨어진 지폐들의 흔적이 실수로 떨어뜨렸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에인을 에워싸고 있던 사람들이 사라지자, 점원은 긴장된 분위기를 풀려는 듯 활기차게 인사를 건넸다. 이번 만큼은 에인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거기 너," 에인은 편의점에서 나가려는 청년을 불러 세웠다. "사과해." "뭐라고?" "나한테 사과해야 하지 않겠어? 날 의심한 거랑 몸 수색을 요구한 것도, 전부 무례한 행동이었잖아?" 청년은 반박하려고 했다. "그건 네가 여우니까……"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건 세 살 먹은 꼬맹이도 아는 진리라고." 에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여우든, 사람이든 마찬가지야.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지." 말문이 막힌 청년의 얼굴은 새빨개지고 말았다. 아까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편의점 점원은, 이번엔 먼저 에인에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 지하철 역으로 가시는 거죠? 그러면……" "아니요." 에인은 실망한 눈으로 바라본 뒤 고개를 저었다. "기차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시겠어요? 이제 그만 다음 도시로 가고 싶어서요." 에인은 문든 어젯밤 티비의 광고에 나왔던, 극동에 위치한 '이한시'라는 이름의 미스테리한 도시가 생각났다. 그래, 다음 목적지는 이한시로 정하자. '삼라만상'이라 불리는 도시답게 날 실망시키진 않았으면 좋겠네.
자신의 사냥터
인연 Lv.3 오픈
사냥터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 지 어언 두달. 에인은 고대하던 도시, 이한시에 도달했다. 물가가 조금 비싸긴 하지만, 적지 않은 고용주들이 돈을 아끼지 않고 임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었기에, 에인은 넉넉하지는 않아도 편하게 살 수 있었다. 게다가 이곳은 여우에게 있어선 놀랍고 흥미로운 도시였다.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고층 빌딩, 도로를 가득 채운 차량들, 모두 마을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들이었다. 에인은 매일 거리를 쏘다니면서 어떻게 해야 마을을 이런 모습으로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곤 했다. 물론, 이한시에서 자신의 사냥터를 찾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날, 운반 작업을 마친 에인은 자신의 고용주인 고양이와 개, 그리고 자칭 신이라는 소녀와 함께 테이블에 앉아 마작이라고 불리는 게임을 시작했다. 이한시에서 마작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푹 빠진 놀이였고, 거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언제나 마작장이었다. 그렇기에 에인은 마작을 처음 접함에도 어느 정도 룰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에인 역시 마작관 앞에서 서성거려 봤지만, 비싼 입장료 때문에 그저 남이 치는 마작을 옆에서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주머니가 가벼운 에인이 직접 마작을 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긴장할 것 없어. 잘 모르겠는 부분은 나한테 물어보면 된다멍." "잘 못 쳐도 괜찮아. 꼬맹이가 바닥을 깔아 줄 테니까 말이야." "망할 토끼는 허풍 그만 떨고 빨리 앉기나 해라냥. 이치히메는 오늘 1등을 할 거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냥." 제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세 명의 고용주는, 시끄럽게 떠들면서 자연스럽게 에인을 그 안에 끌여들였다. 그리고 자동 마작 테이블이 패를 섞는 소리가 '촤라락'나면서, 방안은 더욱더 뜨거워졌다. 창밖의 햇빛이 유리에 굴절되어 에인의 몸을 비추며, 약한 바람이 털을 흔들었다. 작사의 점수 쟁탈전과 전사들의 사냥감 쟁탈전은 비슷한 면이 있었다. 패가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는 짐승들이 함정에 빠졌을 때의 기분 좋은 소리와도 같았기에, 에인에게 즐겁게 뛰어다니던 사냥터에 돌아온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냥감을 잡기 위해서는 신중함과 인내심이 필요했고, 이는 테이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퐁" 자신이 원하던 패임을 확인한 에인은, 망설이지 않고 세 장의 8만을 테이블 모서리에 놓았다. 3후로를 완성하고 나서, 마지막 8만으로 깡을 외칠 셈이었다. 8만을 깡으로 먹기 위해, 방총패인 9만을 미끼로 내놓는 것은 지금처럼 또이또이가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선 성공할 수 없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초보자인 에인의 흐리멍텅한 눈에 다른 세 명은 경계심을 풀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사냥꾼'에게 있어서, 이건 가장 합리적인 '약한 척'인 것이다. 에인의 대담함은 다른 플레이어의 주목을 끌었다. 고양이 귀 무녀는 고심한 끝에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요구패인 9만을 버리겠다고 결정했지만, 에인이 진작에 설치한 함정임을 깨닫지 못했기에 결국 2600점을 넘겨 주고 말았다. 다른 사람의 론이나 하네만에 비하면 2600점의 또이또이는 보잘것없는 점수였지만, 방총을 당한 무녀는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점수봉을 내려놓을 뿐이었다. 사냥에 참가한 전사들은, 짐승을 잡는 방법은 일격에 절명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천천히 상대방의 에너지를 빼는 것이 가장 좋은 사냥 방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1000점, 2000점, 1500점…… 에인은 높은 점수를 얻은 건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함정 공격'을 당한 상대방은 방어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사냥의 분위기에 빠진 에인은 자기도 모르게 테이블에 집중했고, 날카로운 눈빛을 내뿜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론, 32000, 대삼원! 꼬맹이는 아직 멀었지!" 제아무리 뛰어난 사냥꾼이라 할지라도, 돌발 상황은 생길 수 있는 법이다. '사냥감'이 3000점 차이인 '치명적인 일격'을 날렸다. 상가가 에인보다 먼저 론을 외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뛰어난 사냥꾼은 불평하지 않으며 '실패한 사냥'에서 경험을 얻었다. 에인이 방금 전 판을 자세히 복기하고 사냥의 분위기가 누그러지자, 에인은 그제서야 세 명의 고용주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에인은 오랜만의 '사냥'에 자신을 잃어버릴 만큼 흥분했음을 깨닫고 침묵했다. 고용주들이 잔꾀를 부리는 직원을 고용했다고 걱정한다면 에인 역시도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훌륭한 사냥꾼의 예상이 빗나갔다. 털이 복슬복슬한 개의 발이 에인의 손을 붙잡았다. 본인을 '이 몸'이라고 부르길 좋아하는 고용주는 두 눈을 반짝였다. "초보자인데도 이렇게나 마작을 잘 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멍. 깡을 '함정'으로 설치하다니, 제법이다멍." "어라?!" 옆에 있던 소녀는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몸도 네가 우수한 작사라는 걸 인정하겠다만, 이 몸을 이기려면 아직 멀었느니라" "대단하다냥." 단순한 성격의 고양이 귀 무녀는 펄쩍 뛰기 시작했다. "이치히메는 네가 어떻게 했는지 알고 싶다냥. 이치히메한테 가르쳐 주지 않겠냥?" 예상치 못한 반응에 '사냥꾼'은 순간 얼어붙었고, 잠시 망설인 뒤에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기…… 내가 음흉하다거나, 교활하다거나, 악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거야?" "그게 무슨 소리냐멍?!" 커다란 개 머리가 에인 앞으로 가까워져 왔다. "테이블 위에서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플레이하면 되는 거다멍. 시간 아깝다멍,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한 판 더 하자멍." 이렇듯 당연하다는 듯한 대답은 에인이 오랫동안 고민해 왔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우수한 사냥꾼은 자신의 예리한 '발톱'을 두 번 다시 숨기지 않은 채 새로운 '사냥'에 열중할 것이다. "좋았어. 그럼 한 판 더 시작해 볼까." 테이블 위에 놓인 마작패를 바라보며, 에인은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에인은 마침내 자신의 사냥터를 찾은 것이다. 계속해서 노력하고 '싸움'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마지막에는 '왕'이 되어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겠어!
불행은 저 멀리
인연 Lv.4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94, Choices 3, Endings 3
상쾌한 바람이 스쳐지나고, 가지 끝의 벚꽃은 구름과 안개처럼 봄의 따뜻함을 피워내며 대지에 분홍색 외투를 입혀 주었다.
나는 간식 봉투를 들고 거리를 나섰다, 모든 것이 고요하고 아름답게 비추어지는 게 마치 꿈속을 거니는 것만 같다…… 만약 거리 모퉁이에 무릎을 감싸 안고 쪼그려 앉아 연신 한숨을 내뱉는 여우만 없었다면 더욱 아름다웠을 것이다.
에인? 무슨 일이야?
{var:player_nickname}? 아…… 이런 때 하필 아는 사람에게 발견되다니, 오늘의 불행한 일이 하나 더 추가됐네.
나는 그 말을 따라 추측을 해 보았다, 에인의 옆에 떨어져있는 망가진 많은 종이 박스들과 버려진 음식들을 미루어 보아 아마 방금 전 한바탕 '재난'을 겪은 듯했다.
네가 말한 불행한 일이, 설마 이것 때문이야?
아하하…… 과연 그것 뿐일까.
아침에 우유 배달하다가 쓰레기를 밟고 미끄러져서 고객의 얼굴에 우유를 쏟질 않나, 점포에서 물건을 내리던 중에 박스가 터져서 화물을 바닥에 쏟질 않나. 심지어 일부는 하수구로 빠져버렸고, 방금 전엔 배달 건을 하나 받았는데 잘 가다가 갑자기 잭스보다 더 드세보이는 말라뮤트 한 마리 튀어나오기까지……
에, 불행이란 말에 부족함이 없네.
어제 선생님께서 점쳐 주신 말을 들었어야 했어. 집에서 불이 나건, 천정이 무너지건, 가스관이 폭발하건, 집에서 절대 나오지 말았어야 했어!
……그 정도면 나오는 게 맞아, 집에 있는 게 훨씬 위험하네.
근데 그렇게 용한 선생님이라니, 어떤 분이야?
그분이야, 말하는 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기 어렵고, 비용도 기분 내키는 대로 받고, 점포 앞이 늘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웬펑?
아니, 카비 아가씨 말이야…… 근데 네 말을 듣고 보니, 둘이 비슷한 것 같기도.
아니면… 뭐랄까… 그 둘은 사람 속이는 능력이…… 아니, 돈을 지불하고 싶을 정도로 대단한 능력을 가졌지.
카비?
역시 이한시의 마당발이야, 한 번에 맞추는군.
하하, 다 오래된 사이인걸.
네가 말한 선생님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도 좀 소개해 줄 수 있어? 내가 아는 친구가 요즘 불행한지 운세를 보고 싶어 하거든.
아마 너한테는 자주 점을 봐주는 사람일 텐데…… 카비 씨야.
아, 확실히 자주라고 할 순 있겠네. 근데 나한텐 매번 '이성으로 어지러울 상'이라고만 하는지라, 네가 말한 용한 점술 선생님이랑은 연락을 할 수가 없네……
"꼬르륵──". 에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응?
아니……
"꼬르륵──". 이번엔 확실히 들었다, 에인의 몸에서 들려온 소리다. 나의 시선이 소리를 울려대던 위치로 향하자, 에인은 코를 어루만졌다.
……나야.
배고파?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갈까?
그래…… 근데, 돈을 배상해 주는데 다 써버려서, 지금은 밥보단 돈을 버는 게 더 중요해.
에인의 늘어진 귀를 보며 내가 활약할 때임을 알았다. 나는 뜨거운 마음을 가진 이한시의 열혈 시민이기 때문이다.
지갑을 어루만져 본다. 최근엔 좀 여유가 있는 편이니 밥을 사기로 했다. 나는 앞으로 두 걸음 걸어나가 에인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그에게 제안을 건넸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걸, 오늘 점심은 내가 쏘지.
와아! {var:player_nickname}, 너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아, 근데 이렇게 빌붙은 걸 영감에게 들키면, 얻어 맞을텐데.
자식이 밖에 있으면 부모님 말을 안 들을 때도 있는 법이지.
말은 그래도 좀 미안하네. 대신 내가 심부름이라도 해 주는 건 어때?
지금은 딱히 도와줄 일이 없는데, 그럼 먹으면서 생각해 보자.
하지만……
꼬르륵──, 이번엔 나의 뱃속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원래는 혼천신사에 밥이나 얻어먹으러 갈 계획이었지만, 이곳에서 에인을 만나 때를 놓칠 줄은 몰랐다.
음……
에…… 그럼, 역시 밥부터 먹으러 가자, 마침 이 부근에 아주 괜찮은 라멘집이 있어.
에인의 안내로 우리는 옆 골목에 위치한 눈에 띄지 않는 라멘집에 들어섰다. 가게는 크지 않았고, 테이블과 의자는 어딘가 낡아 보였다. 실내는 농후한 라멘의 향기가 맴돌아 어딘가 집 같은 느낌도 들었다.
너 혹시 이한시 음식점에 대한 최고의 평가가 뭔 줄 알아?
미쳐버린 맛?
아니, '여기 집밥 먹는 것 같아' 이거야.
그럼 악평은?
'집에서 먹는 거나 다를 거 없네.'
이한시의 문화는, 정말 넓고도 깊구나……
그렇게 얘기를 나누던 중, 에인은 이미 날 데리고 재빠르게 좁은 통로를 지나 빈 테이블을 찾아서 앉았다, 그리고 옆에 끼워져 있던 메뉴판을 집어들곤 내게 건넸다.
여기 단골이야?
삼, 사일에 한 번씩 와서 먹는 정도야.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돈코츠 라멘을 추천할게.
믿어봐, 집밥의 맛이 느껴질 거야.
그럼 시그니처 라멘 두 그릇으로……
오? 이번엔 친구를 데려왔네. 독고다이 형씨, 나이스해! 오늘은 반숙 계란 두 개 서비스로 줄게.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우람한 남자 하나가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아기 곰이 그려진 앞치마를 두르고 우리의 앞에 서 있었다.
만약 그가 갈색 선글라스를 쓰지 않았고, 걷어 올린 소매 아래 큰 문신이 없었다면, 그가 라멘 가게의 사장이라는 것을 믿었을지도 모른다.
사장님, 땡큐.
아, 맞다. 오늘 일하다 자꾸 안 좋은 일이 터져서 그런데, 심부름 해 주기로 했던 거 내일로 미룰 수 있을까요?
우람한 사내는 그저 말없이 에인을 향해 OK 사인을 보내고선 자리를 떠났다.
진짜 라멘 가게 사장님이야?
하하, {var:player_nickname}, 내가 처음 사장님을 만났을 때의 반응이랑 똑같네.
사장님은 확실히 불량했던 때도 있지만, 지금은 정말로 그냥 라멘 가게 사장님이야.
이 가게에서 쓰는 면도 직접 만드시는 거야?
당연하지. 이 라멘 가게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이곳은 사장님의 사냥터야. 마치 {var:player_nickname}, 너의 사냥터가 마작장인 것처럼.
사냥꾼이 자기 사냥터에서 실수할 리가 없잖아.
과찬이야, 나도 사냥터에서 방총 한 번이면 32000점 이라고.
하하, 그건 상대방을 유혹하려는 네 계책 같은 거 아냐? 우리 사냥꾼들 사이에선 이런 말이 있어. "사냥 고수는 이따끔씩 사냥감의 형태로 나타난다".
{var:player_nickname},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지, 용기와 지략을 갖춘 사람.
……울고 싶네, 정말.
음식 나왔네! 손님들, 주문하신 시그니처 돈코츠 라멘, 맛있게 드시게나.
사장님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와 함께, 내 앞엔 두 개의 거대한 라멘 그릇이 놓였다. 뿌연 우윳빛 국물, 굵기가 일정한 면발, 잘게 썰린 파가 만들어 낸 군침 돌게하는 냄새가 얼굴을 덮쳐왔다.
특히 그릇의 가장자리를 따라 한 바퀴 둘러진 목살 차슈는 적절한 두께에 육즙이 살아 있었다. 이 정도로 양이 많은 라멘집은 이한시 전체를 뒤져봐도 다시 찾기 힘들 것이다. 사장님의 얼굴조차 이 라멘 덕분에 자상해보일 지경이었다.
후── 앗 뜨거!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사장님의 라멘을 먹는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지.
너무 쉽게 만족하네.
사실 가성비 좋은 또 다른 가게를 아는데, 다음엔 내가 거기서 한턱 살게.
에인은 이한시를 굉장히 잘 아네.
응, 좋아하니까.
어째서?
이 도시는 넓은 포용심과 공평함이 있어. 출신과 외모 때문에 열심히 일한 사람이 배척되지 않지.
게다가 이곳은 사냥터도 크고 많아서 모든 사냥꾼들이 마음껏 달리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어.
나중에 우리 부족 사람들도 여기 와서 봤으면 해, 사냥터의 속성은 정의되어선 안 돼. 사냥꾼의 능력도 무시 당해선 안 되고.
매일 이한시에 있다보니 별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네 말을 들으니까 어째선지 나 자신이 '이한시의 모범 시민'이라는 사실에 피가 뜨거워지는걸!
피가 뜨거워진다고? ……워워워워── {var:player_nickname}, 그 뜨거운 건 국물이 몸에 쏟아져서 그런 거라고! {var:Shake}
사장님, 사장님! 수건!!!
에? 에에에에에에에──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후, 옷에 묻은 국물을 대충 닦아내었다. 그리고 자상한 사장님께서 국물도 무료로 추가해 주셨다.
그러니까, 역시 밥을 먹을 땐 무슨 피가 끓어오른다니 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격분하면 쉽게 그릇을 뒤집어 버릴 수 있으니까……
비록 식사는 순조롭지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은 그래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으아── 배불러, 오늘 목숨은 {var:player_nickname}에게 받았네.
그 정도는 아냐, 우리 사이에 뭘. 힘들 때 함께해야 진정한 친구지.
네 말이 맞아, 힘들 때 함께해야 진정한 친구인 법이야.
맞다, 내가 뭘 해 주면 좋을지 생각해 봤어?
음…… 아직은 없네.
하하, 그럴 줄 알았어. 다행히 내가 미리 준비해 뒀지.
에인은 주머니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건네 주었다. 아마도 방금 식당에서 한참 무언가를 쓰고 그려대던 종이인것 같다.
건네받은 것은 '무료 고용권'이었다. 그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고용주 {var:player_nickname}, 본 고용권을 사용하여 에인에게 한 가지 일을 무료로 맡길 수 있음. 실력 보장, 임무 완수. 에인
하하, 무슨 불법 계약서 같은 느낌이 돼 버렸네.
쯧,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그런 느낌이네. 하하.
하지만 이건 일회용이야. 잘 생각해, 절대, 절대로 여우 털로 장갑 만들기 같은 용도로 쓰지 말고.
……내가 엘리사도 아니고.
알지 알지, 넌 당연히 엘리사가 아니지. 넌 내 가장 좋은 친구잖아, {var:player_nickname}.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대낮에 이런 닭살 돋는 진담이라니. 좀 쑥스러워진다.
이제 다음 계획은 뭐야? 나랑 같이 혼천신사에 가서 마작이나 할래?
재수가 꼬였는데 무슨 마작이야, 국사무쌍에다가 구련보등까지 당하게? 집에서 안전하게 오늘을 보내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
오늘의 비참하고 불행한 운명이 떠올랐는지, 에인은 귀가 다시 쳐졌다. 난 더이상 그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이만 여기서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론! 국사무쌍 멍! 고맙다, {var:player_nickname}.
론이다냥, 대냥원! 역시 주인이다냥, 고맙다냥.
우히히, 론! 구련보등 고맙구나, {var:player_nickname}.
나는 얼굴에 흐르던 식은 땀을 닦으며 에인으로부터 받은 주머니 속의 '무료 고용권'을 만지작거렸다. 이 녀석…… 혹시 에인의 불행이 나한테 옮겨온 건 아니겠지? 그런 건 싫다고!
나의 눈빛이 손에 들린 간식 봉투를 스쳐지나며, 나는 사람을 느긋하게 하고, 살찌우고, 의존하게 만드는 이 간식이란 것의 이름을 다시 정의하기로 했다. 만약 이것의 서비스 대상이 매우 굶주려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이야말로 정말 숭고한 음식이 아니겠는가!
마치 방총패와 같다. 그저 "패도 좋고, 나도 좋지만, 마작의 신이 나쁨"일 뿐이다.
괜찮다면, 이 간식들로 허기 좀 채워.
와── 엄청 많네. {var:player_nickname}, 살찌는 거 조심해.
……먹을 걸 주는데도 날 저주하는 거야? 이건 원래는 이치히메한테 주려던 거야. 요즘 왠지 모르게 먹는 양이 많아졌거든.
아, 난 알 것 같아.
에인은 작은 과자 봉지를 뜯어 입으로 넣곤, 과자를 씹으며 나와 대화를 이어갔다.
일전에 마작을 하던 중에 이치히메가 말했었어, 아마도 "링랑에게 얕보여선 안 된다냥"이라고 했던가.
링랑인가…… 어디 보자, 걔네들은 그냥 내 지갑을 얕보이게 만들려는 것 같은데!
하하. 그럼 돈 열심히 벌어야겠네, {var:player_nickname}. 다음번에 내가 좋은 일거리 생기면 소개해 줄게.
됐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최근 터무니 없이 올라 버린 디저트의 가격이 떠올랐다. 에휴……
디저트라면, 내가 가격도 좋고 맛도 좋은 가게를 알고 있지.
그래?! 내 친구가 어딘지 알고 싶다는데.
하하, 네 간식을 공짜로 먹을 순 없으니까 이렇게 된 거 아예 그냥 데리고 가 줄게.
보아하니, 이미 음식이 에인을 불운의 구렁 속에서 구출해 낸 모양이다. 과자 두 봉지와 빵 한 조각, 탄산음료 한 병을 해치우고, 그는 힘찬 발걸음으로 날아가듯 날 디저트 가게로 이끌었다.
빨간불이군, 잠깐 기다려야겠어.
어어.
난 고개를 들어 빨간불의 카운트를 보았다. 아직 293초 남았다. 이한시는 자체적인 화폐가 있고, 자체적인 계량 단위도 있고, 자체적인 신호등 시간까지 있다. 때문에 난 묵묵히 휴대폰을 꺼내어 지하철에서 다 읽지 못한 소설을 열었다. 곁에서 적극적으로 내게 도로 상황을 설명해 주는 에인을 방치한 채.
여기는 차가 굉장히 많아, 나와 떨어질 것 같으면 내 꼬리를 잡아도 돼.
앞은 물웅덩이니까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
우왓── {var:player_nickname}, 조금만 뛰면 완벽하게 다음 초록불 신호를 받을 수 있어.
안전하게 세이프, 럭키.
이때, 어째서인지 무사가 에인에 대해 평가했던 말이 떠올랐다. "시끄럽게 말이 많군."
에인……
응? 왜 그래? 뭐 필요한 거 있으면 편하게 얘기해, 결과는 보장할게.
아니다, 됐어.
사실 곁에 이렇게 활력 넘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나쁘진 않다. 특히 말 한마디 한마디 관심과 애정이 넘치는 걸 들으며 유치원 이후론 이런 느낌을 거의 받아보질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인 덕분에 멀게만 느껴졌던 길이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게 됐다…… 아니지, 어라? 이 길은?
잠깐, 이 길 낯이 익은데…… 내 기억으로 여긴 이한시 놀이공원으로 가는 길인데?
하하, 놀이공원 입구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아챌 줄 알았는데.
우리가 가려는 가게가 놀이공원에 있어?
정확히 말하자면, 놀이공원 근처에 있지. 이한시 중심이랑 거리는 있지만 먼 곳은 먼 곳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조금만 더 버텨 봐, 왼쪽 길로 가면 십 분 정도면 도착할 거야.
에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자, 익숙한 사거리가 눈 앞에 들어왔다. 같은 목적지를 향하는 전혀 다른 두갈래 길이 내 앞에 펼쳐졌다.
오른쪽 길의 양측으로는 울창한 나무들이 촘촘하게 늘어서 있었고, 햇빛이 내리쬐는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한쪽에 우거진 덩굴들은 나뭇잎과 함께 천연의 녹색 장벽을 이루었다. 그리고 에인의 손가락이 가리킨 좌측 길은 아직 울퉁불퉁한 걸 보니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시골길 같았다.
오른쪽은 어디로 가는 거야?
아, 거기도 같아. 삼십 분 정도 더 걸리긴 하지만.
십 분과 사십 분이라……
지금까지는 걸어오는 동안 계속 에인이 나를 급하게 끌고 다니기만 했으니까 이번엔 내가 선택해 볼까?
옛말에 세상엔 완전히 똑같은 두 개의 나뭇잎은 없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오늘과 내일 역시 같은 풍경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나는 체력도 좋고, 자유로운 성격이기도 하니까.
에인, 우리 오른쪽 길로 가자.
문제없지, 만약 가다가 힘들면 말해. 요즘에 무슨 '공주님 안기'같은 게 유행고 있다며? 네가 원한다면 그런 서비스 정도는 내가 해줄 수 있지, 하하.
에인은 마침 나시를 입고 있던 터라 에너지 넘치는 팔뚝이 더욱 잘 드러났다. 이미 나의 머릿 속에는 그가 나를 안고서 찬란한 벚꽃이 피어 있는 길을 뛰어 다니는 상상이 날뛰고 있었다.
지나치게 '아름다운' 장면이다. 나는 치를 떨고 연신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냈다.
크흠, 초록불이야, 빨리 가자.
사거리를 돌자 도로 양쪽으로 뻗은 꽃송이들이 녹색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앞다투어 피어나려는 모습들만 보였다. 멀지 않은 길모퉁이에는 작은 인공 호수가 있었고, 수면은 햇빛으로 인해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줄줄이 늘어선 황금 줄기 같았다.
만일 에인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지 않았다면, 난 분명 이 기회에 제대로 경치를 감상하려 했을 것이다!
몇 분 뒤, 도저히 견디지 못한 나는 그의 꼬리를 붙잡으며 급정거를 시켰다.
에?!
에인, 걸음이 너무 빨라.
아, 미안 미안…… 습관이 돼서.
배달 시간 늦을까봐?
하하. 그런 건 아닌데, 느려지면 영감이 날 혼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영감… 에인의 아버지는 무서운 분이신가?
하마터면 나도 같이 영감이라고 부를 뻔했다, 하지만 다행히 나의 교양있는 미덕은 실시간으로 내게 예절이 제일이라는 알림을 주고 있었다.
그 정도는 아니고, 보통은 온화하시지. 그래도 부족의 족장이니까 나에게는 좀 엄격하게 대하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고 잘 해야 한다는 습관이 생겼어.
결과만 봤을 땐 좋은 일일 수도 있겠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내가 이한시에서 고용주들한테 인정을 받는 것도, 영감이 체력을 길러 준 덕분이니까 사실은 정말 고마워해야겠지.
그리고 배달원이라는 직업도 꽤 마음에 들어. 도시를 쏜살같이 누비는 느낌은 고향 사냥터에서 사냥감을 쫓던 느낌이랑 아주 비슷해, 제어가 안 되거든. 더 빨리, 더 빨리, 바람처럼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긴 해도 가끔은 바쁜 것들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야.
여유…… 슬로우 라이프?
맞아, 요샌 예능에서도 슬로우 라이프를 많이 보여 주잖아. 우리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야지. 예를 들어 지금 이 여행길의 양쪽 길에서 서로 다른 풍경을 발견할지도 몰라.
내 말의 의미를 깨달은 것인지, 에인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선 발걸음을 늦췄다. 그는 천천히 목을 돌려가며 양측에 펼쳐진 알록달록한 나무들과 하늘의 구름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시선이 눈앞의 작은 오솔길에 떨어지자, 에인은 마치 시간도 같이 느려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이어서 난 그가 두 손을 벌려 바람의 따뜻함을 어루만지고, 귀를 기울여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을 보았다.
원래부터 맑았던 그의 눈은, 지금 이 순간 마치 주변의 풍경으로 인해 반짝임에 물든 듯했다. 그 모습은 마치 빛나는 보석처럼 찬란하며 눈길을 끌었다.
어서 여기 좀 봐봐! 저 구름, 마치 두 사람이 씨름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보기엔 여우 같은데, 음, 너 같네.
내가 저렇게 뚱뚱해?
털까지 합치면 비슷할 것 같은데.
난 그렇게 말하며 일부러 복슬복슬한 에인의 꼬리를 잡아당겼고, 그는 놀란 듯 구석으로 점프를 하며 꼬리를 보호했다.
멈춰 멈춰, 털이 빠진다고!!!
꼬리 털 관리가 그렇게 잘 되어 있는데, 좀 잡아당긴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빠지진 않을 거야.
나는 웃고 떠들면서 에인과 꽃밭의 작은 길을 걸었다. 그러자 그도 다급함이 사라졌는지, 점점 걸음이 느려졌다.
이 길은 일 하면서 자주 지나다니는 곳인데 오늘 처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네.
왜냐면 너에겐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이 있기 때문이지.
하하, 내가 발견한 가장 아름다운 건, 그냥…… 음, 잠깐, 이건……?
나는 에인의 눈길을 따라 몸을 돌려 길가에 있던 한 가게의 유리 속 홍보 포스터를 바라봤다.
새로운 곰인형 굿즈 30일 아침 8:00시부터 판매 개시? 에인, 이런 굿즈에도 관심 있어?
내 고용주 때문이야. 말하면 너도 알 거야.
우리 겹치는 친구가 정말 많구나, 하하. 설마 치오리?
그 아가씨도 확실히 굿즈를 좋아하긴 하지, 하지만 내 고용주는 사실 그녀의 메이드야. 각종 곰인형 굿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날 고용했지. 물론 상당한 보수와 함께.
의외의 사실이었지만 일전에 쿠죠 리우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 박수를 쳤다. 치오리가 가방을 잃어버려서 저기압이었는데, 이후에 어떤 마음씨 좋은 사람이 인덱스를 찾아다 주었다고 했었다.
설마 네가 그 마음씨 좋은 사람?
마음씨 좋은 사람?
치오리의 가방을 찾아다 준 좋은 사람 말이야.
그 일 말이군. 사실 분실물 알림에 "후하게 보상하겠음"이라는 문구가 있었어, 그러니까 난 사실 그냥 푼돈 좀 벌어보려고 했던 일꾼에 불과했던 거지.
아, 도착했다.
에인의 기뻐하는 소리와 동시에, 조금 낡아 보이는 디저트 가게의 간판이 나타났다.
평범한 인테리어의 디저트 가게다. 아무래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듯하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았다. 밝고 넓은 공간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컬러의 조합이 잘 어우러졌고,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메모들과 사진이 걸려 있어 따뜻함을 배로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내게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건 다름아닌 이 아름다운 케이크들의 가격이었다.
어때, 내가 말한 대로 가성비가 좋지?
에인이구나…… 어쩐지 목소리가 낯이 익다 했어……
손님이 들어온 소리를 들었는지, 가게 주인이 나와서 인사를 했다. 가게 주인은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였고, 친근해 보이는 말투로 보아 에인은 이곳의 단골 손님인 것 같았다.
이쪽은 네 친구니? 하하, 에인이 친구를 데려온 건 처음 보는구나.
어딘가 많이 들어본 듯한 대사인데, 설마 다음 대사는 '에인이 이렇게나 즐거워하는 건 오랜만이네.'는 아니겠죠?
하하하하, 내 나이라도 드라마는 본단다.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뭐가 그렇게 즐겁고 슬픈 일이 많겠어. 하지만 에인 요 녀석은 매일 즐거움이 넘치지.
확실히 기분이 저조한 에인은 별로 본 적이 없다. 방금도 금세 기분이 좋아진 걸 보면 에인은 분명 긍정적이고 명랑한 햇살 같은 남자아이다.
속도보다는 타이밍이라고, 신상 디저트가 이제 막 오븐에서 나왔는데, 우리 에인하고 같이 온 친구가 나 대신 맛 좀 봐 주면 어떨까?
고맙습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요!
에인은 날 데리고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가게 안에 퍼지는 달콤한 향기가 신상 디저트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주었다.
느끼하지 않게 달콤하고, 크림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들면서…… 이한시 최고의 평가를 내려 주겠어: 딱 맛있는 달콤함.
이거, 너한테 줄게.
맛있는 음식에 빠져 있던 중, 어느 딱딱한 촉감의 물체가 에인의 손을 통해 내 손으로 건네져 왔다. 이어서 다섯 손가락을 펼쳐 보니, 그 안에는 뽀족한 무언가가 걸려 있는 목걸이가 있었다.
이건……?
스승에게 주는 답례. 조금 전에 나한테 새로운 생활 방식을 알려 줘서 고마워. 목걸이에 달린 건 내 송곳니야, 만약 괜찮다면……
에인은 모처럼 무게를 잡으며, 만일 내가 거절하면 바로 송곳니를 가져갈 것 같은 모습을 했다. 하지만 나란 사람은 손에 넣은 물고기와 송곳니는 절대 놓치지 않지. 난 목걸이를 빠르게 받아들고는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가 잘 소장해 둘게.
여유로운 시간이 지나고, 구매를 완료한 나와 에인은 같이 디저트 가게의 대문을 나왔다.
이따가 또 다른 할 일 있어?
오늘 다른 일정은 없어.
응? 그럼 저녁은……
에인은 웃으며 내 궁금증을 풀어 주듯 핸드폰을 흔들어 보였다.
곰인형 굿즈 정보에 대한 보수가 이미 들어왔다고. 그럼 남은 시간은 널 데리고 사냥이나 가 볼까?
사……냥? 하지만 내가 가야 할 곳은 혼천신사인데.
알고 있어.
날 데리고 이한시의 다른 생활을 느끼게 해 줬으니, 이제는 내가 너한테 또 다른 마작 생활을 느끼게 해 줘야지.
준비는 됐겠지? {var:player_nickname}.
마작이라 하니 온몸으로 자신감과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 순간 에인은 부족의 후계자가 되기에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물론이지, 안 봐줄 거라고.
마작과 관련된 일이라면, 난 쉽게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날, 나, 에인, 이치히메, 멍지로가 혼천신사에서 벌였던 대국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은 금이라고 했던가. 계산을 마친 나는 과감히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오솔길을 포기하고, 꿋꿋하게 에인과 함께 가장 빠른 길을 택하여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어쨌든 이건 체력의 문제가 아니다. 사십 분이나 걸리는 길은 그저 귀중한 시간만 허비할 뿐이다.
카비의 예언에 대한 효력이 발동한 것인지, 얼마 가지 않아 길가에서 "긴급 보수 중, 통행금지"라고 쓰인 푯말을 발견했다.
……어렵게 됐네, 다시 돌아가야 하나?
이런 흔한 문제쯤이야 나한테 맡기라고. 날 따라와.
에인에 대한 신뢰로, 나는 고민 없이 그의 발걸음을 따라 길목 사이를 뚫고 갔다. 비록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우린 이미 그 보수 중인 도로를 지나 있었다.
대단해, 이게 바로 배달원의 실력인가?!
하하, 그런 셈이지. '위험' 피하기 역시 훌륭한 사냥꾼이 되기 위한 필수 과목이야. 우리에겐 절대적인 시력과 후각, 청각이 필요하니까.
이것이 종족 패시브인가, 부럽네.
사실… 그렇게 부러워 할 것도 없어.
응?
옆집의 발소리라든가, 아래층 사람들의 잡담 소리라든가, 아니면 멀리 떨어진 도로의 경적소리까지 생생하게 듣고 싶어?
아마도, 그렇게 필요하진 않을 것 같은데? 너무 시끄럽겠는걸.
안타깝게도 그게 바로 내 일상이야. 에휴…… 고향은 너무 조용해서 이렇게 시끄러운 곳이 있을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그럼 이후엔 어떻게 해결했어?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샀지. 그제서야 간신히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었어.
패시브 스킬의 참극이네, 거부할 수조차 없으니까.
역시 나를 이해해주는 건 너구나. 그리고 말이야, 이한시랑 고향의 날씨는 차이가 너무 커. 한동안 알레르기 비염까지 걸렸었거든. 지금은 꽃가루만 보면 재채기가 제어가 안 돼…… 꽃집의 심부름 보수가 얼마나 높은지 알아?
에잇…… 난 매일 아쉬움을 참아가며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너도 너무 그렇게……
내가 에인을 위로하는 말을 건네려 하자, 상대방은 돌연 크게 소리를 외쳤다.
조심! {var:Shake}
에인의 경고 소리와 거센 끌어당김과 함께, 에인의 위치와 내가 서 있던 위치가 바뀌었다. 이어서 눈앞에 흙탕물이 묻은 여우가 한 마리 나타났다.
실수했다. 어제 비가 와서 이곳에 물이 고였다는 걸 깜빡했어.
넌 괜찮지?
괜찮아.
그는 한쪽으로 가 외투를 벗어 힘차게 털에 묻은 물기를 털어냈다. 하지만 진흙이 그렇게 쉽게 떨어질 리가 없었고, 난 어쩔 수 없이 그를 길가에 있는 공중 화장실로 끌고 갔다.
그리고 밖에서 기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에인이 나왔다. 비록 에인의 몸에 묻은 진흙은 없어졌지만, 영락없이 '물에 빠진 여우'꼴이었다.
이게 무슨……?
…… 화장실 수도꼭지가 터졌어.
터졌다고?
그냥 가볍게 돌렸을 뿐인데, 수도꼭지가…… 떨어졌어.
어?
아앗, 입구에 놔뒀던 수리 중 푯말이 어디 갔지? 수도꼭지 지금 사용하면 안 되는데. 이것 봐, 이, 이 물바다 어쩔 거냐고……
나와 에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옆에서 큰 소리로 떠들며 걷고 있는 아저씨의 말을 듣고 있었다, 뇌리엔 오직 한 가지의 공통된 생각 뿐이었다.
이게 바로 불행이지.
이게 바로 불행이지.
아저씨에게 수건을 빌려 에인의 털을 대충 닦아내고 나니 대충 한 시간 정도 지나 있었다. 에인은 반 정도 마른 옷을 입고선 나의 완곡한 거절에도 디저트 가게에 데려가 주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단지, 가는 길에 그의 말수가 분명하게 줄어들긴 했지만 말이다.
아, 도착했다.
오랫동안 침묵하던 에인으로부터 돌발적으로 터져나온 목소리와 함께, 조금 낡아 보이는 디저트 가게의 간판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평범한 인테리어의 디저트 가게다. 아무래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듯하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았다. 밝고 넓은 공간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컬러의 조합이 잘 어우러졌고,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메모들과 사진이 걸려 있어 따뜻함을 배로 느끼게 해주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가 너무 늦게 왔다는 것이었다. 가게 안에 남아있는 종류가 얼마 없는 상태였고 우리처럼 늦게 온 다른 손님들 역시 얼마 남지 않은 케이크를 노리는 모습이었다. 에인은 회오리바람처럼 케이크로 돌진하더니 금세 쟁반에 담아 내게 건네 주었다.
미안해, 오는 길에 이렇게 많은 문제를 겪게 될 줄은 몰랐어. 지금은 남은 건 이 정도밖에 없네.
괜찮아,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
에인의 도움으로 빠르게 계산을 마친 뒤, 점원이 포장해 준 디저트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많이 산 건 아니었지만, 혹시라도 가는 길에 케이크가 망가지지 않도록 꽤 복잡하게 포장을 해놨다. 겨우 케이크 몇 조각일 뿐인데, 커다란 상자 4, 5개를 사용하다니.
착한 일을 하려면 끝까지 해야겠지, 너한테 이걸……
띠리리링── 순간 에인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런, 이따 아르바이트가 있는 걸 깜빡했네!
괜찮아, 가 봐. 이 정도는 문제 없어.
하지만……
에인의 일에 지장을 줄까봐 나는 팔힘을 뽐내며 에인 앞에서 모든 상자를 들어 보였다. 초조해하며 휴대폰을 보는 에인의 얼굴엔 망설임에 비쳐 보였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비장의 수단을 꺼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금 안 가면, 그 다음엔 저녁밥을 걱정해야 할 거야.
에인은 마치 몽둥이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잠시 넋을 놓더니, 조용히 인사를 남기고 떠나갔다. 위험했다, 난 하마터면 아슬아슬하게 그의 저녁까지 책임지게 될 뻔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이상하게 내가 이한시에서 사육해야 하는 대상이 많아진 느낌이 든다. 이건 아무래도 좋지 않다, 좋지 않아.
에인이 나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손에 들린 상자를 내려놓았다. 무겁지는 않았지만 들기에 불편했다. 이때 나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에인이 보내온 메시지였다.
(메시지) 생각해 봤는데, 그래도 잭스한테 연락해서 디저트를 혼천신사로 옮겨 달라고 부탁했어. 그 자리에서 몇 분만 기다리면 돼.
(메시지)걔는 좀 서툴긴 하지만, 일할 때는 믿을 만해.
찾아올 사람의 이름을 확인한 뒤, 내 얼굴에선 미소가 점점 수그러들었다. 좀 이따 잭스를 만났을 때 듣게 될 첫마디가 혹시…… "이 정도도 못 들다니. 어이, 넌 도대체 얼마나 약한 거냐. 내가 특훈을 시켜 주지"같은 건 아니겠지.
숲에서 특훈을 하는 그런 생활은…… 필요없어!
털 빠짐 사건
인연 Lv.5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76, Choices 3, Endings 2
론! 리치, 일발, 서풍패, 혼일색, 도라3, 16000!
이런 상황에서 역전이라니, {var:player_nickname} 너는 정말로 얕볼 수 없는 상대라니까.
하핫, 운이 좋았을 뿐이야.
점수봉을 회수한 나는 단숨에 꼴찌에서 1위로 뛰어올라 이번 대국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다른 두 명의 작사와 인사를 나눈 뒤 만족스럽게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오후 내내 마작 테이블에 앉아 있어 찌뿌둥해진 몸을 풀어 주었다.
쳇, 만약 10바퀴 째에서 깡을 남겨 뒀다면 너보다 2바퀴 전에 화료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아직도 복기 중이야? 마작도 쉴 때는 쉬어야 하는 법이야. 푹 쉬었다가 내일 다시 치자.
아…… 그러는 게 좋겠네.
에인은 순순히 몸을 일으키며 신선한 공기를 쐬러 나갔지만, 아까 전 대국을 복기하면서 중얼거리는 데다가, 평소보다 축 늘어진 꼬리는 누가 봐도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푸흡, 에인은 변함없이 마작에 관련된 일에 집착하는구나…… 일단 위로해 줘야겠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빠르게 걸으며 에인을 따라잡았다. 나는 에인의 부드러운 꼬리를 어루만지며, 고심한 문장을 온화한 말투로 내뱉으며 에인을 달래려고 했다.
오늘 오후에 친 대국에선 에인의 화료율도 제법 높았으니까 나쁘지 않은 성적을…… 어라, 이게 뭐지……?
여우의 꼬리를 만지던 손에 낯선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을 펼치곤 헝클어진 붉은색 털을 끄집어 내었다.
{var:player_nickname}, 왜 갑자기 멈췄어? 깜빡하고 안 가져온 물건이라도 있는 거야?
네가 즐겁길 바라서 한 일이었는데, 생각대로 잘 되질 않네…… 하아, 머리가 복잡해졌어.
응?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에인을 본 나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손에 쥔 털을 보여 주고선 고개를 돌려 자신의 꼬리를 보라고 눈짓했다.
내 꼬리 끝에 있는 털 어디로 갔어?? 너너너, 손안에 든 그건 설마?!
네가 생각한 바로 그거야. 이건 네 털이 빠지고 있는 거라고.
이런 말을 하면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충실한 마작 친구이니만큼 한 마디 해 줘야겠어. 가볍게 건드리기만 해도 이렇게나 많은 털이 빠진다니, 에인, 너 지금 심각할 정도로 털이 많이 빠지고 있다고.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에인은 재빨리 꼬리를 뒤에 숨기고선 두 팔을 크게 벌려 털이 빠진 부분을 숨기려고 했다.
그런 게 아냐. 이, 이건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네가 먼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여우는 매년마다 털갈이 시기가 있어. 부족의 전사들도 예외는 없지.
진실된 말투긴 하지만, 그래도 의심이 가는걸.
혹시 잭스가 너한테 뭐라도 얘기한 건가. 크흠, 그건……
잭스랑은 상관없어. 그리고 며칠 전에 기도춘에서 어린 여우랑 오랫동안 놀다 왔었는데, 그 여우한텐 털이 빠지는 기색 따윈 하나도 안 보였었다고.
진짜로 털갈이 시기라면, 같은 여우인 너희들은 비슷하게 털이 빠졌어야 하겠지.
그게…… 음…… 그러니까…… 사, 사실 여우마다 각자 차이가 있어서 말이야……
말이 막히는 걸 보니까, 아무래도 내가 맞춘 모양이네?
………………
황금빛을 띈 여우의 눈동자는 하늘을, 땅을, 그리고 옆의 테이블을, 바쁜 이치히메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인 멍지로를, 문밖의 풍경과 떠들어 대는 아이들을 전부 보고 있었지만 오직 나만은 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대놓고 들켰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작은 목소리로)엘리사가 그랬었지, 원래 털이 빠질 때면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 주기가 싫어진다고. 아마 에인이라면 더 그렇겠지. 뭐, 털어놓기 힘든 걸지도 모르니까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 될 것 같네.
에인, 내 말 좀 들어 봐……
{var:player_nickname}, 그게 사실은 말이야……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나와 에인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이내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고, 덕분에 그동안의 어색했던 분위기가 단숨에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에인이 먼저 신사답게 양보했다.
너 먼저 말해.
털이 빠지는 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니까, 아무것도 숨길 거 없다고 말하고 싶었어. 네가 치료될 때까지 같이 방법을 생각해 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 말은, 네가 계속 내 옆에 있어 주겠다는 말이야?
맞아, 에인. 너도 우리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했잖아.
알겠어, {var:player_nickname}. 나랑 같이 동고동락 해 준다는 거구나.
동물이 꼬리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말은 에인으로 인해 확실하게 증명되었다. 일부러 뒤로 숨겨 놓은 여우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선 좌우로 살짝살짝 흔드는 모습을 보아하니, 에인은 지금 기분이 매우 좋은 게 분명하다.
다만 지난번에 함께 '동고동락'했던 나날을 생각하니 갑자기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털이 없어서 드러난 피부와 주변에 있는 붉은 색의 털이 대조되는 바람에 자꾸 에인의 꼬리 끝에 눈이 가고 말았다.
가운데만 뚫린 구멍이라니, 그런 건 싫어!!!
에인, 털이 빠진 곳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 만약 털북숭이 보호 협회 멤버가 네 꼬리를 본다면 아마 쓰러질지도 몰라. 음, 병원으로 가면 아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니까 병원은 좋은 방법이 아닐 것 같은데, 하지만 병원 말고 에인의 털 빠짐 문제를 치료할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렇게 급하게 치료하려고 들 필요 없어. 시간이 지나면 나중에 새로운 털이 또 자랄 테니까.
새로운 털……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어…… 어서오세요, 건강약국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야간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색 코트를 입은 사람이 나타나면 보통 신고를 할지 말지 고민하기 마련인데, 이 점원은 미소를 지으며 안내를 하는 것을 보니 프로임이 틀림없어.
자꾸 시끄럽게 하다가는 뉴스에 나오게 되고 말 거야, 그리고 지금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네 프라이버시를 지켜 주기 위해서가 아니란 말이야. 어쨌든 간에, 여우 씨. 발모제를 사러 왔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는 않겠지?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그런 거야? 천진난만하고, 귀엽고, 착하고, 용감하고, 지혜롭고, 열정적인 {var:player_nickname} 돌려 줘!!!
계속해서 칭얼대면 알 수 있을 거야. 작사인 나는 다른 사람을 협박할 뿐만 아니라, 폭력까지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내가 '살벌한' 웃음으로 '격려'하자, 에인은 마지못해 점원에게 우리가 약국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 우리가…… 발모제 한 병을 사려고 하는데, 혹시 추천해 줄 수 있어?
정말 운이 좋은 손님분이시네요. 오늘 저희 매장에 탈모 방지 에센스 신제품이 들어왔는데, 지금 2+1 행사에 20% 할인 행사 중이거든요.
그렇게까지는 필요 없는데……
창문에 붙어 있는 광고 포스터를 봤는데, 이 발모제는 어디에 좋은 건가요?
이 발모제로 말씀드리자면, 인삼 뿌리와 편백나무 잎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효과적으로 유분과 비듬을 잡아 주고, 특허도 있어서 많은 캣챗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고 있답니다.
아~ 그러니까 이건 본질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중인 물건이라는 소리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진행되는 제품에 편견을 가지지는 말아 주셨으면 해요.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그 자체로 사람을 끌어당길 만한 매력이 존재한다는 거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걱정하실 필요 전혀 없으세요.
그리고 오늘 제품을 구매하시는 분들께는 샘플도 드리고 있어요. 개수는 많지 않으니까 지금 구매하지 않으시면 손해랍니다.
판매 아르바이트비 시급이 왜 그렇게 높은지 알 것 같아. 지금처럼 차례차례 구매를 유도하면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하하핫, 손님은 농담도 참 잘하시네요. 전 그저 상품을 추천드릴 뿐이랍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따로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있으신가 보죠?
우, 우리끼리 좀 더 생각해 보고 필요하면 다시 부를게.
알겠습니다. 그럼 천천히 둘러보고 계세요.
점원이 자리를 떠난 틈을 타, 나는 에인에게 찰싹 달라붙어 아까부터 궁금했던 점을 물어봤다.
에인, 뭐 불만스러운 거라도 있어?
아니아니, 그냥 좀 의심스러워서. 이 상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어. 이 가게에 들어온 이후로, 내 마음 속에 깃든 불안감이 정확하다는 사실이 증명됐거든.
응?
손짓으로 내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지시한 에인은 자신의 핸드폰을 보라면서 내눈 앞으로 들이밀었다.
{var:player_nickname}, 내가 인터넷에서 찾은 발모제의 정보야.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들어?
음, 한번 볼까. 레시피, 생산 공장, 공식 인증, 특허 권리……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어디가 이상하다고……?
여길 봐! 발모제를 개발하는 회사인데, 사장 정수리가 비어있잖아! 이건 말이 안된다고!
사진을 가리키면서 격렬하게 화를 내며 말하는 여우의 두 눈은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 사장은 자기네 상품을 사용하지 않은 걸까?
너도 내 생각에 동의하지? 합리적으로 추론해 본 결과, 이 발모제는 광고 만큼의 효과는 없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걸 살 필요는 없는 거야.
광고엔 조금 과장이 들어가니까 말이야. 하지만 과장되었다고 해서, 효과가 전혀 없는 건 또 아니겠지.
그래도, 그래도 난 이런 거 전혀 필요 없어.
털이 빠지기 시작한 네 꼬리를 봐, 너무 심하게 빠졌잖아. 지금부터라도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털이 전부 빠져버리고 말 거야.
하지만……
망설이는 에인을 본 나는 이대로 밀어붙이기로 결심했다.
소중한 마작 시간을 희생해서 너랑 같이 발모제를 사러 와 줬는데, 설마 내 호의를 저버리려는 건 아니겠지. 에인?
그, 그럴 리가, 내가 너한테 상처 주는 일을 할 리가 없잖아. 그냥 발모제인데 뭐, 까짓거 지금 당장 사 주겠어.
내가 오해할까 봐 무서웠는지, 에인은 허리를 펴고 가슴을 두들기며 마치 혼천 신사의 마작 대회 결승전에 참가하기라도 하는 듯한 눈빛을 뿜어냈다.
다행이네요, 손님. 총 12000코인입니다. 결제는 카드로 하시겠어요? 아니면 현금으로 하시겠어요?
어느새 다가온 점원이 갑자기 말을 걸면서, 환하게 웃으며 에인에게 포장된 발모제 선물 세트를 건네 주었다.
12000!!! 혀, 현금으로 할게요. 감사합니다. 하아, {var:player_nickname}한테 복슬복슬한 꼬리털을 만지게 해 주려고 돈을 엄청 썼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옆에서 내가 열심히 지켜봐줘야겠는걸. 설명서 대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약 바르는 거 잊지 말고. 오늘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바로 시작하자. 내가 옆에서 지켜봐줄게.
에인의 눈빛을 무시한 나는, 아까 전의 대국을 반성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에인을 거칠게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에인과 헤어지고 나서야, 신사에서 에인이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한 모양새였던 것이 떠올랐다.
으음……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었겠지? 다음에 만나면 물어보자.
난 매일 에인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고 싶었지만, 다른 일 때문에 일주일이나 지난 후에야 에인을 보러 갈 수 있었다.
지금 에인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간이라면 아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 잠시 후 다시……
{var:player_nickname}, 마침 잘 왔어. 하하핫.
여우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해맑은 웃음 소리와 함께 익숙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일이 끝나자마자 널 만나다니,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네. 같이 마작 치러 신사에 갈래? 오늘은 너한테 지지 않을 거니까 말이야.
그 전에, 네 꼬리 좀 보여줘봐.
어?
기뻐서 고개를 흔들던 여우는 마치 정지 버튼이라도 눌린 것처럼 멈춰서는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를 내었다.
잠깐, 잠깐만,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이상한 일을 한다고 오해할지도 몰라.
여기는 거리에서 가장 외진 곳이라 사람들이 잘 안 오는 편이야. 그리고 꼬리를 확인하는 정도야 얼마 걸리지도 않을 테니까, 협조만 잘 해 주면 금방 끝날 거야.
금방 끝날 테니까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에인이 문제를 회피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나는 에인을 강하게 벽에 밀어 붙여 놓고선 꼬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털이 빠진 꼬리 끝이 일주일 전이랑 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데, 에인, 너 발모제는 매일 쓰고 있는 거야?
크흠, 당연하지…… 설명서대로 매일 에센스를 바른 후에 냉찜질을 하고 있다고.
음? 설명서엔 분명 30분 동안 온찜질을 한 뒤에 에센스를 바르라고 써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야.
!!!
에인, 넌 평소에 다른 사람들 일에 대해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자신에 대한 일엔 왜 늘 대충대충인 건데?
에인이 발모제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기에, 얼버무리는 그의 모습과 더불어 잘못된 사용 방법을 말하고, 아무런 변화도 생기지 않은 꼬리까지 확인하니 의심의 씨앗이 내 마음속에 빠른 속도로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에인, 너 이 문제를 진지하게 해결할 생각이 있기는 한 거야?
내 말을 들은 에인은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내 손에서 힘으로 꼬리를 빼내려고 했다. 부끄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화가 났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여우의 몸 전체가 꼬리털처럼 붉게 변하고 있었다.
에인의 마을은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강인한 신체는 전사의 필수적인 조건이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온 에인에게 있어 건강 문제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에인의 말처럼 여우마다 각자의 특징이 있는 걸지도 몰라…… 사소한 일로 남을 의심하는 건 나쁜 버릇이지.
음…… 일단 에인의 털 빠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은 다음, 같이 마작을 치는 걸로 사죄하기로 하자.
나는 마음 속으로 남은 시간을 잘 계산한 후에 다시 에인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는, 사실……
미안해, 에인. 널 의심해서는 안 됐는데, 그냥 네 몸 상태가 너무 걱정되어서 말이 심해졌나 봐.
사실 내 몸은 엄청 건강해, 정말이야!
이치히메의 주인으로서, 멍지로, 잭스, 한나와 엠마의 친구로서, 그리고 Soul과 기도춘의 단골이자 흑표범 모히토와 눈여우 모찌의 친한 친구로서, 건강한 동물이라면 털이 이렇게 많이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어. 에인, 내가 걱정할까 봐 그러는 거면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어.
그래, 그럼 너도 이제 발모제에 대해선 더이상 고민하지마. 네가 내 곁에 있어 준다면 분명 빠르게 나을 수 있을테니까.
이렇게 적극적인 걸 보니 나도 안심이야. 그럼 의사한테 진료받을 때 나도 따라갈게.
……의사?
털 빠지는 문제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해결이 되지 않는 걸 보니, 발모제가 너한테 안 맞는 게 분명해. 마침 오후에 시간이 비었으니까, 같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 보자.
에인은 무슨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난 일방적으로 논쟁의 결과를 선포했다.
그럼 그렇게 됐으니까,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보자고!
병원, 괜한 엄숙함과 조용함이 감도는 공간이다. 병원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소리를 낮추고, 장난꾸러기들도 의사 앞에서는 말썽을 피우지 못하는 장소이다.
나는 에인을 데리고 피부과 진료실의 대기용 의자에 앉았다. 조용히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과는 다르게 여우는 병원 내 옆에서 끊임없이 귓속말을 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피부 전문의 진료비만 2000코인이라니, 하아…… 지갑이 쓰라리네……
코인이 문제라면 내가……
코인 문제가 아냐. 이건 완전히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그 문제에 대해선 병원에 오는 길에 이미 여러 번 이야기 나눴잖아. 병을 치료하지 않으려는 건 잘못된 행위라고.
털이 빠지는 걸 건강 문제라고는 단정할 수 없어. 업무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고, 마작에서 꼴찌를 너무 많이 해서라던가, 밤을 너무 새서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의사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할 거야.
그런 이유였더라면 네 꼬리는 지금처럼 완전히 벗겨지기는 커녕,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어야 해. 어쨌든 털이 빠지는 현상을 발견한 지 일주일이나 지났으니 너도 일과 휴식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었을 거야.
그거라면 {var:player_nickname}, 너도 책임이 있어.
그게 나랑 관련이 있다고?
내가 다 나을 때까지 같이 있어 주겠다고 했으면서, 다음 날부터 날 만나 주지도 않는 바람에 하루종일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닌가 엄청 걱정했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건 순전히 지나치게 걱정한 나머지 그 후유증이 온 거야!
……지적할 곳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짚어 봐야 할지 모르겠네. 네 말투와 표정이 진실되기는 한데, 꼬리가 좌우로 흔들리는 걸 보니 그냥 의사한테 가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거라는 게 전부 드러난다고!
전부 핑계인 건 아니거든.
나한테 속마음을 들킨 에인은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곧이어 병원 데스크의 번호를 부르는 기계음이 복도에 울려퍼졌다.
음……
우리 앞에 줄지어 서 있던 환자들이 줄어들자, 에인은 눈에 띄게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검지로 의자 팔걸이를 두드리기도 하고, 어느새 발끝은 이미 입구를 향해 있었다.
에인은 병원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의사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동안 에인이 보인 행동들을 돌이켜 보니 평소 에인의 성격과는 달리 지나치게 이상한 행동들을 보여 주었다. 약국에서 병원까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가지 가능성을 도출해 내었다.
에인, 너 설마…… 약 먹는 게 싫은 거야?
약물에 대한 공포심을 갖는 건 당연한 거고, 이에 유난히 격하게 반응하는 이들도 있다. 약물을 사용해야하는 문제가 생기면 계속해서 걱정하게 되고, 이런 스트레스는 에인 같은 건장한 청년이라 할지라도 무의식적으로 도망치게 만든다.
그리고 내가 입 밖으로 말을 꺼낸 순간, 에인이 경악하는 눈빛을 본 나는 확신했다.
내가? 약을 싫어한다고?
네가 발모제 같은 약이나, 의사한테 진찰을 받기 싫어하는 건 단순히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이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네 모습은 의사 공포증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어.
………………
내 말에 정곡이 찔린 듯, 에인은 고개를 숙인 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맑고 명랑했던 여우가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난 마음 한구석이 좀 불편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사에게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에인의 어깨를 두들기며 위로를 건넸다.
으아아아아, 왜 갑자기 머리를 들고 그래, 사람 놀라게!
{var:player_nickname}, 내 말을 좀 들어봐. 이 일에 대해서 너한테 할 말이 있어……
띵동~ 데스크에서 들려오는 기계음이 에인의 말을 끊었다. 병원에 접수한 지 1시간 37분째, 드디어 우리 순서가 되었다.
113번 에인 환자는 피부과 3번 진료실로 오시기 바랍니다.
에인, 네 차례야. 일단 의사한테 진료를 받은 다음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자.
에인의 피부과 진료를 맡은 의사는 오십살 정도 되어 보이는, 무표정한 얼굴을 가진 남자였다. 테이블 위에는 '과장'이라고 적힌 명패가 권위를 더해 주며 믿음직스러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머리가 풍성하고 검다는 점이었다.
언제부터 털이 빠지기 시작했나요?
아마도 일주일 전쯤…… 꼬리 털이…… 빠지기 시작했어요.
털이 빠진 자리에 간지러움이나 통증 같은 이상한 느낌은 없었나요? 털이 빠지기 전에 약이나, 건강 식품, 그러니까 비타민제나 보충제 같은 걸 드신 적은 있나요?
간지럽지도, 아프지도 않아요.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꼬박꼬박 잘 챙겨먹는 걸요.
불면증이나, 어지러움, 이명 같은 증상이 있었나요? 일상 생활 중에 허리 통증이나, 수족냉증,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무기력증 같은 증상은 느껴졌나요?
아니요, 저는 지금은 건강 그 자체인걸요.
실례지만, 혹시 집안 사람들 중에 탈모현상을 자주 겪으시는 분이 계신가요?
……제발 우리 부모님께서 이 말을 듣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의사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지만, 의사의 얼굴빛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진료 차트에 적힌 의사의 글씨는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분위기로 대충이나마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에인이 엄청 심각한 병에 걸렸나보네……
현재, 털 빠짐을 일으킬 수 있는 기본적인 원인은 전부 배제되었으니, 환부를 검사해 봐야겠네요. 안쪽 검사실에 누워서 꼬리 부분을 보여 주세요.
그, 그건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가뜩이나 거부감이 심한 에인이 망설임 없이 진료를 거부하자, 예상했던 대로 의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진료실에서 사람 한 명과 여우 한 마리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원만하게 해결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인. 어려워하는 건 알지만, 의사 선생님도 문제가 뭔지는 알아야 적절한 치료를 해 줄 수 있는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여기서 검사를 받는 게 좋을 것 같아.
여우의 꼬리는 아무에게나 허락되는 게 아닌걸.
뭐? 그럼 대체 누가 나한테 "내 꼬리 만질래?" 라든가 "내 꼬리는 아주 부드럽다고"같은 말을 하는 건데?!
너는 다른 사람이랑은 다르다고!
크흠!
점차 토론의 논점이 빗나가려고 하던 그때, 계속 조용히 있던 의사가 갑자기 기침을 하면서 우리의 대화를 끊었다. 그리고 의사는 일어나 천천히 의료용 장갑을 끼면서 거절할 수 없는 어투로 내게 명령했다.
제가 꼼꼼하게 검사할 테니, 가족분께서는 같이 들어오셔서 환자를 침상에 눕혀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제아무리 우수한 사냥꾼인 에인이라 할지라도, 두 개의 손으로는 네 개의 손을 당해내지 못했다. 내가 의사 선생님을 도와드리며 에인은 이제 진료실 침대에 누워 순순히 진찰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얼굴이 완전히 베개에 파묻혔는데, 숨은 쉴 수 있겠어?
마을 사람들이, 사냥꾼이 마치 사냥감처럼 쓰러져 있다는 사실을 알면 분명 날 비웃을 거야.
진료실의 사냥꾼은 의사라는 사실을 잊지 마. "우수한 사냥꾼은 절대 실수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가르쳐 준 사람은 바로 너였어. 남의 땅에서 진다고 해도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니야.
하지만 내 꼬리는 이미 만져졌는걸.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세 번은 씻어야겠어! 세 번은!
길다란 손가락이 숫자 3을 표시하며 강조하듯이 손가락과 몸을 흔들어보였다.
이어서 다음 순간, 무감정한 의사의 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퍼졌다.
힘 풀지 마시고, 꽉 잡고 계세요.
……네!
의사 선생님, 사실 제 친구가 병원 공포증이 있어서 그런데, 병원 침대에 누우면 계속해서 불안해 할 수 있어서 말이에요.
그건…… 저도 알 것 같네요. 병원에 오는 환자는 대부분 불안함을 느끼니까 말이에요. 하지만 검사를 하지 않으면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없습니다.
방식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에인의 증상은 꼬리에서만 일어나고 있으니까, 의자에 앉아서 검사를 하는 거죠.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하도록 하죠.
잠시만, 아무도 제 의견은 안 물어보는 건가요?
어? 그럼 에인은 날 거절하려는 거야?
당연히…… 아니지만, 어쨌든…… 먼저 화내지 않기로 약속해 줘.
의사 선생님, 에인은 어떤가요? 털 빠짐 원인은 찾은 건가요?
의사가 에인의 꼬리를 놓자,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진 얼굴을 한 여우를 쳐다볼 겨를도 없이 의사에게 급하게 다가가 에인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네, 원인은 아주 명확하네요. 아까 전에 제게 증상이 가장 심한 환부를 말씀해 주셨는데, 이건 면도칼로 잘라낸 겁니다.
……네?!
여기를 보시죠. 탈모가 생긴 부근이 굉장히 깨끗하죠? 자연스럽게 뽑힌 털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옆쪽 털에 묻어 있는 붉은색 페인트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환부'는 털에 묻은 붉은색 페인트가 떨어지지 않아 스스로 잘라 낸 것 같군요.
하지만 그날 에인과 만났을 때, 에인의 꼬리는 멀쩡한 데다가 내가 만지고 나서야 털이 빠졌는데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군요, 당사자한테 한번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막 검사를 마치고 테이블에 앉은 에인을 바라보니, 에인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선 내 시선을 피하려고 했다.
에인,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확실히 이제 더 이상은 숨길 수 없을 것 같네…… 음, 사실 전부터 말하려고 했었는데, 매번 이런저런 이유로 말을 못했어.
며칠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실수로 꼬리가 페인트 통에 빠져버렸지 뭐야. 페인트는 잘 안 씻기지, 마음은 또 급하지, 그런데 페인트가 묻은 범위가 그다지 크지는 않아서 그냥 싹 밀어버린 거야.
그럼 빠진 여우털은 뭐야?
크흠. 털을 깎고 나서야 알아차린 건데, 꼬리에 털이 없으니까 영 보기가 안 좋더라고…… 그래서 이웃 아주머니한테 접착제를 빌려다 털을 다시 붙여 놨던 거야. 자세히만 안 보면 문제가 없어서 그냥 네가 만지도록 내버려 뒀던 건데……
아, 이렇게 보니 아무래도 내가 문제였었나?
아니, 아니, 당연히 내 문제지. 이미 깎아버린 털을 다시 붙이려고 했다는 게 부끄러워서, 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더라.
가까스로 용기를 내 고백을 하려고 했지만, 네가 전부 나을 때까지 나랑 같이 있어 주겠다고 말하니까, 나는…… 그러면 우리가 더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어서……
그게 네 '탈모'의 진실이었구나.
미안해, 오랫동안 걱정하게 만들어서.
에인의 목소리가 작아지다 못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건장한 여우가 마치 작은 한 마리 토끼 같은 모습을 하고는 무고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휴유…… 인생이란 연극과도 같으니, 이번 생에 인연이 닿았으니 만남도 있는 것. 내게 화를 내도 나는 화를 내지 말 것, 홧병이 나도 나를 대신해 줄 사람은 없으니……
{var:player_nickname}, 뭘 중얼거리는 거야?
화를 삭히려고 부르는 노래야. 마음을 좀 가라앉혀야 법률 신문에 "핏빛으로 물든 진료실" 같은 제목으로 보도되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
아무래도 이건 안 되겠다고 느낀 에인은, 다시 의자에 앉으며 벌을 달게 받겠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난 에인이 일부러 저런 표정을 짓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 눈빛을 무시할 수 없어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어서 곁눈질로 계속해서 내 눈치를 보던 에인의 모습에 결국 내 입꼬리가 올라가고 말았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라서 다행이야.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한 데다가, 털에도 문제 없는 거잖아.
실례하겠습니다. 털 빠짐 관해서 말인데, 아직 진료가 안 끝났거든요.
네? 이미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고 계신 거 아니에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건 환자 분께서 말씀해주신 부분이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니 평소에도 털이 자주 빠진다는 걸 확인했거든요. 바로 이렇게 말이죠……
에인에게 몸을 돌리라고 전한 의사는 손을 뻗어 꼬리를 쓸어내렸다. 그랬더니 길고 짧은 털이 공중에 휘날리며 주위를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에인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을 뻗어 자신의 꼬리를 매만졌다. 하지만 아무리 꼬리를 쓸어넘겨도 계속해서 손에 묻어나오는 털은, 실제로 탈모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만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고 있을 뿐이었다.
말도 안 돼! 내가 진짜로 탈모라고?!
후후, 증세는 심각하지 않으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약만 먹으면 증상이 많이 좋아질 겁니다.
말도 안 돼, 내가 탈모라니…… 이건 꿈이야, 분명 꿈이 분명해.
너무 큰 충격을 받은 에인이 꿈에서 깨어나려는 듯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팔뚝에 충격을 주려고 하기에, 나는 급하게 에인을 제지했다.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해, 에인. 너는 탈모야.
하지만 난 지금 이렇게나 건강한데? 탈모라니 이상하잖아.
허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도 털 빠짐 현상이 생길 수 있어요. 요 며칠간 이 진실을 어떻게 밝혀야 할지 고민하느라 스트레스가 생겨서 이런 현상이 생겼을 수도 있지요. 자, 이 약을 매일 오후에 복용하도록 하세요.
물론이죠. 이번에는 제가 꼭 감시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안돼!!!!!
이치히메, 혹시 에인이 어디로 갔는지 봤어?
주인, 오늘은 일찍 왔냥. 이치히메, 멍지로, 망할 토끼는 에인씨 한테 과자를 받고 동쪽에 있는 다용도실에 숨어 있겠다는 걸 말하지 않기로 했다냥. 주인이 나가면 마작을 하러 나오겠다고 했다냥.
고마워, 이치히메. 멍지로랑 놀고 있어. 그럼 먼저 가 볼게.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듯이 눈빛을 교환하며, 웃으면서 가져온 간식을 이치히메에게 건네 주었다. 그리고 나는 약사발을 손에 들고선 에인이 숨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에인의 탈모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자, 에인은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마주봐야만 했다. 하늘이 내린 벌인지, 에인의 약은 매우 썼고, 때문에 이 약을 끓일 때마다 혼천 신사에 계속해서 쓴 향기가 퍼져나갔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잖아. 에인, 왜 이런 간단한 사실을 외면하려는 거야? 내가 매일 일부러 신사에 와서 약을 전부 마시는 걸 확인하고 있는 건, 전부 에인 너를 위해서라고.
푸훗…… 나도 납득하기 힘든 핑계네, 하하하핫. 도대체 누가 에인한테 오랫동안 거짓말을 하게 만들고, 쓰디쓴 약을 먹도록 감시하게 했는지 정말 궁금한걸. 이게 다 여우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대가라고.
그렇게 생각한 나는 다용도실의 입구에 서서, 슬그머니 문을 두들기며 상냥한 목소리로 에인을 불렀다.
에인, 약 먹을 시간이야~
에인, 너 털이 아예 안 빠졌던 건 아니겠지?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흐음, 이 표정은…… 아무래도 내가 정답을 맞힌 모양이네?
으, 우리 나가서 말하자.
초가을의 바람은 여름에 부는 바람보다 더 시원했고, 나와 에인이 있는 모퉁이는 잘 보이진 않지만 바람이 잘 통하고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샛노란 낙엽과 함께 우리 사이를 지나갔고, '심문'을 위한 무대를 펼쳐 주었다.
기회를 줄게. 도대체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 거야? 솔직하게 말하면 봐주겠어.
크흠, 그게 말이야…… {var:player_nickname}. 너도 알아차렸겠지만, 난 탈모가 아냐.
알아차린 게 아니라 그냥 합리적인 추측일 뿐이지. 탈모인데 발모제도 바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일단 비논리적이야.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꼬리 끝부분의 맨살 부분이 깨끗한 걸 보면 탈모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자른 걸로 보이기도 하는걸.
자세히 보지도 않았는데 그렇게나 자세히 알아내다니, 관찰력이 마을의 조사대와 견줄만한걸.
그런 칭찬 몇 마디로 날 속였다는 사실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거야.
그게 사실은 말이야, 내가 며칠 전에 서점 인테리어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말했잖아? 그때 책을 옮기다가 실수로 꼬리에 페인트가 묻었단 말이야.
그런데 그 붉은색 페인트가 잘 지워지지 않아서 충동적으로 그냥 전부 밀어 버렸던 거야.
그렇다면 그날 내가 꼬리를 만졌을 때 분명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을 텐데 말이야.
크흠, 그게 말이지…… 자르고 보니까 보기가 좀 흉하더라고. 그래서 이웃 아주머니한테 접착제를 빌려다 털을 다시 붙여놓은 거야. 하지만 접착제가 좀 안 좋은 거였는지 네가 만지니까……
에인, 네가 이런 방법을 썼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걸.
하하. 흑역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var:player_nickname}, 너 한 명 뿐이니까 말이야.
내 안색이 이상한 걸 알아차렸는지, 에인은 더 이상 웃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가와 사과를 건넸다.
진작에 너한테 알려 줬어야 했는데, 얘기를 하려고 할 때마다 말이 끊겨서 말이야. 게다가 네가 전부 나을 때까지 내 옆에 있어 준다고 하니까 그만……
………………
너랑 같이 신사에 가서 시원하게 마작을 칠 테니까, 화 내지는 말아 주라. 지난번에 낭비한 시간까지 전부 보상해 줄게. 그리고 다음부터 내 꼬리도 마음대로 만져도 되니까, 응?
복슬복슬한 꼬리가 주인에 의해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니, 에인은 내가 이 조건을 받아들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더 괘씸한 것은, 마음속으로 저울질을 한 결과, 에인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린 것이다.
내가 너랑 같이 마작을 쳐 주는 거겠지. 있는 시간 없는 시간 전부 마작장에 끌어다 쓰는 사람은 바로 너니까 말이야. 게다가 여우 꼬리는 전부터 마음대로 만질 수 있었으니까, 이건 사과라고 볼 수 없어.
그렇게 말한 나는 손을 벌컥 내밀어 여우 꼬리를 만지면서 마음 속에 깃든 울분을 풀어냈다.
음? 이건……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드는데……?
지난 번이랑 똑같았다. 이어서 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에 묻은 주황색의 털뭉치를 바라보았다.
에인, 너 정말로 털이 빠지고 있는 것 같은데.
뭐어?! 말도 안 돼!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홀가분했던 여우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로 손을 뻗어 꼬리를 매만졌다. 그러더니 공중으로 날아오른 털들이 떨어지면서 주변을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우와, 털 빠짐이 제법 심한데.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var:player_nickname}, 이걸 어쩌면 좋아?!
음…… 이건 나도 잘 모르겠네. 네가 말했듯이 여우마다 개체 차이가 있는 법이니까 말이야.
나는 에인의 도움 요청을 무시한 채 몸을 돌려서 그대로 마작장으로 향했다. 충격에 빠진 여우는, 정신을 차리면 알아서 병원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같이 가 주지 않을 거야. 사람을 속인 죗값은 치뤄야 하니까 말이지.
특별한 사냥
계약 오픈
Possible Endings
Scenario Script
Spots 1, Scenes 282, Choices 3, Endings 3
이 나이프는…… 역시 레이저 센서 장비 중 하나라는 거야?
맞아, 재질은 고무고 끝에 레이저 발사기가 달려 있지. 레이저 수신기에 닿으면 소리가 나게 돼.
이 시각, 넓은 야전 클럽의 로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나는 진열대 앞에 서서 각양각색의 '무기'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지나가던 이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명확한 대비를 이루었지만, 에인이 계속 내 옆에 붙어 안내를 해줬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레이저 수신장비 엄청 리얼한걸. 여기가 군사 무기 전시장인 줄 착각할 뻔했어.
하하, 사람들한테 리얼한 환경의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 실제 모델을 본떠서 제작한 거지.
레이저 총, 위장복, 실제 자연을 모방한 가상 야전 환경…… 주말에 늦잠자는 시간을 희생해서 너랑 교외에 있는 야전 클럽에 오기로 한 건 역시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아.
엥? 설마 너 정말로 게임할 생각으로 온 거야?!
그……럼?
(소곤) 난 네가 네가 나랑 같이 나오고 싶은 줄……
응? 뭐라고? 잘 안 들렸어.
아, 아냐. 맞다, 이건 페인트 총이야. 이런 '총알'에 맞으면 아프기도 하고 멍까지 남아서 장난 아니라고. 그래서 전투 중에 이런 무기를 사용할 시엔 모든 사람이 헬멧, 보호 안경하고 방호복까지 입도록 클럽에서 규정해 뒀어.
에인은 클럽의 모든 장비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네, 단골인가 봐?
단골까진 아니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오는 정도지.
고향에 있는 부족에서는 사냥을 자주 계획하거든. 사냥꾼들이 직접 숲에 들어가서 짐승들을 잡는데, 마지막엔 사냥감의 숫자와 크기로 우승을 결정해.
비록 난 지금 사냥에 참여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 몸을 나태하게 둘 순 없는 법. 그래서 이한시에 왔을 때부터 사냥을 연습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어.
하지만…… 내가 알기론, 이런 야전 게임은 네가 말한 사냥이랑은 꽤 거리가 있을 텐데?
맞아. 하지만 야전 게임은 신체의 민첩도나 작전 판단을 훈련하는데 효과가 있거든. 그래서 내 사냥 컨디션을 유지시켜 줄 수 있지.
그렇구나.
하하, 이왕 왔으니까 가자. 내가 '사냥'에 데려가 줄게.
알 수가 없네, 네 말은 그니께, 지금 우리 대전 상대가 없단 거여? 어쩐다냐……
쯧, 그래서 말해 줬잖아. 이런 시시한 게임에서 비슷한 실력의 상대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도 말라고, 있을 리가 없잖……
{var:player_nickname}?, 너도 여기 있었어?
소리를 따라 고개를 들어 좌측 후방을 바라보니, 한 쌍의 분홍빛 동공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그녀의 옆에 서 있던 꽤나 거친 성격의 소년도 마주할 수 있었다.
니시바류의 제자하고…… 에인? 너희 둘이 어떻게 같이 있는 거지?
당연히 우리는 사이가 좋기 때문이지, {var:player_nickname}. 그치?
아, 그렇…지??
잭스의 우호적이지 않은 눈빛으로 인해, 마침표로 끝났어야 할 말이 의문형으로 튀어나왔다.
어이, 나도 너랑 사이가 괜찮잖아, 안 그래?
아? 어…… 맞지?
그런가…… 그렇다면 나랑 잭스, 누가 {var:player_nickname}랑 사이가 더 좋지?
???
……
마치 심각한 전쟁 속에 휘말린 느낌이다, 옆에 있던 한나에게 구원의 눈빛을 던져 보았지만, 그녀는 손가락으로 지붕 위나 바닥, 지나가던 사람을 가리키며 쳐다보고 있었다…… 나만 빼고.
여러분, 잠시 실례합니다. 다음 보물찾기 이벤트가 이제 곧 시작되는데요, 네 분도 혹시 같이 오셨다면 플레이해 보세요.
아니, 우리는 같이 온 게 아닌……
좋아.
칫, 나도 바라던 바지.
엣?!!!
그럼 여러분에게 자세한 플레이 방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잠깐……
흥이 오른 두 사람은 이미 직원의 옆에서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었다, 심지어 한나까지도. 아무도 나의 거절 의사를 신경 쓰지 않았다……
알겠다, 나는 플랜 B에 E번 선택지 같은 존재이다. 5인 파티에서 장비 착용을 깜빡해 버린 유리 몸 같은……
{var:player_nickname}? 빨리 제대로 안 들으면 좀 이따 도망만 다니느라 정신없을 거라고.
에인이 조금 강하게 날 잡아당겼다, 나도 진지하게 해설을 듣는 무리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 공격력은 적어도 괜찮은 편인 것 같으니까 나도 썩 내키진 않지만 거절하진 않아야겠다.
여기 오늘 새로 오신 플레이어 있나요? 저희 클럽에 처음 오신 분이요.
저유.
저요.
……나, 도.
하하, 신입이 많군요. 그럼 여러분께 장비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드릴게요. 이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착용하게 될 레이저 수신기예요, 플레이어마다 여섯 개를 착용할 거고, 명중을 당하면 부상 경보음이 울립니다.
신입 플레이어 분들께는 한 번 명중 당한 뒤엔 5초 동안 다시 명중되지 않도록 설정되었습니다. 즉, 한 번 명중 당하면 5초의 무적 시간이 생기는 것이죠.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플레이어의 머리에 있는 레이저 수신기가 무기에서 나오는 레이저 신호를 받게 되면, 그 플레이어는 즉시 아웃됩니다. 그러니까 머리를 잘 보호하시라고 특별히 말씀드립니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어루만져 본다. 게임에서 '헤드샷'은 어디든 존재하는구나.
보물찾기 모드에선 여러 팀으로 나뉘어서, 다 같이 숨겨져 있는 목표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먼저 목표를 찾아내 기지로 호송을 하거나 모든 플레이어를 섬멸한 팀이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인원수로 보아, 두 개의 팀으로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우리 같은 팀 하자! {var:player_nickname}.
한나의 말이 끝나자, 강렬한 세 개의 시선이 나에게로 꽂혔다.
어이, 난 부족에서 가장 우수한 사냥꾼이라고. 잘 생각해!
너의 '우수함'이 증명된 것인지는 묻지 않겠어, {var:player_nickname}. 같이 동고동락해 온 파트너가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지 않아?
제발 동고동락이라는 말을 꺼내지 말아 줘!!! 그 한 달을 내가 어떻게 보냈는데!!! 속으로 울부짖으며, 고개를 돌려 한쪽에 있던 한나를 바라보았다.
나…… 나를 선택하는 거여……
내 구원의 눈빛이 너무 뜨거웠는지, 한나는 수줍은 듯이 꼬리로 우아하게 바닥을 내리쳤다. 그렇게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먼지들이 피어올랐고, 이어서 나는 바닥을 보았다…… 깨져버린 바닥을.
하하…… 생각 못했네, 전투력이 가장 낮은 나한테 선택권이 있는 건가?
나와 에인은 원래 같이 오기로 약속했었고, 더군다나 에인은 이곳의 게임에 대해서도 굉장히 잘 아는 듯 했다.
결정했어, 에인이랑 팀을 맺겠어!
황금빛의 여우 눈이 보기 좋은 초승달 모양을 그려내었고, 에인의 뒤에선 복슬복슬한 꼬리가 좌우로 살랑거렸다. 이건 그의 기분이 매우 좋을 때 나타나는 작은 동작이다.
나이스!
훗, 미리 말해 두지만, 난 절대 봐주지 않아. 좀 이따 너무 크게 우는 일은 없도록 해라.
{var:player_nickname}, 조심혀, 우아한 레이디로서, 사냥터에서는 인정사정이 없으니께!
게임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기싸움부터 너무 무섭네.
무서울 거 없어, 분명 우리가 승리할 거야.
우리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게임 장비를 착용했다. 사람마다 레이저 총 한 자루와 진짜 같은 나이프가 주어졌고, 이 장비들은 컴퓨터와 연결되어 자동으로 공격 득점을 판정한다. 야전장에 들어가기 전, 우리는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각자의 기지로 안내받았다.
시작 알림과 함께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 안전 기지를 벗어나 상대방의 구역으로 향했다. 그렇게 보물찾기 게임이 시작되었다.
야전 클럽 내부에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 게임 배경 구현이 너무 리얼해. 나무든 강물이든 관목 숲이든, 모두 실제 야외에 있는 숲이랑 완전 똑같아.
에인, 네 고향도 이런 모습이야?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나랑 같이 고향에 가서 직접 볼 수도 있다고. 전에 영감도 말했었어, 네가 오면 특별히 시간을 내서 직접 마중을 나가 주겠다고.
에? 듣자하니 왠지…… 이미 너희 집 사람들한테 내 얘기를 한 거야?
아, 그게…… 가족들이랑 연락할 땐 항상 주위 사람에 대해서 얘기하니까 말이지. 게다가 {var:player_nickname} 너 정도면 외부인도 아니니까, 그래서 얘기했지.
너도 너무 신경 쓰진 마, 그렇다고 우리 집 영감이 뭐 대단한 인물인 건 아니니까. 그러니까…… 너는, 갈 거야?
당연히 가야지!
좋았어! 온몸에 기운이 넘치는데! 잭스 열 명쯤은 혼자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크흠, 너무 오버야. 잭스의 그 근육들은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한…… 다섯 명 정도로 하자.
나와 에인은 서로를 마주보며 웃었다. 어쩌면 내가 오랫동안 고대하면 그 땅에서 사냥하는 계획을 이제 스케줄에 넣어볼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전제는 최소한 오늘을 먼저 클리어하는 것이겠지만.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생각이 흘러가자마자, 오른쪽 팔의 레이저 수신기가 강렬한 진동을 내보냈다. 계속 깜빡이는 빨간 불빛은 내가 방금 '습격'을 당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일단 엄폐물을 찾아!
이 순간, 나와 우수한 사냥꾼의 차이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적의 갑작스러운 습격에, 에인은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두 사람이 감싸 안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무 뒤로 숨었고, 나는 아직도 제자리에서 어디로 도망칠지 생각하고 있었다.
{var:player_nickname}, 내 옆으로 와!
아, 알겠어.
하지만 뒤에서는 끊임없이 "탕탕"거리는 총격 소리가 들려왔고, 내가 에인이 있는 방향으로 두 발자국 정도 뛰자 난 왼팔을 공격 당하고 말았다. 난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작은 관목 더미를 찾아 끌어안고 머리를 보호하기로 했다.
{var:player_nickname}, 총 소리로 보아하니 상대는 한 명만 온 것 같아. 조금 이따 내가 상대를 유인할 테니까, 넌 기회를 봐서 안전한 곳에 몸을 숨겨.
그건 너무 위험해.
난 총에 맞지 않았잖아, 생명력이 너보다 더 많아. 그리고 5초 정도의 무적 시간이면, 내가 새로운 엄폐물 찾기엔 충분한 시간이야.
난 에인의 제안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시간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에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에인이 엄폐물로부터 뛰어나가는 순간, 상대방의 화력은 역시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바로 에인의 좌측 어깨에 빨간 불이 반짝이던 순간, 나도 빠르게 방금 그가 있던 위치로 뛰어들어 순조롭게 나무 뒤로 숨을 수 있었다.
이렇게나 널 제거하고 싶어하는 걸 보니, 저쪽에서 나온 건 잭스인 것 같네.
나는 계속해서 뒤에 메고 있었던 레이저 총을 들고 조준경으로 조금씩 수색했다. 그러자 역시나 나뭇잎의 틈 사이로 어렴풋이 몇 가닥의 갈색 털이 비쳐보였다. 하지만 잭스의 몸에 달린 레이저 수신기가 잘 가려져 있어서 아무래도 손을 쓰기에는 어려웠다.
보물찾기 대항전은 공평성을 위해 일반적으로 목표물을 양측 기지 사이의 중간 구역에 위치시킬텐데, 잭스는 어째서 우리 기지 근처에 나타난 것일까?
에인, 잭스네 팀의 전략은 혹시 우리를 섬멸하고 나서 보물을 찾으려는 게 아닐까?
한나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어, 어쩌면 잭스가 우리를 묶어두고 한나가 보물을 찾으려는 걸 수도 있어.
1대 2로 우릴 상대하려고 하다니, 꽤나 얕보였네.
단독 플레이, 적진 깊숙한 곳, 방심…… 이러한 키워드들이 나열되며 연결되더니……
에인, 기회야!
{var:player_nickname}, 기회다!
우리의 생각이 일치한 모양이네.
잭스가 혼자인 틈을 타서 처리하자.
하지만……
응?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일대일 전투 능력이라면…… 에인도 잭스한테는 못 이기겠지.
……
아, 침묵은 금이라고 했던가. 난 조용히 수습하기 위해 입을 열어 변명을 해 보려 했다. 하지만 의외였던 것은, 에인이 반대로 웃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누가 일대일로 싸우겠대? 너도 있잖아.
나? 난 마작에서나 잭스를 이겨봤지, 이거 가지고 잭스보다 강하다는 건……
미안, 에인……
어? 왜 갑자기 사과를 해.
만약 나도 뛰어난 사냥꾼이고, 강한 전투력이 있었다면 잭스가 이렇게 우릴 넘보진 못했을 텐데. 게다가 제대로 된 전투는 시작도 안됐는데 난 이미 세 발이나 맞아버리고……
누가 이길지는 아직 모르는 거야.
하지만 나는……
{var:player_nickname}, 사냥에 있어서 전투력이 모든 걸 말해 주는 건 아냐. 자신의 능력에 대한 충분한 이해,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이런 모든 것들이 승리를 위한 열쇠지.
응?
지금 눈앞의 상황으로 예를 들자면, 잭스와 한나의 조합은 확실히 우리보다 많이 강하겠지. 하지만 녀석들은 자신의 강한 전투력만 믿고 낯선 환경에서의 각개 전투를 선택했어. 이건 굉장히 비합리적인 행위라고. 어쩌면 이게 우리가 승리를 뒤집을 수 있는 관건일지도 몰라.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자신을 얕보지 마, {var:player_nickname}. 게다가 지금 한 가지 해야 할 게 있는데, 너만이 가능해.
잭스는 비록 근접 나이프 전투술엔 굉장히 강하지만, 이런 총기류에는 약한 편이야. 빗나간 총알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어.
좀 이따 총알이 떨어지면 분명히 익숙한 근접전으로 들어오려고 할 거야, 그게 바로 우리의 기회지.
내가 나서서 잭스랑 전투를 할게, 넌 여기서 대기하다가 녀석을 저격해.
갑자기 부담감이 엄청나게 느껴지네, 내가 트롤이 아니길 바라야겠다.
나와 에인이 전술을 확정하자, 먼 곳에서 들려오던 총소리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에인은 검지를 들어 올리며 침묵을 표시하고, 여우 귀를 돌려가며 주위의 소리들을 포착하고 있었다.
에인이 모조 나이프를 꺼내는 모습을 보며, 난 손에 들려 있던 레이저 총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소리를 낸다……
5…… 4……
{var:player_nickname}, 그렇게 긴장하지 마.
3……
난 널 믿어.
2……
그러니까 너도 날 믿어.
1……
우린, 반드시 승리한다!
에인은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처럼 엄폐물에서 뛰쳐나갔다. 마치 영역을 침범당한 야수처럼, 적극적으로 습격자를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
하지만 잭스 역시 얕잡아 보이지 않기 위해 맞서왔고, 우수한 사냥꾼끼리의 교전은 에너지와 야성이 넘쳤다. 그리고 주위에 일어난 흙먼지와 떨어지는 나뭇잎들 때문에 조준경으로는 두 사람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여서, 나는 털의 색깔로만 에인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었다.
아니, 갈색이랑 빨간색이 너무 붙어 있는 거 아니냐고!!!
후…… 냉정하자, 만일 에인을 잘못 쏘게 되면 좋지 않다.
손목의 점수 집계 수신기가 멈추지 않고 진동하며 빨갛게 반짝거린다. 이는 에인이 잭스와의 교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강제로 마음을 진정시킨 뒤, 레이저 총을 다시 들어 검지를 방아쇠에 올렸다.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음? 에인이…… 날 보고 있네?
조준경을 통해, 에인이 내가 있는 방향 쪽으로 입술을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총을…… 쏘라고? 하지만 잭스가 아직 최적의 위치에 오지 않았는데…… 내가……
펑──! 몸이 머리보다 한발 앞서 반응했다, 손가락이 에인의 지령을 인지한 그 순간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그러나 먼 곳에서 엉켜 있던 두 사람은 이미 먼지를 일으키며, 나의 공격이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명중했나? 으음, 진동이 너무 강하네. 설마 에인을 맞춘 건 아니겠지?
파랑팀 1번 아웃.
성공인가?
방금 팀을 나눌 때 나와 에인은 빨간 팀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아웃된 것은 잭스일 수밖에 없었다.
잘했어 {var:player_nickname}, 헤드샷이야. 승리를 위한 조건을 쟁취했어.
아냐아냐, 네가 잘 지휘한 덕분이지.
네가 날 믿어 줬기 때문이야. 내가 총을 쏘라고 했을 때, 잭스를 가운데에 제대로 조준하지 못했었지?
맞아.
어이, 둘이 칭찬 릴레이라도 하는 거냐? 난 아직 여기 있다고, 다 들린단 말이다!
패배자는 끼어들지 마라.
쳇, 누가 이긴 건지는 아직 모르지. 난 그저 너희들의 시간을 끌기 위해서 나섰을 뿐이야. 시간을 보니 한나가 이미 보물을 찾아서 돌아가는 길이겠군.
이번에야말로 네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걸 기대해 보겠어.
에인, 우린 확실히 잭스한테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했어. 그리고 게임이 끝나기까진 이제 20분 밖에 안 남았지.
한나의 속도를 따져봤을 때, 아직 보물을 찾았다는 소식이 안 들린 걸 보면 한나도 분명 난관에 봉착했을 거야.
에? 하지만 숲에서 사냥꾼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게 대체 뭐가 있지?
가서 보면 알겠지.
우리는 길을 따라 보물이 있는 구역까지 도착했지만, 보물은 이미 한나가 가져간 상태였다. 게다가 지면의 발자국이 어지럽혀 있어서 설령 에인이라 할지라도 한나의 행적을 판단할 수 없었고, 우리는 기지로 돌아가 소식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타임 아웃,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시합의 결과는 무승부입니다.
한나가 보물을 발견한 거 아니었나? 어떻게 무승부가 되지?
나와 에인이 시합 전에 머물렀던 준비 구역으로 되돌아오자, 우린 온몸에 덩굴을 휘감고 있는 한나를 만날 수 있었다. 모두에게 들어보니, 한나는 뛰어난 직감으로 빠르게 보물을 찾아냈지만 결국 길을 잃었다고 한다……
(소곤) {var:player_nickname}, 기억해 둬. 숲에서 방향감을 잃는 건 사냥꾼으로서 가장 피해야 하는 일이야.
비록 에인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지만, 나는 한나의 복슬한 털로 뒤덮인 귀가 몇 번씩 떨리고는 완전히 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나와 잭스는 돌아가서 제대로 훈련하겠다며 우리와 헤어졌고, 나와 에인은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길가에서 질주하는 자동차가 남긴 연기 때문에 에인이 연달아 재채기를 하는 모습이, 방금 전까지 대자연의 아름다운 환경에 빠져 있던 나를 다시 현실로 끌어내었다.
에고, 안타깝네.
뭐가 안타까워? 시합에 이기지 못해서?
아니, 사실 방금 전에 있었던 곳이 아주 좋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그리고 난 이런 긴장감 넘치고 자극적인 분위기도 꽤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
그게 어려울 게 뭐 있어, 시합이 막 시작되었을 때 우리가 했던 말 기억해?
네 고향에 대한 거?
그래. 너만 준비 됐으면 언제든 출발할 수 있어.
일광욕도 좋고, 사냥도 좋고, 널 데리고 진정한 대자연을 느끼게 해 줄게.
고개를 돌려 에인을 바라보니, 어느새 그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이.
그럼 이 계획으로 스케줄을 짜 보자.
그럼 약속한 거다.
좋아.
게임에서 최종적으로 승리를 얻어내고 싶다면, 팀원을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 절대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 팀원의 전투력은 내가 가장 우선시하는 요소다.
난 결정했어, 난 잭스와 팀을 하겠어!
후후, 난 바로 너처럼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지.
{var:player_nickname}, 확.실.한.거.야?
내 팀원을 위협할 생각이냐?!
단지 {var:player_nickname} 네가 올바른 결정을 하길 바랄 뿐이야.
어이, 네 대답을 다시 큰 목소리로 저 여우놈한테 들려 줘, 제대로 단념하도록.
{var:player_nickname}?
여우와 늑대에게 동시에 노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냉정함을 유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난 이마에 흐르지도 않는 식은땀을 닦고,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자신의 선택을 확고히 했다.
난, 잭스랑 팀을 맺도록 하겠어!
들었지? 여우놈아!
음…… 이건 말하지 않을 수 없겠군, {var:player_nickname}. 넌 정말로 잘못된 결정을 한 거야. 그럼 이따 시합에서 내가 봐주지 않는 걸 원망하지 말라고.
……
이제 와서 '지망'을 바꾸기엔 늦은 듯하다. 그저 에인을 단독으로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하자.
우리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게임 장비를 착용했다. 사람마다 레이저 총 한 자루와 진짜 같은 나이프가 주어졌고, 이 장비들은 컴퓨터와 연결되어 자동으로 공격 득점을 판정한다. 야전장에 들어가기 전, 우리는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각자의 기지로 안내받았다.
시작 알림과 함께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 안전 기지를 벗어나 상대방의 구역으로 향했다. 그렇게 보물찾기 게임이 시작되었다.
비록 잭스와 의논을 했다지만, 한 사람이 상대의 전력을 묶어두고 다른 한 사람이 보물을 찾는 전술이라니, 아무래도 홀로 낯선 숲을 헤쳐나가는 건 너무 불안한걸.
동료가 있다면 더욱 좋을 텐데, 게다가…… 응? 잠깐, 이 이상한 느낌은…… 혹시 누가 날 추적하나?
이상한 느낌이 마음속에서 솟구친다. 뒤에서 무시할 수 없는 뜨거운 시선이 내 행동을 쫓고 있는 듯하다.
분명 에인 혹은 한나다. 이렇게 빨리 잭스를 처리했다고? 아니야, 기계에는 아직 아무런 진동도 없었어. 아마 녀석들은 아직 마주치지 못했을 거야. 그럼 뒤에서 날 쫓고 있는 건…… 클럽에서 설치한 영상 장비는 아니겠지?
가서 탐색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
나의 눈빛이 길에 활짝 피어난 꽃에 이끌렸다, 쪼그려 앉아 보니 이것은 진짜 생화였다. 어느 꽃 알레르기가 있는 여우를 생각하니 내심 어딘가 미안했지만…… 네가 자초한 일이니 날 탓하진 말기를!
뒤에서 누군가 덮쳐오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나는 신속히 몸을 돌려 뜯어낸 꽃을 제대로 상대방의 얼굴에 내리쳤다.
에취──
역시 너구나, 에인!
에인이 어떻게 잭스의 방어선을 돌파한 것인지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저 난 홀로 야외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냥꾼과 마주쳤고, 그다음 결과는 오직 하나 뿐이었다. 때문에 난 팀원이 지원하러 올 시간을 벌기 위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반대편 숲으로 뛰어들어가 에인의 공격을 피하고자 했다.
으아아아아아 야전 게임장에 어떻게 함정까지 있는 거야?!
에취── 이건 당연히 게임장에 있는 게 아니지. 내가 널 위해 특별히 준비해 둔 거야.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큰 함정을 파냈다고?
헤헤, 함정을 파는 건 내 전문이라고. 네가 넘어져서 다칠 걸 우려해서, 엣취── 내가 특별히 바닥에 건초까지 깔아 뒀지. 에…… 날 팀원으로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상대방을 배려해 줘야지.
……
너 혼자의 힘으로 이 함정을 빠져나오는 건 불가능해. 하지만 난 착하고 남을 돕는 걸 좋아하니까, 네가 "앞으로는 반드시 에인과 팀을 맺겠습니다"라고 세 번 외치면 너를 끌어내 주도록 할게, 어때?
옛말에 대장부는 때에 따라 움직인다고 했지. 그리고 이런 말도 있었지, 시기를 아는 자가 바로 준걸이라고.
앞으로는 반드시 에인과 팀을 맺겠습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에인과 팀을 맺겠습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에인과 팀을 맺겠습니다──
……
말 바꾸기 없기다?
그럴리가. 너의 그 '쿨함'에 놀랐어. 내가 아직 너에 대해 잘 모르나 봐.
나도 네가 팀을 맺는 일에 이렇게나 연연할 줄은 몰랐어.
하하, 그럼 비긴 걸로 하자. 자, 내가 잡아줄게.
웅웅웅── 차고 있던 채점 기기가 강렬하게 진동한다. 기기는 에인이 나에게 명백하게 '사살'되었다는 사실을 표시했다. 그리고 그가 머리를 내밀어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순간, 난 몰래 레이저 총을 들어 그의 머리에 있던 수신기를 조준했다.
……
기만도 전술이지, 이것도 최후의 승리를 위해서다.
{var:player_nickname}!!!
분노한 여우의 외침이 온 숲을 뒤덮었다. 이어서 난 조용히 총을 거둬들이곤, 공적을 감췄다.
옛말에 병사를 죽이되 모욕하지는 말라고 했다. 게임이 시작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때 말을 번복한다면 나의 안목이 의문스러워질 것이다. 이런 내가 그런 일을 허용할 수는 없는 법.
나는 내 팀원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그럼 날 탓하지 말라고.
함정 밖에서 점차 날 향해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조용히 손에 있는 레이저 총을 들고선, 에인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되는 곳을 향해 조준했다.
웅웅웅── 몸에 착용하고 있던 채점기가 맹렬하게 진동한다, 명확하게 나와 에인이 쌍으로'사망'했다는 사실을 나타냈다.
{var:player_nickname}, 설마 너도 기습을 배운 거야?!
어쩌면 근주자적 근묵자흑이란 것이겠지.
그렇다면, 역시 내 탓이겠네?
좋게 생각해. 비록 우린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같이 '매장'되었잖아.
……넌 위로도 잘 하는구나.
채점기의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var:player_nickname}, 잭스, 두 분의 팀이 승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비록 중간에 적과 우리 팀 모두 "불행히 총에 명중"되는 사람이 있었지만, 잭스의 강한 전투력과 한나의 일반인의 한계를 뛰어넘는 길치 능력으로 인해, 최종적으로는 우리가 시합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어이, 기뻐하라고. 우리는 승리한 쪽이니까.
(소곤) 하지만 난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함정에 빠져서 참여한 느낌이 너무 적은걸. 다음번엔 파트너를 바꿔서 같이 행동하면 더 좋을 것 같아.
듣자하니, 오늘 내 전술에 대해 굉장히 불만인 듯한데?
큰일이다, 잭스의 청력이 매우 좋다는 걸 잊고 있었다……
내 말을 들어봐 잭스, 난 시합에 이겨서 엄청 기쁘다고.
{var:player_nickname}. 넌 누구와 팀을 맺는가보다는, 이기고 지는 것에 더 연연했구나.
에인, 넌 언제 온 거야. 흠, 너도 내 말 좀 들어 봐. 사실 난 너랑 팀을 맺고 싶었다고.
에?! 그, 그럼 {var:player_nickname} 니는 단지 나랑 팀을 맺기 싫었다는 기여?! 실망이여……
한나, 너까지 왜 그러는 거야……
어이, 말 돌리지 말라고, 나한테 불만이라도 있는 거냐?
나는 니랑 정말 팀을 맺고 싶었는디.
에… {var:player_nickname}, 넌 정말 현실적이고 무심하고 냉정하구나.
결국 마음에도 없던 말 한 마디가 세 명의 '포위 공격'을 불러왔다. 난 한쪽을 진정시키고, 이어서 또 다른 한쪽을 진정시키느라 끝없이 바빠졌다. 난 그저 마음속으로 묵묵히 탄식의 한마디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어떨 땐, 인연이 너무 좋으면 번뇌가 되기도 하는구나……
결국 에인이든 잭스든, 둘 중 누구를 선택하든 간에 나머지 한 명은 바로 폭주할 것 같았다. 때문에 생명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이들을 피하는 편이 더 나을 법했다.
음, 결정했어. 난 한나랑 팀을 맺을래.
말을 꺼내자마자, 눈앞의 세 명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내비쳤다. 한나는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내 옆에 있던 에인과 잭스는 그렇게 기뻐하지 못했다.
{var:player_nickname},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어때?
에인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 아름다운 금색 눈동자는 마세하게 가늘어져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포식자와 매우 닮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에인에 비해, 잭스는 척 보기에도 거칠어 보였다.
그럼 내가 이 여우 녀석이랑 팀을 맺어야 한다는 건가? 안 돼, 불가능하다고!
우연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또다시 혼란이 시작될 것 같았기에, 나는 재빨리 한나를 이끌고 게임 준비구역으로 뛰어들어갔다.
우리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게임 장비를 착용했다. 사람마다 레이저 총 한 자루와 진짜 같은 나이프가 주어졌고, 이 장비들은 컴퓨터와 연결되어 자동으로 공격 득점을 판정한다. 야전장에 들어가기 전, 우리 두 팀은 각자의 기지로 따로 안내받았다.
시작 알림과 함께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 안전 기지를 벗어나 상대방의 구역으로 향했다. 그렇게 보물찾기 게임이 시작되었다.
{var:player_nickname}, 우리 10분 동안 이렇게 걸었는디, 워째 아직도 에인 일행을 못 만나는겨. 나는 으쩐지 느낌이 이상혀.
큰일이다, 설마 우리보다 스피드가 빠른 점을 이용해 이미 보물을 찾아낸 게 아닐까?
걱정말어! 스피드라면 나도 지지 않으니께.
하지만 나는 진다고!
그럼 내가 업어 주면 되겄구먼. {var:player_nickname}, 걱정말어. 내 힘이랑 속도면, 니를 들쳐 업고도 둘을 쉽게 앞지를겨.
빨강 팀 아웃, 이번 시합은 종료되었습니다. 파랑 팀 승리.
한나, 우리가 파랑팀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아직 보물을 못 찾었는디……
어차피 우리가 승리했다고 하니까, 돌아가서 알아보자.
나와 한나는 게임 준비 구역으로 돌아왔고, 그곳에서 서로 으르렁대고 있는 잭스와 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직원의 설명으로 우리는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가볍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이 두 사람이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실수'로 서로의 머리를 동시에 '터뜨렸기'때문이었다는 것을.
무셔라, 요 총알이 자기 팀도 죽일 수 있는 거였구먼.
다행히 우리는 평화로운 팀이었지, 역시 한나랑 팀을 하니까 안정감이 넘치는걸.
아직 시작도 안 혔는디 끝이여서, 싱겁구먼……
나는 반대편에서 이 말을 들은 후 귀를 세운 채로 미세하게 부들거리는 네 개의 귀를 보며, 목을 가다듬고 크게 말했다.
나도 좀 싱겁네, 우리 한판 더 할까. 이번엔 팀을 다시 맺고 말이야.
진짜?
난 동의해.
역시 내 예상대로다, 아하하…… 부디 오늘의 체력이, 이 원기 왕성한 세 명의 사냥꾼들이 만족할 때까지 버텨 주기를 바라야겠다.
잠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실 내가 바로 오늘의 진정한 사냥감……이 되어버린건가?